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주인공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항생제의 2,000 배의 항생 효과가 있다.
지렁이를 50 여마리를 후라이팬에 까맣게 볶아서 가루를 내어 술이나 음료수와 함께 복용하면 관절염에 효험이 있다.
우리는 지렁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땅을 파거나 축축하고 더러운 쓰레기 더미를 들추면 징그럽게 꾸물거리는 지렁이를 보고 화들짝 놀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비오는 날 땅 위로 기어 나온 지렁이를 보고 징그러워하기도 했을 것이다.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에게 지렁이는 좋은 미끼이다.
그런데 이런 징그러운 지렁이가 우리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이 책에 나오는 한 지렁이 예찬론자는 지렁이가 없었다면 인류 문명조차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고 극단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지렁이에 대한 이러한 극찬이 그렇게 과장된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직접 지렁이를 키우며 관찰하고 또 많은 지렁이 학자들을 찾아가 듣고 배운다.
지렁이의 역사는 지금부터 약 5억 년 전 캄브리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지렁이의 조상들은 주로 물에서 살았다. 지렁이가 육지로 올라온 시기는 3억 5천만 년 전으로 추정한다.
몇 번의 대멸종 때도 살아남은 지렁이가 인류의 관심을 끈 것은 지금부터 약 4천 년 전 수메르인의 기록에서 알 수 있다.
그들은 지렁이가 땅을 비옥하게 해주며 지렁이가 많은 곳에서 농사를 지으면 수확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러한 지렁이에 대한 관심은 과학과 기계문명의 발달로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그 뒤로 지렁이에 대한 생태적 인식은 척박했다.
이 책의 지은이는 인간의 관심사에서 멀어져간 지렁이를 다시 한번 환기시킨 사람으로 찰스 다윈을 먼저 손꼽았다.
다윈은 죽기 일년 전인 1881년 지렁이에 대한 세심한 관찰 기록인 『지렁이 활동에 의한 부식토형성』을 출판했다.
이 책의 출판으로 인간에게 하찮은 미물로만 여겨졌던 지렁이가 재평가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지렁이는 힘이 세다
다윈의 탁월한 업적에 영감을 얻은 지은이는 지렁이야말로 자연 생태계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숨은 공로자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지렁이가 인간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공헌을 하고 있는지 하나하나 짚어가며 강변한다.
하찮은 미물로만 여겨온 생물치고는 그 역할이 너무나 크다는 것이다.
땅을 갈아주고 비옥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인간이 소비하고 버리는 음식물쓰레기에 분뇨까지 정화시켜준다.
특히 인간의 음식물쓰레기나 배설물을 과학적으로 처리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소개하는 부분을 읽다보면 한편으로 지렁이가 인간에게 너무 혹사당한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다.
그렇지만 이 책은 지렁이를 인간의 유용한 도구로 이용하자는 실용적인 주장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지은이는 눈도 귀도 없는 무척추 동물 지렁이의 작은 몸뚱이가 대지를 갈아 엎고 비옥하게 만든다는 사실에 경탄하며 존경스런 시선을 놓지 않는다.
나아가 우리에게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생물일지라도 나름대로 존중받을 만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
이는 곧 자연 앞에서 겸손을 배워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지렁이의 몸은 땅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고안되어 있다. 땅 밑 세계에서 시각이란 불필요한 것이다.
자기 서식지에서 벗어나 헤매지 않기 위해 지렁이에게 필요한 것은 빛에 대한 민감성이 전부다.
굴이라는 매우 좁은 공간에서 폐는 별로 쓸모가 없다.
그래서 지렁이는 피부호흡을 하여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산소를 들이마신다.
포유류 폐의 촉촉한 내벽이 공기가 신체를 잘 지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산소 흡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지렁이의 피부는 촉촉해야만 한다.
지렁이의 생김새는 흙을 잘 담을 수 있는 독특한 그릇 역할을 하게 해준다.
지렁이의 몸은 흙을 담고 옮기고 바꾸기 위한 완벽한 그릇이다.
주택단지와 쇼핑센터를 만들기 위해 농지가 계속해서 포장되고 있으며 농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민들이 유전자조작 품종과 생물살충제에 자꾸 의존하고 있는 이 복잡한 시대에, 지렁이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주인공으로, 우리가 이제 막 그 잠재력을 이해하기 시작한 존재로 부각될 수 있다
첫댓글 토룡탕이 몸에 좋다고는 하는데..........
먹기가 그렇더군요.
지렁이가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좋은 효능이 있는줄은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