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방송공사(BBC)
영국방송공사(BBC, 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는 세계 최초, 영국 최대의 공영 방송사이다.
1922년에 상업기업으로 설립되어, 1927년에 영국 국왕 조지 5세으로부터
Royal Charter(칙허장)를 받아 국영기업이 되었다.
강력한 공영성과 오랜 역사로 유명하다. 1955년 ITV가 등장하기 전에는 대영제국 전역에서
독점으로 방송 서비스(British National and Empire Service)를 제공했다.
마르코니사의 무선 통신은 1910년대부터 이미 일반화되어 있었지만, 프로그램 제작 및
송출운행표를 통해 오늘날 말하는 '방송'으로서의 모습으로 처음 출발한 곳은 BBC가 최초이다.
(다만 TV방송의 경우는 프랑스의 Radio-PTT Vision(현 TF1)가 BBC보다 1년 빨랐다.)
TV 개국 초기의 '텔레비전 노래'. 당시 영국 국민들에게 TV를 알리기 위해 제작되었다고 한다.
BBC의 모토는 BBC 문양의 아래쪽에 새겨져있는데 내용은 '국가는 국가에게 평화를 말할 것이다'로
구약성서 미가서 4장 3절을 각색한 것이다.
인터넷에는 역사 관련 사이트도 있어서, 영국 역사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알기에 좋다.
왼쪽의 고풍스러운 건물이 원래 브로드캐스팅 하우스 건물이며,
2013년 BBC의 런던 내 방송국 건물 통폐합에 따라 리모델링 및 증축을 거쳐 재탄생했다.
(사진 가운데와 오른쪽의 통유리 건물이 증축된 부분이다.) 현재 라디오, 보도국과 월드 서비스가 입주해 있다.
방송국으로는 1932년부터 기능이 시작되었고 라디오 전용으로 사용되어 오다
2013년부터는 보도국이 입주하여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BBC Radio 2와 BBC Radio 6 Music은 Broadcasting House 바로 옆
BBC Wogan House에 입주해 있고, 스포츠를 주로 다루는 BBC Radio 5 Live와
BBC Radio 5 Live Sports Extra는 BBC Sport와 함께 맨체스터 MediaCityUK에 입주해 있다.
런던 화이트시티에 위치한 건물로, 1960년부터 2013년까지 BBC 텔레비전 본부로 사용되었다.
BBC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에 활용되어 오다 2013년 3월 18일 보도국 이전을 시작으로,
3월 31일을 끝으로 텔레비전 센터 기능을 마무리했다.
부동산 회사인 스탠호프가 2014년 이 건물을 리모델링하기로 하고 6천만
파운드의 비용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여 2017년 9월 1일 공식 리모델링을 마무리했다.
리모델링 이전에는 TC0~10까지 있었는데 1~3까지만 남기고 모두 철거되었다.
현재는 BBC뿐만 아니라 ITV, 채널 4 등 영국의 방송사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BBC도 대한민국과 동일하게 수신료를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연간 £159로, 흑백 수상기를 사용하거나 시각장애인은 50% 할인, 75세 이상이라면 무료로 시청이 가능하다.
수신료를 내지 않고 TV를 수신하는 것은 불법으로, 걸리면 벌금 £1000가 가해진다.
BBC에서는 불법 TV 수신자들을 찾기 위해 TV 라이센싱이라는 외주업체를 통해
전파탐지기까지 동원해서 잡으러 다닌다.
조사관들이 불법 TV시청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현저하게 의심되는 집을 발견하면
수색영장을 받아서 수색한 후 재판에 넘긴다. 다소 비싸다고 생각이 들 수 있으나
정말로 수신료의 가치를 뛰어넘는 훌륭한 질을 자랑한다.
텔레비전 수상기에만 수신료를 책정하는 대한민국과 달리, 텔레비전 수상기는 물론이고
노트북, 태블릿, 핸드폰 같이 BBC iPlayer를 작동시킬 수 있는 장치, 심지어 지금은
거의 쓰지도 않는 VCR까지도 TV 수신 기능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수신료를 내야 한다.
때문에 영국에서 BBC iPlayer에 들어가면 "너님 수신료 내고 보는거지?" 라는 팝업창이 항상 뜬다.
그런데 상단에도 나오지만 BBC에서 징수하는 수신료가 비싸고, 축구 같은 스포츠 경기 중계료는
그 이상이기 때문에 이런 경기 방송들은 주로 펍에 가서 본다고 한다.
KBS 스펀지 '세계 각국의 특이한 법'에서 다루어졌다.
2027년을 끝으로 수신료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체 수익 수단은 아직 불명이나, 한국의 KBS나 민영방송국과 비슷하게
'기부+상업광고'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에 따라 BBC의 방송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다수의 방송 서비스를 폐지하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Royal Charter(칙허장)라는 것은 말하자면 영국 국왕이 내리는 설립 허가증 같은 것으로
이를 근거로 BBC가 존재한다. BBC가 막장이 되면 국왕이 칙허장을 회수할 수 있다고도 한다.
어쨌든 이것의 뒷받침 덕에 BBC가 막강한 공영성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얼마나 공영성이 강하냐면 상업화가 까다로워서 광고가 없다.
BBC의 수익원은 시청료와 프로그램 판매만 있다.
나머지 비용은 자회사 BBC Worldwide가 해외에 각종 사업으로 댄다.
마거릿 대처 총리가 BBC에 상업광고를 도입하려고 시도했으나, 당시 경영위원회에서
강력하게 반발했고, 대처 총리도 상업광고 도입을 백지화 하면서 무산되었다.
하지만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에선 이미 TV 방송 초창기부터 상업광고가 허용되어 있었고,
초창기엔 공영방송에 상업 광고를 넣는 게 금지되어있던 네덜란드에선 1967년, 프랑스에선
1968년도부터 상업 광고를 넣는 게 허용되어 있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BBC 외 다른 국가 공영 방송은 프로그램 제작만 할 뿐, 송출하지는 않는다.
유독 한국방송공사만 자체 송출을 해서 광고비를 받고 있다.
실질적으로 방송사 운영비 중 송출 비용이 40% 정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단, 대북방송 등 국방에 관련된 방송까지 담당하는 KBS의 특성도 감안해야 한다.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일단 세계적으로 본다면
공영방송사들이 광고방송을 하는 게 대세에 가깝긴 하다.
프랑스 텔레비지옹, 독일 ZDF, ARD, 대한민국 KBS 2TV, MBC, EBS, 이탈리아 RAI 등...
특히 중국 CCTV는 아예 7시 뉴스(신문연파)의 광고단가가 경기의 척도일 지경이다.
아무래도 시청료로만 먹고 산다면 재정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도 수신료가 비싸야 하는데
정치권의 부담이 만만치 않을테니까...
다만, 이 때문에 최근에 시청료 인상 건으로 제대로 까인 적이 있었다.
광고 대신의 방송사 주수익이라 볼 수 있는 프로그램 판매 이득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보수당의 주요 공약 중 하나가 BBC 민영화여서 뭇 사람들의 충격과 공포를 유발하고 있다.
사실, 지금 영국 정부가 지지리도 돈이 없긴 하다.
참고로 실제로 민영화 된 프랑스의 TF1이 존재한다. TF1의 민영화는 자크 시라크의 주요 실책으로 꼽힌다.
그런데 5년 뒤에 상업 방송 L5가 공영 방송으로 전환되었다.
2016년 칙허장의 갱신을 앞두고 현재 의회에서 법적 논의가 진행중이다.
언론의 공정성과 중립성에도 세계에서 손에 꼽힌다.
예시를 하나 들자면, 2011년에 향후 3년에 걸쳐 전체 인력의 20%를 감축키로 한
경영진의 결정을 놓고 파업을 선언하고 시위까지 했었는데 BBC를 향해 일어난 파업과
시위현장을 BBC가 그대로 뉴스 속보에 내놓았다.
BBC 방송에서 극우 정당 당수를 불러서 토론을 하려고 했는데, 영국 국민들이
"우리가 세금내는 방송에 그런 인간 나오는 것 못 봐주겠다"고 시위를 했고, 이것도 보도했다.
지식채널e에서 방송된 것이 바로 이 에피소드일 정도로 공영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또 다른 예시를 들자면, 2차 세계대전때 가장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도했으며 게다가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때에는 아군이 아니라 영국군이라고 불렀다.
BBC의 핵심이자 가장 중요한 철칙은 국민이 아는대로 그리고 가장 공정하게
다가서는 것이라고 하지만, 공룡대탐험의 리오플레우로돈 사건같은 빼도 박도 못할
흑역사도 있으니 역사적 견해에 대해서는 조금 주의를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서양중심적 사관이 경계대상이다.
드라마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역사물들이 그러한데, 에르난 코르테스가 신심깊은
선교자나 해방자로 그려지는 입 딱 벌어지는 일도 저지르곤 한다고 서술했다.
한편,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한 보수당이 BBC에 대해 비판적인 인사를 새 문화장관으로 지명하고
BBC가 노동당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편향 보도를 실시한다는 비판을 제기하는 등 BBC가
정치적 편향성을 지녔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BBC에 대한 공세와 압박을 강화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기했던 민영화 시도에 대한 논란과는 별개로 BBC의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불안 요소가 생기고 있다.
우선 수신료 인상에 제동을 거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수신료 폐지도 검토한다는 모양이다.
또한, 보수당에서는 BBC를 감독하는 기관인 BBC Trust의 해체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보수당에 따르면, BBC가 언론으로서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상실했기에 이에 대한
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 압박을 넣는 것이라 한다.#
결국 지난 2017년 4월로 BBC 트러스트가 폐지되었다.
# 폐지된 BBC 트러스트를 대신해서 BBC에 대한 통제 권한은 현재 영국
정보통신규제기관인 오프콤(Ofcom)과 BBC 이사회가 대신 맡고 있다.
한편 관련 기사에서 수신료 기반 재원 구조를 지켜냈다는 구절이 나오는 것을 봐서
이번 개혁안에서 수신료 폐지는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지켜냈던 수신료마저 2027년에 전면 폐지될 예정이다.
사실상 BBC가 반(半)민영화 수순에 들어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