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지 전개 방식 답지 유형
① 일반적 통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 누구나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내용을 전개시키고 있나 살펴보아야 한다.
② 예상되는 반론을 반박하면서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 글쓴이 스스로가 자신의 견해와 상반되는 견해를 소개하고 이를 반박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③ 여러 분야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고찰하고 있다.
- 여러 분야에서 구체적인 예들을 뽑아 나열하고 이를 통해서 어떤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④ 반대 사례를 제시하여 논지를 전환하고 있다.
- 어떤 주장을 언급하고 이와는 상반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이유를 제시하여 논지의 흐름을 바꾸고 있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⑤ 핵심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문제를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 핵심 개념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이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을 제시 했는지를 살퍼야 한다는 것이다.
⑥ 문제점을 지적한 다음 그 원인을 분석하였다.
- 어떤 사건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찾고, 그 원인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⑦ 주어진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 분석이란 하나의 대상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을 해체시켜 그 부분을 하나하나 이야기 하는 전개 방식이므로 과연 그러한지 살펴보아야 한다.
⑧ 사실의 대조와 검증을 통해 설득하고 있다.
- 어떤 내용을 객관적 사실과 맞세워 과연 옳거나 타당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이를 옹호하거나 지지하도록 독자들에게 말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⑨ 자문자답의 방법으로 논지를 확대하고 있다.
- 어떤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스스로 하면서 새로운 내용 전개를 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⑩ 대조와 역설의 방법으로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 대조는 성질이 다른 것과 맞세워 설명하는 방식이고, 역설은 표면적인 표현으로는 수긍할 수도 없고 비논리적이지만 내면적으로는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방식임을 알고 그러한지 판단해야 한다.
⑪ 부정을 다시 부정함으로써 긍정적 결론에 이르고 있다.
- 내용 그대로 ‘부정 - 재부정 - 긍정’ 이라는 구조로 전개되는지 살펴보아야 한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 필자 스스로가 자신의 견해와 상반되는 견해를 소개하고 이를 반박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⑫ 논거를 보강하면서 결론을 내리고 있다.
- 이미 제시된 논리적 근거 외에 필자의 견해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다시 한 번 들면서 결말을 짓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논지전개방식 1
흔히 음악은 국경을 초월한 보편적인 언어라고들 한다. 과연 음악은 보편적인 언어일까? 그리고 그러한 보편성은 음악이 수학적 법칙과 같은 보편적 법칙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까? 간단히 답하자면 음악은 결코 국경을 초월한 보편적인 언어가 아니다.
서양의 음악과 우리의 음악은 사실 음악의 기본적인 재료부터가 다르다. 우리는 초등학교 음악 수업 시간에서부터 우리의 오음(五音)이 서양의 ‘도, 레, 미, 솔, 라’의 음과 비슷하다고 배운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서양음악을 낳은 음정은 평균율과 관계되는 음정이기 때문에 이론상 ‘도’와 ‘레'의 간격을 200이라는 숫자로 나타내자면, '레’와 ‘미’의 간격 역시 200이며, ‘미’와 ‘파’의 간격은 100이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균등한 비례의 간격으로 음을 쌓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음은 전혀 균등하지 않다.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음의 간격이 134, 335, 183 등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전통적인 한국적 음계는 서양 음악적 체계로 설명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음악이 수학적 법칙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래서 보편적인 언어라는 생각은 서양 음악의 특성에서 나온 발상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서양 음악은 조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다장조의 곡을 임의로 사장조로 바꾸거나 올림 가장조로 바꿀 수 있다. 그 이유는 서양음악은 정확한 수적 비례관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 음악에서 ‘조바꿈’이라는 것은 생각할 수조차 없다.
그렇다면 음악이 만국 보편적인 공통 언어라는 말은 왜 나타났을까? 그것은 아마도 서양 음악 체계가 인류의 공통적인 음악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19세기만 하더라도 인류를 공통으로 묶어 줄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로서의 음악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서양의 음악이 전 지구로 확산되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이제 세계 어느 곳에서나 동일한음계가 사용되며, 음악을 표기하기 위해 오선지 위에 동일한 음계가 사용된다. 음악이 보편적이 감성을 표현하는 것이 되었다면 그것은 이미 그러한 감성을 표현하는 음악적 형식이 통일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1. 윗글의 논지 전개 방식을 바르게 설명한 것은?
① 구체적 사례를 분석하여 가설을 검증하고 있다.
② 일정한 기준을 근거로 해서 대상을 분류하고 있다
③ 현상에 대한 다양한 학설을 대비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④ 서로 다른 현상에 내재된 공통적 요소들을 순차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⑤ 대상에 대한 일반적 통념을 반박하고 그 통념이 나타나게 된 배경을 밝히고 있다
<답> ⑤
*논지 전개 방식 2
학문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학문이 실생활에 유용하고 그 자체의 추궁이 즐거움을 가져오는 것은 모두가 학문이 다름 아닌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용적이니까, 또는 재미가 나는 것이니까 진리요 학문인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에 인간 생활에 유용한 것이요, 재미도 나는 것이다. 유용하다든지 재미가 난다는 것은 학문에 있어서 부차적으로 따라올 것이요, 그것이 곧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까지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학문의 목적은 진리탐구 그것에 있다. 이렇게 말하면 또 진리의 탐구는 해서 무엇하나 할지 모르나, 학문의 목적은 그로써 족한 것이다. 진리 탐구로서의 학문의 목적이 현실 생활과 너무 동떨어져 우원(迂遠)함을 탓함직도 하다. 그러나 오히려 학문은 현실 생활로부터 유리(遊離)된 것처럼 보일 때 가끔 그의 가장 풍부한 축복을 현실 생활 위에 내리는 수가 많다.
세상에서는 흔히 학문밖에 모르는 상아탐 속의 연구 생활을 현실을 도피한 짓이라고 비난하기가 일쑤지만, 상아탑의 덕택이 큰 것임을 알아야 한다. 모든 점에서 편리해진 생활을 향락하고 있는 현대인이 있기 전에 그런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도 오히려 그런 향락과는 담을 쌍고 진리탐구에 몰두한 학자들의 상아탑 속에서의 노고가 앞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남의 향락을 위하여 스스로는 고난의 길을 일부러 걷는 것이 학자는 아니다.
학자는 그저 진리를 탐구하기 위하여 학문을 하는 것뿐이다. 상아탑이 나쁜 것이 아니라, 진리를 탐구해야 할 상아탑이 제 구실을 옳게 다하지 못하는 것이 탈이다. 학문에 진리탐구 이외의 다른 목적이 섣불리 앞장을 설 때, 그 학문은 자유를 잃고 왜곡될 염려조차 있다. 학문을 악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좋지 못한 일을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진리 이외의 것을 목적으로 할 때 그 학문은 한때의 신기루와도 같아 우선은 찬연함을 자랑할 수 있을까부터가 문제다.
진리의 탐구가 학문의 유일한 목적일 때 그리고 그 길로 매진할 때 그 무엇에도 속박됨이 없는 숭고한 학적인 정신이 만난을 극복하는 기백을 길러 줄 것이요, 또 그것대로 우리의 인격완성의 길로 통하게도 되는 것이다.
학문의 본질은 합리성과 실증성에 있고, 학문의 목적은 진리탐구에 있다. 위무(威武)로써 굽힐 수도 없고 영달로써 달랠 수도 없는 학문의 학문으로서의 권위도 이러한 본질, 이러한 목적 밖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 윗글의 서술 방법을 바르게 설명한 것은?
① 사실의 대조와 검증을 통해 설득하고 있다.
② 자문자답의 방법으로 논지를 확대하고 있다.
③ 대조와 역설의 방법으로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④ 부정을 다시 부정함으로써 긍정적 결론에 이르고 있다.
⑤ 예상되는 다른 의견을 비판함으로써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답> ⑤
*논지 전개 방식 3
21세기를 눈앞에 둔 인류에게 세계화는 커다란 역사적 전환의 의미를 갖는다. 세계화와 관련된 ‘무한 경쟁’, ‘국가 경쟁력’, ‘시장 개방’과 같은 논의 또한 개별 국가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국제화가 단순히 개별 국가간의 교류가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면, 세계화는 교류의 양적 확대를 넘어서 개별 국가들의 사회 구조와 국가간의 관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재편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우선 경제 영역의 세계화는 국가간의 교역, 투자, 통신, 교류 등이 확대되어 상호 의존 관계가 증대되고, 국제적으로 다자간의 협의, 조정, 협력이 강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제 영역의 세계화에서 최근 주목되는 것은 초국적(超國的) 금융 자본의 비약적인 성장이다. 초국적 금융 자본은 1990년대 후반 현재 세계 무역 거래의 수십 배에 달하는 규모의 금융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 더구나 그것은 전 세계적 연락망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통해 각국의 국민 경제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초국적 조직의 역할이 증대되는 것 또한 세계화의 중요한 측면이다. 기존의 개별 국가 틀 안에서는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들을 담당하기 위해 결성된 초국적 조직은 그 중요성이 계속 증대되고 있다. 국제연합(UN),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정부간 조직 이외에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 그린피스(Green Peace) 등과 같은 비정부 조직(NGO)의 비중 또한 커지고 있다.
한편 문화 영역의 세계화도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문화의 생산, 분배, 소비가 국제적인 차원의 연결망 속에서 이루어짐으로써 개별 국가들의 문화 및 생활양식이 전 세계로 신속하게 퍼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만들어진 뉴스,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대중음악,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이 세계 시장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선진국에 대한 문화적 종속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3. ‘세계화’에 대한 윗글의 설명 방식을 가장 잘 말한 것은? <99수능기출>
① 여러 가지 상반된 인식을 대비시키고 있다.
② 부분적인 현상에서 유추하여 일반화하고 있다.
③ 유사한 이론들과 비교 분석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④ 여러 분야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고찰하고 있다.
⑤ 여러 가지 정의를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분석하고 있다.
<답> ④
이 글은 세계화 현상을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영역으로 나누어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면서 고찰하고 있다
*논지 전개 방식4
모든 역사적 사건은 유동적이다. 사건은 기원이 있으며 하나의 과정에 따라 변화한다. 시간적으로 달라지는 제도와 사건은 역사 연구의 중요한 대상이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역사가는 원인과 결과를 논한다. 그는 하나의 세계에 종속되어 있지 않고 역사를 과정과 변화 속에서 파악하고 서술한다. 모든 사물의 본성은 전적으로 그 발전 과정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이 점에서 지적 생활 또는 활동적 생활의 대부분은 역사의식의 소산이라 할 것이다.
역사가는 무수한 사실의 전개를 관찰하여 끝없는 형성과 전환 그리고 종점 없는 성취과정을 추적할 뿐이다. 바꾸어 말하여 그의 행위는 시간 지향적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간 지향적이며 연속적이며 인과적으로 보는 역사주의적 입장은 역시 유보 조건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첫째로 특정한 사실의 기원이나 사건의 원인을 소급하여 밝히는 일은 종국적으로 어디까지 계속되어야 하느냐의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면, 봉건 제도의 기원은 중세 이전의 게르만의 종토제(從土制)에까지 올라가고, 장원제는 로마의 라티푼디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대 이집트나 중국까지 문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민족주의의 기원을 중세에서 찾는가 하면 심지어 고대 부족 국가에까지 소급하는 경우도 나올 수 있다.
바라클러프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아무리 프랑스 혁명의 원인 또는 종교 개혁의 원인에 대하여 규명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만큼 이 두 커다란 사건의 진상이 규명될 수 있겠는가? 연속설이나 인과적 설명은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는 한 쓸모 있는 것일는지 모르나 발전과 연속만으로 역사 과정의 설명이 완성되었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가장 분명해 보이는 역사 형성력, 즉 정치적 사건이나 국제 관계에는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밖의 사회력의 상호작용, 예컨대 사회 신분의 승강(昇降)과 경제적 배경의 관계, 사상의 형성과 제도의 관계, 문화적 전통과 이른바 정신적 소산물의 관계, 관습․풍속과 일반 대중심리의 상호작용, 사회적 지도층과 시대정신의 관계 등에 있어서는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흔히 있다. 역사가 사회적 현실의 전체라고 한다면 이러한 측면이 중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으며, 또한 인과 관계의 추적만으로는 그 구명이 충분한 것이 될 수 없다.
4.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직접 인용을 통해 논의 내용을 구체화했다
② 다른 이의 소견을 통해 주장을 강화했다
③ 문제적 현상을 낳은 근본 원인을 추적했다
④ 부분적으로 예시를 통해 논지를 뒷받침했다
⑤ 특정한 관점을 소개한 후 그 한계를 부각시켰다.
<답> ①
논지 전개 방식 5
인류의 역사에는 위대한 사상가들이 많다. 그러한 사상가들은 현실의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비추어 보고 해결하는 지혜를 후세들에게 제공해 준다. 독일의 시인이자 사상가인 괴테도 마찬가지이다. ‘진정한 인간성’을 추구하는 그의 사상은 현대에 사는 우리에게도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남아있다.
괴테는 정신세계에 다양한 요소를 지닌 사람이었다. 예리한 판단력, 풍부한 상상력 그리고 예민한 감수성을 괴테만큼 두루 지녔던 사람도 드물다. 그런데 이런 특성들이 선천적이라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노력하고 탐구하여 얻은 것이라는 데 그의 매력이 있다. 그는 평생 동안 완전한 자기 자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다. 시인이며 자연 과학자이고, 사상가이며 정치가인 삶을 살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에 앞서 인간다운 인간이 되고 싶어 했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인간성’은 이러한 삶의 목표를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인간다운 인간은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며, 동시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고결하고 선량하며 동정심을 잃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아울러 그 바탕에는 내면세계를 부단히 성찰하면서 자신의 참 모습을 일구어 가는 진지함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품성을 두루 갖춘 인간성을 괴테는 자연과 유사한 상태로 간주하였다.
‘진정한 인간성’을 강조하는 괴테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현대 사회의 척박함 속에서도 개인이 인간성을 자유롭게 실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여러 가지 점에서 현대인은 자연스럽지 못한 상태로 변해가고 있다. 인간성의 근원인 자연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현대인은 자신의 참모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물질이나 이념과 같은 외면적 가치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왜곡된 인간성에 의해 저질러지는 폭력과 살생을 자주 목격한다. 인간에게 근본적으로 부여된 고귀함을 잊은 채 욕망이 이끄는 대로 휩쓸려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어둠 속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악마 메피스토 텔레스가 떠오른다.
괴테가 세상을 떠난 지 긴 세월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그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다. 그는 현대의 공기를 마셔 보지 않았지만 대단히 현대적인 시각에서 우리에게 충고를 하고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이 무서운 드라마를 끝내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다 함께 ‘진정한 인간성’을 추구해야 한다. 물질적 편리함을 위해 정신적 고귀함을 간단히 양보해 버리고 집단의 목적을 위해 개인의 순수성을 쉽게 배제해 버리는 세태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혼을 가진 인간으로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순수하고 고결한 인간성을 부르짖은 괴테의 외침은 사람 자체를 존중하는 마음이 사라져 가는 오늘날의 심각한 병폐를 함께 치유하자는 세계사적 선서의 의미를 지닌다. 모든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지니고 있는 사랑하는 마음과 선량한 마음을 잃지 않고 각자 ‘진정한 인간성’을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현대 사회의 비인간화 현상은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5. 윗글 전체의 전개 방식으로 알맞은 것은?
①일반적 통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② 핵심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③ 논거를 보강하면서 결론을 내리고 있다.
④ 자문자답의 방법으로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⑤ 사실의 대조와 검증을 통해 설득하고 있다.
<답> ②
논지 전개 방식 6
세대간의 갈등이란 필연적이라고 말하는 학자들이 있다. 연령의 차이라는 깊은 골짜기가 놓여 있기 때문에 서로의 대립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 학교, 직장 등과 같이 동일한 목적을 추구하는 공동체 안에서도 어떤 문제에 당면할 때 기성세대와 신세대 사이에 불일치와 대립이 있을 수 있다. 부모와 자식, 교수와 학생 사이에 갈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은 상하 간의 명령 불복종에 따른 것이 아니라 세대 차이로 인한 이해의 부족에서 생길 수 있다.
인간 사회의 가장 기본적 공동체인 가정에서도 부모와 자녀 간에 적잖은 갈등이 일어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부모 자식간의 불화와 갈등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 가정에서나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이런 갈등은 신체적, 생리적 작용과 관련이 있다 프로이트 같은 심리학자에 따르면 청소년기는 성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됨으로써 신체적으로 정력이 넘치지만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사회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난다고 한다. 부모들 역시 청소년기를 경험했지만 과거를 잊어버리고 현실 생활에만 집착하여 자녀들의 낭만적인 감정을 이해하거나 용납하지 못한다.
세대간 이해의 부족은 생황 환경의 차이에서 오기도 한다. 특히 과거 수십 년간 우리 사회는 정치적․경제적․문화적으로 엄청난 격변을 겪었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의 혼란, 전쟁의 비참한 체험, 산업화로 인한 경제적인 급변 등의 변화를 경험한 부모 세대와는 달리 청소년 세대는 전혀 다른 사회 환경에서 살고 있다. 이런 현격한 생활환경의 차이가 부모와 자녀 간의 이질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두 세대간의 부조화가 신체 생리적 차이와 생활환경의 격차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요인을 청소년들의 소외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의 청소년들은 실제 일에 참여하지 못하고 소외된 채 주변인으로 남아있다.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참여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소외된 주변인으로 남아 있는 기간이 길며, 이로 인해 성인 세대와 갈등을 겪을 수 있다.
청소년들의 불확실한 미래도 세대간 갈등의 한 요인이 된다. 미드라는 사회학자의 조사에 따르면 직업을 그대로 이어받도록 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은 사회에 비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심리적 갈등이 적으며 세대간의 갈등도 크지 않다고 한다. 이와 달리 기술과 산업구조가 급격히 변하는 사회에서는 누구나 적응의 곤란을 겪게 되며, 청소년들은 심한 적응위기를 경험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세대간의 갈등도 첨예하게 드러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6. 윗글의 중심 화제로 적절한 것은?
① 세대간 갈등의 발생 요인
② 세대간 갈등의 다양한 유형
③ 세대간 갈등의 시대적인 변천
④ 세대간 갈등의 사회적인 문제점
⑤ 세대간 갈등의 의미와 대처방안
<답> ①
*논지 전개 방식 7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正義)의 주요한 기준을 평등의 개념으로서 파악한 이후에 정의와 평등의 관계에 관한 고찰은 여러 측면에서 전개되었다. 그 대표적인 한 예로 이에 관한 보위(Bowie)와 사이몬(Simon)의 논의를 들 수 있겠다. 이들은 정의를 평등한 결과 평등한 대우 및 평등한 권리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평등한 결과를 정의로 보는 철저한 평등주의적 입장은 프랑스의 바뵈프(G.Babeaf)에 의해 대변되고 있다. 그 논지는 모든 인간은 매우 유사하므로 엄격한 평등주의적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이며, 모든 사람은 동일한 방식으로 취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능력, 관심, 신체적 특성 등에 있어서 동일하지 않으므로 모든 인간을 동등하게 취급하는 방안은 불가능하지는 않으나, 그것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차별적 결과를 가져오므로 정의의 본질적 성격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프랑케나(W.K. Frankene) 브란트(R.B. Brandt)등은 평등한 대우를 강조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 있거나 다른 소질을 가진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우한다는 견해에도 문제는 있다. 예컨대, 범죄자의 협박을 받고 있는 시민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보호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정의는 평등한 대우의 원리에 근거한 불평등한 보호를 통해 이루어진다.
평등한 권리를 정의로 간주하는 시각은 모든 인간에게 생명과 자유를 보호받을 권리, 법의 공정한 절차에 따를 수 있는 권리,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한다. 모든 인간이 평등한 권리를 소유한다는 사실은 그들로 하여금 평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지게 하므로 이러한 입장은 결국 평등한 결과를 주장하는 경우와 유사하게 된다. 결국 정의는 자연권을 실현시키려는 노력이 반영되는 경우에 구현될 수 있다.
7. 윗글의 서술 방식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객관적 현상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② 논의의 대상을 분석적 방법으로 서술하고 있다.
③ 대조의 수법을 통해 제 삼의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④ 예상되는 반론의 제시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강화하고 있다.
⑤ 논란의 대상이 되는 개념을 하나의 기준으로 정리하고 있다.
<답> ②
논지 전개 방식 8
웹사이트 검색 중에 소요되는 3초간의 지연 시간은 네티즌에게 3분 정도로 길게 느껴진다고 한다. 가상공간에서는 현실 세계보다 체감 시간이 더 느리게 흘러간다는 이야기이다. 조급한 성격을 지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터넷에서 잠깐이라도 지체되는 시간은 유난히 참기 힘들 정도로 지루하고 답답할 지경이다. 이로 볼 때 우리 나라의 초고속 통신망 보급률이 급속히 상승한 데에는 한국인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빨리빨리 문화’가 나름대로 긍정적인 작용을 한 것 같다. 이 밖에도 인구의 60%에 이르는 이동 전화 보급률,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PC방의 확산, 기업들의 닷컴 기업으로의 발빠른 변신 등 최근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정보화의 속도는 너무 빨라서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회장이며 정보화 시대를 연 주역의 한 사람인 빌 게이츠의 예견에 따른다면 일찌감치 ‘빨리빨리 문화’로 무장되어 있는 우리나라야말로 21세기 디지털 문명의 최선두 주자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실상은 그리 낙관만 할 일이 아닌 듯하다. ‘빨리빨리 문화’의 부작용 또한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70년대의 초고속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였다. 당시 과도한 성장 지상주의 풍토 속에서 배태된 ‘빨리빨리 문화’는 결과적으로 ‘대충대충 주의’와 ‘편법 지상주의’ 사고방식을 초래했다. 오늘날의 초고속 정보화 과정에서도 이들 두 가지 부작용이 미치는 폐해가 이미 감지되고 있다.
첫째, ‘대충대충 주의’의 폐해이다. 우리는 근대화를 마감하고 정보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다리와 백화점 등 대형 건축물의 붕괴라는 실로 엽기적인 사건을 목격한 바 있다. 이는 초고속 근대화 과정의 ‘대충대충 주의’로부터 비롯된 부실 시공과 관리 소홀이 엄청난 재앙을 몰고 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사건이었다.
둘째, ‘편법 지상주의’의 폐해이다. 원칙을 준수하고 과정을 즐기기보다는 결과와 성적을 우선시 하는 풍조 속에서 편법이 기생하는 법이다. 예를 들어, 요즘 증권에 투자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증권을 산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당장의 금전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주가 조작을 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빨리빨리 문화’가 정보화를 촉진시켰다는 가시적(可視的)측면에서는 순기능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디지털 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혔을 때에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속도의 수레바퀴에 자신을 결박하지 않고 오히려 한걸음 물러나 속도를 관조하고 통제할 수 있는 자세야말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더욱 필요한 삶의 지혜가 아닐까.
8.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디지털 문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있다.
② 정보화 시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③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의식을 갖출 것을 촉구하고 있다.
④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 현상과 한국 경제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 있다.
⑤ 초고속 정보화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차례차례 소개하고 있다.
답> ②
*논지 전개 방식 9
역사학은 객관성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역사 인식에는 주관이 개입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라 객관성이 위협 받는다는 데에 역사학의 고민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월쉬(W.Walsh)는 역사학자들 간의 견해 차이를 야기하는 주요한 주관적 요인으로 개인적 편견과 집단적 편견, 역사적 해석에 관한 이론과 세계관을 들고 있다. 이 네 가지 주관적 요인은 편견과 개념적 체계로 단순화 할 수 있다.
편견과 개념적 체계는 모두 역사 인식의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 영향력이 같은 차원에서 작용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편견은 어떤 합리적 근거를 가지지 못한 견해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진리 획득을 방해하는 심각한 장애물이 된다. 그것은 사실의 인식을 왜곡시킨다. 따라서 역사학이 객관성을 추구하는 한 편견은 배제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그러나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개념적 체계는 사실의 특정한 측면이 우리에게 드러나도록 한다. 이는 인식의 왜곡이라기보다는 인식의 제한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므로 편견은 배제되어야 할 것이지만, 개념적 체계는 유지되어야 할 주관적 요인이다.
그러면 개념적 체계는 왜 유지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우리가 전지(全知)한 신(神)의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관점에서 사물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순수한 백지 상태에서 출발하지 않고 어떤 개념적 체계에서 출발한다 할지라도 인식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근거 중의 하나는 개념적 체계의 기능을 손전등의 기능과 같이 우리의 관찰을 인도해 줄 뿐 왜곡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관찰의 출발점이 되는 개념적 체계에 대해서도 반성과 비판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9. 필자가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택한 글쓰기 전략을 <보기>에서 모두 고르면?
<보 기>
ㄱ. 상반된 이론을 대비하여 독자의 판단을 유도한다
ㄴ. 친숙한 경험을 끌어들여 핵심적인 개념을 설명한다.
ㄷ.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여 주장의 타당성을 확보한다.
ㄹ. 자문자답의 방법을 써서 자연스럽게 논지를 전개한다.
ㅁ. 화제와 관련된 주요 내용을 요약정리하며 끝을 맺는다.
① ㄱ, ㄷ ② ㄴ, ㄹ ③ ㄱ,ㄴ,ㅁ
④ ㄱ,ㄹ,ㅁ ⑤ ㄷ,ㄹ,ㅁ
<답> ②
논지 전개 방식 10
하늘이 날짐승과 길짐승에게는 발톱과 뿔을 주고 단단한 발굽과 예리한 이빨을 주었으며 여러 가지 독(毒)을 주어서, 각기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얻게 하고 외부로부터의 습격을 막아 낼 수 있게 하였는데, 사람에게는 벌거숭이로 유약(柔弱)하여 제 생명을 보호하지 못할 듯이 하였으니, 어찌하여 하늘은 천하게 하여야 할 금수(禽獸)에게는 후하게 하고, 귀하게 하여야 할 인간에게는 박하게 하였는가. 이는 인간에게는 지혜로운 생각과 교묘한 연구력이 있으므로 기예(技藝)를 익혀서 제 힘으로 살아가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지혜로운 생각으로 미루어 아는 것도 한계가 있고, 교묘한 연구력으로 깊이 탐구하는 것도 순서가 있다. 그러므로 비록 성인(聖人)이라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모두 아름답게 하지는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예는 사람이 많이 모이면 더욱 정묘(精妙)하게 마련이고, 세대가 흘러갈수록 더욱 발전하는바, 이는 형세가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읍내에 있는 공장이 솜씨만 못하고, 읍내 사람들은 유명한 성터나 큰 도시에 있는 공장이 솜씨만 못하며, 유명한 성터나 큰 도시의 사람들은 서울에 있는 최신식의 묘한 기계 제작 솜씨만은 못하다. 저 궁벽(窮僻)한 시골 마을에 사는 자가 오래 전에 서울에 왔다가, 처음으로 만들어서 아직 완전하지 못한 방법을 우연히 얻어듣고는, 기쁘게 돌아가서 시험해 본 다음, 속으로 자신만만하여 말하기를
"천하에 이 방법보다 더 우수한 것이 없다."
하면서 아들과 손자들을 모아 놓고 경계하기를
"서울에서 말하는 소위 기예라는 것을 내가 모두 배워 가지고 왔으니, 지금부터는 서울에서도 다시 더 배울 것이 없다." 한다. 이런 사람이 하는 짓이란 거칠고 나쁘지 않은 것이 없다.
우리나라에 있는 백공(百工)들의 기예는 모두 옛날 중국에서 배워 온 방식인데, 수백 년 이래 칼로 벤 것처럼 딱 잘라 다시는 중국에 가서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중국에는 새로운 방식과 교묘한 제도가 나날이 증가하고 다달이 불어나서 수백 년 이전의 옛날 중국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막연하게 서로 묻지도 않고 오직 옛날의 방식만을 편케 여기고 있으니 어찌 그리 게으르단 말인가 (서두부분)
-<기예론>, 정약용
10. 윗글의 서술 방식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일반적 통념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② 여러 분야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고찰하고 있다.
③ 반대 사례를 제시하고 논지를 전환하고 있다.
④ 대조와 역설의 방법으로 논지를 전개하고 있다.
⑤ 주어진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답> ①
논지 전개 방식 11
공산주의자는 동일한 자연 현상에 대해 자본주의자와 다르게 해석하고 설명한단 말인가? 수학 문제의 진위에 대해 기독교인은 이슬람교인이나 불교인과 다른 판단을 내린단 말인가?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해 과학이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는다거나 특정한 과학적 이론은 어떤 특정한 이데올로기를 반영한다는 관점에서는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데올로기와 과학 사이에는 인과성이 개입되지 않으며 이데올로기와 과학은 엄격히 구별되는 것이다.
과학과 이데올로기의 관계에 대한 위와 같은 관점에 반발하는 두 가지 주장을 가상할 수 있다. 어떤 특정한 과학은 물론 과학 자체도 이데올로기의 생산이라고 봐야 한다는 주장과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는 같은 사물 현상에 대해서 서로 다른 설명을 낳게 한다는 주장이 있을 수도 있다.
전자는 과학적 지식을 강조하는 사회와 노장사상을 강조하는 사회는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지니고 있다는 논리이다. 즉, 과학을 중시하고 과학을 권장하는 사회 자체가 이미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어떤 분야의 과학을 강조하느냐 하는 것은 과학 이전의 문제로서 이데올로기와 과학이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과학의 개념이 불분명하여 나타난 현상이다. ‘과학’이란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 앎을 가리킨다. 이런 뜻에서의 앎은 앎의 대상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다시 말해서 과학이란 말은 앎의 대상을 가리키지 않는다. 핵물질이나 원숭이 혹은 호르몬 자체는 앎의 대상에 불과하지 앎 자체는 아니다.
앎은 이데올로기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논지에 대하여 아직도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기독교인이냐 마르크스주의냐에 따라 죽음을 보는 눈, 준재의 원천이나 목적을 해석하는 관점이 다르다. 기독교인은 영혼의 불멸과 내세를 알고 있는데 비해. 마르크스주의자는 그런 것을 부정한다. 이러한 사실은 어떤 이데올로기를 갖느냐에 따라 같은 사물 현상을 놓고도 서로 어긋나는 인식을 하게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같이 보이기 때문에 과학은 이데올로기에서 완전히 독립될 수 없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결론은 종교 혹은 어떤 형이상학적 주장이 과연 엄격한 의미에서 앎일 수 있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 ‘천당’이 과연 사실인가? 힌두교인들이 믿고 있는 삶의 ‘윤회’가 사실인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유물론이 사실인가? 위와 같은 주장들은 진위를 실질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 없으므로 앎이라 부를 수 없다. 사실 앎과 같이 보이는 이러한 주장들은 사실상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앎과 이데올로기 사이에 인과성이 개입되어 있다는 주장은 논리적 근거가 희박함을 알 수 있다.
11. 글 전체의 전개 방식으로 알맞은 것은?
① 구체적인 역설적 사례를 들어 주장을 증명하였다.
② 상반된 주장을 대비시켜 새로운 명제를 도출하였다.
③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의 변화 과정을 서술하였다.
④ 추상적 명제를 실제적 상황에 견주어 구체적으로 풀이하였다.
⑤ 주장을 제시한 후, 예상되는 반론과 그에 대한 반박을 통해 주장을 합리화하였다.
<답> ⑤
*논지 전개 방식12
동양에서의 미국인이 갖는 제국주의적 편견의 또 다른 대표적인 예는 ‘람보’와 ‘인디아나 존스’시리즈 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람보라는 제목이 붙지 않았던 제1편인 ‘처음 흘린 피’를 제외하면, 람보의 활동 무대는 언제나 베트남이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동양 국가들이다. 그 곳에서 그는 천하무적의 인간 병기가 되어 수많은 적들을 단숨에 쳐부수는 영웅적인 과업을 수행한다. 평소에는 그렇게도 논리적인 미국인들이건만 논리적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람보의 종회무진 활약에는 웬일인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람보’에 나타난 제국주의적 시각이 단순하고 직접적인 것이라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 나타나고 있는 제국주의적 편견은 보다 더 미묘하고 간접적이다. 사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낭만적 상상력이라는 것은 비록 본인은 느끼지 못할는지 몰라도 사실은 상당 부분 제국주의적 속성을 갖고 있다. 예컨대 ‘잃어버린 성궤의 약탈자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제1편은 남미의 보석 탈취로부터 시작해 성궤의 추적과 발굴에 대한 이야기로 끝난다. 이 영화에서 스필버그는 인디아나가 어렵사리 습득한 남미의 보석과 중동의 성궤를 가로채는 나치들과 그들의 앞잡이인 고고학자들을 나쁜 놈들로 몰아 비난하는 한편 인디아나를 정의의 고고학자로 미화시킨다. 그러나 남미나 중동의 보물을 발굴해 미국의 박물관에 갖다 놓는 것이나 독일의 박물관에 갖다 놓은 것이나 남미인이나 중동인들 눈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것은 결국 둘 다 똑같은 도둑질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필버그의 유년시절의 공상 속에서 인디아나는 미국의 영웅으로 등장한다.
결국 스필버그의 상상 속에서도 동양은 보물이 숨겨져 있는 환상과 모험의 장소로만 존재한다. 그 곳에서 서구인들은 끈질긴 탐색과 추적을 통해 보물을 찾아내고 약탈해 간다. 그것이 바로 콜럼버스의 꿈이었고 콜럼버스의 꿈은 결국 미국을 발견해 냈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이 제국이 되어 영화 속에서이긴 하지만 다시 한 번 동양의 보물을 약탈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인디아나 존스와 파멸의 신전’이라는 제목의 제2편의 무대 역시 중국과 티베트 근처의 동양이다. 이 영화에서도 동양은 이교도의 나라, 벌레와 뱀을 먹는 나라, 그리고 신기한 보물의 나라로 왜곡되어 있다. ‘인디아나 존스와 마지막 십자군’이라는 제목의 제3편에서도 그와 같은 신비화는 계속된다. 예컨대 성배(원래는 동양의 것이었지만 후에 기독교의 전설이 된)를 지키는 기사가 성배의 물을 마시고 아직 살아 있는 것이나 죽어 가는 사람을 살리는 성배의 신기한 치유력 등은 그와 같은 신비화의 좋은 예다.
동양에 대한 이와 같은 신비화는 언뜻 별로 나쁠 것이 없어 보인다. 더구나 동양에서 어떤 치유력을 가진 보물을 찾는 것도 크게 기분 나쁜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인디아나 존스는 세 편의 영화 속에서 각각 성궤와 신비한 돌과 성배를 찾아 나서는데 그 세 가지는 다 치유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낭만화와 신비화로 인해 옹양은 그동안 서구 제국의 각축장이 되어 왔으며 부단히 수탈과 착취를 당해 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낭만화와 신비화가 그 동안 동양의 참모습을 왜곡시키고 변형시켜 왔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신비의 대상은 그 신비가 사라지면 매력을 잃고 버려지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양에 대한 ‘인디아나 존지’식의 낭만적 신비화는 중단되어야 한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동양과 서양은 서로의 참모습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며 진정한 이해 속에서 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12. 윗글의 서술 방법으로 적절한 것은?
① 비유적, 반어적 수법으로 대상을 비판하고 있다
② 구체적 사례를 바탕으로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③ 예상되는 반론에 대해 해명하며 분석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④ 다른 사람의 견해를 빌려 자신의 견해가 옳음을 주장하고 있다.
⑤ 직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주관적 관점에서 대상을 비판하고 있다.
<답>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