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산)
도봉구 창동과 노원구 월계동에 걸쳐 자리한 초안산은 겉으로 보기에는 집 근처 동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들어서면 제법 우거진 수풀 사이로 여러 갈래의 길이 이어진다. 초안산 곳곳에 산재해 있는 조선시대 사대부ㆍ내시들의 묘를 살펴보며 '역사 공부'까지 더할 수 있다.
○ 일자 : 2024. 6. 26(수)
○ 산행 멤버 : 류재화, 윤성묵, 이병학, 이수광, 이재정, 최택현
○ 산행코스 : 초안산 돌아보기
* 6km / 3시간 53분(휴식시간 포함)
♣ 산행기 ♣
숙취가 덜 풀린 상태에서 기억을 더듬어가며 글을 올린다는게 힘들고,
말을 만들어 뻥치는 것도 민망하고,
100m 짜리 높이 동산을 돌아보고 산행기를 쓴다는 것도 어쭙잖지만
오늘은 누구 누구 모였는지,
산에서 어떻게 돌아다녔는지,
산에서 무엇을 펼쳐놓고 놀았는지,
무슨 말잔치들을 벌였는지,
내려와서 뒤풀이는 어떻게 했는지 등등...
회원님들 중에는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카페지기로 카폐에 불을 켜야하겠고,
산악회장으로서 의무감과 책임감에 산행기를 올릴 수밖에...
초안산의 시그니쳐는 내시(환관)들의 묘역이다.
눈으로 확인된 황혼의 로맨스에 불타는 한 사람 말고는
이제는 내시 비슷해져 가는, 거의 내시가 되어가는, 내시나 마찬가지인,
내시라고 해도 화낼 수 없는, 내시와 비등비등한, 내시라고 해도 무방한,
내시라고 해도 부끄럽지 않은, 내시 못지 않은, 내시에 버금가는 사람들이
내시들의 비석이 산재해 있는 곳을 찾아보기로 하고 초안산을 돌아봤다.
초안산 이곳 저곳 구석 구석 훑어봤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30도가 넘는 대낮에 땀만 흘리고 축 늘어져 정자에 빙둘러 앉았다.
각자 개성대로 싸가지고 온 오만가지 먹거리를 펼쳐놓고
태평연월을 노래했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우리들에게는 태평연월이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이 자리에서 실컷 먹어제치고 내려가서는 깨끗하게 헤어질 것인가
아니면 적당히 먹고 내려가서 뒤풀이를 즐길 것인가
나중 일은 나중 일이고 일단 먹고 보자며 바닥을 비웠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결국은 석계역 앞 뒤풀이로 풀코스를 마쳤다.
다음은 서대문 안산 자락길을 돌고
명동으로 가서 명동칼국수 맛을 볼까 한다.
▣ 산행일지 ▣
♣ 산행 풍경 ♣
월계역 10시
초안산 오르기 전
담배 한모금으로 심호흡을 하고
록천정
사슴이 물가에서 노닐었다는 뜻인가?
록천정에서 북한산 문수봉을 바라보았다.
사슴의 전설이 서려있는 녹천마을
나뭇가지에 붙어 있어야 할 대나무벌레
화창하고 바람없고 무더운 날씨
잣나무 군락지
산속의 축구장
중랑천 건너 불암산
숲속 아줌마들의 댄스
마주 친 여인이 알려준 내시 묘역이 이 근처인 것 같은데....
결국 찾지 못하고 내시들의 비웃음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이름 모를 문인상 앞에서
초헌약수정에 둥지를 틀었다.
처마가 수레모양이라서 초헌약수정인가...
시간은 11시 20분을 가르킨다.
일어섰을 때 시간은 12시 48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월계역으로
정상 인증샷
초안산 정상에서 115.5m
다시 돌아 온 록천정
록천정 현판을 보고
전국시대 진나라 말 환관 조고의 지록위마가 생각났다.
지금도 지록위마라 일컫는 모리배들이 정치판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다.
월계역 앞에서 산먼지를 털어내고
월계역에서 점프하여
석계역에 착지했다. 13:55
절대 그냥 헤어질리가 없지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중랑천 월릉교를 건너며 16:14
휘청거리는 오후
첫댓글 더운 날씨에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초안산이 가볍게 걷기에 아주좋은 산입니다.
산행만 하고 먼저 오개 되어 뒷풀이가
궁금했는데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