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준재(이민호 분)와 심청(전지현 분)이 자주 등장한 주방. 한샘의 키친바흐 맨하탄 다크그레이로 꾸몄다. |
인테리어를 하고 싶지만 특별한 손재주도 아이디어도 없는 당신, 지금 텔레비전을 켜라. 요리하는 방송인 ‘쿡방’에 이에 집을 꾸미는 ‘집방’ 시대를 맞아 드라마에서 쏠쏠한 인테리어 정보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종영한 SBS의 ‘푸른 바다의 전설’과 tvN의 ‘도깨비’가 대표적이다.
푸른 바다의 전설에는 여 주인공인 전지현이 광고 메인 모델로 활동하는 한샘의 주방과 가정용 가구가 대거 등장한다. 남자 주인공인 이민호와 전지현이 함께 생활하는 집에서도 핵심 공간인 주방이 한샘의 키친바흐 맨하탄 다크그레이 제품으로 꾸며졌다.
이 제품은 하부장 문을 검은색에 가까운 회색으로 채택하고 음각 패턴을 입혀 고풍스러움을 더했다. 여기에 명품 브랜드인 샤넬에서 영감을 얻은 유리를 장식장 문에 적용하고 아일랜드 위에는 와인잔을 보관할 수 있는 유리 선반도 설치해 마치 고급 레스토랑을 옮긴듯한 느낌을 준다.
이 제품은 방송에 등장하면서 ‘전지현 주방’ 또는 ‘이민호 주방’으로 소문을 타면서 불티나게 팔렸다. 드라마 방영 3개월 전보다 3배 이상 많이 팔렸다. 같은 기간 키친바흐 타제품의 매출 성장률은 평균 107%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드라마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드라마에 등장한 이 주방을 매장에서 보고 싶다는 문의도 많아 일부 한샘 키친 매장은 기존 전시 제품을 철거하고 이 제품으로 바꾸기도 했다.
tvN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한 일룸의 모션베드. 극 중 악몽 때문에 깬 지은탁을 김신이 달래주면서 각도를 조절하는 장면이 나와 화제가 됐다. |
tvN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인 20.5%의 기록으로 종영한 ‘도깨비’도 스토리 못지않게 인테리어 정보가 쏠쏠했다.
역대급 PPL 드라마라고 할 만큼 많은 제작지원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구업체인 일룸의 다양한 제품과 매장이 등장하며 눈길을 끌었다. 일룸은 자사 모델로 활동 중인 배우 공유의 출연작인 만큼 10억원 규모의 통 큰 제작 지원에 나섰다.
우선 극 중 도깨비 신부로 등장하는 지은탁(김고은 분)의 방과 김신(공유 분)의 서재 등을 장식한 가구는 일룸의 노마 책장으로 오픈 수납장, 서랍, 도어 수납장으로 구성돼 있어 다양한 수납 고민을 해결한 제품이다. 최근에는 이처럼 하나의 책장에 여러 수납 모듈을 배치해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위쪽에, 지저분한 물건은 수납박스에 넣어 아래쪽에 정리하는 방식이 유행이다.
극 중 회장의 손자인 유덕화(육성재 분)가 깜짝 놀랐던 위아래로 움직이는 책상이나 공유가 김고은을 달래주며 편안한 각도로 조정해주던 침대는 일룸의 베스트셀러 제품이다. 이 제품들은 드라마에 등장하면서 작년보다 두 배 많은 양이 팔렸다.
이 외에도 극 중 회장의 손자인 유덕화(육성재 분)가 경영 수업을 받는 가구 매장은 논현동 가구거리에 있는 일룸 전시장이다. 이 매장은 서재, 침실, 드레스룸 등 각 공간을 실제 집안처럼 꾸며놓은 콘셉트룸이 있어 인테리어 정보를 얻기 편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드라마 등장인물의 성격과 전체적인 이야기의 분위기를 고려해서 딱 맞는 제품을 제안하거나 판매 중인 제품을 일부 변형해 제공하기 때문에 간접광고를 넘어서 인테리어 정보를 얻기에 좋다”면서 “드라마 방영 중에 해당 기업의 SNS 채널을 통해서 더 자세한 제품 설명과 활용할 방법을 제공하고 있어 인테리어를 계획 중인 소비자라면 찾아볼 만 하다”라고 설명했다.
문수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