장요나 선교사 간증<2> “천사 도움으로 헌금사기범 잡아”
장요나 선교사 “천사 도움으로 헌금사기범 잡아”
‘가라 니느웨로!’(장요나/나침반)
전도하다 보니 유방암 사라져
장요나 선교사님은 지난 30년 동안 베트남을 비롯한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에 교회 300개 이상과 학교와 병원 수십 개를 세웠다.
베트남의 ‘언더우드’라 불리고 있다.
선교지에서 일어난 사도행전 기적들을 전해드린다.
베트남에 선교사로 떠나기 전 나는 신학을 공부하면서 남서울비전교회 최요한 목사님과 함께 전국을 돌며 부흥회를 인도했다.
최 목사님은 나보다 10살이나 아래였지만, 내 영적지도자였다.
그때 나는 초신자와 다름없었다.
10개월 만에 식물인간에서 기적적으로 깨어나 최 목사님의 안수기도로 회복된 나는 하나님을 만난 첫사랑의 감격으로 열정에 불타올랐지만 영적 분별력이나 지혜는 부족했다.
그런 나를 위해 주님은 특별한 천사와의 만남을 준비하셨다.
천사를 처음 만난 것은 대구주암산기도원에서였다.
최 목사님과 나는 집회기간 동안 종종 기도원에 올라가 밤샘기도를 했다.
그때도 대구에서 집회 중이라 밤늦게 주암산기도원에 올라갔다.
우리는 개울가 바위를 하나씩 찾아 앉았다. 콸콸 물 흐르는 소리와 바람 소리, 풀벌레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아 기도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한참 기도하는데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다.
베토벤처럼 치렁치렁한 가발을 쓴 사람 같아 깜짝 놀랐다.
나도 모르게 “사탄아 물러가라”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눈앞에서 커다란 얼굴이 고개를 저으며 안 가겠다고 했다.
나를 위협하는 것 같지 않아서 나는 방향을 바꿔 앉아 기도를 계속하려는데 그 얼굴이 또다시 나타났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소리쳤다.
“누구냐”
“너를 보호하는 수호천사다”
수호천사라니 세상에 그런 것이 어디 있는가 싶었다.
그래서 “웃기지마라”며 그를 물리치려 했다.
그때만 해도 “모든 천사들은 섬기는 영으로서 구원받을 상속자들을 위해 섬기라고 보내심이 아니냐.”라는 히브리서 1장 14절을 몰랐다.
한창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기도하던 최요한 목사님이 “장 집사, 뭐요”하고 물었다.
“내 앞에 베토벤 같은 남자가 자꾸 나타납니다.”
“그래요, 내 눈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요. 주님, 영을 분별할 수 있게 하옵소서. 장 집사, 이름을 물어보세요.”
그래서 내가 “너의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데오 그라이스트”라고 대답했다.
분명 코 앞에서 대화를 주고받는데도 최 목사님은 천사와 내가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목사님, 데오 그라이스트라고 하는데요.”
“‘데오’라면 신학에서 ‘하나님’을 뜻하는데, 어떤 스펠링을 쓰는지 물어보세요.”
그래서 다시 물어보려는 찰라 베토벤 같은 천사가 사라졌다.
그 뒤로 베토벤 같은 천사는 수시로 나타났다.
눈을 감으면 내 오른 편에 바짝 붙어 서서 큰 얼굴을 네게 들이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서로 닿을 듯 가깝게 있지만 만져지지 않았고, 눈을 뜨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항상 곁에 있으면서 힘이 되고 의지가 돼 줬다.
영적으로 모르는 것은 일러주고, 잘못 알고 있는 것은 바르게 방향을 잡아줬고, 위험한 일이 있으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말 그대로 나의 수호천사였다.
최요한 목사님과 대구두류체육공원에서 ‘휴전선아 무너져라’라는 주제로 북한선교집회를 가졌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에 집회 이틀째 되던 날이었다.
잠깐 눈을 붙이려 봉고차에 들어가서 깜빡 잠이 들었다.
누가 다급하게 나를 흔들어 깨웠다.
일어나 보니 베토벤 같은 천사가 다짜고짜 “빨리 일어나 밖에 나가보라”고 했다.
천사의 성화에 못 이겨 비몽사몽간에 집회장소 입구 쪽으로 갔더니 어느 권사님이 내게 헐레벌떡 달려와 종이 한 장을 보여줬다.
“목사님 이것 좀 보세요. 이상해요.”
권사님은 “방금 대구은행 계좌로 최요한 목사님께 헌금을 송금했는데 입금표 영수증에 다른 이름이 나왔다”며 그 이름을 가진 목사님이 계신지 확인을 해달라고 했다.
낮선 이름이었다.
그 계좌는 북한선교대회 기간 동안 성도들이 헌금할 수 있도록 개설한 것이다.
최요한 목사님 역시 “모르는 이름이라며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다.
하지만 은헁에 가긴 너무 피곤해서 잠깐 쉬었다 가려고 눈을 붙였다.
그런데 베토벤 같은 천사가 나를 흔들어 또 깨웠다.
“빨리 은헁에 가라”고 재촉했다.
이미 은행 문 닫을 시간이 다 됐는데도 어서 가라고 다그쳐서 할 수 없이 회계 집사님과 함께 가까운 은행지점에 갔다.
도착하니 영업시간이 끝나 정문은 잠겼고 쪽문만 열려 있었다.
창구 여직원에게 계좌번호를 확인해 달라고 부탁하는 순간 그 직원 뒤에 앉아 있던 남자 대리의 명찰에 쓰인 이름이 눈에 확 들어왔다.
전날 밤 주암산기도원에서 기도할 때 환상 중에 본 이름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날 기도할 때 내가 앉은 바위 위로 수많은 개미가 떼를 지어 올라왔다.
그때 개미떼 중간에 있던 왕개미가 밥풀을 물고 있었는데 거기 쓰인 이름 세자가 남자 대리의 이름이었다.
나는 여직원에게 통장을 찍어 봐 달라고 했다.
그 직원이 기기에 통장을 넣으려 할 때, 바로 뒤에 있던 남자 대리가 “손님 잠깐만요”하더니 그 통장을 가지고 지점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조금 뒤에 나와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베토벤 같은 천사가 본점에 가보라고 했다.
직접가기에는 너무 늦어서 본점에 전화를 걸어 해당 계좌의 입출금 내역서를 받아봤다.
확인해 보니 우리가 개설한 계좌 말고 숫자 ‘1’이 하나 더 붙은 계좌가 있었다.
그 동안 송금된 돈의 절반이 그기에 가 있었다.
분명 착오가 있는데도 남자 대리는 통장에 이상이 없다며 우리를 돌려보냈으니 거기서 문제가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
우리는 그 대리에게 가서 입출금 내역서를 보여준 뒤 어떻게 됐느냐고 따졌다.
그 대리가 우리를 지점장실로 데리고 갔다.
지점장은 우리를 보자 살려달라고 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그 계좌가 북한 선교를 위해 헌금하고픈 불특정 다수를 위해 만들었던 것을 알았던 지점장이 대리와 짜고 기이한 방법으로 돈을 빼돌린 것이었다.
내게 잘못을 고한 지점장은 뜻밖에도 책상 스랍에서 성경을 꺼냈다.
“제가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지만 권사님이신 어머니가 제발 교회에 나오라고 매주 간곡히 부탁하시는데도 바쁘다는 핑계로 안 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부터는 당장 교회에 다니겠습니다.”
그때 최요한 목사님 일행이 도착했다.
일행은 자초지정을 듣자 당장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며 전화를 찾았다.
그런데 베토벤 같은 천사가 지점장 옆에 서서 내게 용서해주라고 거듭 말했다.
“목사님, 데오 그라이스트가 지점장을 용서하라고 하는데요.”
“그래요, 그러면 용서하지요.”
목사님은 지점장이 다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해 주셨다.
그 일을 통해 성도들의 귀한 헌금도 되찾고, 지점장의 영혼도 구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나의 수호천사였던 베토벤 같은 천사 ‘데오 그라이스트’는 그렇게 내가 신학을 공부하는 3년간 내내 나와 함께했다.
베토벤 같은 천사는 하늘의 신비 뿐 아니라 내가 겪는 모든 상황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판단해야 할지 어린아이를 가르치듯 하나하나 알려 주고 인도해 줬다.
베토벤 같은 천사 덕분에 세상 것으로 가득 차 있던 내가 예수님의 사람으로 변화될 수 있었다.
내가 넘어지지 않도록 나의 오른 편에서 나를 지켜주었던 ‘데오 그라이스트’. 그는 열정만 가득하고 믿음이 부족했던 나를 장차 베트남의 수많은 영혼을 구원하는 선교사로 빚기 위해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특별한 동행자였다고 믿는다.
나는 지금도 그가 보이지 않지만 항상 나와 함께 함을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