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쓴 소식
정정인
모두 평안들 하신지요?
홀로 아득한 광야를 헤매다가 문득 기다려주는 이들을 떠올리고 환원한 듯
연민이 출렁하여 무심히 소식을 놓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동남쪽 거의 끝자락의 해안가 동네입니다. 주소에는 LA가
안 들어가지만 위치 판단을 돕기 위해 LA 산다고 합니다. LA에서는 8월 19, 20, 양일간
미주한국문인협회 여름문학캠프가 팜스프링 소제 미라클 호텔에서 있었습니다. 해마다 하는
행사로 강사만 다를 뿐 진행 패턴도 거의 같고 장소도 별 장애 없는 한 동일 합니다.
팜스프링은 LA에서 고속도로로 약 2시간 거리로 질 좋은 온천수가 솟는 고급 휴양도시입니다.
팜스프링은 풍차로(Palm Springs Windmill)도 유명합니다. 풍차단지가 장관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자가용 아닌 55인승 대절 버스를 타고 가며 풍차를 유독 세밀히 보았습니다. 높은 버스에 앉아
시력을 꽂고 돌고 있는 풍차 가까이 지날 때는 747 비행기 날개 옆을 지나는 착각이 일어났습니다.
풍차 중 가장 높은 것은 328피트이고 블레이드(잎) 길이는 미식축구 경기장 길이의 절반인 150피트
입니다. 터빈 1개의 가격은 최대 삼십만 달러(약4억) 입니다. 이 값 육중하고 유능한 괴물들은
최소 21km/h(13mph)의 평균 풍속에 의해 전기를 생산하는데 툭하면 회오리를 일으키는 광야의
미친바람과 손잡고 잘 돌아갑니다.
표기상 샌버나디노 산맥(San Bernadino Mountains)의 샌 고르고니오 마운틴 패스(San Gorgonio
Mountain Pass)의 풍력발전 단지에는 이러한 풍력 터빈이 4천개 넘게 있습니다. 최첨단 메가 타워는
NASA와 협력해 세웠는데 연방정부와 주 보조금으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Palm Springs.com
에서 가져온 자료입니다.
또한 팜스프링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회전식 케이블카(Palm Springs Aerial Tramway)도 있습니다.
용적 수 80명인 이 케이블카는 몸체가 둥들고 바닥은 360도 회전하며 올라가 가만히 서있어도 사방을
볼 수 있습니다. 해발 805m 높이에서 출발해 10분간 세계 순위를 다투는 가파른 절벽을 통과하며
2,595m 하신토 산 주립공원이자 산 정상으로 갑니다. 계곡이 시야를 차단 할 때는 쓸쓸한 고립을,
아름다운 경치에는 낙원을, 산 벽에 막혀 갈데 없는 사막 열이 더 열 받아 포악을 떨고 있는 지점에서는
지옥을 경험합니다.
정상에 내리면 전망대들, 레스토랑 2개, 다큐멘터리 극장 2개, 자연사 박물관, 선물가게가 있습니다.
멀리 바다 같은 소금호수도 보이고 50마일이 넘는 하이킹 코스도 있습니다. 팜스프링의 여름은 평균
기온이 화씨 100도지만 저 산 정상은 서늘하여 소매 긴 옷이 필요합니다.
이 케이블카는 1963년 9월, 코아첼라 밸리( Coachella Valley)로부터 산타로자(Santa Rosa) 및 산하신토
(San Jacinto)산 주립공원까지 교통수단으로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케이블을 연결한 철탑 5개 중 맨 하
지대 것을 제외한 4개와 종착시설 자제는 헬기가 2만 3천 번을 운반했다니 소름 돋는 인간들이라고 해야
할지 하나님 자식들이라 당연하다고 해야 할지, 참 극성 첨단의 주조물 입니다.
저는 탑승료가 왕복 17달러일 때 마지막으로 올라갔는데 지금은 왕복 30달러 95센트랍니다. 여행비도
그렇습니다. 미 서부의 전 국립공원과 기타 관광지들, 샌프란시스코까지도 관광사들 요금이 지금은 아연
하게 합니다. 가고 또 가서 갈 곳도 없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그것이 기뻐서 여행 상품들을 보고 또 봅니다.
이번 캠프 때 팜스프링에 비가 왔습니다. 비 오는 것은 처음입니다. 강의 후 빌라로 이동해 소갈비 굽고
각종 먹거리 풀어놓고 잔치하는데 잔디밭에 돗자리도 깔지 못하고 갈비 구울 수도 없었습니다.
미주한국문인협회는 초빙한 강사들에게 비행기 표, 호텔료, 캠프 후 2박 3일 여행까지 일절 무료에 사례
비까지 대접합니다. 서너 시간 강의가 무슨 그리 명작들을 낳는 원동력이 되겠습니까. 그럼에도 그리하는
것은 타국에 있는 문협인 만큼 고국과의 연계를 도모하기 위함입니다. 언제나 처럼 이번에도 타주에서
와서 호텔에 머물며 참석한 회원들도 많습니다. 이번에 초빙 되었던 이정록 시인과 박덕규 교수가 약칭
미주문협, 미주문단을 위해 좋은 선물들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정정인시인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평안하셨고요.
미주한국문인협회 여름문학캠프 소식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읽으면서도 머리 속에 풍경이 잔잔하게 그려졌는데
사진까지 올려주셨네요.
가슴이 시원하게 확 트이는 느낌입니다.
미국이 멀게만 생각되어지는데, 정시인님의 소식을 이렇게 접하니까 이웃처럼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고, 좋은 시간들 되셔요.
감사합니다. 목사님도 평안 하셨습니까?
문득 생각이 나면 떠났던 고향 돌아오듯 들어와 한 편의 글을 놓고
아는 척을 해주는 분들의 흔적과 댓글 까지 접하게 되는 이 공간이 참 좋습니다.
더듬어보니 꽤 오래 된 카페가 되어 있네요.
사진을 달리는 버스에서 즘을 당겨 찍었는데 날씨까지 흐려서 시원치가 않습니다.
늘 강녕하시고 언제 미주문협 여름캠프에 함께 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