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이가 새학교 또는 새학년에 잘 적응할지, 새로운 친구들과 원만히 지내게 될지 걱정이 되는 건 당연한 부모님 마음일 것입니다. 게다가 요즘 유행하는 왕따의 피해자가 우리 아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 정말 큰 걱정입니다. 학기초인 지금쯤 한 번 아이의 왕따 가능성을 살펴보고 예방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 새 학기를 맞아 초등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가정을 벗어나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배려가 필요하다. 고대의료원 제공(한겨레, 2003.03.11)
('왕따'란 '왕따돌림'의 준말로 폭력학생들이 집중적으로 괴롭히며 따돌리는 학생을 뜻합니다. 또 '은따'는 '은근히 따돌림'이라는 뜻으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집단적인 따돌림 현상이 얼마나 심화되고 있는지를 시사합니다)
1. 왕따 진단하기
왕따가 되기 쉬운 행동 유형
- 내성적이며 자기주장을 잘 하지 못하는 학생
- 친구들이 놀리거나 괴롭혀도 가만히 있으며 얼굴 표정이 어두운 학생
- 신체외모나 목소리가 특이한 학생
- 잘 씻지 않고 다니는 학생(복장이 지저분한 학생)
- 거짓말을 잘하며, 말과 행동이 틀린 학생
- 또래 집단의 문화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옷차림, 언어, 유행어, 연예인 화제 등)
- 잘난 척 하는 학생
- 이기적이며 자신의 생각만 주장하는 학생
- 친구들이 놀릴 때 부끄럼을 많이 타거나 과잉반응을 보이는 학생
- 농담과 진담을 구분하지 못하는 학생
- 교사가 편애하는 학생
- 교사의 관심과 애정을 지나치게 원하는 학생
부모가 알 수 있는 왕따 자녀의 행동 유형
- 무조건 전학을 보내달라고 하거나 갑자기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한다.
- 말수가 적어지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 아침에 학교에 가는 것을 매우 힘들어하며 지각을 자주 한다.
- 학용품 및 소지품이 자주 없어지거나 파손되는 경우가 많다.
- 도시락을 가져가지 않거나 남겨오는 경우가 많다.
- 전화가 자주 오거나 호출기의 음성확인을 자주 한다.
- 외부 전화에 민감하며 친구의 전화나 호출을 받고 난 후 우울해 하거나 안절부절한다.
- 노트나 연습장에 "죽고 싶다", "학교 가기 싫다" 등의 낙서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
- 머리나 배가 자주 아프다고 이야기를 한다.
- 손발에 계속해서 작은 상처를 입고 있다.
- 예전보다 용돈을 자주 요구하거나 갑자기 도벽이 생겼다.
-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오지 않거나 친구들과 교류가 갑자기 없어졌다.
- 화를 내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화를 내거나 동생 및 엄마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밖에서의 스트레스를 집에서 자기보다 약자에게 표출하는 경우가 있다).
2. 왕따 예방하기
자녀를 왕따 피해자로 만들 수 있는 부모 유형
- 유아기 및 아동기 때 자녀에게 따뜻한 사랑의 표현을 잘 하지 않은 부모
- 맞벌이나 기타의 사정으로 인해 부모가 직접 키우지 못하고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며 자녀를 키운 부모
(이 경우 자녀에게 일관성 있는 교육을 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 이혼 및 기타 문제 등으로 인해 결손가정을 이룬 부모
- 자녀와 대화하기보다는 폭력을 많이 가해 자녀를 정서적으로 위축시킨 부모
- 자녀가 해야 할 것을 부모가 대신 해 주거나 자녀가 원하는 것은 무조건 다해 주는 등 과잉보호를 한 부모
(공주병, 왕자병을 만드는 부모)
- 자녀의 행동에 대해 칭찬과 지지보다는 잔소리와 비난을 하는 부모
- 자녀에게 친구와 어울리게 하거나 단체생활을 권장하기보다는 혼자있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하는 부모
- 잘못된 것을 보고도 무조건 피하라고 교육하는 부모
- 형제끼리 차별하여 정서적으로 위축되게 만드는 부모
- 강압적이고 부모의 의견만 주장하며 자녀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고 무시하는 부모
- 자녀의 적성과 특기를 고려치 않고 부모가 원하는 진로를 강요하는 부모
자녀를 왕따 가해자로 만들 수 있는 부모 유형
- 자녀의 행동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지 않고 방치하는 무관심한 부모
- 자녀가 자신의 이익만을 알고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아이로 키운 부모
- 자녀에게 폭력이나 폭언을 사용하여 폭력성을 가르치는 부모
- 과정중심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부모
예) 자녀가 공부를 해 나가는 과정보다는 성적으로 나타난 결과만을 중시하는 부모
- 자녀의 잘못을 타인 앞에서 무조건 감싸는 부모
- 자녀에게 장점과 칭찬을 하기보다는 단점과 야단을 많이 치는 부모
- 자녀와 이야기할 때 다른 집 자녀와 비교하여 이야기하는 부모
- 맞고 들어오거나 따돌림을 당했을 때 혼내면서 "너도 그렇게 해. 내가 책임질게" 라고 하며 은연중에
폭력을 가르치는 부모
- 수용적인 가족 분위기를 만들기보다는 공격적이고 경쟁적인 가정 분위기를 조성하는 부모
- 자녀앞에서 다른 사람의 허물이나 단점을 자주 이야기하는 부모
◆ 새학기 ‘자녀 학습 혁명’
좋아하는 과목부터 성취감 느끼게 하라
공부하는 태도 바로잡기는 몇주간 서서히
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두고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다 ‘내 아이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학습지 한두 개는 기본으로 시키고 학원에 보내고 그것도 부족하다 싶으면 값비싼 과외까지 시킨다. 문제는 모든 아이들이 부모가 원하는 대로 따라와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부 좀 하라고 하면 하겠다고 대답은 하면서도 할듯 할듯 안 하고, 조금 있다 하겠다며 자꾸만 미룬다. 공책에 써 있는 글씨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진창이고, 숙제는 성의없이 후딱 해치우고 나가 놀려고만 한다. 책상에 앉아있기에 공부하는 줄 알았는데 가보면 딴짓하고 있다. 시험이 내일인데도 컴퓨터 게임에만 열중인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어떻게 하면 부모가 공부하라는 잔소리하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알아서 척척, 그것도 대충대충이 아니라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첫째, 공부하는 태도부터 점검해 보자.
공부를 잘하는 것은 부모가 시키는 대로 과외를 받거나 학원에 다녀서가 아니다. 과외나 학원에서 교육시키는 것을 자녀 스스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가짐, 즉 학습태도가 갖추어졌을 때이다. 좋은 학습태도란 자신에게 주어진 공부를 미루지 않고 그 즉시 성심 성의껏 하는 것을 말한다. 좋지 않은 학습태도를 바로잡으려면 먼저 공부하는 아이의 모습을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잡아야 할 태도 목록을 만들어 놓고, 2~3주 동안 한두 가지 혹은 서너 가지씩 태도를 고쳐나가게 하는 것이다. 부모가 먼저 기준을 정해 놓고 그 범위 안에서 아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하고 약속을 하면 아이 스스로 하나둘 나쁜 태도를 고칠 수 있다.
둘째, 성취감을 느껴봐야 ‘해보겠다’는 의욕이 생기게 된다.
자녀가 스스로 공부하려면 ‘하니까 되네’ ‘해볼 만하네’ ‘한 번 해보지 뭐’와 같은 감정을 자녀 스스로 느껴봐야 한다. 이것이 성취감이다. 사람은 누구나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껴봐야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자신감이 생긴다. 따라서 스스로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자녀에게 성취감을 자주 그리고 많이 느껴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방법은 이렇다. 잘하는 과목과 좋아하는 과목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또 아이 수준에 맞는 문제를 풀게 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 위주로 공부를 시키면 ‘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을 갖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셋째, 공부할 분량은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만큼만 주도록 하자.
자녀가 책상에 앉아 딴짓하지 않고 집중해서 공부하게 만들려면 집중할 수 있는 수준만큼만 공부할 분량을 주는 것이다. ‘30분 안에 몇 문제 풀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집중해서 몇 문제 풀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문제 수에 집착하지 말고 자녀가 할 수 있다고 말한 만큼만 문제를 풀게 하고, 흐트러짐 없이 잘 풀었으면 칭찬을 해주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공부하게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점차 문제 수를 늘려 나가면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척하거나 장난을 치는 일로 자녀와 승강이를 벌일 필요가 없다.
넷째, 끝마치는 기쁨을 느낄 수 있게 체계적인 공부계획표를 만들게 하자.
자녀가 스스로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어도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면 공부할 수 없다. 스스로 공부하게 만들려면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양을 규칙적으로 공부하게 만드는 체계적인 계획표가 필요하다. 공부 계획을 세울 때는 ‘수학20문제 풀기’ ‘영어단어 5개 외우기’와 같이 공부할 내용과 분량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생의 경우 계획표 단위는 1주일이 좋고, 토요일 하루는 쉬는 날로 정해 공부에서 해방되는 것의 기쁨도 가져볼 수 있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계획표를 벽에 붙여 놓고 공부한 것을 하나둘 체크해 나가면 ‘내가 이만큼이나 공부를 했구나’하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 물론 부모도 자녀가 스스로 공부하는 게 습관이 되기 전까지는 매일 공부진행 과정을 점검해야만 한다.
△저학년 때는 기본적인 학습기능을 자동화시켜라 (맞춤법과 구구단, 올바른 연필잡기, 띄어쓰기 등) △독해력과 어휘력을 길러줘라 △기초를 튼튼하게 하라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도 알려줘라 △고학년이 되면 암기하는 요령과 시험 치르는 방법도 가르쳐라
◆부모가 꼭 알아야 할 5가지
♧ 남에게만 맡기지 말고 부모가 직접 챙겨라
♧ 학교 숙제, 대신 해주지 마라
♧ 자료 찾는 방법과 요약하는 방법을 먼저 가르쳐라
♧ 아이들은 컴퓨터로 공부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인터넷은 부모가 활용할 때 100배 효과를 발휘한다
◆ 우리 아이들 독서지도
독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책 읽기를 싫어하거나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대부분 어려서부터 책과 친해질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영상매체 세대인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과 인터넷 등에 빠져 책과 담을 쌓는 경우가 더욱 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책과 친해질 수 있을까. 또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독서교육 전문가들은 “우선 쉽고 재미있는 책부터 시작하라”고 권한다. 책과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분량이 많지 않고 어휘가 쉽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책을 골라 시작해야 한다는 것.
책 읽기를 학습의 수단으로 여겨 무조건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이들이 책과 멀어지게 되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또 책을 읽은 뒤에는 반드시 독후감을 쓰도록 강요하거나 책 내용에 대한 질문을 던져 시험당하는 느낌을 갖게 만드는 것도 피해야 한다.
▽책을 왜 읽는가=읽기 능력에 차이가 있다면 똑같은 자료를 읽어도 받아들이는 정보의 양과 사고력의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청소년기에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은 평생 동안 퍼 쓸 수 있는 ‘교양의 곳간’을 마련하는 것과 같다. 책을 통해 성숙한 삶을 살기 위한 지식을 습득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간접 경험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
책 읽기를 통해 논리적인 사고의 틀을 갖추게 되면 어떤 상황에서든 합리적인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을 수 있다.
▽언제부터 읽어야 하나=일반적으로 아이가 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기는 10개월 정도 됐을 무렵부터다. 이때부터 책과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글을 배우기 전 단계의 어린이에게는 감성과 직관력을 길러줄 수 있는 이야기책을 읽어 주는 것이 좋다.
부모가 읽어 주는 책의 내용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차츰 이야기가 지닌 기본적인 구조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나중에 어려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을 키우게 된다. 처음에는 간단한 문장과 단어가 되풀이되는 책이 좋으며 아이가 커 갈수록 단어와 내용의 수준이 높아지는 이야기책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나=정신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좋다. 그러나 각자의 관심 분야와 독서 경험, 읽기 능력 등에 따라 좋은 책의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여러 기관에서 내놓은 권장도서 목록을 무조건 신봉할 필요는 없고 참고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동화나 전설, 위인전, 판타지 문학 등을, 지적인 욕구가 발달하는 고학년의 경우 추리소설이나 과학 관련 서적, 역사소설 등을 권하는 것이 좋다. 가치관이 생기는 중학생 이상은 문학, 역사,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는 것이 좋다.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는 되도록 정성들여 만든 책을 선택하자. 편집자의 정성이 들어간 책은 내용면에서도 훌륭한 경우가 많다.
▽끝까지 읽지 않아도 좋다=책을 고를 때 페이지 수부터 확인하는 버릇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독서를 하면서도 남은 분량을 확인하느라 책 내용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읽다가 그만두더라도 읽은 만큼은 머릿속에 남는 것이 독서다. 반드시 책 전체를 읽지 않고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 선별해 읽어도 아예 읽지 않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하루에도 수 백권의 책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모든 책을 반드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독후감은 다양한 형식으로=책을 읽은 뒤 내용과 감상 등을 정리하는 데는 독후감을 쓰는 방법이 가장 좋다. 독서교육 전문가들은 독후감이 독서의 완성이라고 말한다. 자기가 읽은 내용을 기록해 나가는 동안에 생각도 정돈되고,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방법도 익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글쓰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학생들에게 완성된 형태의 독후감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그림으로 느낌을 그려 본다거나 작가나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는 방법 등 딱딱하지 않고 자유로운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신현숙 연수부장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서점을 방문해 책을 고르고 책을 읽은 뒤에는 내용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 자녀의 독서 동기를 유발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사회성 길러주려면
“딸에게는 애정 표현을 더 많이, 아들에게는 소리지르지 마세요”
대부분의 “부모가 바라는 유능한 아이는 지적으로 유능한, 즉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일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과열된 조기 교육으로 인해 지난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일찍부터 인지적으로만 과다하게 노출된 결과 사회성 발달이 미숙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사회적 집단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대인관계에서 공격적이거나 위축되는 등 사회적으로 유능하지 못한 행동을 보이는 아동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 극단적인 현상은 ‘왕따’와 같은 집단 따돌림의 형태다.
“사회적으로 유능한 아이는 긍정적인 정서를 많이 나타낸다. 평소에 잘 웃고 유쾌한 아동은 또래에게 인기 있고, 친사회적 행동을 더 많이 보이고, 공격적인 행동은 덜 보인다.
반면에 자신의 정서를 잘 조절하지 못하며, 잘 좌절하고 화를 자주 내는 아동은 공격적인 행동을 나타내기 쉬우며 위축된 행동도 더 많이 나타낸다. 이 아동들은 교사들로부터 사회적으로 유능하지 못하다고 평가받을 뿐 아니라 또래들로부터도 배척된다.
“부모의 자녀 양육 방식도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 부모가 애정을 많이 보이고, 협력적이며 자녀에게 긍정적인 정서를 많이 표현하고, 민감하고 적절하게 반응할수록 아동은 더 친사회적으로 되고 위축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적게 보이고, 또래에게 거부되지 않고 더 잘 수용된다.
반면 부모가 자녀의 신호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부정적 정서 및 통제를 많이 보이며, 강압적으로 자녀를 대하거나 자녀와의 상호작용을 회피할 때 아동은 더 공격적으로 행동하고, 위축되며,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나타낸다.
특히 부모가 딸에게는 민감하고 긍정적으로 양육할수록, 아들에게는 부정적인 통제 행동을 적게 하고,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하지 않을수록 자녀는 사회적으로 유능하다고 평가된다.
아동의 유능성은 타고난 측면도 있지만 사회적 경험을 통해서도 길러진다. 특히 또래와의 놀이 경험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적당한 방법으로 나타내고,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서로의 의견을 절충하는 과정을 많이 가질수록 사회적 유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자녀가 또래들과 잘 어울리고, 여러 상황에 효율적으로 잘 대처하고, 건강한 자아를 갖기를 원한다면 부모는 무엇보다도 자녀가 또래와 놀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게 하고, 자녀를 믿어주고, 애정을 표현하고, 자녀가 경험을 통해 스스로 유능한 아이로 커가도록 해주어야 할 것이다.
◆ 가정에서의 토론교육 어떻게 할까
토론 문화는 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단시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혀야 하기 때문에 가정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정에서의 토론교육은 자유스러운 의사 표현능력,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할 줄 알며 자기의 주장을 분명히 밝힐 줄 아는 태도, 사물이나 사회현상을 바르게 볼 수 있는 올바른 가치관의 정립이 그 핵심이다.
일상적인 문제를 토론으로 접근하는 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예를 들면 아이가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릴 때 무조건 혼내는 대신 ‘쓰레기를 마구 버리면 환경이 얼마나 나빠질까’를 물어 아이 스스로 결과를 유추할 수 있도록 한다. 아이가 새로 나온 장난감을 사 달라고 떼를 쓸 때, 학원에 가기 싫다고 억지를 부릴 때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은 어떤 행동을 할 때도 스스로 논리와 근거를 마련하는 힘을 기르게 되고 부모 입장에서도 훨씬 효과적으로 생활지도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토론에 임하는 부모의 마음자세부터 달라져야 한다. 자녀들의 질문이나 요구사항들이 어떤 것이든지 무조건 무시하거나 질책해서는 안 된다. 그것들을 수용하든 거절하든 그에 따른 분명한 이유나 증거를 제시해주어야 한다. 또한 항상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행동을 부모님이 솔선수범해 자녀들로 하여금 본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자녀들이 읽는 책을 부모가 같이 읽고 주제나 주인공의 행동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토론으로 이끌 수 있으며, 자녀들과 함께 한 여행에서 겪은 일로 찬반으로 토론할 수도 있다. 또 지나친 컴퓨터게임을 나무라지만 말고 토론으로 자녀들 스스로 바람직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말하는 형식을 의도적으로 바꿀 필요도 있다. 평소 부모님과의 대화는 문장이 아닌 몇 개의 단어들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나, 가끔은 어떤 말을 완전한 문장형태로 말하게 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이유나 증거를 들어가며 조리 있게 말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 부모가 바로 아이들의 최초 교사다
아들녀석이 초등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다. 그해 3월 첫 일요일 날 아침, 아들과 함께 목욕탕에 갔다. 나는 예사 때처럼 1000원 짜리 지폐 한 장을 창구에 디밀었다(그때 목욕료는 대인 600원, 소인 300원).
그날 따라 목욕비를 받던 아가씨는 아드님이 취학 전 어린이냐고 물었다. 나는 서슴없이 그렇다고 했더니 100원 짜리 동전 한 닢을 거슬러 주었다.
탕 안에서 부자간 서로 등을 밀어주면서 기분 좋게 목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후, 아내가 그날의 내 처사를 몹시 나무랐다. 내가 없을 때, 아들이 아버지는 치사하게 돈 300원을 아끼려고 아가씨에게 거짓말을 하더라고 볼멘소리를 했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내 처사가 무척 잘못 됨을 깨닫고 몹시 창피스러워 얼굴이 화끈거렸다. 한동안 아들 앞에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날 일은 두고두고 아들 앞에 아비의 체통을 잃은 일로, 지금도 그때 생각만 나면 얼굴이 붉어지곤 한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우리 사회는 이런 문화에 너무 익숙하게 젖어 살았다. 해방 직후의 혼란, 6.25 한국전쟁 후의 무질서, 무법 천지 세상에서 산 탓이겠지만, 규정이나 법을 지키지 않는데 대해 무감각, 아니 오히려 그런 것을 즐기며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열차를 탈 때, 제대로 승차권을 사지 않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어떤 승객은 출발역에서 아예 승차권을 사지 않고 개구멍으로 들어가 승차해서 도착역에서 다시 개구멍으로 빠져 나오는가 하면, 승차 후 열차 승무원에게 차비의 반값 정도를 넌지시 주면 승무원도 알아서 도착역 인근 역 차표를 슬쩍 건넸다.
그래서 그 무렵에는 열차 승무원 중, 일부는 이삼 년만 근무하면 집 한 채는 장만한다는 세태이기도 했다.
또, 초등학생에게는 소아권으로 반값이었지만, 그것도 제대로 지킨 사람보다 그 규정을 어긴 사람이 더 많지 않았나 싶다.
나이를 두세 살 줄여 역원이나 승무원에게 우기기 일쑤였고, 열차 내에서 차표 검사가 시작되면 할머니들은 손자 손녀를 치마 속에다 숨기는 촌극도 있었다.
이런 생활 속의 억지, 부패 문화는 열차 승차만이 아니었다. 사회 구석구석 어디에도 이런 문화는 안 미친 곳이 없어서 이 정도의 일은 많은 사람들이 부패라고 생각지도 않는, 무감각 속에서 살아온 느낌이다.
사실, 지난날 우리 사회는 위만 썩은 게 아니고, 중간, 아래 밑바닥까지 모두 썩은 ‘부패 공화국’이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게다.
다행히 그 동안 생활 수준의 향상, 교육 수준의 향상 등으로 이제는 지난날과 같은 일상 생활 속의 부패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그 찌꺼기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아내와 함께 동해안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국도를 달리는 승용차들이 제한속도를 지키는 차보다 그 규정을 어기는 차들이 더 많았다.
국도의 제한 속도가 60(Km/h)이라면 70, 80으로 달리고, 70이라면 80, 90으로 달리는 게 예사로 이편에서 제한속도를 지키면 뒤차들이 꽁무니에 바짝 다가와서 빨리 달릴 것을 재촉하거나, 위험한 고갯길에서도 참지 못하고 중앙 차선을 넘어 추월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도로 곳곳에 과속으로 달리던 차들이 거북이 뒤집어지듯 넘어진 것을 보고도, 나만은 예외라고 달리고 또 달린다. 그래서 우리 사회 교통 사고율의 세계 1, 2위인가 보다.
몇 해 전 유럽 기행 중, 스위스에서 네덜란드까지는 관광 전세 버스를 이용했다. 버스가 스위스 국경을 벗어나자 시원한 독일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이 펼쳐졌다. 독일의 고속도로는 무제한 속도로 달릴 수 있는바, 벤츠, BMW, 피아트 등의 날렵한 승용차들이 제비처럼 달리며 버스를 추월했다.
그런데,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 기사는 텅 비다시피 뚫린 고속도로를 처음부터 끝까지 버스 제한 속도(100Km/h)를 지켰다. 한 승객이 기사에게 좀 더 빨리 달릴 것을 부탁해도, 그는 못 들은 척 묵살하고는 규정대로 달렸다.
한 승객은 그제야 “이 친구들은 누가 보나 안 보나, 제 규정을 지킨다”며 그들의 준법 정신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은 어른으로부터 배우며 자란다. 아버지 어머니가 바로 아이들의 최초 교사다. 아이들은 부모나 집안 어른, 이웃 사람으로부터 모든 언행을 보고 듣고 배운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무심코 말하고 행동하기 일쑤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정직 하라고 말로 일러도 어른들이 행동이 정직하지 않을 때, 그 교육은 별 소용이 없다.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공중 질서와 도덕 등 아무리 좋은 내용을 많이 배워도 가정, 사회가 그 교과서와 다를 때는 아이들이 배운 지식은 한낱 필답 시험용일 뿐이다.
첫 단추부터 바로 꿰어야 끝 단추도 제 자리에 꿸 수가 있다. 남 탓하지 말고 먼저 나부터.
첫댓글 서브님 좋은 정보 도움 됐어요. 쌩큐^^
엄마가 바뀌어야 애들의 혁명은 시작되요 그죠?
함께 노력하고 공부하는 엄마가 훌륭한 엄마...좋은엄마와 훌륭한 엄마와의 차이점이란게 있는거 같아요..어느쪽이 낫다 못하지만 예쁜 엄마보다는 좋은엄마..훌륭한 엄마가 되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