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이징팡(水井坊·수정방)은
중국의 명주(名酒)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백주(白酒)다.
지난 19일
중국 사천성 청두(成都)에 있는
수이징팡 본사 겸 박물관을 찾았을 때,
인부 셋이 목욕탕만한 구덩이에서
걸죽해 보이는 혼합물을 퍼내고 있었다.
안내를 맡은
양조전문가 가오페이(高飛·44)는
“발효가 끝난 곡물을 퍼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부들이 발효가 끝난 곡물을 퍼내고 있다. 이걸 밑술로 만들고 증류해 숙성시키면 수이징팡이 완성된다. /수이징팡 제공
중국 술은
제조법과 원료에 따라 크게 5종류로 나뉜다.
⊙황주(黃酒)는
곡물을 발효시킨 술로 한국의 청주와 비슷하다.
⊙백주는
한국의 소주처럼 발효주를 증류해 만든다.
⊙노주(露酒)는
발효주에 약재나 식물을 넣고
증류해 향과 맛을 더한 술이다.
⊙과일주는
포도주처럼 과일을 발효시켜 제조한다.
이중 중국 술의 대표는 단연 백주다.
⊙백주는
수수, 쌀, 보리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곡물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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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씨는
“수정방은 수수를 주 재료로 하되
쌀·찹쌀·옥수수·보리를 더해
맛과 향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쌀겨를 섞습니다.
발효가 더 잘 되도록
효소를 돕는 역할을 하거든요.”
구덩이 곡물혼합물을 넣고
진흙으로 덮어 발효시킨다.
발효가 끝나면
곡물을 퍼내 증류해 밑술을 만들고,
이 밑술을 증류하면
기본적으로 백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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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씨는
“중국에서는
증류주를 원대부터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중국을 통치한 몽골인이 아랍에서 개발된
증류기술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갓 만든 백주는
독하고 매워서 마시기 힘들다.
주교(酒窖)라고
부르는 커다란 술독에 숙성시켜야 한다.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백주는 맛과 향이 부드럽고 깊어진다.
술독은
오래된 것일수록,
연속적으로 사용된 것일수록 좋다고 알려졌다.
가오씨는
“수이징팡은 3~5년 숙성시킨 뒤 출시한다”며
“백주에 따라 수십 년 숙성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술독에서 맛있게 익어가고 있는 어린 수이징팡. 3-5년의 숙성을 거쳐야
비로소 마시기 적당한, 부드럽고 깊은 맛을 품게 된다. /수이징팡 제공
가오씨는
수이징팡을 포함한
백주 8가지를 시음용으로 가져나왔다.
“우선 눈으로 색을 본 다음
코로 향을 맡고
마지막으로
입에서 맛을 보는 순서로 합니다.
백주는 모두 투명하니까
색에서는 차이가 없지요.
다음은 향입니다.
좋은 백주는 황토의 향이 살짝 납니다.
구덩이 아래쪽에 있는
곡물이 발효가 잘 이뤄지는데,
황토 냄새가 난다면
그 백주는
구덩이 바닥에서 나온
곡물로 만든 것임을 알 수 있지요.
나쁜 백주에는 쌀겨 냄새가 납니다.
이제 맛을 보세요.
좋은 백주는 맑고 깨끗하지만
동시에 달고 두텁고 부드럽고 매끄럽죠.
영어로 하면
크리미(creamy) 하달까요.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tv01.search.naver.net%2Fugc%3Ft%3D470x180%26q%3Dhttp%3A%2F%2Fblogfiles.naver.net%2F20130417_2%2Ffirekeki_1366155589957f5jIU_JPEG%2F%25C1%25D7%25BF%25B1%25C3%25BB%25C1%25D6.jpg)
목넘기 후에도 풍미가
오랫동안 입안에 여운으로 남습니다.
풍미가 오래가지 않고
쓴맛이 입에 남는다면
나쁜 백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0011_](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s.chosun.com%2Fgourmet%2Fwp-content%2Fuploads%2Fsites%2F24%2F2014%2F12%2F0011_-150x150.jpg)
수이징팡이나 마오타이(矛台),
우량예(五粮液) 등 유명 백주는 가짜가 많다.
가오씨는
“싸구려 백주나 위조품은
에탄올(화학적으로 만든 알코올)에
인공 첨가물을 섞거나
백주 원액에 에탄올을 더해
양을 늘리는 불·편법을 쓴다”면서
“향이 없고 첨가물 맛만 난다면
가짜를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tv01.search.naver.net%2Fugc%3Ft%3D470x180%26q%3Dhttp%3A%2F%2Fblogfiles.naver.net%2F20101219_262%2Fso6198_1292756608096VUFnO_JPEG%2F%25BC%25F6%25C1%25A4%25B9%25E6-1.jpg)
수이징팡은
유명 중국 술 중에서 역사가 매우 짧다.
지난 2000년 첫 출시됐으니 14년에 불과하다.
1998년 당시
수이징팡의 모기업이던 췐싱(全興)은
양조장 보수를 위해 땅을 팠다가
800년 전인 원대(元代)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양조장 유적을 찾아냈다.
청나라 때까지 술을 생산하던
이 양조장 곡물 발효 구덩이에는
놀랍게도 효모균이 살아있었다.
이 효모균을
과학연구실로 가져다가 배양해
만든 술이 바로 수이징팡이다.
그때까지
유명 백주를 가지고 있지 못했던 췐싱이
역사와 스토리를 덧입혀
새로운 명주로 만들어 낸 ‘마케팅의 승리’였다.
수이징팡은
‘우물이 많은 길’이라는 뜻이다.
수이징팡은
조니워커 위스키를 생산하는
다국적 주류기업 디아지오(Diageo)에
2013년 인수됐다.
백주도 그렇게 맛이 서로 다르고
깊이가 있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구름에
![](http://wwl1035.hanmail.net:4280/@from=yunghobaek&rcpt=yunghobaek%40hanmail.net&msgid=%3C20110902121621.HM.00000000000022u%40yunghobaek.wwl1035.hanmail.net%3E)
첫댓글 술을 적당히 드시믄 약인데... 쩝~
술에 무뢰한인 나는 별맛이던데.. 쩝 ...한잔하기요. ^^ㅎ^^
오래된 술은 귀한 보물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