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한 명이 목포에 사는데 12.31일에 부산으로 이사를 나온다고 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자신을 보러 오지 않는다고 불평이다. 친구는 시인으로 나름 시를 쓰는데 나는 조금 공감이 안되는 편이지만 지켜봐 주고 있다. 시상을 얻기 위해 새벽시장도 가고 걷기는 잘못하지만 나름 삶에 충실한 편이다.
우리는 40년지기인데 대학동창이다. 오년 정도 일년에 4번 정도 한 계절씩 맡아 여행을 다닌다. 여태까지는 별로 문제가 없었다. 자신의 캐릭터를 잘 드러내지 않고 서로 화합하며 잘 지냈다.
지난 여름에 서울의 궁궐터 걷기를 하였는데 나는 평일이라 참여 못했다. 그리고 인천의 섬여행을 가는데 거긴 너무 무리한 여행이라 부산서 가기에 너무 힘들어 빠졌더니 조금 싫어하였다. 이번 목포여행은 여러 곳을 둘러보기로 했는데 카톡에서 내가 하루만에 돌아보는 집중형 투어이니 렌트카가 필요하다고 했더니 어느 친구가 자신은 남의 차를 운전 못한다고 하여 내가 하겠다고 했다. 모두 다 카톡을 지켜 보고 있기에 난 렌트카를 빌리는 것을 다 동의하는 줄 알았다.
목표역에서 예약한 롯데 렌트카에 가서 차를 받아오려니 목포 친구가 막 화를 내며 렌트카를 빌릴 필요가 없다며 목포는 좁아서 걸어걸어 다니면 된다고 한다. 내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야..우리가 여기 둘레길 걸으러 온 것 아니잖냐..하루만에 목포의 여러 곳을 보려면 차가 필요하다. 그렇게 설득을 하는데 그녀가 막 화를 내며 그러면 어제라도 말을 해야지라고 했다. 자신은 나름 우리를 맞을 준비를 다했다고 했다. 난 어제 너무 바빴고 니가 카톡을 봐서 승인하는 가 했는데...어쩌노,... 지금은 차가 필요없어 보이지만 나중엔 나에게 고마워할 거다라며 달랬다. 그런데...친구가 갑자기 막 화를 내며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말 안했다며 나를 닦아 세웠다. 나도 갑자기 화가 났다. 그래서 내가 왜 너에게 미안하다 해야 하냐? 이렇게 코드가 안 맞으면 렌트카비 10만원 내가 부담할게라고 했더니 또 화를 내면서 누가 돈 때문에 그러냐고 고함을 질렀다. 여기 돈 없는 사람이 누가 있냐고 했다. 역 안에서 그렇게 고함을 지르니 너무 놀라고 챙피 스러웠다. 나 같으면 이왕 렌트카 빌린 거(자신이 운전도 못하면서) 인정하고 곧 올 친구들을 맞이하겠더만은...
나는 친구의 입장을 이해하고(자신이 이번 여행의 호스트인데 내가 나섰다고 )그때부터 아무 말 안하고 운전하며 친구들과 낙지 비빔밥집으로 갔고 유달산, 김대중 평화 공원, 삼학도 공원, 고하도. 그녀가 다니는 교회, 가톨릭 성지, 스카이 워크, 목포 해양대학교 등등을 둘러 보았다. 저녁에는 시장에 가서 회, 매운탕에 막걸리를 마셨다. 차가 없었더라면 위에 열거한 곳을 못 갔을 것이다. 많이 놀러다닌 나의 혜안으로 렌트카 빌린 것을 이렇게 힘들게 이해시키고 여행을 다녀오니 너무 황당한 여행이었다. 그녀는 평소 차가 없이 뚜벅이로 다니는데 이번에 나랑 부딪힌 것이었다.
너무 속상해 다른 친구에게 너 오기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하니 이전의 여행에서도 지 생각대로 안된다고 막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낸 전적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친구도 그때 너무 기분이 나빠서 그냥 막살해 버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난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이제 와서 모임을 깨기도 그렇고 pass하기로 했다. 이렇게 지난 주말은 목포를 둘러보고 왔답니다.
첫댓글 가끔 깨살맞은 친구가 있죠이.
물컹하게 잘 넘어가는 나는 가끔 지독하게 후회할 때가 있죠.
물컹한 나는 깨살맞고 싶지만, 더 물컹해지고 있죠.
인생은 물컹하지는 말아야할긴데
여기저기 구멍이 숭숭 뚫렸는지
생바람에 어깨가 움츠려집니더~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죠.
차떼고 포떼면 외로워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