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 기행] 兩表酬三顧. = 2006년 11월 7일 [화].
09시 30분 출발.
전날의 문제로 마 지에가 간다 않간다 시끄럽다가... 내가 나서고, 떵 따꺼가 나서고...
"3명이상이면 패가 갈린다."는 우리만 그런것이 아니라 중국인도 한가지.
외국인인 탱이는 제쳐두고 남둘에 여둘이라서 도란도란 잘 뭉치지 않을까 하는 탱이의 기대는 단 번에 박살이 났단다.
전날 심사가 뒤틀린 마 지에는 결국 우리와 총칭 구경을 같이 나가지 않았고, 날이 밝았는데도 기상을 않고 이불 속에서 개겼다.
삼고초려는 아니고 삼고상방[三顧上房].
부르고, 찾고...
수 차례 방을 찾아 좋게 이야기를 하여도 꿈쩍도 않더니 비교적 관계가 좋았던 떵 따꺼를 올려 보내고, 기다릴 터이니 반듯이 모시고 내려오라 하였다. 런 로꺼는 전전날 점심. 매운 훠궈를 먹던 날. 마 지에의 호된 난리에 시껍한 적이 있었던 것 오홍이도 알지.
마 지에 그날 밥도 않 먹고 개겼잖아!
마 지에 싼궈엔이 읽어 보았소!
양표수삼고[兩表酬三顧]가 무슨 말씀인지 알지라잉!
리유뻬이가 세 번씩이나 쭈꺼 량을 찾아 갔음에, 그는 두 번의 출사표를 내 보답을 한다는 뜻이라는디...
우리의 활동을 홍보를 하고 취재가 나오면 탱이는 누구 같이 나서지 않는다.
우리 활동은 이렇다고 중국인들이 나서 나를 내세워야 더 빛이나지 않을까?
말도 제대로 되지 않는 탱이가 나서봐야 표현도 제대로 되지 않으니까 말씀이다.
그래서 총칭짠에서 기념 사진을 찍을 때.
탱이는 일부러 옆으로 빠졌거든, 아! 그런데 그 젊은 기자녀석이 내게만 카메라를 들이 대더라고.... 그러더니 결국 저 끝에 있던 짱 지에는 잘린거야.
1차 기행 때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찍은 사진과 같은 상황이 생긴거지....
그 때는 칭다오 조보 기자가 따라 갔는데, 내가 잘려 나갔었잖아.
내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짱 지에에게 뿌하오이쓰가 되었지 뭐냐?
+++ 일거리를 찾아 가는 빵빵쥔. - 지게는 없고 작대기만 가지고 다니는....+++
도시에 가면 나이롱줄 서너발과 긴 막대기를 메고 다니는 허름한 사람들이 많지.
"빵빵쥔[棒棒軍]이라고 한다던가?
물건을 배달해 주는 남대문 시장의 지겟꾼 같은 사람들이란다.
아침을 먹을 때 내 옆에 앉아서 먹던 사람도 그런 사람인데...
희망이 없는 농촌에서 무작정 상경(?)하여 몸땡이 하나를 밑천으로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이지.
도시는 고층 빌딩 숲으로 화려하지만 변두리 찌그러진 게딱지 같은 집에서 대여섯명이 뭉쳐 방을 얻고 힘겹게 돈을 벌어 처자식을 먹여 살리는 민공들....
개발의 찬가를 힘차게 부르던 우리나라 60년대의 모습이 아닐까?
부지런히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은 중국도 곧 잘 사는 나라가 되기를...
중국 서부 탐험기. http://blog.naver.com/jhmo71/140000389941
+++ 좁고 긴 하수구. +++
총칭의 하수구는 달랐다.
좁고 길다.
뿐만아니라 보도의 턱에 아주 바짝 붙어있다.
구멍의 면적은 비슷하게 보인다.
이렇게 만들었기에, 차에 밟히지 않음으로 깨지는 일이 적을 것이다.
자전거 타다가 뚜껑이 없는 하수구에 빠지는 친구들을 몇 번이나 보았기에 걱정이 많은데, 총칭에서는 안심을 하여도 좋겠다.
중국하면 떠오르는 풍경은 자전거를 탄 끝없는 행렬일 것이다.
그러나, 탱이는 총칭 시내에서는 자전거 탄 사람을 3명 밖에는 보지 못하였다. 아마 언덕이 많아서 일 것이다.
12시 10분 이핑[一品]진 도착 점심식사.
27.5도.
해발 355 m
이동 거리 37.15 km.
++++ 여행자 전용 지에안터 자전거.+++
무겁고 커서 내가 구박하는 지에안터 여행자 전용 자전거.
런 로꺼의 자전거가 살이 부러졌다.
몸이 가벼울 뿐만아니라 짐도 제일 적고 자전거도 살살 타는 로꺼인데 살이 부러져 나가다니....
더구나 견고하지 않아서 살이 하나만 빠져도 처??이 뒤틀어져 탈 수가 없다.
처췐이 튼튼한 겹이 아니라서 그럴것이다.
또 바퀴가 우리것과는 다르게 큰 것이라서 살의 길이가 같지 않다.
+++ 짚도 무게를 단다. +++
중국의 돈은 깨끗하지 않고, 지폐가 많다. 또한 종류도 엄청나게 많다.
우리는 지폐 3가지 동전 6가지인데, 이들은 동전 숫자는 같은데, 지폐가 13가지이고 모두 19가지에 이른다.
지저분한 것은 개인이 깨끗이 관리하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 지폐가 많은 것은 아직 중국 재정 때문에 새것으로 빨리 바뀌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모든 상거래를 무게로 달아 팔기 때문에 매우 합리적이지만, 우수리가 나오므로 돈의 종류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중국의 돈. = http://cafe.naver.com/acebike/624
+++ 고구마 덩굴 말리기. +++
고구마 캐기가 한창이다.
고구마 줄기는 썰어서 소를 먹이면 최고인데...
공중에 매달아 놓았는데도 덩굴은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향했다.
15시 8분
47.13km
31.8도
해발 525m.
마 지에 도로 옆 물도랑으로 쳐 박히다.
기차를 타고 청두에 가는 동안 자전거 타는 법을 교육을 하였건만...
교육 시킬 때는 어디 보리동냥을 갔다왔나..... !
"브레이크는 뒤가 7이고 앞이 3이다."라고 복창까지 시켰건마는... 마 지에 자전거는 앞 브레이크가 디스크 식이다.
산이 많으니 오르고 내리고 꼬부랑 길이 많아서 커브를 도는 방법도 일러 주었건마는...
급경사에 급 커브를 돌면서 다리에 힘을 주어 중심을 낮추지도 않았을 뿐만아니라.
잘 먹는 앞 브레이크를 힘껏 움켜 쥐었으니 고꾸라질 수 밖에.....
산이 찢어지는 비명소리가 들려 차를 세우고 뛰어가 보니, 하늘님이 보우하사 다행이 팔 뒷꿈치가 조금 까졌을 뿐이다.
53.69 km
29.5도
해발 530 m
주야 쟈여우짠[加油站]
+++ 깔끔한 시멘트 논두렁 +++
대만은 논두렁이 시멘트로 되어 있다는 말은 들은 것은 아마도 초중 다닐 때 쯤일 것이다.
그 때 생각으로는 야! 농사 짓기 좋겠다 였다.
시멘트로 되어 있으면, 겨울에 얼었다가 봄에 해토를 할 때에 무너지지 않아 봄마다 다시 만드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요.
탱이가 소학교 다닐 때는 봄에 새로 만든 논두렁에 빠져 고무신이 찢어지는 일이 다반사.
장마지면 미끄러지고 질퍽대는 논두렁을 걸어 오는 일이 고통.
또한,
모를 내고 나면 풀이 무성하여 두 번은 깍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을 것이요.
물이 새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징그러운 뱀도 없을 것다.
하지만, 환경 보호론자가 된 지금은 아니올시다 이다.
논두렁에 흙이 없음으로 곤충들이 살 수가 없고, 개구리조차도 넘어 갈 수가 없음으로하여 자연 생태계가 급속도로 파괴 되는 것이다.
+++ 군사시설 보호 구역(?) +++
라듸오를 켜면 우리나라 방송보다 북한 방송이 더 잘나오는 한수이북.
학교에서는 폭발물 주의교육이 연례행사 - 실제로 육이오 때 묻힌 폭발물을 잘 못 건드려 다친 친구가 있음. - 이었다.
매일이다시피 삐라가 바람에 날아 다니는 전방 지역이 고향인 관계로 눈만 들면 군사시설 보호 구역이라는 푯말을 보면서 자랐는데...
이어지는 회상.
비가 무지하게 쏟아지는 장마 때와 밤이 길고 눈이 엄청 내리는 겨울이면 무장 간첩의 출몰로 공포의 밤을 보내고는 했는데...
+++ 파죽지세. +++
우리는 중국 고사에 나오는 성어를 우리것인양 스스럼 없이 끌어다 쓴다.
많이 알고 있을수록 우러른다. 슬픈 현실이 아닐 수가 없다.
그 중에 적이 물 밀듯이 밀고 들어오는 형세를 이르는 "파죽지세".
즉, 대나무 쪼개는 장면을 목격했다.
한 할배가 칼을 대고 나무망치로 쳐서 +자 자국을 낸다.
그 다음. +자로 생긴 틀에 끼우고 뒤에서 밀고 앞에서 잡아 당기니 순식간에 쫘~악하며 네쪽으로 쪼개져 나간다.
그 대쪽으로 바구니도 만들고, 삼태기도 만들것이다.
+++ 오솔길. +++
우리의 농촌길이 시멘트로 포장된 것이 불과 몇 년 전.
직사각형의 넓적돌을 연이어 깔아 길을 덮어 놓은 풍경이 참으로 보기 좋다.
길을 따라 들어가 누가 살고있나 보고 싶어지는 길.
채소밭 사이로 곱게 난 돌길이 바쁜 자전거 여행객의 발질을 멈추게 한다.
그런데 조금은 아쉽다.
징검다리로 놓았다면 더 보기가 좋을 터인데...
+++ 마 지에의 환호. - 뒤에 죽어라 지으며 따르는 3사람...헥~~헥헥... 1열 횡대로 달려라.+++
처음 삼사일은 늘 짱지에가 선두에서 달리더니, 마 지에가 나서기 시작 하였다.
타는 법을 익힌 마지에가 가면 갈수록 치고 나갈 것이다.
짱지에는 아직도 페달링이 자기 마음대로이다.
앞 기어 3단, 뒷기어도 높은 단수를 쓰니 기운이 넘친다 하여도 가면 갈수록 쳐질 것이다.
짧은 언덕이야 확 채면 넘어 가겠지만, 길이나 경사가 만만치 않은데...
청두를 떠난 후에는 동남으로 총칭에 이르고 총칭부터는 정남으로 내려 간다.
당연한 일이지만, 내려 갈수록 더운 기운을 느낄 수 있어, 아침에는 서늘하여 긴팔을 입고 햇살이 번지면 짧은 팔로 바꾸야 입어야 한다.
+++ 언늠이 빈기여. +++
벼를 벤 꼬라지 하고는... 벼를 벤것이 아니라 이삭만 잘랐다.
싼둥은 특정 지역에만 논이 있다. 청두를 뜬 이래 여기까지 오면서 논[畓]을 줄 곧 보았다.
가을 걷이가 끝이났지만, 논두렁은 잘 정리가 되어 있는데, 오히려 논바닥은 벼의 그루터기, 아니 이삭 밑부분 짚이 그대로 논 바닥에 서있다.
바짝 잘라서 보관을 잘 하면서 겨우내 써야 할 짚인데...
멍석도 만들고, 새끼도 꼬고, 맷방석도 만들고, 독 뚜껑도 만들고, 바구니도 만들고....
짚은 우리생활 속에 다용도로 쓰이는데, 이 곳은 저렇게 내 버려 두어 거름이 되는 모양이다.
연속하파[連續下坡]!
하지만, 내리막은 짧고 오르막은 길다.
내린 만큼은 올라야하는 것을 잘 아니 내리막이 반갑지 만은 안타!
떠나기전 막연하게 산이 높다.
언덕이 많다
몇 사람이 말했지만, 티벳을 다녀오신 몸인데...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
아무려면 티벳에 견줄까마는 이어지는 언덕이 강원도 산길보다 더 가파르고 꼬부랑 거린다.
중국 특유의 날씨답게 안개도 많고... 그래서 평지같이 지겹지는않다.
+++ 73.99 km. 26.2도. 해발 410 m. 17시 46분. 치[qi]강, 꾸이양으로 가는 철길, 210국도가 만나는 지점. +++
물을 따라 사람이 살고, 땅이 있는 만큼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마을과 마을이 이어져 길이 되고... 마을이 커지는 만큼 길도 넓어 진다.
그래서 주요 국도와 철로는 서로 새끼를 꼬면서 지나다닌다.
강과 철길 그리고 저녁 노을까지 더한 곳에 수중보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까지 더하니 여행자는 페달질을 멈추고 사진기를 꺼낸다.
뭔 대단한 작품이라도 남기려는 양.
이리저리 폼을 잡고 셔터를 눌러댄다. - 오홍이도 고객를 살짝 돌려 폭포를 내려본다.
사업자 등록증 같은 "영업집조", "세무 등기", "위생허가"... 윗줄은 관공서에서 내주는 필수로 갖추어야 하는 증명서 들이다.
아랫줄은
여관 주인이 만들어 붙인 숙박계 기록법, 화재 안전 관리 규정, 위생규칙...등등이다.
탱이 생각에 몇가지는 아무 쓸짝이 없는 종이 쪽지에 불과하다.
어떤 여행지에서는
공안이 와서 신분을 확인한다고 하는데, 첫 기행 때 공자의 고향 곡부 아래 쪼우청에서 딱 한 번 그 이후로는 어디서도 인검은 없었다.
주의 할 것은 대도시나 관광지는 곳에 따라 허름한 여관이면 외국인을 재울 수 없다고 하기도 한다.
그 것은 우리들의 편의를 위한답시고 3성급 이상의 호텔에서 자라는 것인데...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그림에 떡이다. 3성급 이상이면 하루 숙박비가 최하 200웬 이상이니까.
그럴때는 지체말고 빨리 다른 여관을 찾아야 할 일이다.
+++ 중국제 일회용 밴드+++
탱이의 약갑에는 후시딘과 붕대 그리고 일회용 밴드가 3개 있다.
당연히 중국제인데...
어느날 아내 왈.
중국제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나...
뗄 때 털이 뽑히는 듯 아프기도 하지만 잘 떨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잘 붙는 것이 좋았는데...
손가락을 조금 찔려 걸리적 거리기에 밴드를 붙였는데.... 눌어 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헝겊은 떨어졌는데, 고무풀은 손가락에 그대로... 떼어낼 방법이 없다.
약방에서 산 것이 아니라 재래 시장에서 한 봉지에 얼마 하는 싸구려를 사서 그런가?
남은 것은 버려야지 다음에는 못 써먹겠다.
아!
싸구려 중국제의 슬픔이여...
첫댓글 흠..이번 기행문은 다른 것보다도 재미있는데 왜 댓글이 하나도 없을까?
벼 벤 꼬라지나, 고구마 덩쿨 말리는 거나, 드디어 등장한 볏집을 근으로 다는 풍경이랑..
서울내기 다마내기인 제게는 신기하기만 합니다.
더구나 마지에와의 트러블이라..ㅋㅋ
조회가 몇 백이라도 꼬리는 달랑 서너개뿐이던데요
하나만 달려도 열개보다....
마지에와 장지에는 그 후로 서로... 한 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