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05월12일(일)경산팔공산관봉(冠峰, 850m) 갓바위 부처 산행 안내

[명산 총무]

- 기도를 잘 들어준다는 산 정상의 갓바위 부처 -

경산의 팔공산 갓바위는 팔공산의 관봉(冠峰, 850m)에 있는 바위로, 갓바위 부처라 불리는 불상이 조각되어 있는 바위입니다. 관봉(冠峰)이라는 한자 이름도 우리말로 ‘갓바위’라는 의미입니다. 갓바위 부처의 정식 명칭은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보물 제431호)입니다.

이 갓바위 부처는 성심으로 기도하면 소원을 꼭 들어준다는 영험한 부처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하기 위해 이 갓바위를 오릅니다. 특히 대학입시에 관련된 소원을 잘 들어준다고 해서 입시철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기도를 하는 곳입니다.

갓바위 부처는 높이 약 4m의 부처상으로, 통일신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관봉 정상에 바위들이 솟아 있는데, 그 중 하나를 깎아서 부처를 조각했습니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의현스님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조각했다고 합니다.

갓바위 부처는 왼손에 작은 약합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약사여래불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나 왼손에 있는 것이 약합이 아니고 엄지손가락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큰 갓을 쓰고 있기 때문에 미륵불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팔공산 일대에 약사여래불이 많은 것을 보면 약사여래불일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갓바위 부처로 올라가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대구시 쪽의 갓바위시설지구에서 올라가는 길과 경산시 쪽의 선본사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대구 갓바위시설지구에서 갓바위로 올라가려면 약 2km의 오르막길을 걸어야 합니다. 중간쯤에 관암사가 있는데, 관암사까지의 1.1km는 차도 다닐 수 있는 임도이고, 관암사부터 갓바위까지의 0.9km는 1,365개의 계단이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길입니다. 관암사까지의 임도길도 중간중간 가파른 구간이 있어서, 이 코스는 전체적으로 가파른 편이어서 쉽지만은 않습니다. 왕복 약 2시간~2시간 반 정도가 소요됩니다. 입구에 보은사가 있고 관암사 아래에 관음사와 광덕사가 있어서 사찰이 많은 길입니다.

경산시의 선본사에서 올라가는 길은 대구쪽 길보다 쉽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선본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선본사까지 약 230m, 선본사에서 갓바위까지가 약 800m 정도입니다. 선본사를 조금 지나면 계단이 이어지는데 계단도 대구 쪽보다는 덜 가파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능 전후, 입시 시즌인 지금 팔공산의 갓바위는 전국에서 온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가벼운 등산코스이기도 하고 선본사와 동화사 등 사찰도 구경하고 갓바위에 소원도 빌 수 있어서 사시사철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소원을 빌면 한가지의 소원은 꼭 이뤄준다’는 영험한 부처님은 이미 전국구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갓바위로 올라가는 주요 코스는 두 곳이다. 대구 쪽 방면에서 올라가는 길과 경산 와촌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와촌서 올라갈 때는 선본사 아래쪽 주차장에 차를 대야 한다. 선본사까지 약 900m의 도로와 인도를 걸어 올라가야 하고, 선본사에서 관봉 정상까지 약 1.2km 정도의 산길을 올라가야 한다. 편도 2km 남짓한 거리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경사가 제법 가파른 편이어서 오르는 길이 마냥 쉽지는 않다. 하지만 힘들면 천천히 가면 된다. 엄마 손을 잡은 어린아이도,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도 천천히 한 걸음씩 오르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오르는 길에 특산품과 각종 주전부리를 판매하는 가판대가 즐비하다. 특히 합격엿을 파는 노점이 눈에 띈다. 사실 이름만 그렇게 붙인 것이지 성분은 일반 제품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다만 구매자의 정성과 마음이 그 차이를 만들 것이다. 수능시험을 치른 자녀가 있는 부모의 입장이라면 ‘합격’이라는 단어가 결코 가볍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상업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당분이 많은 엿은 산행 때 칼로리를 보충해줄 중요한 행동식의 역할도 한다.

한참 계단을 올라 관봉(해발 850m) 정상에 올라선다. 관봉에는 머리에 갓을 올린 불상이 놓여 있는데 그 형태 때문에 갓바위라는 별칭이 붙었지만 정식명칭은 ‘관봉석조여래좌상’이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높이 4m의 거대 석상은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보물 제431호로 지정돼 있다.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 자리에서 사람 사는 세상을 내려다보며 모진 비바람과 풍화에도 당당하게 버티면서 인자한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영험해 보이지 않을 수 없다.

갓바위 부처님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치성을 올리고 있다. 이 땅의 수많은 어머니와 할머니들이리라. 행여나 당신의 정성이 부족해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거나,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할 것을 염려해 이 높은 곳까지 땀을 흘리고 올라와 허리가 아파도 끊임없이 정성을 올리고 있다. 우리가 무탈하고 건강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우리네 어머니들이 올린 정성이 하늘에 닿아서가 아닐 것이다. 우리를 생각하는 정성과 마음 그 자체가 너무도 아득하기 때문일 것이다.

갓바위의 한쪽 벽에서는 사람들이 동전을 바위에 붙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이미 수십 개의 동전이 바위에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동전이 붙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갓바위 부처님은 소원을 들어주는 다양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