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과 현대차 노조 등에 따르면 이기권 장관은 오는 18일 현대차, 중공업 울산공장 등을 방문해 노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안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가장 먼저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노사 간담회를 각각 열고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을 만날 계획이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양사의 현안인 ‘임금체계 개선과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노사 간에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 원만한 타협을 이뤄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추진 중인 노동시장 구조개선 대타협에 개별 기업 노사 차원에서도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4월 24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 참여 자제를 당부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는 최근 내부 회의를 거쳐 이기권 장관과의 만남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고용노동부로부터 공식 면담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면담 거부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했다.
하지만 지역 노동계에서는 이경훈 노조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가 오는 11월로 예정된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조합원 표심 확보를 위한 하나의 선거 전략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해마다 선거 시기가 다가오면 각 현장제조직들간 노조위원장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편 표심 확보를 위해서는 상대 조직까지 포용해야한다. 이기권 장관과의 만남 거부로 이경훈 현 노조 집행부가 강성파 현장제조직 4자연대(민주현장, 금속연대, 민투위, 들불)를 포용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강성파 현장제조직 4자연대는 현재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현대차 방문을 반대하고 있다. 이 현장조직들은 정부의 노동법 개정을 개악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기권 장관을 이 문제의 직접 당사자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집행부의 한 관계자는 “이 장관의 방문 목적은 분명하다. 통상임금을 비롯한 임금체계에 대해 현대차 노조가 가지는 상징성을 언급하며 노조를 설득하고, 양보를 주문할 것”이라며 “장관과의 만남에서 노조가 득이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유한봉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장은 “현대차 노조를 설득해 이기권 장관과의 간담회 일정에 문제가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오는 31일 4만7천여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민주노총 총파업 참여 찬반투표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