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릴 없이 잃어 버린 태평소 대신 옛날 내가 불었던(?) 태평소를 가지고 현장에 가서 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머나먼 파주 그것도 민통선 넘어 전진교 건너 들어갈 때에는 주민등록증을 제시해야하고 사전에 '예통'- 뭔가 사전에 통고를 했다는 뜻같은 이라고 외쳐야 도강을 허락하는 장소 --- 휴전선 근처까지 가기위해 시동을 걸기 직전의 일이었습니다.
집사람이 전화를 하면서 깔깔 웃더니 악기통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된장
'어디 있었어'
악기는 내 방에 있었는데 겉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깊숙한 곳에 처박혀 있었고 마침 방에 있던 책상 등 구조변경을 위해 짐을 옮기던 중 발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휴
.
.
내 자신에게 화가 났던 것은 잃어 버리지 말아야할 것을 잃었다는 자책감, 상실감 등 복잡한 심경이었는데 물건을 찾았다니 다행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이번에는 코 앞에 두고도 왜 찾지 못하였는가?하는 것에 다시 허망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결국 악기를 잃어버렸을 때 느닷없이 떠오른 영어 문구
< Lost for get -- 얻기 위해 잃어 버림 >
가 이른 시간에 실현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태평소가 두 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