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그리고 엿새 뒤에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데리고, 따로 높은 산으로 가셨다. 그런데, 그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모습이 변하였다.
9:3 그 옷은 세상의 어떤 빨래꾼이라도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났다.
9:4 그리고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에게 나타나더니, 예수와 말을 주고받았다.
9:5 그래서 베드로가 예수께 말하였다. "랍비님,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가 초막 셋을 지어서, 하나에는 랍비님을, 하나에는 모세를, 하나에는 엘리야를 모시겠습니다."
9:6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서 이런 말을 했던 것이다. 제자들이 겁에 질렸기 때문이다.
9:7 그런데 구름이 일어나서, 그들을 뒤덮었다. 그리고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났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9:8 그들이 문득 둘러보았으나, 아무도 없고, 예수만 그들과 함께 계셨다.
9:9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명하시어, 인자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날 때까지는, 본 것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셨다.
9:10 그들은 이 말씀을 간직하고,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난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를 서로 물었다.
9:11 그들이 예수께 묻기를 "어찌하여 율법학자들은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합니까?" 하니,
9:12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확실히 엘리야가 먼저 와서, 모든 것을 회복한다. 그런데,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멸시를 당할 것이라고 기록한 것은, 어찌 된 일이냐?
9:13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엘리야는 이미 왔다. 그런데, 그를 두고 기록한 대로, 사람들은 그를 함부로 대하였다."
◈ 주해
1. 수로보니게 여인은 주님이 주시는 것이라면 “부스러기면 충분하다”는 큰 믿음으로 칭찬을 받았다.
1) 제자들은 계속해서 복음을 듣고 수많은 표적을 보았음에도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또 기억하지 못하느냐”며 책망을 받는다.
2) 예수님이 소경의 눈을 두 번에 걸쳐 치유하듯이 제자들은 “다시 안수 받아 분명히 보게 된 소경”처럼 한 번 더 눈을 떠야 한다.
2. 마가복음은 처음부터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임을 선포하며 시작했고(막 1:1) 예수님은 처음부터 하나님나라 복음을 전했다(막 1:14-15). 마가복음 8장부터는 “그의 메시야적 행위로서의 복음”을 전하신다.
1)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자, 십자가 고난과 부활을 비로소 가르치신다.
2) 그러자 베드로는 예수님을 한편에 세우고 꾸짓고 항의한다.
3) 예수님은 사람의 일을 생각함으로 사탄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며 꾸짖은 후 제자도를 말씀하신다.
막 8:34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3. 첫 번째 수난 예고 엿새 후에 예수님은 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데리고 따로 높은 산에 오르시더니 그들이 보는 앞에서 변형되신다.
1) 공생에 기간 동안에도 예수님은 항상 만물 위에 계신다. 하늘과 땅에 동시에 거하신다.
2) 예수님의 변형은 하늘에 속한 자로서 본래의 모습을 계시하신 것이다.
3) 그의 옷은 세상에서 빨래하는 자도 희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시게 희고 빛났다.
- 인간이 희게 할 수 없을 정도로 흰옷은 천상의 존재가 입는 복장이다(막 16:5; 행 1;10; 계 7:9).
4. 예수님은 하늘에 속한 천상의 존재로서 세상에 오셨고 다시 하늘로 올리우신다.
1) 그분이 세상에 오신 것은 죽으시고 부활하여 그를 믿는 자에게 영생을 주시기 위함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 외에는 하늘에 올라간 자가 없느니라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 3:13-15).
5. 하늘에 속한 분으로 변형되신 예수님과 엘리야와 모세가 함께 제자들에게 나타난다.
1) 누가복음의 병행구에는 모세와 엘리야가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이 수난당할 것을 증언한다(눅 9:31).
6. 베드로는 예수님께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우리가 초막 셋을 짓되 선생님(랍비), 모세, 엘리야를 위하여 짓자”고 제안한다.
1) 천상의 모습을 본 제자들은 몹시 두려웠다. 베드로가 두려워한 것은(헬, 에크-포보스) 하나님의 현현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다.
2) 베드로는 십자가 고난에 대한 가르침에는 강하게 반발했으나 천상의 행복을 미리 맛보자 “여기 있는 것이 좋다”고 한다.
7. 베드로가 하나님의 현현으로 인하여 두려워할 때, 구름이 나타나고 구름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린다.
막 9:7 그런데 구름이 일어나서, 그들을 뒤덮었다. 그리고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났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1) 구름은 하나님의 임재를 가리킨다. 하늘의 하나님이 제자들에게 두 가지를 말씀하신다.
2) 예수님은 하나님의 사랑하는 아들이다. 그리고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고 하신다.
8. 예수님은 베드로가 고백한대로 그리스도이며, 하늘에 속한 하나님의 아들이다.
1)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안다면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
2) 예수님의 모든 말씀을 들어야 하지만 특별히 직전에 말씀한 내용을 들어야 한다.
- 예수님이 많은 고난을 받음으로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과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
4) 베드로가 이 말씀을 듣고 예수님께 강하게 항변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영광 가운데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고 말씀하셨는지 모른다.
9. 마가복음에서는 마지막 침묵 명령이 주어진다. “인자가 죽은 자들 가운데 다시 살아날 때까지는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신다(9절).
1) 모든 표적을 복음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2) 예수님은 침묵 명령을 하시면서 복음의 핵심인 “인자의 죽음과 부활”을 말씀하신다.
3) 제자들은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다는 이 말씀이 무슨 뜻일까?”라고 서로 묻는다. 그리고 예수님께 묻기를 “왜 서기관들은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합니까”라고 묻는다.
10. 제자들이 엘리야를 질문하기에 엘리야가 이미 왔고, 사람들이 그를 함부로 대우했다고 대답해 주신다. 엘리야는 세례 요한을 말한다.
1) 제자들이 서로 묻기만 하고 예수님께 질문하지 않은 것을 질문하신다.
막 9:12...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멸시를 당할 것이라고 기록한 것은, 어찌 된 일이냐?
11. 8장에서 예수님은 죽으시고 부활하신다는 말씀을 매우 중요하게 분명히 말씀하셨다.
1) 베드로가 강하게 항변했지만, 예수님이 더 강하게 꾸짖었다.
2) 그래서인지 “인자의 죽음과 부활”에 대하여 이번에는 예수님께 반대하지 못하고 “서로 문의”한다.
3) 궁금하기는 하지만 질문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알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 제자들은 십자가에 대한 가르침과 십자가의 길을 직면하지 않고 외면한다.
4) 그러자 예수님은 성경을 인용하여 “인자의 고난과 멸시 받음”에 대하여 질문한다.
12. 예수님은 “십자가 고난과 부활”에 초점을 맞추길 원하고, 제자들은 다른 주제로 전환시키고자 한다.
1) 십자가를 회피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다시 “고난과 멸시 받음”으로 관심을 집중하게 하신다.
13. 변화산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고 했지만 제자들은 “듣지” 않는다.
1) 십자가와 부활 복음을 들어야 변화산과 같은 영광과 생명에 참여하게 된다.
2) 제자들을 통하여 땅에 속한 자가 하늘에 속한 말씀과 복음을 얼마나 듣기 힘들어 하며, 얼마나 깨닫지 못하는지를 절실히 보게 된다.
3) 제자들이 깨닫지 못하지만 “그의 말을 들으라”고 말씀하셨으니, 우리도 깨닫지 못할지라도 “복음의 말씀을 들어야” 한다.
14. 변화산을 다녀온 제자들이 복음에 여전히 무지하지만, 처음 수난을 예고했을 때 강하게 항변했을 때보다는 부드러워졌다.
◈ 나의 묵상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주님이 나에게 말씀하신다. 그리고 내가 내 영혼에 선포한다. “용호야 복음의 말씀을 들으라.” 들어도 듣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주님은 또 말씀하시고, 하늘 아버지는 또 들으라고 하신다. 제자들은 여전히 듣지 못한다. 3년반 동안 이 반복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주님의 사랑과 열심과 성령을 보내심으로 마침내 제자들은 온전히 듣게 된다.
20대 초반부터 복음의 말씀을 듣게 하심을 감사드린다. 깨닫게 하심을 감사드린다. 그러나 이렇게 오랫동안 복음을 들어도 여전히 듣지 못하는 나를 본다. 베드로가 “그리스도”라고 신앙고백을 한 후에, 바로 십자가와 부활을 항변하듯이 나도 그렇다. 복음을 말한 후에 바로 불신으로 돌아선다.
십자가, 자기 부인, 고난과 멸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마음을 자백하며 주님께로 나아간다. 오늘도 복음의 말씀을 듣게 하시는 은혜의 자리로 나온다. 들릴 때까지 듣게 하시는 은혜로 나온다. 복음의 말씀을 들음으로 변화산의 영광으로 나아간다. 복음을 의지하여 아버지 집에 거한다. 듣지 못하는 나를 가끔 변화산으로 데려가시는 그 은혜, 그 인자하심과 신실하심을 찬양한다. 그리스도 안은 이미 변화산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그 영광을 찬양한다.
◈ 묵상 기도
주님, 집중이 잘 되지 않습니다. 피곤하고 곤하나 주를 알기 원합니다. 묵상은 잘 하지 못했지만 주님의 말씀을 듣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주장하는 자가 아니라 듣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복음을 들음으로 만물 위 하늘에 거하게 하옵소서.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나의 영혼을 이끄사 하늘의 것을 보고 듣게 하옵소서. 들을 귀를 주시옵소서. 교회의 머리되신 주님, 몸된 교회에 주의 영광으로 임하시고 각 지체를 주님의 두 손에 붙들어 주옵소서. 주님이 필요합니다. 그 무엇보다 주님이 필요합니다. 목자 되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도 주의 막대기와 지팡이로 안위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