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이 눈이 또 똥그래졌다.
- 그래서? 응? 그래서 김민석이랑 키쓰했단 말야? 엉?
- 아니아니, 우진이가 지랄을 해서,... 그냥 카메라가 돌아가꾸
키스한 시늉만 했어...
- 에이...
여정이가 아깝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그래... 나두 쫌 아깝긴 해..
우진이 새끼 안 쫓아 왔었으면... 김민석이랑 키스 하구 좋았을
텐데.. 캬캬캬.. 아구아구.. 최우진 들으면 칼 갖구 쫒아 올 소릴..
- 근데.. 너 인터넷에서 난리드라... 니 맥주 광고 떴다니까..
- 어그래?
- 어.. 인터넷 사이트 들어가봐. 니 카페도 생겼대..
우와~!!
- 정말이지? 정말~
- 글타니까... 넌 조오켔다... ㅜㅜ
- 근데 왜 울어..
- 부러우니까 울지 썅년아~!~~! 넌 이렇게 잘 나가는데.. 난 이게 머
냐,,,
- 니가 머... 너 남자친구 또 바뀌었다며?
- 응... 히히히
여정이는 언제그랬냐는 듯.. 웃으면서 남친 자랑에 침이 말랐다.
띠리리~
- 여보십니다.
- 모양씨. 어디야? 스케쥴 빡빡한데 어디서 놀고 있는 거야!!!
헉... 무서운 국파씨.. 우진이 앞에선 말두 잘 못하면서 나한텐 무지
하게 무선 놈...
내가 가방을 챙기며 일어나자,
- 머야.. 벌써 가야 되는 거야? 우씨.. 친구가 유명해지니까.. 안 좋
구나...
여정이 년이 입 댓발 내밀면서 일어났다.
- 내가 밥 값 낼게... 미안해애..
- 허겅.. 당연한 거 아니냐? 돈두 많이 벌면서.. 췟..
하하하... 그래 맞다. 나 돈 잘 번다. 우히히히...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기획사로 가보니, 사장년이 우진의 의자 팔걸이
에 앉아서 우진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다. 흐익... 이게 뭔 꼬락서니여!
- 어 모양씨 왔어?
사장년이 나한테 인사를 하면서도 전혀 포즈를 바꾸지 않는다.
나는 괜히 우진을 한 번 꼴아봐 줬다. ㅡㅡ
- 넌 어디서 노닥거리다가 이제 오냐?
- 내가 어디서 누구랑 몰 하던 무슨 상관이십니까?
- 어쭈우~~
어쭈는 무슨 이 나쁜 새야..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새꺄!!
- 어. 모양씨 오늘 패션잡지 촬영 있어요. 얼렁 갑시다.
- 네에..
대답을 하면서 우진을 한 번 쳐다봤다. 오늘은 안 따라오냐?
- 어, 나도 오늘 청바지 cf 촬영 있어. 잘 갔다와..
우와..청바지? 좋겠다...
우진은 성의없이 인사만 틱 던지고 뭐가 재밌는지 사장뇬이랑 낄낄
거린다. ㅠㅠ
벌써 겨울 옷을 입히고 사진을 찍는 구나... 아우 조명때매 더워
죽겠다. 씨이...
나는 가만있는 무표정보다 웃는 게 이쁘다고 자꾸 웃으라고 시켰다.
하루종일 가짜로 웃엇떠니 볼에 경련이...
파김치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오랫만에 TV를 보는데 내 맥주
광고가 디게 자주 나온다. 사람들이 얘기할 만도 하구나...
띠리리~
아싸 기다리던 우진이 전화다!
- 여보십니다. 오빠~~
나는 안하던 콧소리를 냈다. 그만큼 반가웠다. ㅜㅜ
- 어, 모양씨?
헛.. 이건 어느 계집의 목소리냐....
- 네,, 누구세요?
나는 앙칼진 목소리로 물었다.
- 하하.. 나야 나. 사장.
헉.. 이뇬이 왜 지금 우진이랑 같이 있는거야?~!!!!!
- 네에. 안녕하세요..
- 응.. 우진씨 지금 좀 많이 취했거든?
헉.. 개년이 우진이한테 왜 술을 멕이고 지랄이야!!!
- 아 그래요?
- 우진씨 집이 어딘지 말을 안하네... 집에도 안 간다고 하고...
어라라.. 이 새끼 머하자는 플레이지?
- 거기,, 어딘데요?
- 아니.. 올 필욘 없구... 우진씨 집이 어딘지나 알려구 전화 한거야..
미쳤어? 미쳤어? 내가 우진이 혼자 사는 그 집을 알려줄 성 싶으냐?
이 늙은 구미호 같은 년아~!!
- 아아 아니예요.. 제가 갈게요. 금방이면 되요..
아씨..이렇게 다급하게 말할 필욘 없었는데...
- 호호.. 그럴래요? 하하.. 어유 모양씨 우진씨 엄청 챙기네에...
전화를 끊고 압구정동까지 휭하니 택시를 타고 갔다.
사장년이 말한 빠로 가니, 우진은 정말 많이 마셨는지 팔로 머리를
괜 채로 ... 그러고도 양주를 스트레이트로 들이키고 있다.
- 오빠...
- 어, 모양씨 왔어?
사장뇬도 좀 취했는지 혀가 꼬부라져 있다. 전화상으론 몰랐는데...
- 네에.. 오빠,.,,, 오빠 나 왔어...
우진은 나를 보더니, 희미하게 웃는다.
- 어, 모양이 왔네... 모양이 왜 왔어? 오빠 걱정되서 왔어?
그러면서 나를 옆자리로 끌어 앉힌다.
- 빨리 일어나.. 집에 가자... 왜캐 술을 많이 마셨어욤...
- 어.. 오빠 술 많이 마셨어.. 미안.. 미안 모양아..
그러면서 우진이 내 얼굴을 쓰다듬는다.
- 허... 정말 둘이 많이 좋아하나부다... 모양씨.. 부럽네..
사장년이 눈을 깜박이며 우울하게 말했다. 부럽긴.. 난 니가 부럽다.
이년아...
- 그럼... 나 먼저 간다. 우진씨 잘 부탁해~
사장뇬이 휘릭 휘릭 빠를 나갔다.
나는 망연자실... 계속 술을 마시는 우진을 보고만 있었다. 왜 그러는
거지? 오늘 촬영이 잘 안됐나?
- 오빠... 오늘 촬영은 잘했어여?
- 그럼 그럼... 끝내줬지... 같이 찍은 여배우가 홀딱 가드라...나한
테.. 흐흐흐..
우씨... 짜증나...
- 빨리 일어나요.. 인제 가야져.. 내일도 촬영 있을텐데...
내가 우진을 일으켜 데리고 나가는데..
- 어, 쟤... 맥주 광고에 나오는 박모양인가 하는 애 아냐? 어머,
애인인가봐...
저쪽에 앉아있던 손님들이 나를 알아본다. 우... 벌써 알아보기 시작
하네... 빨리 데꾸 나가야지...
그런데 우진이 획 돌더니,
- 네에.. 내가 박모양 애인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꾸벅-)
- 에이씨 왜 이래요.. 빨리 나가요...
비틀대는 우진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우진은 나오자마자, 길 바닥
에 철푸덕 앉아버린다.
우선 택시부터 잡아야 겠다. 도데체 얼마나 마신거야?
택시기사와 겨우겨우 우진을 차에 태워 우진의 집으로 왔다.
택시부터는 경비아저씨의 힘을 빌어 우진의 집으로 올 수 있었다.
우진을 침대에 눕히고, 물을 한 잔 떠왔다.
- 오빠.. 오빠.. 물 마셔여... 옷두 벗어야지.... 그냥 자면 어떡해요.
우진이 풀린 눈을 어렵게 뜬다.
- 모양이네...
머래.. 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여까지 데꾸 왔는데.... 이씨!!!
- 모양아...
- 네에..
- 모양이 오빠 좋아해?
우이.. 쪽팔리게..
- ...
- 우리 모양이 오빠 좋아하지?
- 네에..
- 모양이 오빠 옆에 있을거지?
- 끄덕..
- 모양이 오빠 떠나면 안돼. 알았지? 그럼 오빠 죽어..
헉...
- 오빠 옆에 있을게요.. 그럴게요...
우진은 그제서야 또 희미하게 웃으면서 잠에 빠졌다.
나는... 가만히 잠든 우진의 얼굴을 보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우진이를 불안해 하는 만큼 우진이도 내가 불안한 걸까?
바보... 난 정말 우진이 밖에 없는데... 바보 바보...
다음날은 아침부터 쇼프로그램 촬영이 있었다. 우우.. 첫 티비 출연이
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미팅 프로그램이었다. 우진이 알면 또
난리난리 치겠지...
우진은 아직 자는지.... 전화가 없다. ㅜㅜ
촬영장에 가서야... 출연진이 누구누군지 알 수 있었다.
우와.. 잘나가는 가수, 탤런트가 다 나오네.. 요새 추종을 불허하는
섹시여가수가 제일 눈에 띄었다. 역시... 섹시해.. ㅜㅜ
이 프로그램은 삼주에 걸쳐서 중간 선택을 3회 하고, 4주째에 최종선
택을 하는 프로다. 그럼 어쨌든.. 4주는 고정출연인거시다. 우헤헤..
만약 한 명도 나를 선택하지 않는 다면... 으으으으.. 쪽팔려.. ㅠㅠ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요새 잘 나가는 모델겸 탤런트인 김세희가
다가왔다.
- 어어. 못 보던 얼굴이네요..
- 네에.. 안녕하세요.. 신인이예요.. 박모양이라고 해요..
- 어머, 이름 특이하다...
- 그런 말 자주 들어요.. 헤헤...
김세희는 나보다 두 살이 많았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맘이 잘 맞는다. 보기엔 싸가쥐 없게 생겼는데 아니네..
괜찮은 사람 같다. ^^ 야호! 이제 나두 연애인이랑 친해졌다!!
- 그런데 모양이 너는 (말 까기로 했다) 남자 출연자 중에 누가 좋아?
으음... 가수 준, 배우 강현석, 모델 신치로, 그룹멤버 이영호...
다 좋은데... 다 멋있구....
- 글세.. 모르겠어염.. 언니는요?
- 나는 강현석...
- 너 강현석 찍으면 안돼애..알았지?
윽... 은근히 강압적이네...
- 네 알았어욤...
난 어차피 다 좋으니까...^^
촬영이 시작되었다. 우아.. 여자건 남자건 견제가 끝내주네... 다들
카메라가 돌때는 웃으면서, 카메라에 안 잡히면 째려보고 난리다. ㅜㅜ
무서워서 이거 머 하겠냐...
다른 여자연애인들은 서로 한 마디 더 할라고 아주 기를 쓰고 있다. 이
러다간 나는 다 편집되고 한 컷 도 안나가게 생겼네..
- 박모양씨는 요새 떠오르는 광고 모델인데요... 개인기 하나 보여주시
죠...
윽.. 드뎌 엠씨가 나에게 말을 걸어주었건만... 흑.. 개인기 없는데..
- ....
다들 기대에 찬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다.
- 네? 자.. 박모양씨에게 박수~!
짝짝짝!!
어쩌지? 난감해 죽겠네..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른다. 삐질삐질...
- 음... 저 개인기 없는데요...
헉.. 머야... 하는 눈빛으로 모두들 나를 본다...ㅠㅠ
- 에이... 개인기 하나쯤은 필수죠.. 하나 보여주세요 그러지 말고..
엠씨 놈이 끈덕지게 물고 늘어진다. 썅~!!
- 어... 그러면... 제가... 이주일 아저씨가 ....어.... 노무현 대통령
이랑 얘기하는 거... 보여 드릴게욤..
허거덩.. 대체 생각이 있는 년이냐? 박모양? 어떻게 된게 머리를 거치
지 않고 말로 나갈 수가 있는 거냐...
- 아 좋습니다.. 좋아요..
또 기대에 찬 표정들...
큼큼... 제발 편집 되길...빈다. ㅜㅜ
- 어, 노대통령... 담배... 끄넜냐?
맞습미다 마꾸요.. 담배....끄너야.. 삽미다..
침묵... 흑흑....
- 끝났거든요?
사람들의 굳은 표정이... 나를 무너지게 한다. 으허헝...
그제서야 사람들이 못 이긴 척 우헤헤 웃어준다. ㅜㅜ
- 네 아주 똑같네요.. 두 분 다...
엠씨가 어이없는 멘트를 해서 사람들이 박장대소 한다. 으으... 첫
출연에 바보가 되어 버렸다. ㅠㅠ
다음은 댄싱겨루기.. 춤이라고는... 개다리 춤이 고작인데.. 흑흑..
남자와 여자가 한 팀이 되어서 춤을 추란다. 다른 팀들은 난리가 났다.
우와.. 춤은 기본인거구나.. 정말들 잘 춘다. ㅜㅜ
드뎌 나와 모델 신치로가 춤을 출 차례...
음악이 시작되자마자 신치로는 화려한 댄스로 기선을 제압한다. 내가
뚱하니 박수만 치고 있자, 신치로가 내 앞으로 와서 섹시한 눈빛을 흘
리며 유혹(?)한다. 으.. 몰겠다. 어차피 망가진거... 나는 대충 팔 다리
를 흔들었따. ㅜㅜ 춤이 끝나자... 마자... 불타는 문어...라는 끝내
주는 별명을 얻어버렸다. 으으... 날 죽여주세여..
한쪽에서 보고 있던 국파는 어이없단 듯이 날 꼴아 보고 있다. ㅡㅡ
마지막 코너인 .. 자유 대화...
- 우선 묻고 싶은 질문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자 시작하시죠.
- 준씨.. 에게 물을게요.
섹시 가수 한채련이 말했다. 우와.. 준한테 관심있었어?
- 네.. 물어보세요..
준이 웃으면서 말했다.
- 어떤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하세요?
- 이를테면?
- 이를테면.. 섹시한 스타일이라든가 (웃음..) 청순한 스타일이라던가..
- 아아.. 전... 귀여운 스타일의 여자가 좋습니다.
한채련의 얼굴이 싸악 굳는다. 하하.. 이거 보고 있는건 재밌구나...
- 전... 강현석씨..
드뎌 김세희가 작업을 시작했다.
- 강현석씨는 저 .. 어떠세요?
우와... 왠만한 자신감 없으면 저런 말 못하지 않나?
강현석은 당황스럽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면서
- 아, 좋지요.. 저야..
득의만만한 표정의 김세희.. 넌 좋겠다. 김세희...
여러명의 질문이 계속 되었지만.. 나에게 묻는 놈은 한 놈도 없었다.
그렇지.. 이렇게 병풍처럼 가만히 있다가 끝나는 구나.. 잘하면 사주까지
가지도 않고 짤리겠다. ㅜㅜ
- 박모양씨..
헉... 나다.. 나다...
- 박모양씨는 애인 있습니까?
억.. 왜 나한텐 저런 걸 묻는 거야?
나는 반사적으로 국파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국파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손을 뻗어 정신없이 흔들어 댄다. 안돼 안돼 라고 입모양으로 말하면서
- 어..없어요...
후우... 국파의 안도하는 얼굴.. 그치만... 우진이 이걸 보면... 큰일
이다....
첫번째 중간 평가시간...
남자들이 한 줄로 서 있는 여자들 중 맘에 드는 사람 뒤에 가서 서
는 거다. 다음주에는 여자가 남자를 택한다. 으휴.. 제발 한 명만
와다오... 두명은 바라지도 않는다. ㅜㅜ
마지막으로 여자들에게 한 마디씩 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우이.. 정말 나두 말 참 못한다. ㅜㅜ
뒤로 돌아 눈을 질끈 감았다. 두둥 두둥 하는 음악이 나오고... 정말
떨렸다. 뒤를 돌았을때 아무도 없다면.. 난 정말 고개 들고 밖에 못
나갈텐데... 벌써 내 귀엔 우진의 비웃음이 왕왕 들린다. ㅜㅜ
- 자아 여자분들 뒤로.. 도세요~!!
윽.. 못 돌겠어 못 돌겠어...
- 박모양씨 뒤로 도세요~!
아씨..다들 돌았나부다... 빙그르르... 뒤를 도니...
만세 만세~!!! 신치로와 준이 내 뒤에 서 있다. 이게 웬 일이니???
-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쪽팔린 줄도 모르고 꾸벅 꾸벅 구십도로 인사를 했다.
한채련은 똥 씹은 표정이다. 거의 울먹 울먹이다.
김세희는 강현석이 자신을 택한게 당연하다는 듯 씨익 웃으면서 나를
보고 눈을 찡긋한다.
- 모양이 너 인기 많구나!
- 에유,, 다들 불쌍해서 저 택해준 거예요..
촬영이 끝나고 김세희와 나는 근처 떡볶기 집에서 떡볶기를 먹었다.
역시 김세희는 인기가 많았다. 여기저기서 사인 해 달라고 몰려들어
서 떡볶기는 거의 내가 다 먹었다. ㅜㅜ
띠리리~
- 오빠~
- 어.. 어디냐?
- 저 여의도요..
- 여의도 어디?
- MVS 방송국 4거리 떡볶기 집이요.
- 알았어. 20분만 기다려..
- 누가 온대?
- 네..
- 누구?
- 아는 오빠여..
- 아는 오빠?
김세희는 재밌다는 듯이 나를 본다. 왜 그런 표정으로 날 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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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소설연재
You are My Perfect Man - 46 -
아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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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1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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