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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
벼루고 벼루던 천체관측을 떠나다
체력적 한계와 일요일 성당의 일 등 때문에,
못 가던 관측, 무조건 약속부터 하고 봤다.
대구 아마추어 천문 동호회 ‘첨성대’에 붙여,
별에 미친 놈, 몇 놈 데려 갈 계획을 했다.
지원자가 너무 많아 승합차 숫자에 맞추어,
너무 많은 숫자, 좀 추려서 한 차 맞추었다.
순진하기는 . . . !
다음 날 아침이 되니 6명으로 준다.
참가자가 줄면, 자동차 랜트 비용이 더 부담된다니까, 두 놈이 또 떨어진다.
오히려 잘 되었다.
내 차 하나로 비용 부담 없이 갈 수 있다니까, 모두들 만세를 부른다.
이 얼마나 인간적이며, 교사로서의 사명감이 투철한 열성적인 선생이냐?
속으로 뿌듯하다.
당일 아침에 두 놈, 엄마가 과외 빠진다고 못 가게 한단다.
젠~장, 그러면 두 놈이라도 좋다!
나의 교사로서 사명감은 끝없이 불타고 있다.
나도 이렇게 열성적인 교사는 아닌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두 놈이라도 좋다, 출발하자니까, 두 놈도 또 머뭇거린다.
아~ 하, 너희 놈들도 .... 알았다. 천문반원으로 자격이 없는 놈들,
하지만 빠지는데, 부담 느끼지는 않아도 좋다.
치미는 화를 참으면서, 하지만 자제력을 잃지 않고, 부드럽게 이야기했다.
이 얼마나 인간적이며 훌륭한 교사냐?
스스로 생각해 봐도, 내가 수양이 많이 된 참 훌륭한 교사다.
가당치도 않은 우리 막내(소위 문제아, 파동초등학교에서 돌출행동 일등,
전체 선생님들 우리 아이 모르는 선생 없음.) 데리고 갔다.
여행을 상당히 즐기는 놈이다.
여행하면서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무슨 휴게소에서 무엇을 사먹을까"에 대한 계획과
어디서 봤는지 카 레이스 중계를 즐긴다.
“아, 앞서 가는 현대아반테 선수 액셀레이터 힘껏 밝고, 추월을 시도합니다만
노련한 아토즈 선수 차선을 교묘히 이용하면서 추월을 방해하는 사이
아~하, 크라이슬러 선수가 사이를 비집고, 선두를 꿰 차는 군요.
아~하 아토즈 이동균 선수 안타까운 표정의 어쩔 수가 없군요!”
"네 맞아요. 그렇게 차를 바꾸라고 제가 조언을 했는데,
그 선수는 고집 때문에 항상 1등을 놓치는 군요. 아~ 아깝습니다.”
하다가 지치면 잠이 든다.
자다가도 휴게소 지나면 꼭 깨우라고 부탁하는 놈이다.
오기 전 방금 저녁을 배부르게 먹었어도,
휴게실에서 군것질 하는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다.
저거 애비는 그 나이에 국채보상운동에 첨병 역할을 했는데,
그 핏줄은 어디로 갔는지 한심스럽다. 나라의 장래가 걱정이다.
좌 우 튼 애비로서도 한 치의 빈틈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내 수준에 안 맞은 자상한 이야기도 하면서
집에 가서 엄마에게 정말로 아빠와 교육적인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를 하면서 도착했다.
월령 좋고, 시야 좋고, 날씨 좋고,
대구의 광해가 조금은 지장이 되었지만 기가 막힌다.
음력 22일 하현 쪽이니, 초저녁에 화성을 관측하고, 밤이 깊어지면,
토성을 관측할 수 있겠다.
월령 좋으니, 오리온자리의 베텔쥬스와 리겔의 색깔을
확실히 눈으로 구별하면서 온도를 감지하고 싶다.
맨 눈으로 안드로메다대은하도 관측을 하고,
망원경으로 우주의 대 장관을 느끼고 싶다.
(대 장관이라니까, 망원경으로 보면 거대한 은하가 이~따만하게 보이는가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은하사진은 보통 노출을 30분 이상씩 주고 찍은 사진에 놀라는데, 망원경으로 보면 그냥 희미한 안개 내지는 담배연기처럼 보일 뿐이다. 예를 들면 몇 년 전 돌아가신 어머님께서 망원경으로 보면 우주 저 멀리 보일 듯 말 듯 희미한 영상으로 보이는데, 망원경에 카메라를 장착해서 지구 자전 속도와 반대로 그 영상을 추적하면서 30분정도 빛을 모아서 현상을 했더니, 그렇게 보고 싶던 어머니의 모습이 나를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나왔는데 그 영상이 빛의 속도로 200만년 여행해서 온 영상이라는 것을 알고 여러분들의 가슴이 떨리지 않는다면 인간이 아니지.)
이 놈 봐라. 도착하자 말자 언제 집에 가느냐고 졸라 재낀다.
'아휴, 이걸 콱!'
폐교인데다 온갖 집기들이 널 부러져 있으며, 바람이 설렁 설렁 불 때마다
흔들리는 나뭇가지가 어른이 나도 오싹해 지기도 한다.
게다가 복도에는 한 때에는 귀했을 실습용인지 팔 떨어진 마네킹도 있다.
"여고괴담"은 외울 정도로 봤던 놈인지라, 겁도 나지.
겁은 더럽게 많은 놈이다.
지구과학 교사로서 아마추어 관측 팀들을 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인사하고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꼽사리 맨 으로 체면유지를 위해,
양주 한 병을 내어놓고 식사를 했다.
귀찮아서 장비는 가지고 가지 않았기에, 남의 장비에 의존해서 관측을 하고,
갈 때마다 하는 결심이지만 좀 자주 다녀야겠다고 공염불 같은 다짐을 해 본다.
아들이 춥다고 난리다. 아휴, 이걸 콱!
서둘러 관측을 정리하고,
첨성대 고마운 사람들을 뒤로하고 귀로에 나섰다.
내가 나중에 세상을 지배 하게 되면,
지구상에 있는 발전소를 모두 폭파해 버리고,
전 세계인들 모두 일주일에 한번은 반드시 하늘을 보게 만들 것이다.
그렇게 따뜻해진 가슴을 온도계 측정하여 78℃가 안 되면,
될 때까지 밤하늘의 우주를 보게 할 것이다.
문명의 발달은 전기로부터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들이 만든 문명의 이기물들,
자기들이 만든 것에 취해서, 우주 속의 자기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이란 미물들, 지들이 우주를 알아?
우주속의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하잘것없는지를 알기는 알아?
웃기는 인간들, 지들이 만든 하잘 것 없는 인공위성 하나에
우주를 지배하는 줄 착각하는 인간들, 정말 웃기고 있다.
우주를 보고, 겸손해지지 않은 자 없으며,
겸손한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나라 없을 것이다.
강대국의 구두 발에 형제들을 잃어버린 한을
테러로 보복하려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나는 자비롭고 사랑이 넘치는 지구를 다스리는 대통령이 되어야지,
하고 결심하면서 오솔초등폐교를 뒤로하고 집에 오니 새벽 2시다.
아! 정말 오늘은 훌륭한 교사였고 자상한 아버지였다.
일기 써야지.
첫댓글 결국 한 명도 안 따라간 탁월한 학생들의 선택!! 중2 여름방학.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 있는 봉정사(鳳停寺)와 그 뒷산에 더 오래된 폐사에 가까운 계목사라는 절이 있는 안동사람들은 다 아는 유명한 학가산을 이샘 비슷하게 물상 선생님과 함께 거창한 지구탐사를 했었다.석영 운모 장석이 화강암의 삼대 물성이란 선생님 말씀은 기억이 흐린데, 8부능선 휴식중 제피나무 밑에 혼자 숨어서 미싯가루 잡숬던 모습이 더 생생합니다. 먹을것 없던시절 점심거른 학생들의 눈길이....
그거 미싯가루 아니고 약이랐다고 하시던데요. 괜히 멀정한 선생님을 자꾸 나쁘게 말씀하시면 안되지요.
ㅋㅋ, 선생님들 학생 속이는 수법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가 봅니다. 안 그래도 얼마 후 들통나신 선생님 왈, 속이 아파서 미수가루에 약 타 드셨다고 변명하시다가 저 한테 또 한 말씀 들으셨죠. 걸고 넘어지는 못 된 버릇이 그때 부터 생겼슴다. ㅠㅠ
첨성대 팀은 아니어도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던 이샘 집에서 천체공부를 했던 기억... 손가락 끝을 잘 보라니까~~~ 어디어디??? 요기요기~~~... 안 보이누만~... 언젠가 여름날 미사일기지(우리끼리 부르는 최정산 ) 에 따끈따끈하게 뎁혀진 도로에 가로로 누워 하늘을 보면서 별자리 공부도 했었는데.. 그래서 별하고 인공위성하고 헷갈리는 거 갈키주고 그랬는데... 그래도 그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가끔 하늘을 봅니다... 생~~~유 ^^*
여 학생 데리고 야 밤에 으슥한 산꼭대기에서 천체관측 수업??? 좀 이상하다?
조회장님, 그곳의 라면 맛은 죽여줬구만요. 근에 어찌 정고문님은 생각이 항상 삼천포이십니까? 저 위의 사진 속에 우리 태양과 같은 별이 2000억개나 있는데 어찌 그런 소아적 망상만 하시옵니까?
야 밤에.....으슥한 데...산골짜기에...그것도 누부가 천체 공부라....? 누가 들어도 쪼매 이상은 하네요
울매나 가슴 설레고 조았는동... 그날을 생각하믄 꺄~~~악.. 상상만 해 보시라요.^^*
갈수록 태산이네요? 그날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저렇게 까물어치게 설레이신담? ㅋㅋ용용
우~와 미치겠네.아무 일 없었다 앙카능교! 기양 눕어서 하늘보고 공부했는데, 씰데없는 상상력은 풍부해갖꼬. 아이 쉬~불!
4차원 세계를 거슬러 올라 가면 생전의 어머님 모습이 현재 우리 눈에 보이는 은하수 보다 먼저 보인다는 말씀이 부질 없이 바퉁거리는 우리 미물들의 삶을 다시 돌아 보게 합니다. (숙연...)
전 그렇게 고차원적 숙연한 이야기는 못 하구요. "~ 고향에 어머니가 그립기 때~~문 " 하면서 엉엉 울던 정고문님, 그런 약한 마음으로 나라 경제를 생각하니까 나라가 이꼬라지 아닙니까? 좀 강건한 마음을 가지십시오.
갱재 야그가 나왔으니 이야긴데, 미국 오바마와 우리 국민들에게 눈물로 호소하여 현재 환율도 안정되고 가을 되면 경기도 풀릴 것입니다. 내가 작년 말에 회식 때와 카페 글에서 주식 사두라고 권한 적이 있는데 회원님들 그때 주식사서 대박나셨으면 저에게 술 사셔야 하는데? 지금 주식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지요? ^^
이쌤하고 정고문님 티격태격, 토닥토닥, 아기자기하게 말장난하시능거 보면 지루한 줄 모르것심더. 넘 잼있어예. 이번에는 메인 연주도 백미이지만 두분의 리셉션은 더욱 가관이시네예!!! 우핳하하하하!!!! 과시 안동의 후손다우십니더. 개콘을 능가합니다^^ 유난히 하늘이 맑은 밤입니다.
하늘 이야기 나왔으니 챙기는데, 전에 조화복 회장님 드리기로 한 그 별이 요사이 안 보이던데? 이웃집 아주머니 드렸습니까?
오머머머~~~~ 기억하고 계셨네요.. 하마나~ 하마나~~ 기둘리고 있었는데 진안서 오다 별빛이 사그라들었나봐요... 담에는 한 밤중에 출발하세요.. 안자고 마중나갈께요.. 능출님~~ 꼭이야요. 그라고 정고문님 생~~~~유!!!
그럴리가 있것습니꺼. 지가예 누가 따가기 전에 버~ㄹ써 따각고 울집 장롱 속에 암도 몬찾게 감촤놨심니더. 꺽쩡 꽉 뿟뜰어 맷뿌이소마(ㅋㅋㅋㅋ 이거 누가 들으마 "이기~ 무신 소리고?" 하겠지예). 여그는 인쟈 쑥이 한창 쑥쑥 기어 나오고 있슴니더. 앙그래도 올 아점을 쑥국에 달래무침, 마당에서 뜯은 시금치로, 더덕무침으로 푸짐~~~하게, 으햐, 꾸울꺽, 침넘어 가시는 분들 봄 다가기 전에 진안으로 퍼떡 놀러 오이소야????
이검사 있었음 또 한 난리 보탯을텐데....두 분의 정담은 항상 잼납니다
이검사 없으니 인생이 영 허전합니다. 이동균씨도 요사이 잘 안 놀아 줄라카고....
인자는 놀아줄 수 있는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