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 제주행 항공권을 예매 했다. 한 친구가 오래전에 제주에 사논 땅에 집을 짓고 초대해 주었기 때문이다 . 전원 주택은 짓고 나서 팔때는 제값을 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집을 지었노라고 했다. 완성된 집의 사진을 보여 주는 행복한 표정은 초대에 응해 함께 기뻐해야 할것 같았다. 350평의 넓은 정원은 이미 다양한 꽃들과 나무가 펼쳐져 있었다. 집도 고급 자재로 50평을 자신이 원하는대로 설계를 해서 마음에 드는 집을 짓었다며 흐뭇해 했다. 아파트에 사는동안 정원을 가꾸며 살고 싶은것이 가장 하고 싶은 꿈이였단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원이 살짝 부럽기도 하였지만 나는 제주에 아무리 좋은 집이 있어도 살고 싶지 않았다. 제주만이 아니라 수도권을 벗어난곳이나 시골집은 사양하고 싶다. 이미 16년을 섬생활을 해봤기 때문이다. 금당도란 섬에 처음 이사 가서는 잠을 덜자도 피곤치 않았다. 서울의 공기와는 확실히 달랐다.
거실서 바로 보이는 바다의 일몰 풍경은 매일 감탄의 연속이였다. 밤이면 벌어지는 별들의 향연을 서울서 느껴보지 못한 눈부심이고 달빛이 그렇게도 부드러우면서 세상을 밝혀주는지 전혀몰랐다. 서울의 불빛에 익숙한 나였기 때문이다. 어느 날 새벽 바다에 비친 달빛의 처연함에 울었던 적이 있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새벽에 달이 제 몸을 바다에 비추고 있는 모습은 슬프도록 아름다웠다. 그 모습이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없는 외로움이 슬프다는걸 그 새벽 온 몸으로 느껴졌다. 아무리 아름답고 좋은 환경일 지라도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했다.
난 지금 내 집에 아주 만족한다. 비록 뒷 문만 열고 나가면 두룹, 부추, 호박, 머위가 안보이고 가을이면 감과 무화과 없어도 괜찮다.바다의 많은 식재료가 내 식탁을 즐겁게 해주던 금당도가 아니지만 대신 아파트문만 나서면 노브랜드가 바로 있다. 그리고 지하철이 5분 거리에 있고 다이소와 스타벅스가 집앞에 있으니 생활이 편리 하기 그지 없다. 지난번 처럼 갑자기 배가 아퍼도 바로 병원에 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본래 서울 태생이라 그런지 아무리 잘 지은 집이라도 나 홀로 외딴곳은 이젠 싫다. 난 사람이 좋다. 갑자기 보고 싶은 친구와 전화 하고 만날 수 있는 거리가 좋다. 취미 생활도 할 수 있는 문화적 환경이 있는 이곳이 좋다. 나이가 들어가니 내가 관리 해야 하는 주택보다 일이 없는 아파트를 선호하게 된다. 전원 주택에 살때 남편이 외출하고 집을 비우는 날에는 잠근 문을 확인 하고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으나 아파트는 혼자 있어도 괜찮다. 아파트가 주는 안전감이 편하게 느껴진다.
남편 은퇴후 오래전에 사놨던 아파트를 내 맘에 들게 리모데링을 하고 이사한지 2년 반이 지났다. 나의 노후는 아마도 이곳에서 계속 되리라. 서울을 조금 벗어 났기에 거실에서도 숲도. 보이고 산책로가 있어 운동하기 좋고 개천도 있어 날마다 오리가족들을 만나며 없어진 새끼들을 염려 하기도 한다. 노년에 좋은 집은 손이 덜가고, 나서면 생활에 필요한 것이 눈앞에 있고, 운전도 점점 어려워 질테니 역세권이라 좋다. 게다가 ktx 출발역이니 전국 어디든 떠나기 좋고. 지인들도 불편 없이 올 수 있는 교통 좋은곳 그리고 아이들이 사는곳이 그리 멀지 않는 이곳이 좋다.
지금 내가 사는 집에서 함께 차를 마시고 음식을 해 먹고 교제 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 손님 방도 만들었다. 아쉬운게 있다면 정원이다. 우리 베란다에는 80 여개의 작은 화분이 있다. 정원 대신 그걸 즐길 수 밖에 없다. 아마 내가 섬에 살아 보지 않았다면 매일 전원생활을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별빛과 달빛의 아름다움을 보았으나 불빛이 더 익숙하기 때문일까? 오직 이곳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일년에 두번도 못오던 아이들이 매주 올 수 있는 이 집이 더 행복하다
후기
내가 살고 싶은 집도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전에는 새도 지저귀고 시냇물 소리도 들리고 나무도 많고 우거진 곳에 집을 짓고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살아 보니 생각보다 힘들었다. 벌레도 많고 특히 지네나 뱀의 출몰은 아연 실색하게 만들었다. 낭만적인 삶이 녹녹치 않았다. 이젠 그보다 현실적으로 편하게 살기 좋은 집이 좋아졌다 .마음과 몸이 세월따라 변하는 모양이다. 잠시 머물 이 땅보다 저 영원한 나라 내집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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쉄터에 글을 쓰고 싶은데 글쓰기 강의 수업을 몇주 듣다보니 숙제를 해야 해서
썼는데 함께 나눌께요 은퇴후 이사 하니 여러가지로 제 삶이 바뀌었답니다.
쉼터가 활기를 찾니 행복합니다. 시간 나는대로 댓글 달려면 바뻐지겠어요.그래도 썰렁한 카페보다 행복한 비명이지요~~~
첫댓글 저도 태생이 시골출신인데도
시골목회 10년동안
너무 외로웠어요.
남편이 없는 집은 너무 무서워서 잠을 못 잤어요.
저도 아파트가 주는 안전때문에
아파트에서 노후를 보낼것 같아요.
걸어서 지하철을 탈수 있는곳
걸어서 복지관에서 운동하고 수영을 할 수 있는 곳,
나가면 산책로가 있는곳에 살려고
계획중이랍니다.
은퇴하면 가끔은 사모님을 뵐 수 있겠지요?
우리 집이 사모님이 찾는 딱 그 집입니다. 은퇴 하시고 이 동네로 이사오셔요 집값도 싸고 살기 좋아요. ㄱ러면 사모님 자주 볼 수 있어요
젊은 시절은 낭만 따라,
노년엔 편리함 따라.
몸이 말해 주는것 같애요.
지금 생활에 만족하시니
감사뿐이지요.
이제 은퇴하시고
손주들과 행복할 일만 남으셨네요^^
계~~속
행복하시어요♡
맞아요 몸이 가라는 대로 가야지요 편한게 이제는 제일 좋아요. 애들도 가깝고 자주 보니 감사하지요 사모님 오랫만에 반가왔어요
우와 사모님 다육이 달인이시네 내는 다육이가 너무 잘죽어 선인장으로 바꾸소 있소 ..사실 울 쉼터에는 수필같은 글은 잘 안나오는데 이건 수필다운 수필이네요 지는 필 오는대로 쓰기 때문에 글공부는 안할려구요 오랜 섬생활 정말 수고 하셨어요
물 자주 안줘도 되니 다육이나 선인장이 편하덜고요 금당도에서 키우던것 많이 가지고. 왔어요 자꾸 늘어서 자제 해야되요
사모님은 글공부 안하셔도 너무 진솔 하게 잘 쓰셔요 그래서 사모님 글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요 자주 좋은글 올려 주셔요. 감사합니다
전 살아보니 아파트 편리함도 좋지만
여전히 주택 로망이 있답니다
요즘 고민 많어요
주택이냐 아파트냐
순천이냐 아님 딴데로 가야허나
날마다 고민이랍니다
순천은 살기 좋은 곳이죠 서울 가까이라면 저도 살고 싶었지요 그런데 사역하던곳과는 멀리 떨어지는게 서로에게 유익한거 같아요
사모님 글이 제맘을 대변해주는것 같아요
전 시골전원집? 20여년간 살아 봤기에 병원이나 관공서가 가까운 곳 아파트가 안전감이 있어서 좋아요. 사모님네 아파트 베란다에 다육이가 넘 앙증맞고 예쁩니다
사모님집에 식물들도 넘 이쁘네요.워낙 아파트에서 많이 살아봐서 그런지 전 답답하기 보다 안전하고 편해서 좋아요
편의 시설 가까이가 노후에는 제일이죠
아파트로 이사 하시니 좋으시죠 건강하셔요
저도 마음정했어요. 아파트로.
조교시 ㅡ조용하고 교통좋고 시장가까운 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
아파트로 정하신거 잘했어요 지금이야 사택에서 살지만 은퇴 후에는 교통좋고 조용하고 시장가까운 곳으로 가시기를 바래요
오랫만에 만나 반가왔어요
더 이뻐졌어요
우리집 베란다하고 넘 비교가 되네요 ^^
다육이가 넘 깔끔하니 이뻐요 ~~잘 키우시네요
저는 어디든 공기좋은 곳에서 살고싶어요~~ㅎ
댓글 다는 중에 글 주셔서 바로 쓰네요
새로 리모델링을 하니 물 막 주면 타일이 지저분해 질까봐 받침 모두 하고 작은 조리로 살살 주느랴 허리가 좀앞죠
공기 좋은곳 좋지요
그런 곳에서 사시기를 바래요. 이번 모임에 만나 반가왔어요. 유머가 좋았어요
들풀아~뼈속깊이 도시소녀야~
너의 말도 백배 공감이 간다~
특히 지네와 뱀! 우짜겠노!
나 이것땜시 전원포기하고
다시 아파트로 갈지도 몰러ㅠㅠ
그래도 난 뼈속깊이 시골소녀인가봐~
어릴적 시골에서의 추억이
너무 행복하고 좋다!
끄까이 지네쯤이야
두발로 뭉개버리지 뭐ㅎㅎㅎ
근데 뱀은 우짜지?
뱀도 두발로 뭉개 버려. ㅋㅋ
두발로 뭉개다가 물릴라 무조건 도망가 ㅎㅎ
외로우면 어서 와
내가 환영할께
저두 나중에 나중에는 도시에서 살고파요 ㅎㅎㅎㅎ
나중에 나중에 사역 끝나면 도시에서 살아요 못해본것도 해보면서
오랫만에 만나서 반가왔어요
오동통 귀여운 커버넌트♡
사모님 옹기종기 화분이 멋져요
저도 서울살이 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사모님 사시는 곳이 정말 환겨잉 좋은것 같아요
네 살기 너무 좋은 동네예요 서울 보다 집값도 싸고요
자그마한 화분이 그래도 절 기쁘게 해주더라고요
사모님 글에 "그래 그래"
고개가 까닥해요 몇년전 시골을 로망하는
맘을 아는지 오라버니가 절대 시골 올 생각마라
풀과 모기와 날마다 전쟁해야 돼
저도 은퇴후를 곰곰 생각하다 글을 보며
장단점이 그려지네요
뭐니뭐니해도 맘 맞는 사람 곁에
더불어 살아가는게 최고 행복이지요
간강하소서~~
전 도시녀라 그런가 하여간 시골이 힘듭니다.
살던 곳이 익숙해서 그런가봐요 50년 살던 서울이 제건 맞더라고요
리브가는 서울 싫다고 제주로 가잖아요. 아파트 갑갑하데요 사모님도 편한곳에서 사셔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