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일생을 살다보면 훗날의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현재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
가 있습니다. 하지만 5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는 저로서는 이제 더 이상 그런 일 하고 싶
지 않습니다. 저는 미래에 어떤 보답이 오든 현재를 즐기며 살고 싶습니다. 제가 음악회 관
람을 즐기고 연극을 보러 다니고 영화를 보러 다니고 집에 앉아서 음악을 듣거나 독서를 하
는 것은 미래에 어떤 소기의 성과를 바라서가 아니라 그 자체가 즐겁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 조그마한 즐거움을 위해 삽니다. 뮤클에 제가 뻔질나게 들락거리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뮤클 행사중 노래 부르기 모임에 부지런히 찾아다니는 것도 그 이유에서입니다. 뮤지칼
노래부르기는 제 취향에 좀 맞지 않은 점도 있지만 그래도 멜로디나 곡이 사랑스러운 작품
도 많아서 그나마 불러보면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집에 죽치고 앉아 서너시
간 음악 감상을 합니다만 단지 듣기만 하는 음악보다 자기가 한번 연주를 해 보면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되죠.
그런데 요사이 합창단 연습을 보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모차르
트의 [대관식 미사]라는 곡은 호락호락 달려들 작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때 호황(?)을
누렸던 뮤클 노래 부르기 모임에 참석률이 저조한 것은 그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하
지만 저의 경우는 집에서 연습을 하고, 연습실에 와서 엄현섭 선생님의 탁월한 지도 아래 노
래 부르기 훈련을 하는 것 그 자체가 즐겁습니다. 선생님의 수준에 따라 가지 못해 허둥대기
도 하고, 가끔 꾸지람(?)을 듣기도 하지만 선생님의 열정적인 지도가 우리 모두에게 감염되
어 모두들 열심히 따라 가려고 애쓰는 모습, 그 약간의 긴장 상태가 오히려 더 팽팽한 행복
감으로 충만하게 합니다. 근원적으로 위압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연습이 아니라서 모두
들 자발적으로 열심을 다하는 모습은 참 아름답기도 하구요.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연을 기어이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갈수록 참석률이 저
조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열심히 지도하시는 엄현섭 선생님께도 미안하지만 무엇보다 공연
이 제대로 이루어질지 걱정이 앞섭니다. 이제 명실 상부히 부산을 대표하는 음악 동호회 모
임인 뮤클에 합창단다운 합창단 하나 만들어지는 것도 우리의 자긍심을 드높일 수 계기가
될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1부의 뮤지칼 노래 모임은 오히려 친목 도모의 성격이 강한데, 그 모임 조차도 요새는
좀 썰렁합니다. 저는 1부에 참석했다가 2부 연습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중간에 가도 되지 않
겠느냐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의 의견은 또 다르더군요. 1부에 왔다가 2부에 어떻게 그냥 가
버리느냐고요. 하지만 1부에는 못 오고 2부에만 오는 사람도 많은데 뭐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냥 부담감 없이 와서 즐겁게 노래 부르다 가더라도 한번씩 얼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합창단으로서는 단원 확보가 시급한 과제입니다. 뮤클러 여러분!! 엄현섭
선생님의 지도에만 충실이 따라주고 지도에 따라 열심히 하기만 한다면 제대로 된 합창단이
될 것 같습니다. 뮤클러 여러분들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 해주시고 주변에 혹시 노래 부르기
에 재능이 있는 분들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를 권해 봅시다.
연습은 죽어라 하고도 지휘자님께 연습 안했다고 꾸지람 듣기 일쑤인 뮤클 합창단 베이
스 파트장 외봉의 전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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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클 합창단 노래 부르기 모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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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들꽃님과 함께 연습하시는 모습 머리속에 그려집니다.^^
마누라는 좀 되는 모양인데, 나는 영..... 아마도 감각을 잃어버린 것 같아.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
조금 힘들긴해도 즐거운 시간인데요..뭔가 잘할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드는 시간들이라고나 할까요..요즘은 화요일은 모든 약속에서 제외되는 시간이 되어버렸네요..화이팅 한번 해야할거 같아요^^
나는 괜 찮은데, 마누라의 화요일은 아마 기존 일정으로 죽을 지경인 모양입니다. 엄선생님도 화요일이 가장 바쁜 날이라고 했죠?
무엇이던 성사가 되려면 많은 희생과 노력이 따라야겠지요 시간이 지나면 회원 여러분의 성의가 분명코 꽃피우리라 믿고 화이팅!!!
하여튼 해내기는 해낼 것 같습니다. 합창단 단원들의 그 열정을 생각해 보면.....
저처럼 진짜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차라리 호락호락 달려들어버립니다.^^; 외봉님과 지휘자 엄선생님 말씀처럼 그 시간 자체를 즐기고 노래 속의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마음만 있는 초보자 분들도, 참석시간이 일정하지 못한 분들도 부담없이 함께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로 금같은 강의내용과 자기는 잘 못불러도 주위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화음들 속에 묻혀있는 즐거움만으로도 행복해져서 돌아가게 됩니다.. ^^ 미사곡도.. 강의 듣고, 또 주위에서 부르는 노래를 직접 듣고 다시 음악으로 들어보니 예전에 몰랐던 아름다움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좋은지.. ^^
앞으로 단순한 즐거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네요. 그렇더라도 용기를 가지고 다부지게 붙어봅시다. 어차피 곤경이 없으면 희열도 없을것이니까....
가을이라 그런가요^^ 많이들 참석하셔야하는데.. 난 발표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대요^^
bonbon씨도 참여하시면 좋을텐데......
화요일만 아니라면 갈텐데요ㅠ.ㅠ 제가 5년간 하던 합창단이 없어졌는데... 노래는 정말 하고 싶어요~
전에 한 번 뵈었죠? 같이 하면 참 좋겠는데,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