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 ‘좋은 시절’ 다시 올까?
2008~2015년 8년 연속 매출 증가…업계, “올 하반기 개선” 기대
공정위 자료를 토대로 최근 20년간 다단계판매업체의 매출액을 살펴본 결과 2008~2015년 8년 연속 매출이 오르면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메르스 사태 등에도 다단계판매의 평균 성장률은 14.4%로 강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 2017부터 2022년까지는 코로나 사태 등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오르락내리락했듯이 업계의 매출액도 등락을 반복했다. 다만 지난 2022년은 역대 최고 매출액(5조 4,166억 원)을 기록했고, 2018년은 판매원 수(903만 명)가 가장 많은 해로 집계됐다. 2023년 매출액은 4조 9,000억대로 추산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0년 초, 4조 원서 2년 만에 1조 원대로
2003년부터 2007년까지는 다단계판매 매출액의 등락폭이 가장 컸던 시기로 나타났다. 2003년 2조 7,521억 원(전년比 -27.8%), 2004년 4조 4,719억 원(+62.5%), 2005년 3조 4,299억 원(-23.3%), 2006년 1조 9,371억 원(-43.5%), 2007년 1조 7,743억 원(-8.4%)으로 2년새 4조 원대에서 1조 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는 당시 다단계판매 전체매출액의 40%가량을 차지한 제이유네트워크, 위베스트인터내셔널의 영향이 컸다. 제이유네트워크는 2004년 매출 1조 6,794억 원에서 2005년 1조 2,341억 원으로, 같은 기간 위베스트인터내셔널은 7,140억 원에서 2,421억 원으로 감소했다. 2006년 이 두 업체가 폐업하면서 업계 전체 매출이 43.5% 감소했다.
이후 다단계판매업계는 8년 연속 매출액이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08년 2조 1,956억 원(전년比 +23.7%) ▲2009년 2조 2,585억 원(+2.9%) ▲2010년 2조 5,334억 원(+12.2%) ▲2011년 2조 9,492억 원(+16.4%) ▲2012년 3조 2,936억 원(+11.7%) ▲2013년 3조 9,491억 원(+19.9%) ▲2014년 4조 4,972억 원(+13.9%) ▲2015년 5조 1,531억 원(+14.6%)으로 다단계판매업체의 매출 통계가 작성된 이래 8년 연속 성장한 것은 이 때가 유일하다.
이 가운데 2008년의 매출이 급증한 이유는 이동통신, 인터넷, IP-TV 등 통신상품의 매출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당시 앤알커뮤니케이션, 디지털씨씨엠, 씨엔커뮤니케이션 3개사의 매출액은 3,469억 9,3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60.8% 늘었다. 특히 이때는 미국 금융위기가 글로벌 신용 경색을 일으키면서 세계 실물경기가 급속히 침체했고,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경제 여건이 갈수록 악화했던 시기여서 다단계판매의 성장이 더 조명되기도 했다.
한국에서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2015년에는 다단계판매 사상 최초 매출 5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산업 종사자 수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단계판매원 수는 2008년 309만 명에서 2015년 796만 명으로 약 2.6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업체 수는 62개사에서 128개사로 2배 이상 늘었다.
통신다단계 중단, 연속 성장에 제동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던 다단계판매 매출은 2016년 0.4% 감소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동통신 3사가 통신다단계 중단을 선언하면서 통신상품을 취급하던 기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2015년 2,000억 원이 넘는 매출로 6위를 기록하고 있던 아이에프씨아이(현 봄코리아)는 2016년 매출이 35.8% 감소하기도 했다.
이후 2019년까지 5년 연속 5조 원대를 유지했던 다단계판매의 매출액은 코로나가 최초 발생한 2020년 4조 원대로 밀려났다. 2020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 감소했는데 이는 2007년(-8.4%) 이후 가장 큰 감소세다. 2018년 903만 명에 달했던 판매원 수 역시 2022년 705만 명까지 감소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다단계판매산업은 세계적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유통산업의 저력을 보여온 업종”이라며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잠재력을 더 축적하는 시기라고 본다. 무등록 다단계에 대한 적발과 처벌이 잇따르고 있고, 코인의 가격이 계속 내려가는 등 내외부 요인이 개선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상황이 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www.mknews.kr/?mid=view&no=40320&cate=A1&page_size=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