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소리 산책로 기획

[성대일]

불당골 토기요지’를 아시나요!
참판골 약수터 주변 체육공원이 바로 그곳
반지하식 터널, 통일신라시대 유물로 추측

역사, 그리고 생태…
북구지역 산 이야기
① 두암동 군왕봉 산책로

산에는 아름다운 것과 마음에 감동을 주는 것들이 많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길모퉁이에 피어있는 야생화부터 나무가 있어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산 새까지. 주민들이 마음의 여유를 갖기 위해 혹은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찾은 조그마한 마을 뒷산이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무척이나 새롭게 느껴진다. 「북소리」는 북구지역 5개 산을 중심으로 산책로가 생겨나게 된 배경과 역사, 생태 등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

북구지역 산책로 중에서도 갈림길이 워낙 많아 자주 찾는 이 마저도 혼동한다는 두암동 군왕봉 산책로를 겁 없이 찾아 나섰다. 여러 갈래 길 중 두암동 해광아파트를 마주보며 서 있는 수덕사 뒤편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간다. 군왕봉에 오르기에 앞서 참판골 약수터를 먼저 찾아갈 욕심이다.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게 다져진 산책로는 엊그제 내린 비 탓인지 패인 부분 부분에 물이 고여 있었지만, 산을 내려오고 올라가는 주민들은 전혀 게의치 않는 표정이다. 산책로 오른쪽으로 흐르는 개울물은 여름으로 달려가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 소리와 함께 그 시원함을 더해준다. 수덕사 뒤편에서 시작된 개울은 참판골 약수터 한참 위까지 이어진다.
한 30여 분 지났을까. 두 갈래 갈림길이 나온다, 군왕봉 정상과 참판골 약수터로 이어지는 길이다. 군왕봉을 오르다 말고 참판골 약수터로 발길을 돌린다. 울창한 소나무에 둘러 쌓인 채 넓게 자리한 체육공원이 나오고 바로 아래쪽에 참판골 약수터가 자리하고 있다.
왜 참판골이라 했을까.
이 명칭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옛 조상의 관직중의 하나였던 참판을 많이 배출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한편으론 현 참판골에 산을 지키는 산지기의 딸이 참판이어서 그렇게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어느 것이 정설인지는 모르지만 주민들은 오늘날 이 곳을 참판골이라 부르며 오고가고 있다.
한 가지 또 특이한 것은 참판골 약수터 주변 체육공원 자리가 토기요지였다는 기록이다. 형태가 반 지하식 터널형이므로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토질이 주위와는 달리 흑색이며, 지면에 나타난 규모는 동서 15m, 폭 3m 정도. 출토된 토기는 경질의 격자문 토기를 비롯 회백색을 띤 토기가 많다고 한다. ‘불당골 토기요지’라고도 부르지만 현재는 참판골로 굳어져,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조상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귀중한 흔적을 간직한 곳이라는 생각에 서 있는 자리가 새삼스레 소중하게 느껴진다.
체육공원 바로 아래 자리한 참판골 약수터는 현재 수질이 악화돼 음용하진 못하지만, 약수터 주변을 감싸고 있는 꽃창포 무리와 보라색으로 곱게 핀 향유화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옆에는 수덕사 뒤편으로 흐르는 개울물이 이곳으로까지 연결돼 있다.


발길을 되돌려 군왕봉으로 향하는 길 곳곳에선 줄기하나에 오목조목 매달린 채 하얀 꽃을 피운 덜꿩나무, 줄기 껍질을 벗기면 하얀 국수모양이 나온다 해 이름 붙여진 국수나무, 생강나무, 지팡이 재료로 쓰이는 침엽수인 노가주나무도 만날 수 있다.
한 30여 분을 더 오르니 드디어 산책로 정상인 군왕봉. 두암동 일대는 물론이요 멀리 일곡지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군왕봉 아래 한겹 한겹 겹쳐있는 작은 산 봉우리가 인상적이다.
군왕봉이란 지명은 정확히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모룡대기의 기록에 언급된 작은 산봉우리들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동의 지형을 살펴보면 이른바 군왕봉 이라는 높은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고 그 아래에 이를 에워싼 여러 산봉우리가 줄지어 서 있다. 그 모습이 흡사 임금을 중심으로 여러 신하가 줄지어 아침저녁으로 임금을 모시는 듯한 형국으로 되어 있다. 지형이 이처럼 교묘하게 군신관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봉우리 명칭을 군왕봉이라 했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
특히 군왕봉 주변에는 참판골, 삼정골, 장대봉, 세자봉, 조횟들이란 지명이 있어 마치 소왕국을 연상케도 한다. 군왕봉이라 붙여진 이름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삭막한 도시의
녹색 병풍되어
녹음을 노래하네
역사, 그리고 생태… 북구지역 산 이야기
②문흥동 삼각산 산책로


북구 문흥동과 일곡지구의 삭막한 아파트 단지에 둘러쌓인 도심 속 녹색 섬, 아파트 단지 너머로 보이는 흡사 도시의 녹색병풍 같기도 한 삼각산(三角山, 274m). 예부터 무등산의 기맥이 흘러나온 광주 북쪽의 진산으로 여겨지며, 광주사람들과 함께 해 왔다.
현재도 삼각산 곳곳에 이어진 산책로는 북구주민들의 훌륭한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6월 4일 오후 3시 초여름 이른 더위는 이 나무그늘 가득한 산책로도 피해가지 않는다. 문흥동 현대아파트 뒤쪽 삼각산 산책로 입구 정자에는 산을 오르려 신발끈을 동여매거나, 혹은 산을 내려와 햇볕을 피하며 한숨을 돌리는 주민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문흥동 산책로 입구의 정겨운 사람들을 뒤로하고, 삼각산을 오른다. 가파른 길과 무난한 길이 반복되며, 자주 찾는 사람도 지루해 하지 않는다는 삼각산 산책로에서는 그리 낮지 않은 높이임에도 내려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에 힘이 있다. 늦은 걸음으로 30여 분을 올라 깃대봉에 오르니 북구가 그야말로 한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의 삶터와 가까웠던 삼각산은 그래서인지 선조들의 흔적이 곳곳에 스며있다. 정상을 채 못가 헬기 착륙장이 있는 왼쪽 산등성이로 내려가면 삼각산의 옛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절터가 있다. 31사단 좌측의 삼각산 127번지 일대의 골짜기로 지금도 사람들이 절터골이라 부르는 곳이다. 여기저기 널려진 도자기 파편은 조선초기의 것으로, 고려 때부터 절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곳에는 뿔이 세 개 달린 소와 관련된 전설이 있다. ‘예전에 이 절에 뿔이 세 개 달린 영특한 소가 있었다. 어느날 스님이 시주를 많이 얻어 소의 등에 그 짐을 지고 해가 저물어서야 절에 올라왔으나, 네 곳의 문을 두드려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 너무 많은 짐을 실은 소는 그날 밤 죽고 말았다. 소가 죽은 뒤부터 절에 빈대가 우글거려 스님은 절을 아예 없애버렸다’는 전설이다. 삼각산은 이 전설속의 뿔이 세 개달린 소가 살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절터를 지나 정상에 오른다. 옛 군부대 건물이 여전히 남아 등산객들의 쉼터가 되고 있는 정상에서 또 한숨을 돌리고, 반대편 장등동 쪽의 산책로로 내려가 본다.
장등동 쪽 길은 문흥동 쪽 보다 가파르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다. 간혹 밧줄을 잡으며 내려가니 대낮에도 어두울 만큼 빽빽이 자란 대나무 숲이 나온다. 장등동에서 31사단 쪽 삼각동으로 넘어가는 장등고개다. 장등동 사람들은 또 이 고개를 ‘점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군인들이 많이 다니는 행군길로 얼마전까지 행군을 했던지, 비온 뒤 채 굳지 않은 길에는 군화발 흔적이 뚜렷하다.
문흥동, 일곡지구의 산너머 장등저수지를 지나면 한가로운 시골마을인 장등마을을 만나게 된다. 이 삼각산 북쪽 기슭 장등동에도 여러 절터가 남아 있고, 절이 있었다는 성적골, 놋점이 있었다는 놋적골, 3층석탑이 있었다는 탑골 등 골짜기마다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폐사지 석조여래좌상 등이 이 전설들을 희미하게 증명하며 남아 있다.
이밖에 삼각산 북서쪽 기슭 생룡마을에는 후백제를 세운 견훤이 태어났다는 전설과 함께, 견훤대라 불리는 성터의 흔적이 남아 있다. 또 생룡동에는 복룡사 유허비, 용호재 등이 있다. 삼각산에는 광주노씨제각, 천아전씨제각 종묘제, 파평윤씨제각 삼덕재, 나라정씨제각 사성제 등이 있다.
무등의 기맥이 크게 한번 숨을 쉬어 솟아 오른 삼각산, 북구 여기저기 푸른 산줄기의 어머니산이 되어 북구에 생명의 푸른 공기 가득 보내주고 있다. 삭막한 도시에서 푸른 빛, 맑은 공기 접할 수 있게 해주니 북구주민이 삼각산에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지막히 펼쳐진 숲
아침저녁으로 오르니
마음 또한 여유로워
역사, 그리고 생태… 북구지역 산 이야기
③ 일곡동 한새봉 산책로

북구 양산·본촌동과 일곡동을 나누며 솟아있는 나지막한 산등성이. 유월의 한새봉(147m) 산책로는 이른 더위에 지친 주민들의 훌륭한 쉼터다. 100여m를 갓 넘는 높지 않은 봉우리들이 길게 뻗어 있어, 일곡지구 주민들에게는 부담스럽지 않게 아침, 저녁 오를 수 있는 훌륭한 산책로가 되는 곳이다. 낮고 긴 형국 때문인지, 예로부터 봉우리 사이마다 본촌동 지역과 일곡지구 지역을 넘는 낮은 고개들도 많이 있었다.
그런 한새봉 산책로는 본촌에서 봤을 때는 해가 뜨는 동쪽 산이지만, 일곡지구 주민들에게는 아름다운 노을이 지는 서쪽의 산이다.

6월 18일 오후 1시 한새봉 산책로의 남쪽 끝인 일곡동 대림아파트 뒤편 입구부터 올라 본다. 채 얼마를 오르지 않아 평평한 능선이 나온다. 봉우리라 하기엔 조금 어색한 동네 뒤 언덕 같은 느낌을 준다.
또 얼마를 걸었을까? 아직도 고층아파트 높이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언덕높

이의 소나무 산책로가 계속된다. 이런 낮고 평평한 능선 탓인지, 산책로 곳곳마다 나무벤치와 운동기구 등이 설치돼 있다.
예부터 도심에서 떨어져 한적한 곳이었던 한새봉 주변 지역은 1990년대 일곡택지지구가 개발되며, 상전벽해 같은 변화를 겪었다. 한가로운 농촌마을이었던 일곡은 현재 빽빽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5만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살고 있다. 현재도 일곡의 산 너머 양산택지지구 개발이 계속되고 있어, 사람들의 삶터에 한새봉은 조금씩 작아지고 있었다. 산책로를 걷다 보니 왼쪽으로 온통 흙색을 드러내고 택지개발에 한창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일곡배수지 건물을 지나 소나무 숲길을 한가로이 걷다보면 오른쪽으로 예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산아래 작은 마을을 보게 된다. 일동마을이다. 450여년 전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293가구 927여 명이 거주하는 도심 속의 자연마을이다.
한새봉 이전에도 산책로에는 일동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여러 갈래다. 일동마을에는 특히 절효사, 만주사, 모룡대, 영원정 등 사당과 정자들이 산재해 있다.
산 아래 절효사는 효자로 이름난 노준공(1340~1379)과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노희서(1558~1592)를 배향하는 사우(祠宇)로, 조선 정종 때 ‘절효’라는 시호를 내리고 정려를 짓도록 하여, 1398년에 지어졌다 한다. 흥선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다시 복원되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또 인근의 만주사는 연제 송병선과 소해 노종용을 배향하는 사우이다. 연제 송병선(1836~1905)은 후한말 정통주의적 도학이념을 실천한 실천적 지식인이다. 소해 노종용은 송병선의 제자로 스승의 뜻을 이어받아 망국을 막아보려 하였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지금의 일곡동으로 내려와 생을 마쳤다 한다.

한새봉 산책로를 걷다보면, 대나무 숲이 우거진 곳, 빽빽이 자란 탱자나무가 가지런히 산책로의 경계를 이루는 길 등 곳곳에 아름다운 광경을 보게 된다. 높고 낮음이 크지 않은 능선에 이렇게 다양한 얼굴을 가졌으니,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되었다.
한새봉을 지나 범안골이라 불리우는 골짜기에 살레시오 고등학교가 자리를 잡고 있다. 한새봉과 북쪽의 일산봉 능선에 둘러 쌓인 곳에 자리잡은 학교가 아름다워 보였다. 한새봉에서 일곡지구 쪽으로 산을 내려오면, 롯데아파트 뒤쪽으로 내려오게 됐다. 또 한새봉에서 살레시오고를 오른편으로 끼로 돌아가면 패밀리랜드가 자리잡은 일산봉이 나온다.
낮고 길게 솟아, 편안함과 아늑함을 주는 한새봉 산책로. 오늘도 사람들의 삶 터 가장 가까운 곳에서 편안한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산책로마다 정겨운 목소리
골짜기마다 조로록 물소리
역사, 그리고 생태… 북구지역 산 이야기
④운암산 산책로

북구의 서남쪽 끝자락에는 높이 131m 운암산이 나지막히 솟아있다. 운암동과 동림동 주민들의 편안한 쉼터가 되고 있는 운암산에는 장마가 채 그치지 않아, 습하고 흐린 날에도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주민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삼익아파트 뒤쪽 산책로를 통해 오르는 길. 등산로 초입은 깨, 호박 등 갖가지 밭들이 펼쳐지는 정겨운 농촌의 모습이다. 동배마을이다. 몇 년새 산의 턱밑까지 아파트 들이 들어찼지만, 도시의 변두리에 자리잡은 운암산은 공기 또한 도심지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얼마를 오르지 않아, 선녀정 약수터가 나온다. 약수터에서 흘러나온 물은 바로 아래쪽에 작은 습지를 만들어 놓았다. 장마비로 물이 더 늘었는지, 습지에는 파란 잎을 달고 있는 나무들도 잠겨 있다.
선녀정을 지나 정상을 향하는 길, 그리 가파르지 않는 산책로 곳곳에는 졸졸 물이 흐르는 작은 개울이 계속 눈에 띄었다. 이런 작은 개울들이 운암산의 숲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고 있는 듯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운암산은 버드나무 숲이 펼쳐져 있는 등 생태적으로 건강한 모습을 하고 있다.
후덥지근한 날씨 덕택에 채 얼마를 오르지 않아 등에서 땀이 흘러 옷이 무거워진다. 주민들이 운암산 곳곳에 자리잡은 벤취에서 휴식을 취하며 쉬엄쉬엄 올라간다. 운암산 산책로는 정상에 오르는 것이 큰 일이 아니다. 운암산은 정상을 오르는 몇 개의 길만 있는 다른 산책로와는 달리 산의 능선과 골짜기 마다 길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주민들은 산의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산책로를 한바퀴 돌면서 곳곳에 설치돼 있는 벤취에서 정담을 나누기도 한다. 노인들도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만큼 그 높이가 얼마되지 않고, 산책로가 평탄하기에 찾는 이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듯 했다.
20여분을 걸어, 운암산 정상에 오르니 서쪽으로 영산강과 넓은 들이 눈에 들어온다. 담양에서 흘러 북구를 관통하는 영산강은 물굽이가 S자를 그리며 유유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무드리 향토 사료집Ⅲ(제12호, 2003년)을 보면, 운암동의 지명유래에 대해 "중국사서에 '구루자 구려명성야'라 하여 고규려에서는 성을 '구루'라 한다고 기록되어 있음, '구루'는 이를 한 음절로 읽으면 '구름'과 비슷하다. 그러므로 '운암'은 이곳주변에 '성' 있었기에 '구루'와 비슷한 훈을 가진 '운'을 빌어 표기한 지명이 아닐까"하고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운암산에서 성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운암산이 처음 기록에 남겨진 것은 1708년 운암사 사우를 창건할 때 쓰여진 봉안 제문에서다. 그 내용을 보면 '사당을 지으니, 황계의 동쪽이며 운암의 아래일세'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을 토대로 운암이라는 명칭이 그 훨씬 이전부터 쓰여 졌으리라 추정하고 있다.
운암산은 또 주위의 지세와 어울려 마치 닭이 알을 푸고 있는 모양이라 한다. 풍수지리사에서는 이를 '황계포란형' 명당이라 하는데, 운암동 대내마을 뒷동산에 '명당등'이라는 지명이 남아있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내려오는 길. 유독 파란 잔디가 깔린 수도배수지가 눈에 들어오고, 산아래 운동장에서는 야구공치는 소리가 청명하게 들여온다. 운암동의 아침을 깨우고, 저녁을 수놓는 산. 처음 찾는 사람에게는 미로 같은 산책로를 당황스럽게 하지만, 사람들에게 자신의 전부를 내주며 사람과 함께 사는 산의 모습이 정겹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