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동묘시장이나 풍물 시장을 나가게되면 돌아다니는 코스가 정해져있어서 단골 샵들이나 노점만 돌다가 오는데 지난 금요일은 왠지 안가본 골목을 들어가보고 싶어서 잘 안가는 골목을 들어 갔다가 이녀석을 보게 되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이 지긋한 사장님이 사골 곰탕 잡뼈만큼 우려먹는 방송국 놈들이 수십번은 내보냈을 "세상에 이런일이"에 제가 나왔던걸 보셨는지 텔레비젼에서 저를 봤다며 가격을 후하게 깍아주셔서 이녀석을 들고 왔습니다.
넌 대체 무슨 연유로 동며 헌옷 가게에 걸려 있던 건희?
전체적인 디자인은 1980년대 등장한 미군의 PAGST방탄복과 거의 흡사하네요.
미군의 PAGST 방탄복에는 없는 총기 멜빵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요철을 주었는데...이건 미군 M-1955 방탄복에서 따온 디자인 입니다.
일반 방탄복에서는 없는 국방색 캔버스 천 덛댐이 이 방탄복의 차이점 입니다.
혹자는 이 방탄복이 지뢰 탐지병에게 지급되는 방탄복이라고 하는데...저희때는 구경도 못한 방탄복이고...저는 거기다 포병이라 방탄복은 현역시절 한번도 착용해보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차이점이 하단에 탄띠를 낄수있는 걸이가 달려있습니다.
앞면에 두개,뒷면에 두개..
앞섭 여밈은 벨크로와 지퍼로 이중...아니 안쪽에 벨크로가 한번 더 달려있어서 삼중으로 여미게 되어있습니다.
이놈의 벨크로 사랑!!!
방탄복 안쪽에 부착된 스펙 택.
1989년 코오롱 상사에서 제작했고 사이즈는 "중".
그리고 분명히 말하지만 총알을 막아주는 방탄복이 아닌 "파편 방탄용"입니다!!!
두툼한 세라믹 판이나 레벨 3 방탄 플레이트가 들어있지 않은 방탄복은 총알 못 막씁니다.
내부 하단에 붙은 사용 설명서와 세탁법.
화장비누는 보급품을 주는데 세척제는(아마도 이떄 하이타이나 슈퍼타이 같은 사제 물건 반입) 같고...GI비누는 처음 듣는 명칭입니다.
지방이나 기름떄는 복합 세척제를 사용하라고 되어있는데 이런거 지급해줬나요?
방탄복을 그나마 자주입을수 밖에 없는 전방의 초병들은 때가 쩔어서 반질반질해진 방탄복을 대물려서 입었지 세탁한번 하지 않았을텐데...세탁법에 나오는 세제 종류나 보급해주고 이런걸 설명서라고 붙이는게 정답인데...늘 오답 투성이인 군대...
탄성이 좋은 넓은 고무 밴드로 체구가 큰 병사들도 입을수 있도록... 미군것을 그대로 카피 했습니다.
어깨 패드 뒷면.
몸에 맞게 "옆 조임 실고무줄"을 조이라는데...다 늘어져 버려서...이런건 차라리 그냥 튼튼한 면 끈이 나을듯 합니다만...
뒷면 하단의 탄띠 고정 걸이.
어꺠 보호 패드를 단추를 클러서 들어봤습니다.
캔버스 천이 참 튼튼하게도 붙어있습니다.
미군의 PAGST 방탄복의 카피품 이지만 나름 독창적으로 탄띠를 끼울수 있는 걸고리를 달고 양코베기 보다 어깨가 좁은 한국인 체형의 불리함 때문에 소총 멜빵이 흘러내리고 군장이 흘러 내릴까봐 어깨 부분에 흘러내림을 방지하기 위해 로프끈을 덛대주는 등의 개선사항이 없지않고 목적에 맞게 캔버스 천을 덛대어 튼튼하게 만들어 마르고 닯도록 써먹게 만든 재미난 방탄복 이였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육군 60만 중에서 이런 방탄복을 입어본 병사가 몇이나 될까요.
전 병사에게 모두 지급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전후방의 보병 사단에는 절반 이상은 보급해주는게 맞는거 같은데 말입니다.
거 말도 안되게 USB하나에 80만원짜리 구입만 안해도 다만 몇벌이라도 더 보급해주겠구만...
방산비리는 생계형 비리라고 헛소리하는 국방부 장관이 있었던 나라여서인지...제발 방산비리와 기술 해외 유출은 극형으로 다스리는 강려크한 법이 제정되고 시행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첫댓글 80년대 중후반 전방입소를 갔는데 민무늬 방탄쪼끼를 입고 GOP를 방문했는데 당시 소문으로 위장복 나올꺼라며 좋은 군대가 된다고 했는데 막상 군생활 해보니 위장복이니 K2소총이니 보급 안받아도 좋으니 하루라도 빨리 나가고 싶었습니다.
생각보다 상급부대의 창고에는 다양한 로트번호의 기상천외한 보급품이 있지만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전산망의 부족으로 무얼 어디에 나눠줘야 하는지 모르는 것도 많고 신청하면 4~5년이 지나 나온다는 말이 있었고 사비로 늘 사다쓰던 투명도용 트레이싱 페이퍼 같은 것도 가리방으로 복사해 놓은 재산대장 양식지나 다양한 일지 양식지도 인사계통의 사무실에 쌓여 무얼 배부해야 할 지 몰라 엉뚱한 곳으로 배부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병기와 물자가 이름만 나와있고 사진이나 그림이 있으면 카다록을 보고 창고병에게 문의하여 받아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