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대전도시철도2호선 원안대로 트램으로 추진될까?
지난 번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시장이 바뀌자 대전도시철도 2호선의 운명이 또다시 갈림길에 섰다. 선거 당시 2호선에 대한 대전시장후보들의 입장이 달라 선거 결과에 따라 트램 방식은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었다.
그런데 당시 민주당 출신 허태정(민주당) 후보만 현재의 트램 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박성효(한국당) 남충희(바른미래) 김윤기(정의당) 후보는 트램 대신 다른 대안을 약속하고 있다. 박 후보는 지하철, 고가(高架), 트램을 혼합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고, 남 후보와 김윤기 후보는 트램 대신 BRT(간선급행버스체계·시내버스중앙차로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전도시철도 2호선의 운명은 3가지다. 첫째 기존의 대전시 계획대로 트램이 순조롭게 추진되는 경우, 둘째 고가나 지하철 등 다른 방식으로 변경되어 추진되는 경우, 셋째 2호선 도시철도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다.
그렇다면 새롭게 대전 시정을 맡게된 허태정 시장은 ‘트램노선 교통지옥’에 대한 대책은 있을까?
허 시장은 첫째의 경우를 기대하고 있으나 필자는 트램은 어렵다고 본다. 트램은 저렴한 건설비용을 장점으로 꼽지만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을 따져보면 오히려 메트로(지하철 또는 경전철)보다 경제성이 떨어진다.
프랑스 리용의 경우 트램이 km당 1000명을 수송한다면 메트로는 4700명을 수송한다. 트램은 기본적으로 시내버스 속도와 차이가 없어서 이용자가 적기 때문이다.
트램의 도로잠식 비용까지 적용하면 트램과 메트로의 경제성 차이는 훨씬 더 커진다. 그런데도 트램이 경제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100원짜리 과자를 100원에 사면서 500원짜리 과자를 300원에 사는 것보다 싸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트램의 더 큰 문제는 기존 도로를 교통지옥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결정적인 약점이다. 2년 전 트램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서울 양천구 국회의원은 작년 말 주민들이 트램추진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고민에 빠졌다.
당시 그의 홈페이지에 달린 관련 댓글 130개 중 99%가 반대 의견이었고, 계속 추진하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경고들도 있었다. (지금은 삭제된 상태)
트램으로 인한 심각한 교통혼잡과 주거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였다. 과거 전주시가 7~8년을 트램 추진에 매진하고도 포기할 수밖에 없던 이유도 이런 반발 때문이었다.
지금 대전시 2호선 트램은 정부의 타당성조사를 받고 있다. 통과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설사 통과된다고 해도 건설 공사에 착수할 때는 엄청난 주민 반발이 예상된다.
지금도 러시아워마다 심각한 불편을 겪는데 트램 때문에 더 심한 교통지옥으로 변할 게 분명하다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것이다. 양천구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게 분명하다.
이런 문제 때문에서 트램은 외국에서도 과거 철도 폐선부지나 도심의 외곽 혹은 신도시 개발지에 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통난으로 골몰하는 도시가 세계적으로 수도 없지만 대전처럼 차량 통행이 많은 기존 간선 도로에 새로 트램을 놓은 경우는 없다.
허 시장이 트램을 정녕 추진하려 한다면 그런 도시가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를 알아본 뒤에 하는 게 맞다. 필자는 철도 분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그런 도시를 찾아봤으나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그런데도 지난 번 선거에선 트램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들이 꽤 있었다. 트램의 현실성을 잘 모르는 시민들에겐 당장 써먹기 좋은 공약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유럽에서나 볼 수 있는 트램을 건설해보겠다는 데 반대할 주민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주민들이, 트램이 자신의 출퇴근길을 지옥으로 만들고 그래서 집값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안 후에는 양천구처럼 결사반대와 낙선운동의 목소리까지 나오게 돼 있다.
허 시장이 이런 문제를 염두에 두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까지 생각해서 트램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면 그 대안이 무엇인지를 지금부터라도 시민들에게 밝혀야 한다.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니까 우선 그냥 가보겠다는 생각이면 너무 무책임하다.
만약 최후의 수단으로 도시철도2호선 사업을 포기한다면 정부에서 지원받는 최대 1조원 안팎(광주 2호선의 경우 1조2천억)의 지원금을 포기하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대전이 부자 도시라서 돈 걱정이 없는 도시라면 몰라도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정부에서 공짜로 받을 수 있는 1조원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지역경제 지역기업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손해다. 그 돈이 지역에 풀리면 대전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텐데 그걸 포기하는 것이다.
2호선의 운명은 3갈래 갈림길 위에 서 있다.
첫째 트램으로 그냥 진행되는 경우인데 이는 정부 예타 통과와 시민 반발이라는 두 개의 큰 고개를 넘는 게 과제고, 둘째 지하철이나 고가 방식으로의 재변경은 예타가 관건인데, 광주처럼 저심도 공법을 쓰는 게 가능하다면 ‘광주와 같은 대우’관철시킬 수 있는 대전시장의 정치력이 필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셋째 트램도 지하철(고가)도 어려워진다면 대전의 2호선은 그냥 날아가고 만다. 대전경제에 1~2조원 이상 손해가 나는 결말이다.
그러나 도시철도는 무엇보다 나 자신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문제다. 나의 출퇴근길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주는 문제고, 내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대전시민 10명 중 7~8명은 도시철도 2호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염홍철 시장 때 여론조사)
그러나 2호선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돌고 또 돌면서 헛바퀴만 돌렸다. ‘새 기관사’의 무책임과 정치싸움 때문이었다. 선거 결과가 유권자 자신의 앞날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은 분명한데, 투표는 실리보다 마음으로 하는 경우도 많으니 종종 ‘엉뚱한 기관사’가 탄생하는 게 문제다.
그래도 어쩌랴, 그 또한 대전과 대전시민의 운명 아니겠는가?
첫댓글 님들께 유용한 정보가 되시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지금이라도 바꿔야
자기부상으로
이미 5-6년 시간을 버렸지만
감사합니다. 대전시민들 대다수가 희망하는 지하철로 건설해야 하는게 마땅하다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교통체증이나 복잡함을 앉고 있는 트램방식은 이젠 그만 합시다. 권선택 전 시장의 실패사례를 이어 받아서는 절대 안 된다고 봅니다.
동의합니다. 지하철만이 지상교통체증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교통수단으로 매우 적합하다고 봅니다. 도안쪽 도로를 보면 버스전용차선 운용도 현재처럼 쓸데없이 24시간 운용하지 말고 서울처럼 평일 07:00-10:00, 16:00-21:00로 조정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할 듯 합니다. 단순하게 24시간으로 운용하는 건 문제가 많습니다. 가득이나 교통체증이 심한데....앞으로 갑천3블록 아파트가 입주하면 한정된 도로를 사용하는 현 상황에선 더욱 체증이 심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것을 대전시측에서 잘 생각하고는 있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매우 유익한 자료 감사합니다.
좋은 자료와 정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좋은 글 잘 읽었답니다. 수고하세요.
트램에 대한 전망자료 정말 감사합니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으로 추진 중인 트램 건설사업의 정상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에 상응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대전의 도로 여건 상 트램 전용도로는 폭이 상·하행 합쳐 6.4m에 이르러 2개 차로 잠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공사 기간 차로 감소에 따른 교통 혼잡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부터 대중교통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전환 및 공감대 형성도 요구되고 있다. 트램 노선이 광역 간선 도로망을 따라 계획돼 있어 시내버스 노선의 전면 개편, 교통 신호체계 정비 및 버스전용차선 폐지 등 여러가지의 교통 운영방안 등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적극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