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upinews.kr/newsView/upi202210060086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918
https://www.newsmin.co.kr/news/82135/
<기사 요약>
이 기사들은 2022년 노벨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에 대한 내용이다. 그녀는 가난한 노동자 계급의 딸로 태어나 유명작가이자 문학교수가 된 그녀는 스스로를 '계급 전향자'라고 칭하며, 그 과정 속에서 경험한 사회적 불균형을 문학 속에서 다뤘다. 불법 임신 중절 수술, 젊은 여성 그리고 어머니로서의 삶, 결혼에 실패한 여성 등 자신의 삶을 솔직하고 세밀한 글쓰기로 작품을 썼다. 그녀의 작품은 자신의 삶을 다뤘기에, '오토픽션'이라는 장르로 분류된다. 그녀의 작품 중 '단순한 열정'은 사생활에 관대한 프랑스에서도 많은 논란이 일었던 책이다.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고백으로 시작되는 작품은, 유명작가이자 문학교수의 연하 남자와의 불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철저하게 객관화된 시선으로 '나'라는 작가 개인이 아닌 일반적이고도 보편적인 열정을 분석한 '반감정소설'이라는 꼬리표를 얻었다. 또한 그녀는 "나는 내 삶과 글쓰기라는 두 방식으로 살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라고 말을 하며, 사회참여를 지속하여 왔다. 최근 이란의 히잡 반대 시위를 지지하기도 하고,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당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와 함께 물가상승에 따른 대책 및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스톡홀름에서 발표할 수상 소감에 대해서 자신의 문학과 관련해 20세기 여성해방운동에 앞장섰던 시몬 드 보부아르와 작가로서의 여성과 글쓰기를 중시했던 버지니아 울프를 언급하며 그들의 작품이 자신의 삶을 바꾸었다고 말한 바 있다.
<용어 정리>
오토픽션(auto-fiction): 자서전과 소설의 중간 지점으로, 한마디로 말해 자전소설
<나의 생각>
나는 작년에 우연히 아니 에르노의 작품 '사건'이 원작으로 만들어졌던 영화 '레벤느망'을 시청하며, 그녀에 대해 알게 되었다. 당시불법이었던 낙태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도하는 장면들이 소위 적나라하게 드러났고, 남자에게 버려져 아이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여대생의 삶이 너무나 애처롭게 그려졌었다. 그러다 그녀가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며, 그녀의 작품들이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그에 따라 나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기사를 읽으며, 많은 논란이 일었던 그녀의 작품 <단순한 열정>에 대해, 당시 파리의 주로 고학력인 이십대 남성들이 "음담패설", "이런 걸 도대체 왜 쓰는지 모르겠어.", "이건 문학이 아니야."라는 등의 혹평을 쏟아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물론 그녀의 문체가 너무나 세밀하기에, 나도 처음에 그녀의 작품들을 읽을 때는 뭔가 어색하고 이상하게 다가왔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녀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그러한 충격적인 이야기들로부터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문학작품들이 다루지 않는 수준까지 세세하게 다루며, 현 사회의 모습을 제대로 낱낱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 그녀의 작품이라 아닐가 싶었다. 또한 그녀는 이 <단순한 열정>이라는 작품 속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숨김없이 털어놓는 것을 나는 조금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자기가 겪은 일을 글로 쓰는 사람을 노출증 환자쯤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서술하였다. 그녀는 현대문학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하였음에도, 자신의 경험으로 글을 쓰는 자전적 작가가 된 것이 대단했고, 상당한 반발, 부정적 시선이 있었을 것을 예감했을텐데도 이러한 작품들을 문단에 내놓는 게 멋지게 다가왔다.
현재 Chat GPT가 글도 쓰는 시대가 도래하며, 문학계 또한 인공지능의 위협을 피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아직은 미숙한 실력이지만, 언젠가 Chat GPT가 문학작가들을 뛰어넘는 글을 쓰게 되고, 독자들이 그에 대해 더 열렬히 반응한다면, 작가라는 직업은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하며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아니 에르노의 작품들을 통해, 나는 이 '오토픽션'이라는 장르가 Chat GPT로 하여금 차별점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공지능은 얼마든지 허구의 판타지 소설들을 쓸 수는 있지만, 자신이 직접 경험이 것이 없는 인공지능에 불가하기에 자신의 경험을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오토픽션'의 장르에는 손도 대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전에 2014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파트릭 모디아노의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라는 작품을 탐구한 적이 있다. 이 책 또한 자전적인 요소가 들어간 '오토픽션' 소설이기에, 아니 에르노의 작품들과 관련해 심화 탐구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