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의 재개발 시장 진출이 탄력받고 있다.
최근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신탁방식 재건축이 ‘시행자 방식’이 대다수인 반면, 신탁방식 재개발은 ‘대행자 방식’을 적용하는 사업지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각 방식은 조합의 유무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시행자 방식에서는 신탁사가 조합을 완전히 대체해 정비사업의 시행자로서 사업을 총괄하는 한편, 대행자 방식은 조합이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신탁사가 조합의 업무를 대행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봉2구역 재개발 조합은 신탁방식을 적용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곳은 지난해 조합 방식으로 시공사 모집에 나섰으나, 3차례에 이어진 시공사 입찰에 참여사가 없어 유찰을 겪은 사업지다.
조합은 사업에 새로운 원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신탁사 대행자 방식으로의 전환을 검토했고, 지난해 10월 코람코자산신탁과 MOU를 체결하며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에 조합은 다시금 시공사 선정작업에 돌입했다.
조합 관계자는 “오는 24일 현설을 개최하고, 다음달 18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라며 “입찰이 성사될 경우, 총회를 열어 신탁사와 시공사를 함께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은 서울시 도봉구 도봉2동 95번지 일대에 지하 2층∼지상 18층 규모의 아파트 299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것이다.
현재 서울 흑석11구역 재개발 조합이 사업대행자 역할을 할 신탁사를 공모하고 있어, 서울 최초의 신탁방식 재개발 사업지 타이틀을 두고 수위를 다툴 전망이다.
인천지역 재개발 사업지에서도 대행자 방식을 검토하는 곳이 등장했다.
최근 시공사 모집 절차를 거치고 있는 인천 학익1구역 재개발 사업에는 한국토지신탁이 사업대행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곳은 지난 2008년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등 조합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이후 사업이 장기간 정체되며 표류해온 곳이다.
조합은 빠른 시일 내 총회를 열어 기존 시공사를 교체함과 동시에 신탁사 대행자 방식 적용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인천 남구 학익동 220번지 일원에 아파트 1500여 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것이다.
신탁사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의 경우, 기존의 조합 방식으로 진행해오던 사업지들이 많기 때문에 대행자 방식이 적용되는 것”이라며 “재건축 사업은 서울 여의도나 강남 등 사업성이 좋지만 초기 단계에 머무르는 지역이 있는 데다 사업 난이도 측면에서도 재개발보다 나아 시행자 방식이 검토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방에서는 부산 동삼1구역과 창원 자산구역 등의 재개발 사업지에서 사업대행자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도시환경정비사업지에서도 신탁사들의 진출이 이뤄지고 있다. 인천 송림5구역, 부산 범일3구역 등은 사업대행자 방식이 적용되는 도시환경정비사업지다.
김희용기자 h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