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게만 보이던 잿빛의 하늘! 머리에 이고지고 나선지 한 시간, 생림중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서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잠이 든 村婦! 멀리 북곡마을 신작로에서 뽀얀 먼지가 인다 차가 도착하기도 전에 짐보따리 걱정에 마음이 먼저 앞서서 가려 한다, 차장 손에 쥐여 주려던 땀에 절여 있던 껌 한 통! 오늘도 쉬이 태워 주어야 할 텐데, 신록의 창가를 스쳐서 가던 나무 사이로 세월의 얼굴이 한 꺼풀 비켜서 지나간다 오늘 가지고 가는 단감 보따리와 부추 석단 단호박 세 덩어리, 풋고추가 한 보따리 단아한 산 풍경을 앞서서 걷던 그녀의 마음! 메케한 무지개 사이로 구산동 로터리가 보인다, 농협 앞 그녀의 자리가 오늘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흐릿한 석양이 마지막 용트림을 하던 시간! 지나던 파장의 걸음을 목청 높여서 잡으려고 한다 정구지 사이소! 단 호박이 아주 달달 합니더! 풋고추 한 소쿠리 싸게 사 가이소! 점점 그녀의 주위가 어둑해질 무렵, 쪼그려 앉았던 무릎이 천근이 되어서야 비로소 빈 소쿠리가 예쁘게만 보인다 차비 빼고 다리 품이나 벌었으려나? 흐릿하던 나머지 햇볕, 먼저 떠버린 달이 있던 하늘을 바라보다 굽은 허리를 한번 펴 보는 아낙네, 내일은 칠일 김해 장날! 텃밭에 심을 모종도 사야 하고 제사상에 올릴 민어 몇 마리도 장만해야 하는데. 어느샌가 村婦의 마음은 읍내로 가는 내일의 첫차를 그리고 있었다.
첫댓글 여기 시인은 경성26회 이고예~~~여기나오는 장소는 사무국장 고향마을입니다...생림중학교~~~북곡,생철,송촌 그립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