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30대 주부의 성균관대 합격수기(나군 서울대는 대기중...^^;)

[뚱짱어]

합격한 학교/전공: 성균관대학교/약학대학

전적대학교:서울대학교

전적대 전공(계열):자연대

PEET 점수:346.5

전적대 학점:97.4

공인영어 점수:TOEIC 940, TEPS 887

기타 : 학부시절 4년동안 장학금 받음, 봉사활동은 34시간.. 특이 이력은 직장생활 4년 3개월(약대와는 전혀 상관없는 분야)

수기내용: 함박눈이 펑펑 오는 일요일 오후.. 남편은 회사가고 어두운 집에 덩그라니 놓여 있는 지금 눈 때문인지 기분이 살짝 메롱하네요..^^; 기분에 취해 몇 자 적어봅니다...그동안 다른 분들이 쓰신 글들만 보아 왔는데 처음으로 글을 쓰려니 뭔가 어색어색...그래도 용기내어 적으니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혹시 앞부분의 스펙 보시고 이 정도면 무난하게 합격하는 것 아니냐 생각하실 분들 있을지 모르겠는데 제겐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바로 올해 32살의 주부라는 사실이지요...아직 아이는 없지만 결혼한 지는 1년 2개월 조금 넘었구요.. 직장생활 하다가 2009년 가을에 회사 그만두고 결혼, 신혼여행 다녀온 후 본격적으로 PEET 준비한 것은 2009년 12월 마지막 주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2월 31일 학원 무료특강을 들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자연대를 나오기는 했지만 졸업한 지 오래 되었고, 5년 가까이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서 직장생활하면서 약대 입학에 필요한 공부와는 아예 담을 쌓고 있었기 때문에 8개월 정도의 시간 동안 제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오를 수 있을지 처음에는 겁이 많이 났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약대 지원 시점에서 서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탑클래스라고 하는 대학들을 바라볼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하지는 못했었어요..그저 오랜 시간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한 만큼 끝까지 그 결의 잊지 말고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이었고 어느 대학을 선택하느냐는 다음 문제였으니까요..

제 수험생활을 돌이켜 보면 굉장히 단순합니다..전 학원 종합반을 다녔어요..1월 기본반부터 시작해서 심화반, 추론반, 모의고사반까지 처음 시작한 곳에서 쭈욱~ 같이 갔더랬죠..학원비가 경제적으로 부담되긴 했지만 PEET과목 중에 대학 시절 들은 것은 화학1,2와 생물 한 학기짜리 수업밖에 없었고 그나마 하도 오랜만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 상황...유기화학은 생전 처음 공부하는 데다 물리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 취약한 과목...이쯤 되니 독학을 선택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생각했어요..게다가 집에서 혼자 온갖 유혹(?)을 견뎌내며 의지를 다진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예전의 경험(졸업 후 반년 정도 고시공부하다가 폐인될 뻔한 적이 있어요..^^;)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남편 카드로 학원비 열심히 긁으며 미안한 마음에서라도 더 열심히 공부하자 각오를 다졌습니다...동영상강의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버스타고 왔다갔다 하며 바람도 쐬고 오가는 시간에 최소한 30~40분은 걸으니 운동도 저절로 되는 셈이라 직접수강을 택했어요..집이 언덕 위에 있어 여름엔 땀도 많이 흘렸지만 수험생으로서의 체력관리 또한 중요한 부분인 만큼 하루에 단 몇 십분이라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했지요..(대신 버스 안에서 보내는 35분 정도의 시간에도 간단한 노트 정도 보면서 낭비되는 시간은 없게끔 했어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험생활 막바지인 7월말쯤엔 체중이 3~4kg 불더군요..--; 지금은 원래대로 돌아와서 다행...^^;

학교 다니며 준비한 재학생 분들이야 학과 공부 병행하며 리포트나 시험 때문에 PEET에만 올인하는 것이 불가능할테니 절대적인 시간 면에서는 제가 유리했다고 생각합니다..8월까지는 오로지 PEET준비만 하기로 했고 영어는 2009년 2월에 토익 점수 받아놓은 것이 있어서 일단 제쳐두었더랬죠. 나중에 PEET 끝난 후 서울대 지원가능한 점수라는 판단 하에 9월,10월 두 달 동안 TEPS 준비를 해야 했지만서도...(11월 14일 결혼기념일에 TEPS 본 점수로 지원했어요..ㅋ)

종합반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라갔기 때문에 딱히 스케쥴적인 면에서 조언드릴 입장은 못되는 것 같구요..다만 자신감 잃지 마시고 인내심을 가지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특히 저처럼 늦은 나이에 시작하시는 분들은 처음 기본 수업 들을 때 굉장히 폭폭하실 것 같아요..용어 자체가 낯설다 보니 책을 읽을 때 쉽게 진도가 나가질 않거든요..그 때 좌절하지 마시고 어차피 각오했던 일이니 좀 더 인내심 갖고 열심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속도가 붙고 기하급수적으로 실력이 쌓이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저 같은 경우에는 5월 첫 모의고사에서 제법 상위권에 오르면서 자신감이 좀 더 생겼고 그 이후에는 페이스 떨어지지 않게끔 스스로를 격려하고 또 질책해 가며 평정심을 유지해 나가고자 노력했어요..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밥 먹는 시간, 잠자리에 드는 시간 등 하루의 일과를 최대한 일관되게 관리했고 며느리된 첫 해임에도 명절이나 생신 때 시댁, 친정에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남편의 절대적인 지지와 신뢰, 양가 부모님들의 양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정말 8월 PEET 날까지는 아무 것도 안 하고 거기에만 매달린 것 같아요..물론 수험생활을 긍정적으로 소화해 낼 수 있는 숨구멍도 중요합니다..저는 TV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에 전적으로 의지했고(2010년 무한도전은 진짜 한 편도 안 빼 놓고 다 봤어요..ㅋㅋ) 주말에 남편과 산책, 마트 장보기 등을 통해 피로를 풀고 기분 전환도 했어요..

돌이켜 보면 자신의 학습능력과 의지 외에 주변요소 중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의 격려와 지원인 것 같아요..저 공부하는데 방해될까봐 매일같이 회사에서 야근하고 들어오고 주말에는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풀어줄지 고민하고 했던 남편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미안합니다..수험생 곁에 계신 부모님, 혹은 남자친구 여자친구, 남편 아내 되시는 분들께서 마음 편하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끔 배려해 주신다면 얼마나 힘이 나겠어요..수험생활 때문에 당장은 서운하고 불편한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그러한 불평을 토로하며 "너 때문에 내가 이러저러한 일들을 희생하고 있으니 너 무조건 잘 되어야해!!"라고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시험 끝나고 약대 입학한 후, 또 졸업한 후의 긍정적인 부분들을 함께 이야기하며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할 듯합니다..남편이 제게 종종 했던 응원의 멘트가 "나중에 대학들어가서 엠티가면 내가 성인 음료수 한 박스 넣어줄게~~"였다는....^^;;

전 가군에 성균관대, 나군에 서울대 지원했고 원래 두 학교 모두 2월 1일 발표라서 그 때까지는 차분하게 기다려야지 했었는데 21일(금) 서울대 면접 준비 중이던 바로 전 날 20일(목)에 성대 발표가 났다는 소식을 바로 여기 약대가자 까페에서 듣고 심장이 어찌나 쿵쾅거리던지....합격하면 좋지만 불합격이면 다음 날 서울대 면접에 지장있을까봐 솔직히 확인해 보기 겁나더군요...결국 떨리는 마음으로 아직 회사에 있던 남편에게 전화걸어 대신 확인을 부탁하는 소심함을 발휘....--; 그런데 남편의 첫마디가 "수험번호를 다시 확인하라는데?"이것이 불합격이라는 얘긴지 뭔가 애매모호한 상황..심장은 더 요동을 치고...알고보니 약대 합격자 발표가 아니라 정시 합격자 발표란을 클릭했다고 하더군요...@@ 잠시 후 약대 합격자 발표에서 제 이름과 수험번호를 확인했고 합격했으니 걱정말고 내일 면접 준비 차분하게 하라고.....ㅡㅡ

성대고 그렇고 서울대도 그렇고 면접에서 가장 얘기가 많이 나온 것은 예상하시듯이 '나이'였습니다. 아무래도 2년 수료생을 대상으로 하는 약대 6년제 체제에서 10살이나 많은 저를 아무 걱정없이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으신 듯해요..성대 면접에서도 대학원을 어디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으셨고 서울대에서도 줄기차게 나이 때문에 겪을 애로사항을 말씀해 주시더군요..성대는 PEET비중이 워낙 높았기 때문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성대 지성면접에서 유기부분은 제대로 답변 못했거든요..TT) 서울대는 면접보고 나오면서 참 착잡했답니다..제 지원서에 대한 교수님들의 평가가 극과 극이라고 하셨어요..객관적인 스펙이 좋으니 높은 점수를 주시는 분도 계신 반면 나이가 워낙 많아서 졸업 후 바로 개국약사로 빠질 확률이 높고 그것은 서울대 약대가 바라는 인재상에 적합하지 않다 하시며 고개를 저으시는 분도 계시다고...결과가 어찌될 지는 기다리는 수밖에....

현재 상황에서 일단 성대 합격자 명단에 들어 있음은 정말 기쁘고 한결 마음이 가볍습니다..일년동안 제 수발 들어준 남편에게 무한히 고맙고 며느리로서의 역할 제대로 하지 못했음에도 축하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시부모님께도 정말 감사하구요..

주부님 여러분, 혹은 늦깍이 수험생 여러분!! 우리 나이 많다고 기죽지 맙시다~~~오히려 살아온 인생만큼 더 여유있게 침착하게 준비할 수 있잖아요..30대여도 집중해서 공부하면 어린 학생들 못지 않게 충분히 능력발휘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의지와 열의도 결코 퇴색되지 않는다는 것 당당히 보여주자구요!!!!!! 

[뚱짱어]

쪽지 보냈어요..토끼님^^ 큰언니가 토끼띠인데...갑자기 서글퍼지는 이유는 뭘까요..^^;;

[허무인]

전적대 스펙이...ㅎㄷㄷ

[뚱짱어]

^^* 이제 들어가게 될 약대에서의 스펙도 잘 쌓도록 노력할게요~~~ 님께도 좋은 결과 있기를!!!!

[샤오딩]

아 진짜 마음에 와닿네요 ㅠㅠ 주부님의 뭐라고 할까 부드러우면서도 굳은의지가 느껴집니다..정말 추카드리구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뚱짱어]

감사합니다^^ 그 의지 변치않고 잘 다져나갈게요..샤오딩님도 좋은 성과 거두시길 바랍니다~

[totoro80]

합격 축하합니다.

[뚱짱어]

감사합니다..^^;

[김 현우]

정말 대단하시네요^^

[2회합격]

서울대분이 학점 저정도 맞을 정도면... ㅋㅋ 뭐 암꺼나 다해도 붙을듯 ㅋ 부럽네여.

[기억상실]

저 지금 32살인데,, 지금 시작할려구 합니다. 지금 붙으신건데도 나이 많니 어쩌니.. 아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글구 댓글보니까. 왜 본인을 나이많은 아줌마라 하시나요 ?벌써부터 ? ㅠㅠ

[미래약사소국]

전 30살 이제 갓 결혼한 새댁인데..너무 멋져요..스펙을 보니 원래 좀 똑똑하신 분일 것 같긴하지만..희망을 주는 글이라 감동 받고 갑니다.^^

[sstar]

저랑 동갑이시네요 이제 서른 좀 넘었는데 면접때 나이많다고 한다구요?? 절대 많은 나이는 아닌데 그래도 전적대 스펙이 좋으셔서 저도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쉽지않네요

[shinmi22]

부럽부럽 저도 이제 30대.. 화이팅입니다~!!!

[엠마 왓슨]

축하드려요 합격수기 검색해서 읽고 있는 중이에요 서울대는 어떻게 되셨어요? 현재 만족하신가요 저도 30대 기혼인데 정말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