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이 말리에 3-1 승리를 거뒀다 ⓒKFA 홍석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두 달만에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와의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전반 27분 말리 모디보 마이가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37분 구자철의 페널티킥으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시작하자마자 손흥민의 역전골, 후반 11분 김보경의 쐐기골로 승리했다.
지난 8월 14일에 열린 아이티전(4-1 승) 이후 두 달 만에 거둔 승리다. 한국은 브라질전과 달리 이근호와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전반전에는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후반 시작하자마자 손흥민의 골이 터지면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탔다. 한국은 이 경기 승리로 브라질 월드컵 본선을 더욱 기분 좋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날 천안종합운동장에는 26,118명이 입장했다. 2001년 경기장 개장 이래 역대 최다관중이다. 말리전이 첫 A매치였던 천안은 시작부터 ‘대박’을 터뜨리며 축구도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 선발 라인업
지난 브라질전과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인 만큼 홍명보 감독은 공격에 변화를 줬다.
먼저 원톱의 변화다. 브라질전에서는 지동원(선덜랜드)이 선발 출격했지만 말리전에서는 이근호(상주)가 원톱으로 나섰다. 2선 공격수에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오른쪽 날개에 이청용(볼턴)이 출전한 건 브라질전과 동일했지만 왼쪽 날개에는 김보경(카디프시티) 대신 손흥민(레버쿠젠)이 포진했다.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은 동일했다. 기성용(선덜랜드),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중원을 지키고 수비라인에는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이용(울산)이 나란히 선다. 골키퍼 장갑은 브라질전과 마찬가지로 정성룡(수원)이 낀다.
공격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청용이 교체되자 홍명보 감독이 격려하고 있다 ⓒKFA 홍석균
▲ 의욕적인 공격…점유율 주도
한국은 시작부터 의욕적으로 나섰다. 기성용의 볼 배급과 이청용의 폭넓은 활동량을 앞세워 측면에서의 빠른 전진 플레이로 말리의 뒷공간을 노렸다. 말리는 수비라인을 내린 뒤 강력한 피지컬로 한국의 공격을 차단한 후 역습으로 전개했다.
연이은 공격 기회를 잡은 한국은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12분까지 두 차례의 코너킥 상황에서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전반 14분에는 이근호의 오른쪽 돌파를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위로 벗어났다.
전반 17분에는 또 한 번의 득점 기회가 있었다.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안쪽 깊숙한 곳까지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지만 말리 수비수가 한 발 먼저 걷어냈다. 이 볼을 김진수가 달려들어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슈팅은 손흥민의 머리를 스친 뒤 골대를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 20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꼭지점 부근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기성용의 낮게 깔린 슈팅은 수비를 맞고 나왔다. 이어진 구자철의 슈팅은 압둘라예 사마케 골키퍼가 몸을 날려 겨우 막아냈다.
▲ 세트피스 상황에서 ‘장군멍군’…1-1로 전반 종료
전반 23분에는 이근호가 상대의 압박 수비를 뚫고 시도한 슈팅이 빗나갔고 이어진 구자철의 슈팅도 사마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과 말리 모두 공수 간격을 좁게 하면서 치열한 싸움을 이어갔지만 흐름은 기회를 많이 잡은 한국의 몫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27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했다.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마나 뎀벨레의 프리킥을 모디보 마이가가 헤딩으로 연결해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잘 싸우고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을 범했다.
선제골은 터뜨린 말리는 피지컬을 앞세워 역습을 강화했다. 마음이 급해진 한국은 수비라인을 대폭 끌어올려 반격에 나섰지만 마무리가 정확하지 못했다. 측면 크로스를 중앙에서 침착하게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상대의 벽에 가로막혔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36분 동점골 기회를 잡았다. 구자철이 상대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구자철은 직접 키커로 나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전반 37분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전반전은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역전골을 터뜨린 손흥민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KFA 홍석균
▲ 손흥민-김보경, 한국의 역전 합작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벼락같은 역전골을 터뜨렸다. 구자철이 페널티 박스 바깥 부근에서 이청용에게 뒤로 내줬고 이청용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파하는 손흥민에게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손흥민은 이청용의 날카로운 패스를 다이렉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말리의 골망을 흔들었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말리를 계속해서 압박했다. 구자철이 후반 초반 부상으로 김보경과 교체됐지만 흐름은 여전히 한국의 몫이었다. 한국은 후반 11분 세 번째 골을 터뜨리며 주도권을 잡았다. 이청용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은 김보경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말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국의 공격에 탄력이 붙자 파울로 연달아 끊을 수밖에 없었다. 후반 20분에는 모디보 마이가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기습적으로 슈팅을 감아 찼으나 정성룡 골키퍼 손에 막혔다.
▲ 끝까지 주도권 잡은 한국...3-1 승리
한국은 후반 25분 이후 수비 간격을 촘촘하게 하며 말리의 공세를 차단했다. 공격은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리드를 잡았지만 터프한 모습을 끝까지 잃지 않았다. 한국은 중원에서 말리의 공세를 원천 차단하며 끊임없이 말리의 수비진을 당황시켰다.
후반 35분에는 김보경이 상대 수비진으로부터 볼을 뺏은 뒤 거침없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아크써클 부근에서 상대에 걸려 넘어졌지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한국은 후반 막판 선수 두 명을 바꾸며 안정적인 전략을 가져갔고 남은 시간 리드를 끝까지 유지했다. 그리고 결국 3-1 승리를 지켰다.
말리전서 쐐기골을 터뜨린 김보경은 폭발적인 드리블이 돋보였다 ⓒKFA 홍석균
▲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말리전 (10월 15일, 천안종합운동장 – 26,118명)
대한민국 3 (전37 구자철, 후1 손흥민, 후11 김보경)
말 리 1 (전27 모디보 마이가)
- 대한민국 출전선수 명단 (4-2-3-1)
정성룡(GK) – 김진수, 홍정호, 김영권, 이용 – 기성용, 한국영(후43 박종우) – 손흥민(후42 윤일록), 구자철(후8 김보경), 이청용(후27 고요한) – 이근호 / 감독: 홍명보
천안=안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