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육아교육 분야 베스트셀러
유대인 아빠와 동양인 엄마의 유쾌한 육아 에세이
이스라엘을 여행하던 중 유대인 남성과 사랑에 빠졌다. 그와의 만남, 이스라엘 유치원과의 만남은 그녀에게 운명이었다. 대만 출신 여교사가 유대인의 나라에서 세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직접 경험한 유대인 교육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이 책엔 교육학 이론도 통계수치도 없다. 그 대신, 사람 사는 이야기와 정이 있다. 저자는 대만에서 중등학교 교사로 재직했고, 교육부에서 교육정책 업무를 맡았던 교육계 인재다. 그러나 그 화려한 커리어는 '엄마'라는 이름 앞에서 맥없이 무너진다. 열 달 동안 품었지만 막상 마주하니 낯설기만 한 딸. 게다가 언어도 통하지 않고, 곁에서 도와줄 친정식구도 없다. 난감하기만 한 그녀의 선택은 무작정 유대인 사회에 뛰어드는 것이었다.
아빠의 성기가 마냥 신기한 딸, 둘째가 태어나면서 큰아이에게 찾아온 카인 콤플렉스,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직장맘의 비애, 출산의 고통과 말 못 할 수치스러움 등 초보 엄마라면 반드시 공감하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유대인 부모라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아이는 저마다 성장시간표를 갖고 있다
때문에 유대인 부모는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육아에도 유행이 있다?
육아법에도 흐름이 있다. 80-90년대는 '남자아이는 강하게', '여자아이는 조신하게', 2000년대는 조기교육, 영재교육이 화두였다. 그리고 요즘엔 아이와 소통하는 감성교육과 아빠육아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들 유행 속에서도 꾸준히 주목받아온 육아법이 있다. 바로 '유대인 자녀교육'이다.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은 훌륭한 교육법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상대적으로 예절과 질서를 모르는 아이로 만들기도 한다. 때문에 한쪽에서는 감성교육의 부작용을 꼬집으며 엄격한 훈육을 강조한다. 이렇게 감성교육, 자유방임교육에는 딜레마가 뒤따른다. 그런 면에서 유대인 교육은 자녀의 개성존중과 질서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할 수 있다.
탈무드, 하브루타, 체다카 등 유대인식 자녀교육법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유대인 교육에 목말라 있다. 유대인의 자녀교육 특징을 분석한 기존 틀에서 벗어나 유대 사회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생생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유대인의 나라로 시집가다
저자 우웨이닝 씨는 대만 출신으로 이스라엘을 여행하던 중 한 유대인 남성과 사랑에 빠진다. 2주간의 불꽃 튀는 사랑을 뒤로 하고 이스라엘과 대만의 장거리 연애가 시작된다. 사랑은 국경을 초월한다고 했던가? 그녀는 연애 끝에 결혼을 결심하고 이스라엘에 보금자리를 얻는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 보금자리를 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는 남편과의 만남이 운명이었던 것처럼 유대 교육과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말한다. 교육전문가인 그녀가 연고도 없는 유대인의 나라로 떠날 수 있었던 이유 중엔 필시 '유대인 교육'이 있었을 것이다.
저자는 대만에서 중등학교 교사로 재직했고, 교육부에서 교육정책 업무를 맡았던 교육계 인재다. 이러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에서 세 딸아이를 키우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그런데 이 책에 교육전문가의 모범적인 육아노하우가 담겨져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교육계에서 쌓아왔던 커리어는 '엄마'라는 이름 앞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열 달 동안 품었지만 막상 마주하니 낯설기만 한 딸. 게다가 언어도 통하지 않고, 곁에서 도와주는 친정식구도 없다. 난감하기만 한 그녀의 선택은 무작정 유대인 사회와 교육에 뛰어드는 것이었다.
"아빠한테 있는 게 왜 나한텐 없어?"
남자의 성기가 마냥 신기한 둘째 딸은 결국 아빠의 그것에 눈독을 들인다. 유대인 남편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녀는 때론 구경꾼이 되어 유대인 부녀의 모습을 바라본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큰아이가 느끼는 질투(카인 콤플렉스),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직장맘의 비애, 출산의 고통.... 초보 엄마라면 공감하는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물론 이 책의 포인트는 유대문화와 동양문화의 비교다.
대만인 친구가 그녀에게 묻는다.
"친척 한 분이 보행기를 선물해주셨는데 너는 샀니?"
"보행기 그러고 보니 이 나라에서 보행기를 본 적이 없네."
같은 동양 문화권에 속한 우리로서는 그녀의 호기심과 궁금증에 무척 공감이 간다. 보행기가 없는 유치원, 만 2살이 넘어야 기저귀 떼기를 권하는 사회.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서두르지 않는 유대인 교육의 진면모를 볼 수 있다.
아이는 자신만의 성장시간표가 있다
그녀가 꼽은 유대인 교육의 키워드는 세 가지다.
'사랑', '존중', '느림과 혼란에 대한 포용'
우리는 특히, 마지막 키워드에 주목해야 한다. 그들은 출발이 느리다고 불안해하지 않으며 어지럽힘을 개의치 않는다. 아기가 스스로 먹게 하고 바닥을 기어 다니도록 놔둔다. 글자 공부와 셈하기를 취학 전 교육의 핵심으로 삼지 않는다. 아이는 저마다 시간표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가 스스로 자라도록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 진짜 자녀사랑이 아닐까?
Part 1 이스라엘에서 세 아이의 엄마가 되다
해답은 아이가 알고 있다
낯선 딸아이와의 첫 만남
동생이란 이름의 라이벌, 카인 콤플렉스
언젠가 추억이 될 아이의 현재
아기는 몸이 아파 울고, 엄마는 마음이 아파 울고
우리 집엔 비명 괴물이 살아요
비교는 아이를 망친다
며느리 눈치를 보는 시어머니
보모? 보육시설? 직장맘의 고민
남자의 성기가 마냥 신기한 딸
Part 2 유대인의 육아법은 무엇이 다른가
입덧과의 전쟁
산부인과를 내 집처럼
조기 검사가 필요한 이유
억지로 먹이는 것은 폭력이다
보행기가 없는 나라
기저귀 떼는 시기는 아기에게 달려 있다
네 멋대로 해라
늑대와 빨간 모자
깨무는 것이 '사교 활동'
반쪽짜리 어른 청소년
체벌과 폭력 사이
Part 3 음식 먹을 권리는 아이에게 있다
모유를 사수하라
아가야, 엄마도 잠 좀 자자
굿바이, 기저귀
신세계를 맛보다, 우리 아이 첫 이유식
TIP
유대인이 책에 꿀을 바르는 이유 / 기부는 일부의 특권이 아니다, 체다카 / 수다가 곧 공부다, 하브루타/ 가정 교육은 밥상머리에서 시작된다 / 우리가 아는 탈무드는 진짜 탈무드가 아니다 / 사고력을 강조한 천재 유대인, 아인슈타인 / 스토리텔링이 미래의 스티븐 스필버그를 낳는다 / 유대인이 말하는 자녀 교육 명언
유대인의 자녀 교육은 임신과 출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 사회가 얼마나 아이를 소중히 여기는지는 임산부를 보살피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지극한 정성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 세 아이의 엄마가 되다' 중에서/ p.15)
이번 일을 겪고서 깨달은 교훈은 아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아이 자신이라는 것이다. 아이에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말하도록 기회를 준다면 그 어떤 골치 아픈 문제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다.
('해답은 아이가 알고 있다' 중에서/ p.25)
남녀가 연애를 시작할 때 서로를 탐색하는 시간이 필요하듯 아기를 키울 때도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로지 본능에만 의지해서 살아가는 갓난아기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어른이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다.
('육아는 연애다' 중에서/ p.35)
"노야가 투정을 부리는 것은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다는 표현이거든요. 다시 말하면 어머니가 노야와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거죠. 그리고 엄마가 두 아이를 키우느라 힘들어서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것을 아이도 느끼고 있어요. 노야 어머니, 요즘 들어 자주 짜증 내고 조바심 내시죠? 이런 감정들이 노야에게 전해지면 마치 거울처럼 어머니에게 되비춰질 거예요."
('동생에게 질투를 느끼는 큰아이' 중에서/ p.46)
출산 후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감염의 위험이 있으니 가능한 한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갓난아기가 병이 나면 아기는 몸이 아파 울고, 엄마는 마음이 아파 울지."
지인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아기는 몸이 아파 울고, 엄마는 마음이 아파 울고' 중에서/ p.62)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그러나 사랑의 정도가 같다고 해서 사랑의 방식까지 같아선 안 된다.
('비교는 아이를 망친다' 중에서/ p.86)
큰아이가 동생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은 주로 불안감에서 비롯된다. 이때 부모는 이 문제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차근차근 대화를 나누고 행동으로써 사랑을 전달하여 아이의 의문을 풀어줘야 한다. 의문이 풀리지 않으면 비교하는 말은 더 자주 나오게 되고 부모의 주의를 끌기 위해 점점 말썽꾸러기가 된다.
('엄마는 왜 동생만 안아줘?' 중에서/ p.91)
"아이에게 우리 몸의 '코'와 '위'의 정확한 이름과 역할을 알려주듯이 성기에 대해 가르칠 때도 동일한 방식을 사용하세요."
내가 중학교에 다닐 때는 교실 창문에 커튼을 치고 한 시간 내내 어색한 분위기에서 성교육을 받았다. 이런 나에게 성기의 정식 학명을 써서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남자의 성기가 마냥 신기한 딸' 중에서/ p.109)
아이에게 나타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부모의 양육 능력에서 비롯된다. 문제가 있는 부모에게서 자녀는 그때그때 필요한 도움과 보살핌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중에서/ p.152)
"아이 자신의 손으로 먹게 하라. 억지로 먹이는 것은 어른이 아이에게 행사하는 폭력이다."
('억지로 먹이는 것은 폭력이다' 중에서/ p.154)
"엄마들 중에는 모유를 수유할 수 없거나 할 수 있더라도 전적으로 모유만 먹일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그리고 모유를 먹이지 못하는 게 죽을죄는 아니라고. 엄마들은 각자 자기와 아기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야 해. 아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사랑이지, 모유가 아니야."
('모유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중에서/ p.156)
현대 이스라엘의 유아교육은 '먹는 것은 놀이이자 학습'이라는 개념을 강조한다. 아이가 스스로 음식을 먹으면 첫째, 눈과 손을 함께 움직이는 협응력(協應力)이 길러지고, 손의 작은 근육까지 운동이 된다. 둘째, 음식에 대한 개인적인 기호가 발달된다.
('자기 손으로 먹는 것은 놀이이자 학습' 중에서/ p.160)
그녀는 내게 이스라엘 유치원의 식사 원칙을 알려주었다.
'어른은 언제 먹고, 무엇을 먹을지 결정한다. 아이는 먹을 것인지 먹지 않을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먹을지를 결정한다.'
('억지로 먹이는 것은 폭력!' 중에서/ p.162)
"걷는 것이야 앞으로 평생 하겠지만 기는 시간은 불과 몇 개월에 불과하니 이 시기에 아기가 마음껏 기어 다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보행기에 태워서 아기 성장에 필요한 과정을 건너뛰게 할 이유가 없지요."
('아기마다 자신만의 성장 시간표가 있다' 중에서/ p.167)
"우리는 아이가 자신이 원할 때까지 최대한 기다려주지요. 그렇게 되면 아이는 자신이 한 가지 목표를 이룰 때마다 만족감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결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나 벌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랍니다."
('당근과 채찍을 버려라' 중에서/ p.176)
유대 사회는 '부모다운 부모'를 대단히 강조한다. 따라서 공공장소에서 자녀에게 큰소리로 야단치는 부모는 찾아보기 어렵다. 아이가 아무리 떼를 써도 부모는 단호한 말투로 침착하게 자녀를 제지하거나 아이를 데리고 자리를 뜬다.
('부모다운 부모를 강조하는 사회' 중에서/ p.217)
이스라엘의 교육철학이 내게 알려준 것은 모든 아이에게는 자신만의 시간표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몇 살이 되면 반드시 무엇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급해하지 않는다.
다른 아이보다 걸음마를 빨리 시작하거나 글자를 남들보다 빨리 익히는 것은 이들 부모에게 중요하지 않다.
('음식 먹을 권리는 아이에게 있다' 중에서/ p.225)
작가소개
우웨이닝
대만 출신으로 푸런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대만대학에서 석사를 수료했다. 그 후 교육부 정무차장 비서, 행정원 교육심의위원회의 연구보조, 고등학교 사회과 교사 등 교육계 인재로 활약했다.
2005년 유대인 남편과 결혼해 이스라엘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현재 세 딸을 기르며 이스라엘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다. 대만의 교육 잡지 [인본교육찰기(人本敎育札記)]에 '타향에서의 삶', '유대인 아빠, 대만인 엄마'라는 제목의 칼럼을 맡았고, 개인 블로그와 잡지 등을 통해 이스라엘의 교육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