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날들을 근사하게 기록하는 법
로라 패쉬비, 인디고, 2023
프롤로그
일상 속 순간들을 음미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잔뜩 찌푸린 날이 며칠씩 계속되던 중 문득 침실 벽을 수놓는 햇빛의 마법, 추운 날 아침 주방 창에 하얗게 서린 성에, 혹은 문 앞 도어매트 위에서 뜻밖에 발견한 사랑스럽고 익숙한 손 글씨가 적힌 편지까지 소소한 이야기는 대단할 건 없지만 한밤의 반딧불이나 한겨울 나뭇가지 끝에서 반짝이며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찬란하게 빛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세심하게 관찰해서 발견한 장면들, 마음에 품은 작은 비밀들과 내면을 밝게 비추는 추억들을 담고 있지요. 소소한 이야기는 우리를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게 만들고, 매일같이 기쁨을 경험하게 해주며, 그리고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은 일상의 순간들이 되어 우리로서 존재하게 해주는 소중한 이야기입니다.
소소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지 못하면 소소한 이야기 역시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그것들을 알아보지 못하면 그대로 저 멀리 날아가버릴 테지만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배우면 빠짐없이 모아서 고이 곁에 둘 수 있습니다. 나른한 오후의 공기 속에 둥둥 떠다니는 걸 붙들 수도 있고 길 너머로 나직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처럼 직감하고 따라가 볼 수도 있죠.
소소한 이야기는 온종일 어느 순간에나 존재합니다. 버스 뒷좌석에서 혹은 조용한 카페 한구석에서 가장 좋아하는 의자에 몸을 파묻고 있다가 마주칠 수도 있고 아끼는 책에 얌전히 끼워져 있는 걸 발견할 수도 있어요. 눈 내리는 아침이나 비 내리는 오후에도 우리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는 게 바로 소소한 이야기입니다. 잊고 있던 뭔가를 주머니에서 발견하는 순간, 햇빛이 찬란하게 빛나는 커튼을 열어젖히는 순간, 서랍 뒤편에서 우연히 뭔가를 끄집어내는 순간 같은 거죠.
삶의 소소한 이야기를 포착하고 기록하기 위해서는 일상의 속도를 의식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잠시 멈춰 서서 익숙하고 평범한 일들 속에 있는 순간을 알아차려야 하니까요. 삶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건 진정 소중한 것을 아끼고 추억으로 만들며 삶을 창의적으로 포착하고 우리를 우리로 존재하도록 하는 게 무엇인지 발견하는 행위입니다.
지난 10년간 나는 글과 사진을 이용해 내 삶의 소소한 이야기를 공유해 왔어요. 그 과정에서 창의력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커리어도 쌓았습니다. 세상을 보는 시각은 물론,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바뀌었고요. 스토리텔링을 향한 여정은 피곤하고 조금은 지루하며 자존감은 바닥에 떨어진 초보 엄마 시절 나만의 블로그를 만들면서 시작됐습니다. 내 삶의 소소한 이야기를 공유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일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누군가와 공유할 만한 재밌는 일이 전혀 없다는 느낌 따위는 더 이상 갖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름답거나 가슴 아픈 순간을 발견하는 법을 배우니 따분했던 일상도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그 일상적인 순간들에 열광하게 되었죠.
나는 내 창의성을 직접 시험해 보기로 하고 삶의 이야기를 공유했습니다. 주방 테이블 위의 시시각각 변하는 소품들, 공예와 책을 향한 애정, 그리고 나를 둘러싼 세상의 소소한 것들을 다 기록했죠. 덕분에 다른 스토리텔러들과 인연을 맺고 우정도 쌓을 수 있었어요. 나의 블로그 활동은 인스타그램으로 이어졌고 다양한 기회를 내게 선사해 주었습니다. 각종 잡지와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기고했고 여러 브랜드와 콜라보 작업을 진행했으며 직접 찍은 사진을 판매하기도 하는 등 이야기를 전하는 프리랜서로 입지를 다져 왔죠. 이후 일어난 모든 일은 나의 이야기가 공유할 가치가 있고 나의 고요한 목소리 역시 영향력이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생긴 결과라고 진심으로 믿어요.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고 내가 누구인지도 깨달았습니다. 이 모든 건 소소한 이야기에서 시작되었죠. 이토록 소란한 세상에서 당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두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나 역시 그랬으니까요. 이 책에는 창의적이고 의식적이며 사려 깊은 스토리텔링 방법이 소개되어 있어요. 이 책을 통해 소소한이야기가 품은 힘에 눈뜰 수 있음을 보여 줄겁니다. 당신도 삶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음미할 수 있으며, 당신의 이야기를 통해 타인과 연결될 수 있어요. 카메라, 종이와 펜만 있으면 스토리텔링 연습을 시작할 수 있으니 이 책을 읽는 동안 카메라(휴대폰 카메라로도 충분해요),
연필과 노트를 마련해 보세요. 노트는 우리의 소소한 이야기를 써내려갈 공간이에요. 노트가 아니라 일기장, 다이어리, 스크랩북, 어떤 형식이어도 상관없어요. 종이에 쓰든 노트북이나 휴대폰에 문서로 저장하든, 또 떠오르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날려 쓰든 혹은 매일의 기록을 성실하게 남기든 글을 쓴다는 행위는 기억하고 기록한다는 한 가지 동일한 욕구에서 비롯됩니다. 이 책에서 나는 '일기장'과 '노트'를 혼용할 거예요. 일기를 쓴다는 건 부담스러울 만큼 열심히 영혼을 탐색하는 행위처럼 들릴 수 있지만 결국은 노트에 글을 쓰는 행위에 불과하죠. 수많은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습관처럼 규칙적으로 반복할 때 최대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하지만 하루 혹은 며칠 좀 못 쓰게 되더라도 상심하지는 마세요. 며칠이 빠지더라도 당신의 소소한 이야기를 모두 합쳐 놓으면 큰 그림이 그려질 테니까요.
소소한 이야기는 얼핏 아무것도 아닌 듯 하지만 사실 모든 걸 의미해요. 그것들이야말로 우리를 놀라게 하고 기쁘게 하며 또 때로 마음 아프게 하니까요. 나는 내 삶의 소소한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함으로써 삶의 조각보를 만들고 그 결과 삶 전반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구축해 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내가 진짜 누구인지 드러내는 일대기일 수 있어요.
당신의 삶을 구성하는 소중한 조각들을 모아 빛을 비춰 보면 어떤 이야기들이 보일까요? 소소한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지뿐 아니라 왜 전달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당신만의 고유한 창의력을 발견하고 일상의 소중한 순간을 포착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 세상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데 이 책이 출발점이 되길 바라요. 삶의 디테일은 중요합니다.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공유하면 새로운 관계, 아름다움과 기회의 세계가 열릴 테니까요. 그리고 이 책이 바로 그 방법을 알려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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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겐 당신만의 이야기가 있어요
당신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지녔고 사람들에게 들려줄 준비도 돼 있어요. 내가 이렇게 단언하는 건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는 우리가 인간이기에 의심할 바 없는 진실입니다. 게다가 이 책을 펼쳤다는 것 자체가 당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낼 준비가 됐음을 의미해요. 조심스레 스토리텔링의 여정에 나서는 당신의 손을 내가 잡아 줄게요. 나와 함께 걸어가 보겠어요? 스토리텔링은 관심을 기울이는 데서 시작해요. 관심은 스토리텔링이 시작되는 지점이며 관심을 기울여야 나만의 관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지만, 사실은 세상의 온갖 것들이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 소리치고 있어요. 당신의 관심은 그중에서 선택한 대상을 드러내고 또 변화시킬 수 있는 축복과 같죠. 어떤 대상에 빛을 밝혀 줄 것인가는 당신이 결정하는 겁니다. 당신을 둘러싼 세상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삶의 여러 소소한 부분들을 더 깊이 있게 인식하게 돼 감탄할 일도 그만큼 많아질 거예요.
스토리텔링을 위해 필요한 건 간단한 도구 몇 개에 불과해요. 이 책을 읽을 때 노트 한 권과 펜 한 자루를 준비해 두면 좋을 거예요. (디지털 기기를 선호한다면 휴대폰의 메모 어플을 사용해도 좋아요.) 멋들어진 새 노트가 부담스럽다면 저렴하고 투박한 연습장을 준비하세요. 뭔가 그럴듯한 명언들만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한결 줄어들 겁니다. 그래도 여전히 부담된다고요? 그럼 첫 장은 그냥 넘기고 두 번째나 세 번째 장부터 시작해 보세요. 이 일기의 주인은 바로 당신입니다. 학교나 직장에서 글을 쓸 때 가졌던 태도, 더 잘 쓰고 싶어 안달하던 마음은 접어 두세요. 어떤 말을 쓸지, 온전한 문장을 구사할지 말지, 깔끔하게 쓸지 다른 식으로 할지는 순전히 당신의 선택이에요. 글쓰기를 실력의 관점에서 보지 말고 당신 안에 있는 무언가라고 생각하세요. 당신의 심장에서 눈앞의 종이까지 연결된 길이라고 말이에요.
나만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글과 사진을 함께 활용할 거예요. 사진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상당히 강력한 도구이고,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매체예요.
[중략]
나는 필름으로 사진 찍고 인화하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고유한 감성을 언제까지나 사랑할 테지만 요즘엔 사진을 대부분 디지털 카메라, 그중에서도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요. 휴대폰 카메라도 소소한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전혀 손색없는 도구죠. 몇 장이든 무제한으로 찍을 수 있는 데다 어떻게 찍혔는지 바로 볼 수 있어 다양한 시도도 해 볼 수 있으니까요. 이 책에서 나는 휴대폰 카메라 (혹은 애용하는 다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과 일기를 활용해 일상적 순간에 깃든 소소한 이야기를 기록하는 법을 알려 줄 거예요.
스토리텔링의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어디서 시작할지 결정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다들 아실 거예요. 나는 최대한 작고 사소한 것에서 시작하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바로 지금 이 순간 당신 곁에 있는 대상에서 영감을 떠올려 보라고요. 차 한 잔에서 시작해 보는 건 어때요? 차 한 잔혹은 당신이 좋아하는 뜨거운 음료든 무엇이든 좋아요)은 매일 같이 대하는 단순한 아이템이니까요.
일단 눈앞에 찻잔이 있어요. 아마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찻잔이겠죠. 매일같이 사용해 이가 빠졌을 수도 있고, 새로 장만한 거라 광택이 살아 있을 수도 있어요. 여행지나 휴가지에서 기념품으로 샀거나 선물로 받았거나 도예 장인으로부터 큰맘 먹고 구입했을 수도 있을 테고요. 찻잔 안에는 뭐가 들었나요? 차, 커피 허브차? 유제품 섭취를 줄이는 중이어서 귀리 우유를 대신 넣었나요? 에너지 충전을 위해 설탕을 첨가한 건 아니고요? 뜨거운 음료는 연한 것과 진한 것 중 어떤 걸 좋아하나요? 당신이 차를 마시려고 찻잔을 집어 드는 바로 그 순간 이야기가 시작돼요. 마시고 있는 장소가 집의 주방 테이블인가요, 아니면 카페, 공원 벤치, 사무실 혹은 대기실인가요? 차를 목으로 넘길 때의 기분은 어때요? 생기가 돌고 수분이 충전되는 듯한가요 아니면 편안하게 격려를 받는 기분인가요? 하루 중 차를 마시는 시간이 정해져 있나요? (요크셔에 거주하는 우리 할머니는 구십 평생 정확히 매일 오전 10시에 커피를 드셨어요.) 차를 마실 때는 누군가와 함께 있나요, 아니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인가요? 당신의 찻잔, 그리고 차 마시는 그 순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이렇게 작은 이야기를 촘촘하게 구성하는 디테일들이에요. 내가 마시는 차는 진하지만 우유가 들었어요. 찻잔은 내 작은 다락방 사무실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책들 꼭대기에 놓여 있죠. 나는 다른 가족들이 여전히 꿈속을 헤매는 이른 시간에 일어나 글을 씁니다.
들리는 소리라고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그리고 정원 맞은편에 우뚝 솟은 너도밤나무 잎이 바스락대는 소리뿐이죠. 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치 대양의 파도가 속삭이는 것 같아요. 찻잔은 수년 전 시인 딜런 토머스의 고향이자 안개 자욱한 신비로운 마을 로언에 여행차 들렀다 구입한 거예요. 파란 줄무늬와 모양이 한때 딜런 토머스가 작업할 때마다 사용했던 머그잔과 똑같아요. 목재로 마감된 그의 작업실은 환한 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벽에는 빛바랜 사진들이 꽂혀 있으며 바닥에는 구겨진 종이들이 나뒹굴었죠. 이제 내 머그잔은 이가 빠지고 유약도 갈라진 데다 색도 바랬지만 여전히 애정해요. 딜런 토머스의 시가 떠오르기 때문이죠. 단어들을 무작위로 조합해 놀라우면서도 아름다운 이미지와 의미를 창조해 내는 그의 시 말이에요. 그의 작품이 갖는 매력이 그의 책상과 나의 책상에 똑같이 올려져 있는 머그잔을 통해 내 책상에까지 전달되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나는 노트북 앞에 앉아 작업할 때면 시인의 머그잔으로 차를 마시는 기쁨을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차 한잔은 인기가 좋은 시각적 주제입니다. 둥글고 친근한 머그잔에서 김이 폴폴 솟아오르는 풍경은 무엇보다 예쁘니까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바로 차 한잔이 갖는 보편적 상징성이에요. 고요하고 편안한 순간을 나타내는 거죠. 이렇게 누구나 알고 있는 상징이라도 외형은 끝없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한 손으로 머그잔을 만지작대는 모습일 수도 있고 테이블 한 편에 작은 꽃다발이나 책, 다 먹은 아침 그릇, 신문, 혹은 케이크 한 조각이 놓인 모습일 수도 있죠.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아주 소소한 일이라도 수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바로 당신만의 방식으로 말이죠.
내가 지난 10년간 스토리텔링에 전념하면서 깨달은 건 매일이 마법이라는 사실이에요. 비록 수많은 할 일 목록, 가야 할 곳, 만나야 할 사람 등 바쁜 일상에 치여 놓치기 일쑤지만 한 줄기 빛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평범한 축복'으로 가득합니다. 늘 당연하게 여기다 잃어버릴 위기가 닥친 후에야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축복 말이죠. 이처럼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평범함과 끊임없이 추구하는 특별함 사이에는 갈등이 일어납니다. 소설가 대니 샤피로가 말한 것처럼 "특별하고 극단적이며 뭔가 이례적인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느라 평범함을 놓친다면 그야말로 내 삶을 놓치고 마는 거죠. 삶의 자질구레한 일들 가운데 마법이 숨어 있음을 깨닫기 위해 할 일은 한 번씩 좀 더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것뿐입니다.
나는 베개에 아른거리는 아침 햇살, 고요한 새벽을 깨우는 우유병 소리에서 마법을 발견합니다. 창문을 여는 순간 느껴지는 흙 내음에서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낄 때도 마찬가지죠. 일상의 마법이 우리 각자에게 의미하는 바는 다르겠지만 별것 아닌 순간이든 중요한 순간이든 언제나 거기 있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우리 삶의 나날에 반짝이는 실 한가닥이 엮여 있는 거죠.
우리가 매일 하는 선택, 즉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며 누구와 만나는지 등은 우리에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포함해 우리에 관한 정보를 간접적으로 드러냅니다. 삶은 셀 수 없이 많은 날이 얽히고설켜 구성됩니다. 평범한 날이라고 해서 간과하거나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하루하루가 소중하죠. 작은 순간들이 모여 각자에게 고유한 패턴을 형성하고 그 결과 온전한 자아를 찾을 수 있어요. 조금만 여유를 갖고 눈을 떠 주위를 둘러보면서 이 같은 일상의 마법을 찾아볼래요?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면 평범한 것들 사이에서 특별한 뭔가를 예기치 않게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별 볼일 없는 굴 껍데기 안에 빛나는 진주처럼 말이죠.
쓰기 연습
일상을 섬세하게 기록하기 위한 목록부터 만들어 보세요
우리 삶의 소소한 순간들,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일상적 마법을 온전히 경험하려면 발견하고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이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목록 작성입니다. 목록은 축약된 형태의 스토리텔링이에요. 생각과 관심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죠.
느낌, 감각, 관찰하거나 생각한 바를 재빠르게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우선 당신이 새롭게 발견한 다섯 가지를 적어 내려가 보세요. 물론, 더 많이 적어도 좋습니다. 이때 당신의 감각에 집중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가령 이런 식이죠.
• 들리는 소리
• 오늘 발견한 파란색의 대상 (혹은 원하는 다른 색상도 가능)
• 오늘 맛본 것
* 집을 떠올리게 한 향기
• 오늘 행복했던 순간
• 걸을 때 보았던 다양한 질감
• 집에서 햇살이 아른거리던 지점
• 지금 가장 좋아하는 단어
* 오늘 느꼈던 계절감(예. 여름)
목록 작성은 쉽고 빠르며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만큼 글쓰기의 좋은 출발점입니다. 만약 묘사해 보고 싶은 광경이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너무 어려울 듯해 부담스럽다면 연관된 단어의 목록을 작성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일기 혹은 스토리텔링을 위한 주제와 아이디어를 모으는 데 목록 작성만큼 좋은 방법도 없어요. 짧은 목록을 여럿 만들어도 좋고 일기장(혹은 휴대폰 메모장)의 한쪽을 통째로 할애해 '일상 속 마법 같은 순간'처럼 특정 목록을 작성한 뒤 추가해도 좋습니다. (17-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