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대한민국 이야기 11 - 양구 이해인 시문학관과 박수근 미술관 문학과 철학, 미술이 어우러지는 예술의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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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5.18. 23:16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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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이해인 시문학관과 박수근 미술관
문학과 철학, 미술이 어우러지는 예술의 고장
국토 정중앙에 자리한 강원도 양구군에 시와 철학의 공간이 생겼다. 지난 2012년 12월 1일 양구읍 동수리 파로호 호반 평지에 ‘이해인 시문학의 공간, 김형석·안병욱 철학의 집’(약칭 이해인 시문학관)이 들어섰다. 인근에는 20세기의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평가받는 박수근미술관이 있다.
이해인 수녀의 고향에 세워진 시문학관
이해인 시문학의 공간(1층)과 김형석·안병욱 철학의 집(2층)을 품은 건물
1945년, 양구읍 동수리에서 태어난 이해인 수녀는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를 발표한 이후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등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을 냈다. 그의 따뜻하고 서정적인 시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맑은 영혼을 불어넣었다. 최근에 발표한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는 암 투병을 하는 동안 써내려간 산문집이다.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진 이해인 시문학관 1층에는 이해인 수녀의 시와 삶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2층에는 안병욱·김형석 철학의 집이 들어섰다. 인근의 양구읍 정림리에 박수근미술관이 있어 양구읍은 이제 미술과 문학, 철학을 아우르는 예술마을로 한층 풍성해진 느낌을 준다.
이해인 수녀는 “수도자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사색을 조화시키며 기도와 시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수녀 시인”이라고 김동수 학예사는 설명한다. 전시관 벽마다 이해인 수녀의 시가 씌어 있다. 한 편 한 편, 천천히 감상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1994년 인도 방문 당시 마더 테레사 수녀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 한 장이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따뜻한 인간미에 바깥 추위도 까맣게 잊게 된다.
민들레 솜털처럼 날아가 희망이 되는 시
휴대전화로 시를 들을 수 있는 이해인 작품감상실 | 이해인 수녀 최초의 시집과 가장 최근의 산문집 |
어린 시절 이해인에게 시는 꿈을 꾸게 만드는 하나의 놀이요 노래였다. 한국전쟁 동안 그는 가난하고 우울한 시절을 언니, 오빠가 읽어주는 시로 달랬다. 김소월과 한용운, 윤동주의 시어들과 접하면서 우리 언어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됐다. 매일같이 시와 함께 호흡하는 삶을 살아온 그에게 시 창작은 '또 다른 수도의 길'이었다.
독자들은 이해인 수녀의 시가 마음에 평온을 가져다 준다고 말한다. 그러한 정서를 전달하기까지 그는 문장력이 녹슬지 않도록 매일 꾸준히 습작을 하고, 자신의 글과 삶이 일치하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한 노력이 뒷받침되어 그는 시인으로서 독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이해인 수녀는 "내 시가 민들레 솜털처럼 미지의 독자들에게 날아가 위로와 희망이 되어줌을 알게 되었을 때 정말 보람 있고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전시실에는 영상으로 이해인 수녀의 시를 마음껏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시를 접하면 마음이 한없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감상실 옆에는 법정 스님을 비롯해 박완서, 박두진, 조병화 등 이 시대 최고의 문인들, 종교계 인사들과 주고받은 편지가 전시돼 있어 시인의 인간미를 엿볼 수 있다. 시인이 사용했던 몽당연필과 육필 원고, 낡은 필통 등이 창작 뒤에 숨은 인간적 고통을 느끼게 해준다.
이해인 수녀의 전시실을 나오면서 ‘새해를 맞이하며’라는 시를 몰래 가슴에 담아온다.
산천에 내 마음에 희게 희게 쌓이렴
허물을 덮어주는 사랑이 되렴
이유를 묻지 말고 그냥 그냥 내리는 환한 축복이 되렴
아이가 되어
눈밭을 뒹굴고 싶은 내 마음에도
하얀 레이스를 달아주렴
모든 것을 용서하는 사람이 되렴
깊은 지성과 사색을 만나는 공간
[네이버 지식백과]
양구 이해인 시문학관과 박수근 미술관 - 문학과 철학, 미술이 어우러지는 예술의 고장 (한국관광공사의 아름다운 대한민국 이야기, 한국관광공사, 유연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