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날에 소개하지 못한 작물들입니다.
두더쥐 때문에 안질뱅이랑 청양초가 전멸당하고 후작으로 심은 배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생수병으로 바람개비 만들어
두더쥐 길목에 꼽아놨습니다.
두더쥐는 소리에 민감해서 진동소리를 싫어하는데
바람개비가 수시로 달그락 거리며 돌아가는 소리때문에
결국 다른 곳으로 이사했습니다. ㅎㅎ
잔쟁이 홍심이감자랑 늙은 조선오이를 먹고 씨앗을 버렸더니
저절로 알아서 자라주고 있는데
오이는 하나라도 맛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뮤신함량이 가장 높은 둥근대마, 히카마, 아피오스 등
넝쿨성 뿌리작물을 심은 곳입니다.
다른 마들은 잎이 노랗게 물들어 지는 시기인데
둥근대마는 아직도 한 여름인양 줄기의 세력이 엄청납니다.
둥근대마는 씨앗이 달리지 않아 감자처럼 뿌리덩이로 영양번식합니다.
땅이 쩍쩍 갈라지고 있는 걸 보니 캐보지 않아도 밑이 잘 들고 있는 듯 합니다.
건강식품 20위 안에 드는 멕시코감자 히카마(얌빈)
줄기에 달린 씨앗으로 번식합니다.
씨앗은 독성이 있어 식용불가
인디언감자 아피오스
사포닌 성분이 있어 인삼, 밤, 감자 등 여러가지 맛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조선배추 - 상추처럼 일주일 마다 수확해서 국도 끓여먹고
김치도 담가먹고, 세식구 먹기에 남아서 나눠주기도 하고...
부추밭 - 우측부터 삼채, 토종부추, 두메부추, 영양부추(솔부추)
삼채는 뿌리까지 먹는 부추로 생으로 먹기엔 다른 부추들보다 잎이 다소 질긴 편이지만
식이유황 성분도 많고 부추보다 더 맛있습니다.
오이소박이 담가도 맛있고 계란찜에 넣어먹으면 궁합이 딱 맞습니다.
좌측부터 영양부추 두메부추 토종부추
겨울 오기 전에 한번 더 잘라먹을 예정...
좌측 전차무와 우측 반청무
일찍 수확한 후 좌측의 땅콩 수확후 빈 곳과 함께
돼지파와 토종마늘을 두접내외 심을 생각입니다.
전차무를 파종한 곳에는 반청무(?)가 많이 자라고
반청무를 파종한 곳에는 전차무가 자랍니다.
아마도 윗대에서 채종시에 서로 교잡이 되었거나
혹은 잡종강세 육종법으로 개량하여 품종이 고정되지 않은 듯 합니다.
무우는 주로 벌, 나비 등의 곤충들에 의해 타가수정을 하는 작물이라
몇 백미터 이상 격리재배를 하지 않으면 교잡이 잘되는 편입니다.
그래서 종묘사들은 교잡을 피하기 위해
땅덩어리가 넓은 중국에 가서 격리재배를 하여 채종합니다.
가을당근과 담배상추
잎이 두툼하고 식감이 질긴 생채라는 상추와 닮았는데
이 아이는 아삭아삭합니다.
밭 언덕 생땅에 아무 퇴비도 안하고 어금니와 개파리동부를 심었는데
고맙게시리 종자용과 맛보기용으로 조금 되돌려주네요...ㅎ
밭 언덕에 맷돌, 흑목탁, 벌꿀장호박(?) 3종류를 7포기 심었는데
요건 흑목탁호박으로 보이고
요건 생김새는 맷돌같은데 흑목탁이랑 교잡되었는지
팽이처럼 생겼군요.
신품종 팽이호박이라고 등록해야겠네요...ㅎ
이건 타 카페서 나눔받은 교잡종 벌꿀장호박인지 뭔지 하는 호박같고...
여기는 영양파(달래파) 심은 밭
쪽파와 달래의 중간 맛으로
종구는 쪽파와 달리 마늘같이 생겼습니다.
초석잠밭으로 두더쥐가 지렁이를 잡아먹을려고 하두 나돌아 댕겨서
성장을 제대로 못해서 부실합니다.
사물엔 양면성이 있듯이
지렁이가 많으면 땅을 비옥하게 하는 장점도 있지만
두더쥐를 끌어들여 이렇게 농사를 망치는 안좋은 점도 있지요.
토종 백도라지와 참취, 일당귀 심은 밭
도라지 1년생 모종 100개를 만원주고 구입하여 심었는데
꽃 피는 걸 보니 백도라지...
횡재했습니다.
스윗바질도 후손을 남기기 위해 씨앗을 맺고 있습니다.
마늘 수확 후에 6월 하순에 뿌리 달린 고구마순을 심었는데
얼마나 컸는지 흙을 걷어보니 4개월도 안됐는데 벌써 이만큼 컸습니다.
몇년 전에는 뿌리달린 고구마순을 7월 10일에 심었었는데
5월에 심은 것과 별차이 없이 수확한 적이 있습니다.
고구마도 완두콩, 마늘, 양파, 감자 후작으로
이모작 재배가 가능함을 입증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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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다른 분들 밭입니다.
이밭은 울밭 바로 옆밭으로 무경운과 풀과 더불어 기르는 초생농법으로 재배하는 분의 밭입니다.
배추를 심으면 수확할 때까지 봄동배추보다 약간 더 컸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올해는 배추를 안 심고 무우만 심었는데
무우는 다비성작물이 아니라서 그나마 잘 크고 있습니다.
이 밭은 농협퇴비 1포넣고 배추 심어놓고 풀 제거를 안하고 방치한 밭으로
풀을 뽑아내고 나니 달팽이의 집중공격을 받은 게 드러납니다.
풀을 뽑지 않고 풀과 더불어 기르면 병충해 피해가 덜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배추 같은 경우에는 풀밭 근처에 있으면 경험상 달팽이 피해가 극심한 편입니다.
풀에게 양분을 빼앗겨서 성장도 부실하고
질소결핍으로 척 보기에도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마냥 건강해보이지 않습니다.
이 밭은 다른 분의 밭으로 윗분과 비슷한 양의 퇴비를 넣고 배추를 심었는데
저를 따라배워 풀멀칭으로 풀이 나지 않게 관리하고 가물 때 물도 줘서
윗밭이랑 배추의 상태가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곳은 윗밭 중에서 잡초가 우거진 밭둑 인근에 심어진 배추로
풀이 없는 곳의 배추와 달리 달팽이피해도 심하고
멀리 뿌리를 뻗는 잡초와 양분경합으로 배추의 성장이 부실함을
한눈에 알 수있습니다.
이 밭은 다른 분의 밭으로 저와 비슷한 시기에 심었지만
퇴비량의 부족으로 이만큼 자랐습니다.
풀이 없으니 달팽이 피해도 적습니다.
이 밭은 농장에서 무우가 제일 크게 성장한 밭으로
한 줄 두둑에 파종간격을 넓직하게 하여
혼자 양분을 배불리 먹으니 이렇게 크게 자랐더군요.
뽑아서 동치미 담가먹어도 될 정도입니다.
우리의 전통농법은 작물을 길러서 사람과 가축이 먹고
그 농작물을 먹고 배설한 인분과 축분, 깻대 등을 태운 재를 다시 밭으로 되돌려줘서
그걸 작물이 다시 먹고 자라고
그 작물을 다시 사람이 먹고...
이것이 근대까지 행해지던 우리나라 전통 자연순환농법입니다.
지금은 시대가 변해 농촌에도 양변기를 집집마다 거의 사용하므로
똥오줌을 밭으로 되돌려주는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바
친환경 우분이나 계분이라도 사용하여
토양에 양분을 충분히 공급해줘야 작물이 잘 자랄 것입니다.
그런데 밭에 아무런 퇴비도 넣지 않고 풀만 뽑아서 멀칭하여 밭으로 되돌려주는
자연순환농법은 진정한 자연순환농법이 아니라
땅속의 양분을 모조리 빼앗아 작물을 키우는
수탈식농법이라고 본인은 생각합니다.
혹자들은 항생제 성장촉진제 등을 먹여 키웠다고 텃밭에 축분의 사용을 금기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밭에 넣으면 땅속 미생물 등에 의해 분해되고 잡초도 같이 흡수할 것이므로 직접적인 피해가 적을 것이나
만약 땅을 파서 매장하거나 바다에 버린다면 지하수오염과 해양오염으로
사람들에게 보다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첫댓글 ^^구경하기도 벅찬데요
이걸 어찌 다 하셨나요
대단하십니다^^
이제 밤 동안이라도 편히쉬셔요^^
고맙습니다. 보통 일주일에 한두번 가서 쉬지않고 너댓시간 빡씨게 일하고 와야 하는데,
요즘엔 풀도 안나고 비도 자주와서 설렁설렁 일하다가 옵니다. ^^
@자비 원래 부지런하신 분께서는 설렁설렁하신다고하고 게으른 사람이 빡시게했다고 뒤?지는 소리합니다^^
안녕히주무셔요~
@마미 솔직히 말씀드리면 집에선 게으르고 밭에만 가면 부지런하고 그렇습니다. 100% 진실입니다. ㅎㅎ
저도 많은 종류의 작물을 심어서 꾸지람을 듣는데 저보다 더 다양하게 심으신듯 합니다.^^
자비님의 정성으로 작물들이 튼튼합니다.
매년 농사가 끝나고 나면 종류를 줄여야지 생각하는데도 이듬해가 되면 새로운 것들이 몇개씩 늘어나더군요.
다품종소량생산으로 자급하고 여유있는 것은 나눠먹고 있습니다.^^
초보 그것도텃밭하는제입장에서는 정말로 마미님 말씀처럼 구경하기도 벅찹니다 잘모르는제게는많은공부가됨니다 특히 3가지상황의배추를한눈에볼수있게 비교해주신것 정말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제가 감사할 일이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요~ ^^
대단하십니다~~ 돼지파가 뭘까 궁굼합니다. 파는 모종을 부어놓으신 건가요 파종을 하시나요? ^^
돼지파는 줄기가 달래와 닮았고 종구는 미니 자색양파처럼 생겼으며, 쪽파처럼 종구로 심습니다. 김치에 넣으면 김치맛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횟집에 가면 초절임으로 나오는 락교(염교)를 돼지파라 부릅니다.^^
@자비 여기서도 제가 ---음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생생한 그리고 진지한 수업태도가 보이시나요?!
^^
@마미 돼지파 뿌리가 이리 생겼습니다. 맛은 양파와 쪽파의 중간맛으로 충남 홍성지방의 특산품입니다.
요즘엔 양파에 밀려 천대받고 있는 토종이지만 양파대신 넣으면 김치맛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
항생제 축분에 대해선 저도 비슷한 생각이긴 합니다만 혹여 잔여물이 남아 땅에 축적이 될까 사람에게 영향을 줄까 걱정이 됩니다. 유기축산에 대한 관심도 깊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므로 그리 염려하실 필요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미씸쩍다면 잡초를 키워 잡초에게 빨아먹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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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 하나하나에 대한 사진과 자세한 설명 너무 솔깃하게 잘 보았습니다. 잡초와 함께 키운 배추와 잡초를 제거해준 배추 자라는 모습, 달팽이 피해를 줄일수 있는 재배법.... 많은것을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잡초가 득이 되기도 하고, 작물에는 해가 되기도 하는 양면성을 지녔지요. 득이 되는 방향은 잘 활용하고 실이 되는 것은 피하면 잡초도 농사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지요 ^^
다양한 작물과 자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삼채가 깨끗하게 잘 자랐네유.
담배상추 모습을 처음봅니다.
올해는 못심었고 내년을 기대해 봅니다.
무우가 교잡이 잘 되는군유.
지는 모르고 가까이 심었는디 걱정됩니다.
정성들여 가꾼 텃밭 잘 보았습니다.
특히 배추의 비교는 많은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종자를 채종할때만 격리재배하심 됩니다. 기를 땐 꽃이 안피는고로 교잡될 염려없습니다.
저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재배하는 각기 다른 배추의 모습들을 농장에서 6년 이상 보아왔습니다.
제 생각에는 열심히 일하시는 것만이 아니라 다양한 작물의 생육에 관해서도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 지식이 있으신 것 같아 계속 놀라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건 열심히 일만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더라구요. 제 경험으로는.. ㅠㅠ
성공과 실패의 경험이 살아있는 지식이 되겠지요...^^
밭 풍경이 진짜 멋집니다.
저는 수탈식 농법이군요.
그래서 그런지 저희 배추는 비료기가 없어 노르댕댕하네요
다품종 소량생산.순환농법.많이 들어본 얘기인데 저도 공감은 하나, 게을러서 ㅎㅎ.풀뽑는 타이밍도 놓치고 풀씨앗이 주렁주렁ㅠㅠ.거름도 늦게사 웃거름으로 허둥지둥. 투잡하기 넘 바쁩니다.ㅋㅋ
실천하고 계신 자비님~~대단하십니다~~~.
재배 방법 비교 사진
참 인상적입니다
비교된 작물을 보고 자비님 작물을 보니
차이가 완연하네요
자연이 순리대로 자연스러워야 건강하고
순리를 벗어나 억지를 쓰면 황폐지는 것을
똑똑히 보여 주는 사진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