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대한민국 이야기 12 - 속초의 맛 바다 별미를 찾아 떠나는 동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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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5.19. 13:07조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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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맛
바다 별미를 찾아 떠나는 동해 여행
강원도 속초시의 5가지 별미로 명태, 오징어순대, 물곰탕, 붉은 대게(일명 홍게), 생선구이가 손꼽힌다. 속초관광수산시장, 갯배 선착장, 동명항 주변 등에 이 별미들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모여 있다.
명태의 열 가지 이름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판매되는 코다리
설악산 단풍 시즌이 끝나자 속초를 찾은 여행객의 발길이 속초관광수산시장(옛 중앙시장, 2007년 개명)으로 몰리고 있다. 속초의 특산물과 별미가 모인 이 시장에는 지난 8월 18일 '명태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시장 구경도 재미있지만 박물관 관람부터 권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요한 먹거리 명태에 대해 이모저모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연·근해에서도 명태가 많이 잡혔지만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어 ‘금태’ 대접을 받는 실정이다. 귀한 명태가 서민 곁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박물관을 찬찬히 살펴본다.
명태란 이름이 지어진 시기는 조선 인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씨 성을 가진 함경도 관찰사가 명천군을 순시하던 중, 밥상에 어떤 생선이 올라 먹어보니 담백하고 맛이 좋았다. 부하에게서 ‘명천에 사는 태씨 성의 어부가 잡아온 고기’라는 말을 듣고 그때부터 명태라고 불렀다는 것이다. 한 마리 명태가 되기까지 이름이 여러 차례 바뀐다. 가장 크기가 작은 명태는 ‘앵치’, 그보다 몸집이 커지면 ‘노가리’, 그것보다 커지면 ‘얼치기’, 이후 성어가 되면 비로소 명태라고 한다.
명태는 가공 형태에 따라서도 여러 가지 이름을 얻는다. 얼리지 않은 것은 생태, 얼린 것은 동태, 겨울에 약 한 달간 바닷바람에 말려 딱딱해진 명태는 북어, 내장을 빼내고 반건조한 것은 코다리, 인제군 용대리나 대관령에서 찬 바람과 눈을 맞으며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면서 말린 명태는 황태라고 한다. 최근에는 ‘맛태’(맛있는 명태의 줄임말)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추운 겨울, 눈비를 맞히지 않고 일조량을 알맞게 하면서 해풍에 말린 명태가 맛태다.
닭강정의 명성에 도전하는 명태강정
속초항과 동명동의 모습이 담긴 자료사진 <명태박물관의 전시물> | 명태박물관의 명태잡이 어선 모형 |
박물관 초입의 벽면에는 청초호를 중심으로 형성된 속초항, 동명동, 중앙동의 빛바랜 사진이 걸려 있다. 1966년에 찍은 사진이다. 당시 모습을 보면 40여 년이 흐른 지금과는 판이하다. 아바이 마을과 중앙동을 오가는 갯배는 그때도 운항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자리에서 돌아서면 설악산과 울산바위가 그려진 벽화를 배경으로 바닷가에서 명태잡이를 하는 속초 사람들의 생활상이 앙증맞은 클레이(점토) 인형으로 재현되었다. 명태잡이 배, 명태를 하역하는 어선, 경매하는 장면, 명태를 담는 나무상자인 '명태작'을 만드는 공장, 경매를 마친 명태를 운반하는 모습, 명태의 배를 가르는 아낙네들, 명태를 덕장에 거는 인부들…. 추운 바닷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속초 사람들의 생명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툇마루에 앉아 그물코를 손질하는 아낙네, 명태를 잡는 어선과 어구, 명태를 이용한 음식 모형 등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명태해장국, 명태회, 명태찜, 명태전골, 알탕, 아가미젓갈, 명태조림, 명태전, 명태구이, 창난젓, 명란젓 등이 비록 모형이지만 식욕을 자극한다.
박물관에서 나오면 맛태를 이용한 명태강정이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이곳 속초관광수산시장은 닭강정으로 명성이 자자한데, 최근에는 명태강정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가미, 꼬리 등을 제외하고 맛태의 순살만 토막낸 뒤 살이 부서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튀김가루를 살짝 입힌다. 닭이 아니라 생선이다 보니 오래 튀기지는 않는다. 180℃에서 3∼4분 튀긴 다음 천연 과일 소스를 넣고 한 차례 볶는다. 이때 땅콩과 청양고추가 들어간다. 식힌 뒤 통깨를 솔솔 뿌리면 명태강정이 완성된다.
박물관 출구 매장에서 판매되는 명태강정 상자에는 맛태 껍데기만 튀겨서 설탕을 입힌 부각도 조금 들어 있다. 어린 시절을 연상케 하는 추억의 맛이다. 명태강정과 부각의 맛을 음미해 보니 작고한 바리톤 오현명 선생이 부른 가곡 〈명태〉의 한 소절이 흥얼거려진다.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맛태의 순살로 만든 명태강정 | 맛태 껍데기를 튀겨서 만든 부각 |
추운 날의 대게, 한입 가득 오징어순대
속초에서 요즘 급부상한 먹거리는 붉은 대게(홍게)다. 경북 포항, 영덕, 울진 등에서 불어 온 인기가 속초에도 도착했다. 붉은 대게는 동해 수심 400∼2,300m에서 주로 서식한다. 9월부터 잡기 시작하여 10월 경부터 맛이 제대로 들기 시작, 날씨가 추워질수록 담백한 맛이 살아난다. 속초관광수산시장 지하, 동명항 외곽 도로변과 활어회센터, 공설운동장 옆에 붉은 대게를 쪄주는 식당이 많다.
속초의 어부들은 통발이나 그물로 붉은 대게를 잡는다. 수심이 비교적 낮은 곳에서 조업하는 작은 배는 그물을 이용한다. 수심 1,000m가 넘는 곳에서는 통발을 주로 사용한다. 어떤 어구를 쓰건 품질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붉은 대게는 몸에 비해 다리가 가늘고 긴 것, 배를 눌러보았을 때 단단한 것이 좋다. 붉은 대게를 찔 때 청주나 맥주를 조금 넣으면 비린내가 없어진다고 상인들은 귀띔한다.
속초의 별미를 추천할 때 오징어순대를 지나칠 수 없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이나 아바이마을 등에서 오징어순대를 판다. 오징어 내장을 빼고 깨끗이 손질해 그 속에 찹쌀과 숙주, 배추, 고추 등을 빡빡하게 넣고 찐다. 소가 들어가 통통해진 오징어순대는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다. 김밥처럼 썰어 소스에 찍어 먹는다.
그런데 오징어순대를 덥석 한입 베어 물면 김밥 옆구리 터지듯 소가 접시에 다 흩어지고 만다. 오징어순대에 달걀옷을 살짝 입혀달라고 하면 소가 흩어지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찹쌀이 들어가기에 오징어순대 하나면 한 끼 식사가 충분하다. 오징어순대와 아바이순대를 함께 주문해도 좋다. 아바이순대는 실향민의 음식으로 채소가 많이 들어간다. 가자미회냉면이나 함흥냉면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굽고 끓이고, 다양한 생선 요리
이번에는 생선구이를 맛볼 차례다. 청호동과 중앙동을 오가는 갯배 선착장 주변에 생선구이 집이 많다. 식당이나 찾아가는 계절에 따라 불판에 올리는 생선의 종류가 조금씩 다르다. 오징어, 고등어, 가자미, 도루묵, 양미리, 메로 등이 구워지면서 고소한 냄새가 멀리 달아났던 미각을 자극한다. 일부 식당에서는 종업원이 생선 굽는 것을 서비스해 주기도 한다. 속초 생선구이는 소스에 찍어 먹어야 제 맛이라는데, 식당마다 소스가 다르다.
물곰탕은 시원한 맛에 해장용으로 즐겨 찾는다. 곰치라고도 불리는 물곰은 겉모습이 정말 못생겼으나 속살은 하얗고 흐물흐물하다. 한 숟가락에 올릴 만한 크기로 토막내서 무, 양파, 대파, 다진 마늘 등을 넣고 자작자작 끓이면 담백한 탕이 된다. 식당마다 맑은 탕, 매운탕, 신 김치를 넣은 국 등으로 다양하게 조리한다. 비린내가 나지 않고 살이 연해서 어른, 아이 모두 한 상에서 먹기 좋다. 속초관광수산시장 어물전에서는 곰치를 통째로 팔기도 하고, 토막을 내서 펼쳐놓기도 한다. 연한 주황색을 띤 알을 품은 것이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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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맛 - 바다 별미를 찾아 떠나는 동해 여행 (한국관광공사의 아름다운 대한민국 이야기, 한국관광공사, 유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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