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번 우표수집에 이어서 계속합니다.
우표수집이 시들해지면서 나는 다시 하릴없는 빈둥거림이 계속되었는데....참고로 난 지금껏
공부하구는 완존히 담을 쌓고 살았던 사람입니다. 따라서 나의 성장기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나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한번 되돌아 보시면 금방 아실겁니다.
하나있는 아들에게 거는 부모의 바램을 무시할 만큼 모진 넘은 못되엇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수용할만한 자질도 타고 나지 못한 나는 언제난 '我와 非我의 鬪爭'속에서
성장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아와 비아의 투쟁!' 후 후 단재 신채호선상님이 지하에서 웃는 소리가 들리는 군요...^^
사실 제도권에서 인정받고 산다는 것이, 즉 제도권이 바라는 정형화 된 인간형이 된다는
것이 어찌보면 쉬운일 아닙니다. 제도권이 요구하는 것이 어디 한두가집니까?
언제나 '해라'보다는 '하지마라'가 많은 것이 바로 제도권이지요.
또 야그가 새는 것 같은데 이쯤에서 나의 두번째이자 아직도 변치않은 취미로 남아 있는
영화구경 이야길 하도록 하지요.
뭐 이런 것도 취미일까한 적도 있지만 일년내내 영화한편 보지 않는 사람도 잇다는 걸
알고는 이것도 한가지 취미는 되는 거 같더군요.
이것도 시작은 초딩때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영화를 좋아하시는 아버님때문에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영화관에 간 적이
몇번 있엇습니다. 영어로 나오는 대사는 물론 자막도 읽을 줄 몰랐던 나이에 영화구경은 정말
지루함 바로 그 자체였는데 언문이나마 깨치게 되면서 고학년으로 가면서 고급단어의 뜻을
알아가면서 부터는 사정이 좀 달라지더군요.
언젠가 아버님과 같이 본 영화를 보고는 영화의 참 맛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어린 나이에 시골 촌구석에서 고작 책과 TV에 의존해 상상력을 키우던 촌놈이 영화를 한 번
보고는 그 영화가 주는 환상에, 그 찬란한 구라에 그만 시원하게 뻑'이 가고 만 거지요.
게다가 간간이 나오는 남여상열지사는 진짜 말뚝 놓고 X도 모르는 나이임에도 절로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영화로 인해 성에 눈을 뜨게 되었네요. 고마운 영화....미운 영화....
뭐 첨엔 ...부모님과 같이 갔을때는 .... 스크린에서 야한 장면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이상한
느낌으로 그만 고개를 돌리곤 했던 때도 있엇습니다. 그때마다 슬쩍 나의 반응을 살피던
부모님이 이런 나를 보시곤 서로 웃으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하여튼 그 날이후로 영화 포스터가 붙으면 한참이나 그 앞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곤 했는데
영화를 좋아하시는 부모님이셨지만 늘 나를 동반하고 가시는 것은 아니어서 딴에 이리 저리
해골을 굴려보다가 내린 결론이 내 스스로 요금을 내고 가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입장료가 작은 돈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만두기엔 유혹이 너무 강했지요.
이렇게 망설임속에 보고싶은 영화를 몇 편 놓치게 되자 아쉬움이 물 밀듯 밀려오고 워낙
.....낚시도 해보면 놓친 고기가 커보이는 거 아닙니까.......^^?....드뎌
어느날 나는 과감하게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고 극장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나쁜 짓은 아닌거 같은 데도 가슴이 어찌나 뛰던지.....
아...지금도 그때 처음 본 영화가 눈에 선 합니다.
'섬머타임 킬러'.......
'돌아오지 않는 강'에서 마릴린 몬로와 주연한 로버트 민첨의 아들인 금발의 킬러
크리스 민첨과 '로미오와 쥴리엣'으로 유명한 올리비아 핫세가 주연한 액션 영화입니다.
크리스 민첨의 오토바이 액션으로 유명해진 영화인데 이영화의 hit로 그 후 속편이 속속
제작되었지요.
이 영화를 보고서 나는 그만 그 멋진 오토바이 타는 장면이며 웬수의 딸을 납치해서 서로
사랑에 빠지는 것들을 보면서 또 크리스 민첨이 올리비아 핫세의 가슴가리개를 벗기는 장면이
눈에 잊혀지지 않아......닝기리... 완전히 영화에 매료되어 버렷던 겁니다.
또 이영화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나의 첫 영화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영화는 본 몇일후
아버님께서 나를 부르시더니 모처럼 영화관에 데려갔는데 하필 이영화를 보시는 것이었죠.
이상하게도 아무소리 못하고 다시 봤는데 결국 끝까지 이미 본 영화라고 고백하진 못했지요.
그것은 혼자 영화를 봤다고 하면 혹 다시는 못하게 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러면 난
그런다고 해야 할수 밖에 없고...그랬다고 이미 영화의 매력에 한 껏 빠진 나는 다시 혼자서
영화관을 찾을 것이 분명할 거고....그러면 그때마다 난 부모님 말씀을 어긴 죄의식속에서
영화를 봐야 할테니 차라리 말을 않고 말은 겁니다.
내가 생각해도 그땐 한 영악했었나 봅니다. 법률용어로 말하면 '미필적 고의'쯤 되는 거지요.
그 이후로 한국영화를 빼고는 외국영화는 안본 것이 거의 없다 시피 합니다.
우표수집을 할 때처럼 새 영화만 나오면 보지 않고는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한때는 TV에서 하는 외화를 2년간 한편도 빼놓지 않고 본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참 많이도 봤네요.
중국영화만 해도 왕우의 외팔이 씨리즈를 시작으로 전설의 사나이 이소룡을 비롯
성룡의 써커스 액션에서 다시 이연걸로 이어지면서 주윤발의 영웅본색과
홍금보의 귀타귀, 천년유혼...도박사를 그린 도성씨리즈...이 안감독의 와호장룡까지.....
지금이야 cgv다 멜티플렉스다 해서 복합상영관이 유행이지만 그때는 영화 편수도 얼마 되지
않았고 내가 살던 마을엔 영화관이 고작 두 개뿐이엇습니다.
그리고 미성년자입장불가는 그저 구호에 불과했지요.
참 그시절.......그렇게 여자란 동물이 궁금했건만 말 한번 붙일만한 숫기가 없었던 나는
진짜 영화는 유일한 나의 대리배설의 통로였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도 영화는 많이 보았는데 원체 한극장에 영화관이 2,30개가 되니까 아침 일찍
표 한장 끊고 들어가서는 햄버거 먹어가면서 몇 편씩 골라 보기도 했지요.
주말이 아니면 뭐라 하는 사람도 없고.....
그런데 막상 여러편 보려면 보통 힘이 드는게 아닙니다.
다른 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한글 자막이 없어서 온 신경을 배우들의 대사를 듣는데
주력하다보니 한 편만 봐도 벌써 지치는 거 있죠?
다만 짤리지 않은 온전한 영화를 본다는데 의미가 있었죠*^^*
그넘의 가위질......
지금도 길가다 담벼락에 가위 그려놓은 것만 보아도 난 이가 갈립니다.
중학교때까진 검열이란 걸 잘 몰랏습니다. 그져 결정적인 순간(^^?)에 장면이 바뀌니
어찌나 아쉬운지... 혼자서 상상력만 키웠는데 고딩때가서 비로서 가위질이란 걸 알고는
어찌나 분하던지... 그 뒤장면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그 뒤부분이 어찌나 못견디게 궁금한지...
그래도 그 나이까지는 내가 미성년자임을 고려해 울분을 삼키고 말았지요.
헌데 나이가 더 들어서 누가 보아도 성인임을 당연하게 되었을 때가 되자 이 검열에
대해 여간 열 받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띠바! 다른 나라 국민은 국민의식이 높아서 상영이 허락되고 우리나라는 열등국민이라 안된다는
것인지......울나라 교육열과 학습도를 보면 항상 세계 상위권에 있건만 왜 안보여주는 것인지...
어떤 영화는 많이 보여주고 어떤 영화는 쬐끔만 보여주는 건지......
또는 이제 저나(가위질 하는 넘) 나나 다 같은 성인이고 저 해본거 나두 해 봤는데 지가
뭐라고 저는 실컨 보면서 '이건 너는 보면 안돼'하고 가위질을 하는 건지...?
그것도 우리나라는 대부분 잘리우는 부분이 폭력보다는 sex신이 많아서 나 같은 삼류에게는
더욱 더 열이 뻗쳤나 봅니다. 삼류는 대체로 본능에 충실하니까요....*^^*
지금도 영화는 매우 좋아합니다. 예전 처럼 모조리 빠짐없이 보진 않지만 별일 없으면
영화관을 찾아갑니다. 또 어려서 부터 혼자 영화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선지 지금도 혼자
영화가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한국영화도 이젠 웬만한 외국영화 뺨치게 잘 만들기 때문에 요즘은 한국영화도 자주 봅니다.
올해도 '살인의 추억'부터 시작해 '바람난 가족' '위대한 유산' 최근에 본 최미식의
'올드보이'까지 웬만한 것은 다 챙겼지요. 다 괜찮은 영화들입니다.
특히 '올드보이'는 최민식이가 까맣게 잊고 잇엇던 과거를 헤집고 들어가서 15년 감금의
원인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학교에서 벌어지는 씬이 아주 인상적이엇습니다.
어떤 영화에서 한번 비슷한 수법을 본거 같기도한데.....마치 공동경비구역의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처럼 아주 '한 방'을 날리더군요.
엊그제 본 글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미스틱 리버'는 칙칙한 영화지만 일급 배우들이라
연기력하나 만큼은 사줄만 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영화사가 Dream Works입니다.
이름이 설명하듯이 영화는 꿈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사람이 상상할수 있는 모든 것을 실제가능한 것처럼 만들어서 보여줍니다.
그래서 한결같이 배우들은 미남이고 미녀들만 나오지요. 요즘은 송강호처럼 한인상해도
주연을 맡을수 있지만 아직도 스크린엔 미남에 미녀 투성입니다.
동화속에는, 우리의 행복한 환상속에는 늘 완벽만이 사랑을 받으니까요.
그래서 아직도 그런 저런 멜로가 끝없이 재생산되고 신델레라는 변함없는 영생을 구가하는 거겠죠.
세월이 흘러도 영화는 나같은 삼류들의 대리배설을 위해 또는 환상없이 살수 없는 삶들을 위해
어떤 형식으로든 진화해서 우리곁에 남아있을 겁니다.
지금은 영화가 주는 환상에서 한 발 비켜서 있지만 그래도 영화는 끈질기게 이런 저런 카피로
나를 유혹하고 난 언제나 쉽게 그 유혹에 넘어 갑니다.
계속....
그런데 내 이야기가 읽어줄만 한지 모르겠습니다.
뭐든지 남에게 공개하는 것은 서로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질 못하면 혼자만의 자위행위에 불과한 거지요.
이런 개인적 취미이야기는 더 걱정이 됩니다. 사람들은 대개가 자신에게
관계된 이야기가 아니면 별 관심을 갖지 못하는 법이거든요.
그래서 착각과 편견도 한 10편정도 생각했다가 종쳤습니다만.....
생각은 짧고 재주는 메주니 일주일에 한번 숨쉬는 흔적을 남기는 것도 나에겐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사람이.....'처럼 고품격 카페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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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요 옛날에 도둑극장 갔다가 들켜서 뒈지게 맞고.... 아버지한테 따따블로 혼나고...한달 용돈금지당해..아이스게키장사 했다는거 아닙니까..여름 방학때말입니다 ...저와 동지입니다....하하하하하하....!!!!!그영화 아직도 안있는데, 빨간 마후라 였습니다....
서방님 정말 얘기 잘 하시네요. 읽다가 보면 쑥 빠져 버립니다. 자다가 일어났더니 송년회 간 남편은 옆에 없고... 카페 들어와서 서방님 글 읽고 남편 용서(?)해줄려고합니다.*^^* 남자들이란 여자인 내가 알 수 없는걸로 인정하려구요, 지금 들어왔네요*^^*
패러디에 능숙하신 거 보고 서방님의 삼류취미가 의심스러웠지요,ㅎㅎ. 잼 없으면 안 팔리는 거 잘 아심시롱,뭘 새삼 겸손까지,....뭐 하긴 '집으로'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에' 따위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요. 아, 다시 보고 싶은 '닥터지바고'........!!!!영원한 내 사랑 멜로여~~~
서방님 글 술술 넘어가듯 잼있게 넘겼습니다 공간과 비슷한 연대이신지 공감가는게 있습니다...^^ 지금은 무얼하시는지 쬐끔 궁금해지는 서방님.... 오늘하루도 즐거운하루 되세요
꼬릿말 감사합니다...^_^ 모두들 그럴듯한 날들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