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셋째날, 넷째날
2012년 2월24일-25일
푼힐로 일출 맞이를 위하여
엊저녁부터 단단히 준비는 해두었지만
숙소가 어찌나 추운지 ...
밖은 더 추울것이라 여차 시엔 뒤집어 쓸려고 침낭까지 준비하고
숙소에서 끓여주는 뜨거운 물도 한통들고 모자도 단단히 쓰고
숙소에서 두꺼운 겨울점퍼도 빌려입고
후레쉬를 들고 다섯명이 5시20분에 길을 나섰다.
밤하늘의 총총한 별들을 바라보는 밤에 걷는 등산길
보통사람들은 한시간이면 오른다고는 하지만
나에겐 고산증세로 인하여 오르막에 어찌나 숨이 차는지 얼마못가서 쉬어야했다.
포터도 연방 슬로리슬로리...외쳐되고...
우리일행은 1시간 40분이 걸려서 푼힐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이길은 외길이라 이시간이면 여기저기 머물던 세계에서 모여든 많은 여행자들이
같은 시간에 후레쉬들고 걷고있기에
그 불빛도 장관을 이룬다.
밖에나와 막상 걷다보면 오히려 숙소보다는 덜 추웠다.
고레파니 2874m 에서 푼힐 3210m 단시간에 오르려니 고산증세가 나타날수도 있는데
심한사람들은 가차없이 하산하는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무리하다가는 큰 일을 낼 수 도있으니........
거의 정상부에 다다르니 웅대한 히말라야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숨이 터헉하니 막힐것 같은 경관이 펼쳐진다.
동 터오르는 아침햇살을 받으면서 위용을 드러내는 히말라야 마차푸츠레
마차푸츠레는 아직 오른 사람이 없다.
네팔인들이 神의 산이라 신성시하는 곳으로 여기기 때문에
이곳에 사람이 오르는것을 허용하질 않기 때문이다.
마차=물고기 푸츠레=꼬리
즉 물고기꼬리 처럼 생겼다하여 불려진 이름이다
이곳에서는 사방이 펼쳐진 히말라야를 조망할수 있는곳이라 초보자에게 꼭 권하고 싶은곳이다.
높다랗게 철 구조물로 전망대도 세워져있기에 세계적으로 사진사들이 몰려오는 곳이라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다울라기리히말과 안나푸르나히말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디를 보아도 숨이 턱턱 멈출것같은 장관들이 펼쳐진다.
내가 무슨 복이 많아서 예까지 와서 이렇게 히말라야를 마주하고 있는가?
지구의 지붕을 바라보는 기분은 마주해보아야 더욱 감동받을걷이다.
트레킹 전날까지 날씨가 흐려있어서 과연 히말을 볼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었는데....
이렇게 좋은 날씨가 주어지니 복받은자임을 새삼느낀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란 말은 약하게 느껴진다.
다만 아무생각없이 그냥 가슴만 벅차올라 숙연해진다.
어디를 보아도 .....
갑자기 가족이 울컥 그리워진다.
전화 로밍해간 친구는 남편에게 전화를 실패하고 나는 송골양반과 연결이 되었다.
여보 ~~정상 올라왔어요. 날 여기 오도록 도와 주어 너무너무 고마워요. ....내 목소리가 떨린다.
여긴 별일 없으니까 걱정하질 말고 실컷 구경하고 온나.....
추울까보아서 어찌나 단도리를 했던지.......
이제 옷들을 하나하나 벗을차례다.
아침해가 떠오르고
추운날씨에 올라온 사람들을위하여 작은 움막에서 찌아도 팔고있으니 한잔해보시라.....
한국인들이 제일 많이와있다.
박재동화백님도 만났고 박범신씨도 이곳에 올라왔고 사진속에 자세히 보면 엄홍길 대장도 보이고 .....반갑습니다.
안나푸르나히말
일출을 보지못하고 오르자마자 내려간 사람들도 있는데
아마 고산증세 때문이였지 싶으다.
날씨가 너무도 좋았다.
안나푸르나앞에서 합장하고 박영석 대장을 위하여 깊이 인사를 드렸다.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
포터 수바쉬와 여행가 툭툭님
누가 더 네팔인 다운지 도저히 감히 안잡힌다.
툭툭님에게는 네팔인들이 가이드나 포터로 착각하고 네팔어로 말을걸어오다. ㅎㅎ
툭툭아재야 나 딱 한번만 뛸기다.... 폴짝~~~우리딸내미 사진 보더니
엄마~~ 야무지게 뛰셨네요. ....ㅎㅎㅎ
툭툭아재가 야무지게 찍은거지......ㅎㅎㅎ
발길이 떨어지지 않지만 인증샷을 남기고 이제 하산해야한다.
하산하면서도 자꾸만 뒤돌아보게하는 푼힐
숙소로 돌아와 여유있게 아침식사를 하고 찌아도 한 잔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미네랄워터를 준비하여 하산 보따리 챙긴다.
숙소에서 바라 본 전망
고레파니에서는 숙소는 우리가 묵었던 집 바로 위에 있는 호텔 힐탑을 권하고 싶다.
전망이 최고로 좋은곳이다.
물론 우리가 묶었던 문나이트 숙소는
전망이 윗집만 못하고 건물도 허술하긴 하지만
음식솜씨가 좋고 한산해서 좋았고 서비스도 좋았다.
이곳에서는 정 입맛이 없으면 한국의 신라면도 있으니 주문해서 드시길바란다.
두명이서 라면하나에 맨밥 시켜서 말아먹는 그맛 ....권할만하다.
이곳에서 밤중에 추위는 각오해야한다.
단단히 준비하시길 수면양말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더운물을 넣을수 있는 수통이 있다면 숙소에서 끓여서 안고 자는것도 한 방법이다.
우린 옷들을 있는데로 껴입고 수면양말 신고 침낭속에 들어가 숙소 이불을 그 위에 덥었어도 머리가 시려온다.
모자까지 쓰던가 아니면 침낭을 뒤집어 쓰든가해야한다.
아무리 추워도 한밤중에 별보러 마당에 나가보는것 잊지말자.
그 어디에서도 볼수없는 별을 보게될것이다.
숙박비 300루피, 샤워비무료, 물120루피, 식사 250-350까지
비싸다고 하지말자. 짐을지고 나르는 포터들을 생각하면 이틀 동안 지고 올라 온 곳이다.
절대로 비싸지 않은가격이다.
고레파니 인상 깊은곳이였다.
안녕을 고하고 이제부터 내려가는길이다.
초입부터 눈이 보인다.
다시 설산들이 펼쳐지는 오르막이 나타나고
천천히 걸어야한다.
고산증세로 빨리걷는것은 무리다.
기념사진도 찍어주고 .....
걷는길이 절데로 힘들거나 지루하질 않는것은 아름다운 설산들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올랐던 푼힐만큼 올라왔다.
아랫마을 우리들이 묵었던 숙소가 보이고 건너편 산봉우리에 푼힐 전망대도 보인다.
쉼터에서 쉬어주고 물도 자주 마셔주고 .....
오르고 오르고......
여행가 툭툭님도 헥헥.......
툭툭님이 트레킹 전부터 발목을삔것이 이제 다시 통증이 오나보다.
수바쉬가 간간히 짐도 들어주면서 우리 일행을 챙겨준다.
우리앞에 턱하니 안나푸르나 사우스......
일어서기 싫어진다.
이곳에 아주 작은 집한채 지어 그냥 머물고 싶어지나 그럴 수 는 없는 일이고.......
이곳 쉼터가 우리 여행중에 가장 비싼곳이였다.
오렌지 쥬스환타 한병에 300루피
우리들을 너무도 잘 챙겨준 우리들의 포터 수바쉬.
이곳에서 쉬면서 추억에 젖었나보다.
앞산을 가리키면서 11년전 자기가 포터일을 막 시작했을 시기란다.
저어기 골짜기까지 10일동안 프랑스팀 포터를 했는데
그 곳에는 로지도 제대로 없는곳인데 하루에 포터일당 300루피를 받았단다.
그런데 숙박비 100루피내고 식사비 100루피내고 나니 자기에게 돌아오는 돈은 100루피였단다.
네팔은 11년전이나 지금이나 돈의 가치는 비슷하다. 100루피면 우리돈 1,500원이다.
다만 물건값들이 비싸진것을 느끼겠고 반면에 포터비용도 많이 오른셈이다.
하루에 1,000 루피면 그들에겐 엄청 큰 돈인것이다.
수바쉬는 우리들 포터일을 하게 된것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다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콰이 아재한테 열심히 한국말도 공부해서 한국관광객 포터일 소개 받도록하라고 일러주었다.
다시 하산하면서 숲길로 들어가고있다.
문제는 눈길이다. 우리는 아이젠도 준비되어 있질 않아서
스틱으로 찍으면서 급경사 내리막을 하산하는데 너무도 힘이들었다.
툭툭아재도 임숙씨도 많이 힘들어보인다.
우리팀이 가장 힘들었던 길이다.
고레파니에서 따또빠니까지는 내리막이긴 하여도 엄청 먼거리이다.
길에서 만난 돌깨는 가족들 이쁜딸내미 와
엄마, 아버지
네팔의국화 랄리그라스
온산이 랄리그라스로 뒤덮혀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이따금 이렇게 피어있는 나무들이 보이는데
한창 피어나는 4월하순경이면 꽃을 보기위하여 오는 이들이 많을 정도라고한다.
그때에 한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느꼈다.
어찌나 랄리그라스 나무가 많던지.......
그 나무들이 모두 꽃을 피운다면 히말라야는 붉게 물들것이다.
삼일째 되는날 이길은 내려오다 보면 원숭이 무리도 만나고
간간이 로지들이 있어 절데로 심심치는 않으나 포터가 없으면 길잃어버리기에 아주 적합한 장소이다.
우리와 함께 걷던 중국팀들이 다른길로 들어가 두시간을 헤매다가 우리보다 더 늦게 로지에 도착하였다.
친구가 내리막을 너무 힘들어하여 빨리 걸을 수 없었다.
어스름해서야 따또빠니 숙소에 도착하였다.
이제껏 숙소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숙소였다.
전망도 좋고 숙소도 이쁘고 ....
숙박비 300루피, 샤워비 100루피, 식사 250-350 루피 정도, 물 100루피
숙소 마당에서 펼쳐지는 전망 마차푸츠레
안나푸르나 사우스
해가 넘어 가고있다.
이집에서는 푸욱 잘 수 있었다.
오늘이 트레킹 마지막 밤이다.
빨래를 할 수 없으니 양말은 2-3일씩 신어주고
팬티도 이틀씩은 입어주는게 예의 같으다.ㅎㅎ
아침이다. 해가떠오를때 모습도 장관이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우리는 4일동안 모든것을 바라볼 수 있는 영광을 누리고있었다.
아침 차 마시면서 .....
떠나기가 아쉽다.
우우리와 함께해준 임숙씨 고마웠습니다.
마당에다 우리들 아침식사 준비를 하여주었다.
이쁜호텔 파노라마
어디에서 자고 나왔는지 알수 없지만 아침세수하는 수바쉬
우리들에게 주전자에 더운물을 가져다 주면서 세수하게 도와준다.
트레킹하는 동안 찬물에 씻는다는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어찌나 차가운지 손이시려 손씻는것도 마다 할 지경이니......
랄리그라스
로지에서 300루피에 샀던 야크털모자 ... 친구에게 아주 어울렸다. 포카라에선 200루피
떠나기 싫은 이집마당
햇살이 떠오르니 눈이부시지만
그래도 마당에서 전망을 바라보면서 먹는 아침을 권하고싶다.
아침은 신라면, 토스트, 찌아 ,커피, 계란후라이.....거기다 히말라야를 보태면 진수성찬이다.
이곳을 떠나기전에 단체사진 한장 남기고.
수바쉬 이제 용기도 생기고 정도 들었나보다.
잘 웃고 내 어깨위에 살며시 손도 올리고 있으니.
처음의 우리를 대하면서 어려워하고 긴장했던 모습이 모두 사라진것 같아서 좋았다.
아침이 너무 일러서 더러는 상점들이 펼쳐지질 않았다.
길가의 로지에서
로지의 아가씨
길가에 무수히 피어있는 히말라야 야생화
내려가고 내려가고.....
오늘은 부지런히 간두룩을 지나 김제까지 가야한다.
김제로 짚을 요청하였으므로 시간맞추어 다다라야하기 때문이다.
간두룩은 내가 10년전에 법명스님과 함께 다녀간 곳인데 도저히 알수가 없다.
모든게 낮설고.....
수바쉬가 10년전에 내가 여기 왔었다고하니 깜짝 놀란다.
간두룩
오늘은 이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고추장이 남아 있으니 야채를 시켜서 비벼먹기로 하였다.
일부는 노커팅, 일부는 좀 굻게 커팅 @##$%%%
하여간 친구가 이래저래 수바쉬에게 설명하니
둘째날 야채가 생각났던지 수바쉬가 어찌나 미안해 하던지....
아! 괜찮어요. 수바쉬 우리 그날도 잘 먹었어요.
점심을 기다리는동안 마을꼬마들이 우리를 구경하러왔다.
나마스떼~~~~ 나마스떼.......
밥에다가 야채넣고 고추장넣고 큰 볼 달래서 비비고 비비고 ....
수바쉬도 그제야 이해했고 레스토랑 주인도 우리 음식을 신기한듯 바라보고.......
야채에다 쌈싸먹고 가장 푸짐하게 잘 먹었다.
친구의 흐믓해하는 저표정 .....ㅎㅎㅎ
다시 김제까지 내려가야한다.
다랭이밭 그리고 또 다랭이밭
친구가 내리막을 엄청 어려워해서 좀 걱정이되었다.
난 내려오면서 이 두사람의 짐꾼 때문에 다음날까지 생각나면 콧날이 시끈하였다.
어린 학생들이였다. 우리는 내려가고 얘들은 올라오고 ....
주머니에서 무언가 내어 주고싶은데 초코렛도 하나없다.
다행히 뒤에오던 임숙씨가 로지에서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주말이라 자기들도 일을 한단다. 사이다 한병씩 사주었더니 너무도 좋아하더란다.
이들도 내마음을 아프게 후볐다. 여인들이였다.
그것도 연약하디 연약한 몸으로..... 저 무게가 만만치 않음을 알수있다.
미안하고 안쓰럽고 ......
먼지때문에 복면한것이 아니다. 자외선이 어찌나 강한지 볼이 타들어 가는것 같으다.
이미 우리들과 예약된 짚차는 와있다고하고.......
서둘러 내려가는데 친구가 힘들어해서 서둘수도 없었다.
얼마전까지 걸어서 내려가야했던곳
이제는 이곳까지 짚차만이 올수 있어서 그나마 우리같은 약골 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있다.
김제=포카라까지 4,000루피 (2시간30분)
차타고 내려오면서 보이는 경관
트레킹 출발장소 너야풀
저아래 내려다 보이는 포카라와 페와호수
드디어 트레킹 마치고 놀이터로 돌아왔다.
난 내가 이 트레킹을 할수 있을지 의문 스러웠다.
대수술 받았던 몸이라는것을 염두에 두어야했고
디스크에 협착증까지 있어서 고생했던 몸이라 긴장 안 할 수 없었던 나였다.
내몸을 위하여 고생을 함께 하였던 가족들에게 고맙고
의사 선생님께 고맙고
운동을 가르쳐준 트레이너선생님께도 고맙고
나를 맞이해준 콰이아재도 고맙고
동행해준 친구도 고맙고........
트레킹 전보다 더욱 반가운 놀이터
샤워하고 빨래하고 큰빨래는 세탁소에 맡기고
말끔한 차림으로 단장들하고 .....
수바쉬까지 초대하여 삼겹살 파티를 벌였다.
원래 포터들을 마지막 식사에 초대하는 일은 없단다.
너무 과한 팁은 다음에 일 시킬때 문제 되어 어려움이 생긴단다.
우리일행 4명이서 팁을 챙겨주니 수바쉬는 좋아서 어쩔줄을 모른다.
그 정도면 엄청 큰 팁이란다.
이렇게 내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3박4일동안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푼힐트레킹을 마치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