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 년 전, 20살의 군산 사람인 나는 한국을 알고 싶었다. 고등학교 시절 공부만 했던 우물에서 벗어나 한국의 진짜 모습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의 수도를 가보면 왠지 한국의 진면목을 알 것 같아 서울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 창문에 스치는 풍경은 마치 한국 현대문명사를 보는 것 같았다. 지방에서 수도권, 수도권에서 서울에 가까워질수록 논밭에서 아파트단지, 아파트단지에서 빌딩으로 풍경이 바뀌었다.
종착지에 발을 내린 나는 가만히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현란한 광고판이 쭉 나열되어있는 역사, 잘 차려입고 어딘가로 바쁘게 향하고 있는 사람들. 유리창으로 된 고층빌딩, 외제차들이 자주 눈에 보였다. 서울이란 참으로 역동적인 도시, 기술과 패션 등 전반적으로 지방보다 앞서간 부유한 도시였다.
그러나, 나는 서울에 콩깍지가 씌여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울은 불쌍한 도시였다. 서울은 한국에서 제일 잘 사는 도시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다 부자는 아니었다. 반짝이는 높은 빌딩 아래에서 더 싼 월세 방을 찾아다니며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이 많은 도시였다. 서울은 시야가 좁은 도시였다. 사람들의 시야는 스마트폰에 갇혀있었다. 지하철만 하더라도 십중팔구 스마트폰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 조그마한 화면에 자기를 가둔 것이다. 서울은 소음으로 가득 찬 도시였다. 낮이건 밤이건 차 소리, 가게 음악소리들이 귀를 가득 채웠다. 너무 시끄러워서 이어폰을 꽂으며 주변 소리를 차단하지 않고는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도시였다. 그러다보니 서울은 어쩔 수 없이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만한 여유가 없는 도시였다.
이런 서울을 경험하고 난 뒤, 나는 내 고향이 서울보다 더 좋은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록 서울에만 있는 좋은 편의시설들을 누릴 수는 없지만, 나는 서울보다 저렴하지만 더 좋은 방에 살고 있고, 차가 드문 조용한 저녁에 금강을 끼고 산책할 수 있다. 서울과 군산. 어디가 여유로운 도시라 할 수 있을까.
첫댓글 "서울과 지방 차이를 그대로 인정"? 이건 차별을 감수하잔 건가. 끝을 보면 그게 아닌데~ 앞 뒤가 안맞는 듯!?
수정했습니다 교수님. 새로 뜯어 고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