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입맛이 없다. 정확히는 미각이 변했다.
증상의 시작은 3주전이다.
코로나가 100명을 넘고 1.5단계에서 2단계 거리두기를 서울에서 하고 있었다.
점심은 🍚 +볶은 김치로 컵밥 만들어 차안에서 먹고, 혹시라도 식당에 들어가게 되면
자연스레 안전한 자리를 스캔하며
조심스럽게 일상을 이어가며 일주일에 한번씩 요가를 했다. 나에게 요가란 공간과 시간을 관통하는 음악과 하나되는 흐름이다. 이 순간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의 호흡도 즐거움인데, 그래서 마지막 인사는 'Namahaste(당신을 존중합니다)'다. 요가 수련후 샘과 다과를 하곤 하는데 일요일 점심이라 연 상점이 많지 않았다. 동네 한바퀴 돌다 결국 요가원 근처 고깃집에 들어가 즐기지도 않는 돼기 고기 1인분과 육회(그러고보니 포뇨님과 슈톨렌, 그 고깃집이다) 한접시를 시켰다. 배는 고픈데 고기 맛이 썼다. 아! 이렇게 밖에는 표현이 안된다. '어라? 이상하네..'하며 한입 두입 쑤셔넣고 고깃집을 나서는데 요가샘 왈, "참 맛있게 드시네요." ?? ☕ 커피도 향은 있는데 그 맛이 쓰다. 영화, 퍼펙트 센스가 떠올랐다.
3주간 술과 핸펀을 끊었다.
매일 증상이 없기를 기원하던 셀프 격리를 마치고 보리밥집에서 계란 후라이에 소주 한잔하고 집에 오는 길이었다. 이적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에 눈물이 흘렀다.
용산역.
광장에 임시선별소 천막이 서있다. 혹시나 코로나 걸렸을까하는 생각에(무료 익명이라고 쓰여있었다)(추운데서 일하시는 봉사 자들께 감사를 드린다) 긴 줄에 슬그머니 섰다. 시계를 보니 2시. 햇빛 안에선 괞찮은데 그늘에 들면 고층건물 사이로 칼바람이 사정 없다. 건강 체크란이 있다 '미각변화'. 코와 목구멍 쓱~(맵다. 코털뽑힌 것보다).. 끝내며 시계를 보니 3시.
2020년 코로나 세번째 고비는 참 되다.
지인에게 전화를 거니, 목소리가 "언니, 나 우울해" 한다.
경제적 한파 앞에 정신 건강까지는 입에 담기도 사치일까 싶지만 나의 감정선을 리트머스 삼아 조심스럽게 "우리 같이 우울증 케어해요"라고 제안한다.
우울한 감정은 콘트롤 가능하다고 사람들은 자신한다. 하지만 우울증(질병)은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다.
그 둘은 다르고 전문가가 아님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문외한인 나는 백지장 한 장 차이란 생각이 든다.
한강철교 위 전철 안.
하얗게 부서진 햇살에 환영처럼 사람들이 촘촘히 앉아 있다.
어렵사리 빈자리를 찾아 사람들을 찬찬히 둘러본다. 깊게 미간 주름 깊게 잡힌 아저씨, 팔자주름이 패인 아주머니, 푸석한 얼굴에 조는 젊은이 얼굴이 많이 굳어 있다. 지친 표정으로 대부분 시선은 아래다. 물론 대화도 없다. 객실 안의 이 우울 공기.
우울감이 우울증의 해일되어 집어 삼키기 전에 일단 알아 차리고, 피할 수 없으면 파도라도 타야한다. "우리 같이" 버디하며..
그래서 제안하건데,
충분히 자고 운동하고
하루에 한번 정도는 햇빛을 쐬자.
핸펀과 술은 조금만 하자.
집, 가족 안에 머물되 전화 안부로 서로의 목소리를 들려주자(의사소통에 감정 전달도 매우 중요하다).
* 카페에 자주 들르고 안부 남기자. Viva la KFT ~
참, 코로나 결과는 음성이다. 아는 이비인후과 샘이 미각 변화는 혀를 닦아 생겼을 수 있고 우울하면 입맛이 떨어지기도 한단다. 죽어가는 사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기적의 명약, 스테로이드를 2주 째먹 고 있다 ㅠ
※ 우울감 등으로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첫댓글 코로나19가 아니라 다행이네요.
그렇다면 그 증상은?
자연스러운 노*현상? ㅎㅎ
프리다이빙을 못해서 생긴 부작용?
아무튼 빨리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똠냥꿍 한사발이면 나을꺼 같아요..
당연하다 생각했던 많은 일들이 결코 당연한 사실이 아니었음을 배운 파란만장 의미있는 한해 되었습니다.
한번씩 뜬금 없는 우울이 얄밉게 노크하지만 8090의 음악을 들으며 잘 다스리는 중 입니다 . 살아 숨쉼에 감사하면서 .......
힘냅시다 !!! ㅎㅎ
격리를 끝내며 방문을 나서는데 🗽 해방감 이란 !
입맛이 언제 떨어졌더라요?
모두 홧팅~
비타민 들고 똠얌꿍 먹으러 갈께요. 언제 가능할지..
결론이? 이런거?
소설 한 편 잘 읽었습니다~^^
하필 이 시국에 미각 상실이라니~@@
안당해봤음 말을 마셔유~
미각~~입맛=삶에 의욕 .
좋아하는거 할 생각만해도 에너지가 차오르는데..
취미가 안맞는거 아닌지ㅡ,.ㅡ..
아침에도 에너지가 안 차오를 나이가 되었습니다.
노세, 노세, 젊어 노세~
@바다(조송미) 줄넘기나 걷기운동 강추!!
에너지 업됨..술 음식 마구마구 흡입 가능ㅋ
우울할때는.. 산책 자주하세요~
kft 장금이님께서 미각을 잃으시면 안됩니다^^
1일 1레몬으로 미각과 비타민을 지켜주세요!!!!!
산책을 못해서 우울해, 우울해서 산책을 못해, 코로나라 코로나해요..
기자님도 아니시고 낚였어요 ㅎㅎ
글이 술술 풀리는거 보니
낮술을 또 하시엇소?
어, 어케알고..
"미각의 변화 단독으로 코로나 가능성 거의 없다." 도사님 왈.
"언니, 열, 통증, 기침이 있거나 목이 아파? 아님, 코로나 아냐." 포뇨님 왈.
"50세 이상이니 무증상 감염은 아닐 것 같은데요." 딸냄 왈.
하지만..
"코로나를 배제하긴 힘들다." 이비인후과 샘 왈.
부채 점 치는 겐지... 세상섦ㅇㅜ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