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봉 정상의 나리꽃
오늘의 백두 산악회 산행은 충북 단양에 있는 제비봉 이다
나의 이니셜 j.b 와 같아 더욱 정감이 가는 산행이다
전날 친구들 만나 즐거운 시간 보낸 뒤
다음날인 오늘 새벽? 집에 와서는
밀려있던 일들을 하려니 이것 저것 할 것이 어찌나 많은지 정신없다.
나의 휴일 전날은 부족한 공부하고 미진한 일 정리하는 날처럼 되어버렸다.
정리 안된 것을 미뤄둘 수도 없고 책상 앞에 앉아 마무리 못한 일과 씨름하다
보니 어느새 창밖이 훤히 밝아오고 마음은 조급해 지는데 밤을 꼬빡 새운 뒤
산행해야 하는 부담 때문일까?
이제는 버릇처럼 되어 버렸는데도 걱정이 된다.
아침식사 부지런히 하고 출발하려다 용조가 생각나 전화 걸었다.
웃으며 받는 용조의 목소리 상태가 양호하다
사교성은 없어 보이지만 가까이 지내보면 정이 간다.
동대문 출발장소에 도착하여 친구들과 눈인사 한 후 관광버스 두 대중 1호차
에 배낭을 풀고 자리를 잡았다.
버스 한대로는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나날이 늘어나는 회원들의 성원에 백두
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약하는 것 같아 산악회를 이끌어가는 집행부의 노
고에 찬사를 보낸다.
예정 출발시간을 조금 지나 미끄러지듯 신설동 방향으로 나아가는 산행버스
기운차게 힘을 쓰며 찬바람을 빵빵하게 뿜어 대는데 나는 기가 죽는다.
땀 많이 나고 더위에 약한 사람만 보약 먹이나?
그런데 회원들이 산행버스 두 대로 분산 되어서 인지 뭔가 허전한 느낌마저
든다. 자리가 부족하여 웅성거리며 왁자지껄하던 분위기가 왠지 정감이 있어
보이고 애정이 가는데 오늘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그런지 어색한 기분이다.
우리 일행은 백두 산악회 구학서고문, 박노원고문 부부
어째 써놓고 보니 이상하다.
오늘의 산행 에서는 우리 일행이라기보다 백두 산악회의 임원으로서의 위치
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그밖에 김태희, 한승호, 이용조, 그이들도 백두 산악회 토박이 회원 이면서
청구 산악회 회원이니 우리의 일행은 누구냐?
남은 친구는 우리학교 동기 동창회인 청구회 회장 전광현 그리고 나뿐이니
어찌 쓸쓸한 감정마저 든다?
그래도 난 백두 산악회 애정을 가지고 계속 참석하여 아름다운 내 강산 사랑
스런 우리 강산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을 따라 다니며 자연을 보고,듣고,느끼
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그 이치를 배우며 터득하련다.
중부고속도로에 접어든 산행버스 부르릉 부릉대며 허기진 듯 지친 듯이 달
리는데 비가 내리겠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화창한 날씨가 무더운 열기로
변하여서인지 엄살 부리며 껄떡거리는 모습을 보고 애처로운 마음에 휴게소
가 곧 나온다고 알려주곤 꿈속으로 빠져 버렸다.
웅성거리는 소리에 눈을 뜨고 차창을 내다보니 휴게소다
잠깐 동안의 수면이 큰 도움이 된 듯 상쾌한 기분이다
우르르 화장실로 몰려가는 무리 속에 섞여 들어 선 곳이 화장실 같지가않다.
푸른 나무에 초물들로 정원을 꾸며 싱그러운게 보기가 좋다.
물이 많이 빠진 충주호를 바라보며 고개 넘고 산 허리를 질러 도착한 곳이
장회교 나루
충주호 하면 생각나는 것이 낚시
80년대 중반 손도 안 대던 낚싯대를 꺼내 손질하며 정신없이 물 찾아다니던
무렵의 충주호
회원들 동작 빠르게 하차하여 등산할 산을 바라보며 상견례하고 출발준비를
하는데 잠시후 2호차 도착하여 회원들 산행에 합류하였다.
막간을 이용하여 사진 한 장 찰칵
등반대장의 지시에 따라 예고된 산행코스 대로 주차장 50여m 떨어진 매표소
앞을 들머리로 깔딱 계단 오르며 거친 호흡 내 뿜는데 그 열기가 대단하다.
어느 정도냐 하면 등산로 옆 나뭇가지 끝의 잎 새가 다 말라 버릴 지경이다.
회원들의 뒤에서 마지막으로 산자락을 밟으며 올려다 보니 살아 움직이는 거
대한 용 오름의 모습 아름다움의 극치다.
한 계단 또 한 계단 오르고 올라도 어디가 끝 인지 알 수가 없네?
끝도 없이 하늘에 닿는 계단을 밟고 천상으로 오르는 순례자 들이 연상 된다.
끝 없는 계단의 오름이 땀으로 이마에 반짝이 장식 했다면
산기슭의 오름은 땀으로 목욕 할 정도이니 속 옷 가져다 달라고 두 손을 허우
적 대며 흘리는 땀방울이 계곡을 따라 흘러 충주호 맑은 물을 오염시킨다.
한 고개 넘어 산마루에서 바라본 등산로 만리장성처럼 보인다.
바위 능선 굽이굽이 오르고 올라 느낌 삼 백리
물 찬 제비 날아오를 한숨의 계단
용조, 광현이 나 셋이서 사진 찍느라 꼼지락 대는데
백두 산악회 산행 지도하시는 분
제비가 물어갈까 걱정되어 안 가시나?
독사진 한 장 찍어 달라고 안 가시나?
궁금하여 눈치 보니
대열 이탈자 체포영장 발급받아 집행은 안하고 선도 중 이라?
고분고분 말 잘 듣고 줄 맞추어
하나~두울~~셋~넷~ 암능 타고 오른다.
비 오기 전날의 무더위가 느껴지기 시작 한다.
땀 많이 흘리는 학서와 광현이의 뒤를 따라 가다 흘린 땀 고여 있는 웅덩이
에 빠져 허우적대다 늘어진 소나무 가지 잡고 구사일생으로 살았다.
응급구호 조치로 학서 방울 도마도 꺼내 원기 회복 도우며 안정 취하는데
서슬 퍼런 칼 바람 절벽 타고 올라와 쌍칼 휘둘러 봤자 제 철이 아니라 자기
가 먼저 지쳐 밍밍한 바람 불어대니 오늘 정말 힘든 산행 한다.
학서 부부 힘 넘치는 소나무와 바위사이 기 받으며 사진 한 컷 찰칵
‘미래’ 어머니 유학 간 딸 에게 역동적인 삶의 모습 보여주고 싶어 부탁하며
꼬리말 까지 “미래야 잘 있었니? 엄마야! 엄마 예뻐”? 라고 넣어 달란다.
계속되는 바위능선 백두 산악회 시산제 때의 마니산 암 능 이 떠오른다.
나는 암 능이 정말 힘 든다.
백두 산악회원들 남녀불문 전천후 요격기 같다
태희와 승호는 앞에 갔고 광현이는 무릎아파 처지고 용조는 광현이 도와주
려고 같이 처지고 나와 학서는 중간쯤에서 오른다.
멀리서 올려다보았을 때 흉물스럽던 계단이 눈 앞에서 입 벌린다.
그 멀리 까마득히 만리장성 같이 보이던 계단
첫 발을 디디며 가벼운 터치로 오르고 올라
노아의 자손들이 쌓았다는 바벨탑이 오르지 못한 이상의 높이까지 올라가
도 하나님의 노여움만은 사지 말아야지?
숨통이 목젖에 불을지펴 고통을 주는데 아랫배 보라며 단전호흡을 가르치
고 초점 잃은 눈동자는 푸른 산을 노랗게 단풍들이며 수채화를 그려댄다.
잠시 쉬어 불타던 호흡도 노랗턴 단풍도 사라지니 살 것 같다
안부를 조금 지나 오르막에 시원한 바람 불어오고
승호와 태희 나란히 앉아 맛있는 초콜릿 먹으며 나를 반긴다.
타는 갈증을 달래느라 승호가 주는 초콜릿 마다하고 오이 꺼내 한입 씹으니
향긋한 오이향이 갈증을 씻어준다.
간격을 두고 올라온 학서 살랑대는 바람에 부채질 더 해달라며 떨어지는 땀
방울을 보여주니 안타까운 한들바람 획~익 소리 내며 친구들을 부른다.
한참 뒤 올라온 광현 무릎 때문에 정말 힘들어한다.
그림자 같은 용조의 동행 너무도 아름답게 보여 포근함 마저 느껴진다.
백두 산악회 회장 외 여러 명의 회원들 무리지어 정상을 향해 오르는 모습
에서 격려하고 화합하며 한마음을 만들어 가는 아름다움에 제비봉은 부끄
러워 얼굴 감추고 뒤돌아선다.
충분한 휴식 후 출발하는 발걸음 나는 더 무겁고 힘 든다.
초반의 암 능이 나의 산행 바란스 를 무너트린 것 같다.
또 한 계단 올라가면 정상인가, 두 능선을 돌아가야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
오려나?
백두 산악회 일수씨 바위를 침대삼아 소나무가지 팔베개 하고 빛 받으러왔
다고 소리치며 여유 있는 자세 나오는데 무척 어울리는 것이 선친께서 일찍
이 재능을 알고 성명 삼자를 지어 주셨나 보다.
바위 길을 기어 넘고 우람한 적송의 떡 벌어진 어깨에 주눅들어 눈치 보다
돌아 나와 안부를 지나치는데
백두 산악회 회장, 총무 외 그룹을 형성하여 가던 낮익은 얼굴들 숨 고르고
땀 식히며 마지막 정상에 오를 준비를 하는 듯 하다.
나와 학서는 눈인사 후 쉼터를 빠져나와 산기슭을 오르다 중턱 바람 시원한
곳 에 마지막 터를 잡았다
학서 남은 방울 도마도 꺼내 옆으로 지나가는 미래 어머니와 낮 익은 회원
들에게 권하며 갈증을 달랜다.
바람에 밀려 올라오는 태희와 승호 용조와 광현 잠깐 쉬는 동안 광현 기념
촬영 하는데 백두 산악회 회장 일행 열심히 정상을 향해 말 바꿔 타고 기운
차게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우리도 뒤따라 폭신한 산 비탈길 어렵사리 넘어 안부의 웅성거림 정상의
왁자지껄 소리 껴안으며 시원한 바람 맘껏 숨쉬고 주변을 돌아보는데 조그
마한 야생화 그 이름 ‘나리’꽃 한 송이가 눈에 띄다.
카메라 꺼내 예쁘게 한 장 담고 나니 너무 기분 좋아 내 마음을 전했다.
“너의 예쁜 모습을 보고 있는 나는 너무 행복해 나리야! 사랑해!”
제비봉 표시 앞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고 광현이 싸가지고 온 찐 고구마 맛
나게 먹고는 얼음 골로 출발했다.
하산 길 만만치가 않다
어렵사리 두어 번 미끄러지며 하산을 마치고 내려와 맞아주는 노원이 노랗
게 익은 살구를 주기에 먹어보니 정말 맛있다.
기다리는 회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 식사할 장소 찾으러간
2호차 따라 출발한다.
식사 시간은 항상 즐거운 것 욕망의 뿌리니까?
친구들 끼리 어울려 먹는 밥 우정의 싹이 보인다.
한 그릇 맛있게 먹었다. 뿌리 있고 싹보이니 어떻게 키워야 하나?
주섬주섬 식사 뒷정리 하는데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이다.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자 떠오르는 막내딸이 부탁하던 말
“ 아빠 바위 있고 위험한 곳 가지 마세요.”
산행은 무사히 끝났다.
나리꽃을 생각하며 미소 지어본다.
2005.6.26 고 도
| | 제비봉 좌측 절벽 위쪽 바위 틈에 예쁘게 피어난 나리꽃 자연이 나에게 보내준 고난의 시련인가 아름다운 미소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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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 나이에도 쓰는 글이 아름답고 나리꽃 하나에 무슨 보물이라도 발견 한 듯 천진난만한 너의 미소가 선하다. 하긴 꽃보고 아름답다는 표현 안하는 사람은 없을터...그래서 성선설을 주장한다니까? 왜이래!!!
저는요 제비봉에서 나리꽃 못 보았습니다. 참! 예쁘에요 ... 이번주 야생화 및 분재 교육 다녀와 거랑요 ?
그살구는 정말 오랫만에 제대로 느껴본 고향의 맛이었지. 먹을것 변변치 않았던 어린시절에 앞에가는 친구가 각목이고 돌이고 살구나무에 던지고 도망가면 뒤에가던 친구가 주워다가 나누어먹는 그런 서리도 많이 했었는데......
제비봉 산행도 즐거웠겠지만 옛생각이 나게하는 산행에서 만난 나리꽃 , 찐고구마 그리고 한여름의 더위도 날린것 같을 달콤하면서도 세콤했을 살구 이번산행 환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