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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기사 스크랩 체르노빌 사고 20년과 재앙담론
나비효과 추천 0 조회 47 08.10.26 09:2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체르노빌 사고 20년과 재앙담론
ㆍ조회: 63  

 

- In the long run, accident occurs.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최 광 식
1. 사고의 추억 
2006년 4월 26일 구소련에서 체르노빌사고가 일어난 지 20년이 된다. 돌이켜보면 그 사고 이후 지구상에 그런 노심용융과 방사능 누출의 중대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원래 중대사고란 자주 일어나기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체르노빌의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에 그로 인해 실제적으로 많은 안전성확보 노력이 경주되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면 체르노빌사고 같은 원자력의 대재앙은 다시는 지구상에 일어나지 않을 것인가? 인류에게 큰 피해를 주던 천연두의 기억이 4,50대 어른들의 어깨의 우두자국에만 남아있듯이, 체르노빌은 이제 원자력공학과 교과서나 IAEA 보고서속에서나 존재하는 전설적인 사고가 되어버렸는가? 그 사고와 고통의 기억은 이제 완전히 소멸되었고 ‘살인의 추억’의 화성연쇄 살인사건처럼 공소시효가 끝났는가?
체르노빌은 당시 민간인 뿐 아니라 십수년간 원자력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악몽이었다. 나는 지금도 1986년 4월 26일 이후 매일, 매시간 신문과 방송을 통하여 계속 몰려오던 그 흉흉한 사고의 소문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는 소련이 사고사실을 은폐함으로 인하여 언론은 피해사망자를 수천 명에서 수만명으로 불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불쾌하고 끔찍한 기억은 꾹꾹 눌러서 현실의식으로 떠올라오는 것을 막고 싶어한다. 그러나... 과연 그 악몽은 지구상에 다시 되풀이되지 않을 것인가?
 

1.jpg

사고 발생 20년. 오늘 내가 이 기억하기 싫은 기억을 끄집어내어 다시 이야기하는 이유는 바로 그 기억을 그렇듯 끄집어내기 싫어하는 우리시대 사람들의 의식에 경종을 울려주기 위한 것이다. 그때 겪은 패닉에 가까운 충격은 망각의 강으로 점차 흘러들어가고, ‘그때 그 사람’들은 하나씩 은퇴하여 현실무대에서 사라졌다. 이제 그 기억을 어렴풋이 간직하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아니 그들은 과연 그 기억을 갖고나 있을까?

공교롭게도 체르노빌사고가 일어나기 약 3개월 전인 1986년 1월에는 미우주왕복선 챌린저호
(1986년 1월 28일 미국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발사한 우주왕복선 챌린저 미션 51-L이 발사 후 약 73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하였다. 사고의 원인은 우측 고체 연료 로켓 부스터(SRB)의 끝부분과 전방 결합 부분의 이음새 결함 때문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 사고로 선장 프랜시스 스코비를 포함해 탑승자 전원(여성 1명 포함 7명)이 사망해 우주개발 역사상 최대의 참사가 되었다. 특히 고등학교 교사 샤론 C. 맥콜리프가 민간인 여성 우주비행사로서 최초로 탑승한 데다 발사 장면이 전세계에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충격은 엄청난 것이었다. 이로 인해 한동안 미국의 우주개발이 중단되기도 했다.)가 세계의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출발 몇 십초 후에 세계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발하여 인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 후 교훈을 반영하여  많은 개선조치가 취해졌고 그래서 다시는 사고가 나지 않을 듯 싶었지만 그로부터 17년 후인 2003년 2월 1일 콜럼비아호가 이번에는 지구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폭발하여 세계인들을 경악시켰다. 왜 이런 사고가 되풀이되는 것인가? 사람들은 과거의 경험에서 배우는 것인데 초강대국 미국의 NASA의 조직문화와 인류의 지혜는 그렇게 허망한 것인가?
그런데 원자력분야에서 우리는 체르노빌 같은 대형사고는 전 세계적으로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는 듯하다. 오늘 원자력사업자와 규제기관 전문가들은 체르노빌사고의 원인과 그것이 입힌 피해와 그 지역주민과 세계인들에게 미친 심리적 충격과 사회적, 정치경제적 비용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국제적으로 체르노빌 20주년을 정리하는 여러 회의들이 개최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체르노빌 20주년을 되짚어보는 원자력안전 전문가들의 기술 혹은 정책토론회나 워크샵이나 포럼도 없다. 월간 ‘과학과 기술’이 그 의미를 되새기는 특집을 내었을 뿐이다.
체르노빌사고는 원자력전문가들 특히 안전과 규제전문가들에게도 이제 흥미 없는 의제가 되어버리고, 그것을 반추하는 것은 과거 지향적이고 고루한 것이 되어버렸다. 체르노빌은 우리가 갖고 있는 원자로와는 근본적으로 안전설계가 다르며 또 운영체제가 다르므로 우리에게는 과연 해당사항이 없는 것일까? 
본고에서는 이 체르노빌사고를 다시 반추하여 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 체르노빌사고를 단순히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어난 설계상의 결함, 안전문화의 결여, 조직운영상의 문제, 구 소련의 국가규제체제의 결함의 시각에서 벗어나, 이것이 인류사에 미친 영향과 충격을 살펴보려고 한다. 그리고 과연 이런 류의 사고는 지구상에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인지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2. 체르노빌 사고의 원인과 피해
체르노빌 사고?
1986년 4월 26일 새벽 구 소련의 우크라이나 지방 체르노빌에 위치한 전기출력 1000MW급 원전 4호기에서 발생한 노심용융 및 방사성물질 외부환경 누출 사고이다. 체르노빌원전은 풀루토늄을 연료로 사용하고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하는 경수냉각 비등형경수로(RBMK) ( ‘채널화된 대규모 동력로’ 라는 의미이며 이 원전은 서구의 PWR의 격납용기(containment) 설계가 아닌 격납건물(confinement)안에 원자로가 들어있는 설계이며 감속재로 사용된 흑연은 화재위험성이 크며 화재 시 PWR의 경우 감속재인 경수가 Heat sink로 작용하는 데 반해 흑연은 열원(heat source)으로 작용한다.) 타입이며 당시 운전원들은 원자로 운전정지 시 회전관성에 의해 계속 돌아가는 터빈을 이용하여 비상전력을 생산하여 안전계통에 공급하는 시험을 하고 있었다.
시험 도중 출력이 30MW로 내려가 실험조건이 만족되지 않자 운전원은 인출해서는 안 되는 15개의 제어봉을 조작하여 열출력을 올려 200MW로 회복시키고 시험강행을 시도하였다. 이때 모든 안전장치를 해제한 원자로가 불안정해지면서 출력이 급격하게 상승하였고 이 출력폭주로 의해 수증기가 생성되면서 증기폭발이 일어났다. 이후 흑연에서 생성된 수소가 폭발하여 원자로 뚜껑이 날아가고 용융된 노심이 흩어졌으며 그리고 흑연화재가 이어져서 파손된 격납건물(confinement)로부터 외부 환경으로 방사성물질이 다량 유출되었다. 피해지역은 20만 평방km이며 장기적인 오염지역이 반경 100km에 이른 사고였다.  
 

2.jpg

 
원인은 무엇인가?

이 사고의 원인으로는 보통 4가지가 이야기된다. 첫째가 설계결함으로서 이 RBMK 원자로는 저출력에서 불안정한 특성을 보이며 통제 불가능한 출력폭주가 일어난다. 즉 여분의 기포가 생기면 이것이 출력상승을 일으키고(positive void coefficient) 발생된 열은 다시 더 많은 기포를 발생시키며 이 기포는 물보다 중성자흡수가 적으므로 출력폭주를 가속화시킨다. 둘째는 안전문화의 결여로서 이러한 설계상의 결함에 대하여 충분한 사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절차서의 위반인데 이 시험 중 수많은 안전절차서가 위반되었다. 그리고 네 번째로 시험팀과 발전책임자간의 의사소통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시험이 수행되었다는 것이다.  
절차서의 무시와 커뮤니케이션의 결여는 결국 두 번째 안전문화의 결여에 포함되는 것으로서 결국 이 체르노빌 사고는 설계결함과 안전문화의 결여로 발생하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일반 구조물 수준의 격납건물만 있는 설계의 결함은 사고 시 방사성물질을 외부로 유출시키도록 만들었는데 체르노빌사고의 원인조사를 위하여 국제적인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수년에 걸쳐 조사결과  안전절차서가 있어도 이를 준수하지 않은 것과 이의 부당함에 대한 운전원의 의문제기를 무시하는 상급자의 태도 등 수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되었다. IAEA는 전 세계의 원전안전을 위하여 안전문화 방법론을 발전시켜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로 전파시켜오고 있다.
피해는 얼마나 되나?
사고발생 당시부터 구소련 당국, 국제 원자력계와 반핵단체, 언론이 발표하는 피해규모가 달랐는데 이것은 정확한 정보의 부족에도 원인이 있지만 발표자들이 입장에 따라 정치적인 고려로 축소 혹은 과장하여 발표한 때문이기도 하다. 20년이 지난 지금 공식적인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체르노빌사고의 피해관련 통계는 다음과 같다. 영향을 받은 사람은 사고수습 작업자 20만명, 소개민이 11만 6천명, 최대오염지역 주민 27만명, 복구작업자 40만명, 오염지역 주민 500만명, 피난민 35만명이다. 그리고 방사선피폭량을 보면 초기작업자 1,000명이 2-20Gy, 이후 작업자가 평균 100mSv, 주민이 0.1-380mSv이었고, 급성방사선 증후군(ARS) 환자 134명 중 현재까지 47명이 사망하였다. 방사선에 기인한 질환 사망자를 보면 전체인구 사망률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가가 없었고 107mSv 이상 피폭된 작업자 61,000명 중 백혈병, 고형암 및 순환계 질환으로 230명이 사망하였다. 사고당시 0-18세 어린이 중 4,000여명이 갑상선암이 발병하여 현재까지 9명이 사망(생존율 99%)하였다. 체르노빌사고로 인한 총 사망자 수는 현재까지 286명과 향후 약 3700명으로 추정된다 (이 자료는 IAEA의 2005년 자료 “Chernobyl`s Legacy"에 수록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과거에는 방사선피폭으로 몇십만명 정도가 사망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으나 공식적인 것은 아니었다. IAEA는 국제적 시각에서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피해 규모를 좀더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100여명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체르노빌 포럼`구성을 제안하였고 체르노빌 재난 이후 약20년을 맞이하여 동 포럼의 전문가 그룹이 관련 자료를 검토,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 원문 보고서에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환경, 보건, 국지적 사회경제 등에 미치는 다각적인 영향과 벨라루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부를 위한 권고사항 등이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피해 외에 생존자들의 정신건강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이 오히려 더 심각하였으며 이는 강제적인 소개(evacuation)로 인한 사회적관계의 단절과 스트레스, 피해자와 자녀들의 건강에 대한 다양한 걱정과 불안감등이었다. (사실 체르노빌사고의 전문가적인 분석결과 피해지역 거주민의 무력한 운명론을 촉진하는 방사선 위협에 대한 오해/미신이 지속, 주민들은 방사선이 그들의 건강/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한 혼동/불확실성을 토로하고 있다는 점, 건강을 위해 필요한 실제적 조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이는 체르노빌-관련 정보에 대한 불신 때문이며, 이러한 불신은 사고 대처에서 소련당국이 초기에 보인 비밀주의, 다양한 기관에서 발표하는 모순되는 데이터, 저선량 방사선의 보건영향에 대한 해묵은 논쟁, 정보 표현에서 복잡한 과학용어 등에 기인한다는 점, 따라서 불신을 극복하는 것이 주된 해결점이 되어야 한다는 권고 등의 소중한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즉 실제적으로 사회-경제 문제가 방사선 준위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국제적인 전문가들이 모여서 작성한 이 보고서는 이 체르노빌사고를 일으킨 조직적, 문화적 요인을 분석하고 다른 나라의 원전시설에서 이런 재앙수준의 원전사고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데 대한 성찰과 권고는 포함되어있지 않다.
3. 어떻게 볼 것인가
체르노빌사고는 20년 전에 일어났고 우리는 그것의 원인을 오래 전에 파악하였다. 그리고 논란이 많던 피해의 규모에 대해서도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이제 어느 정도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게끔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체르노빌을 다 이해한 것인가? 이미 체르노빌사고의 원인에 대한 조사는 충분히 이루어졌고 그 교훈은 우리가 충분히 소화하였으며  그런 류의 사고 예방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였는가? 오늘날 체르노빌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지 몇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원전사고 이상의 사고
체르노빌사고는 전체주의 국가의 관료주의적인 타성과 의사결정과정의 비합리성,   규제체제 독립성의 부족, 행정의 투명성의 부족, 비밀주의 등으로 점철된 당시 구소련 사회의 모든 문제점들이 모여서 빚어낸 사고였다. 결국 이로 인하여 구소련의 붕괴가 가속화되었다고 이야기되기도 한다. 이 사고는 발생당시 소련당국이 발표를 지연시킴으로써 주변국들의 신속한 대응을 방해하고 소련의 원전안전성에 대한 서방세계의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것은 단순히 러시아에서 일어난 원전사고의 차원을 넘어서 인류사에 기록된 재앙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지구적 시각(global perspective)의 중요성을 일깨웠고 거대재앙에 노출된 인간의 연약함과 이에 대처하는 인간지혜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러시아연합이 보유하고 있던 그 부실한 설계의 원자력시설과 폐쇄주의적이고 관료주의적 타성에 젖은 러시아연합 말기의 원자력안전규제 시스템과 그 상황은 이제 국제화, 개방화된 국제원자력 안전규범의 여건 하에서 지구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20년 전에 발생한 사고, 그래서 그 사고가 일어난 환경, 그것을 발생시킨 조건들이 사라진 오늘날의 원전들에서 앞으로 그런 류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성급하다. 이것은 단순한 원전 사고 이상의 사고였던 것이다.
격변하는 세계
세계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교통수단이 발달하고 사회가 복잡해지고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인터넷이 전 세계를 연결한 디지털세상이 출현하였다. 이는 인류에게는 지구라는 물리적인 환경과 가시적인 세계 외에 사이버세상이라는 정보를 동시전파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신세계를 열어주었다. 이는 새로운 업무 및 생산 환경을 조성하였으며 세계인들의 문화를 급속히 바꾸어 왔다. 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세상은 증오와 갈등의 경연장이며 이러한 갈등의 에너지는 주기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쿠데타, 집권자에 대한 반역과 시해, 폭동 등으로 분출되어왔다. 민주화와 세계화와 국제적인 수퍼 강대국의 지배 등으로 이러한 갈등이 분출될 통로가 막히자, 이제 이는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로 대체되어가고 있다. 
그 강도도 종래의 어느 정도의 예측가능성을 벗어나 자신의 생명의 포기, 여성과 어린이와 노약자까지 무차별적으로 살상하는 비예측적인 방법으로 전개되고 있다. 앞으로 테러는 더욱 빈번해지고 폭력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사실상 종래에 지속되던 재래식 전쟁의 변종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슬람국가들의 교전상태에 사회혼란, 불완전 취업, 자원고갈 등의 문제가 더욱 더 심각해지고 이것은 세계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이러한 자기들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이 서구 강대국들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원망하고 있으므로, 미국과 같은 나라는 적어도 향후 20년간 테러의 목표가 될 것이다. 전 세계 국가들은 무역, 환경, 외교 정책에 있어서는 끊임없이 다투겠지만 테러리즘을 억제하고 핵 확산을 막기 위한 기술의 개발과 이 분야의 국가간 협력은 늘어날 것이다 신속하고 안전하며 저렴한 비용으로 폭발물을 감지할 수 있는 레이저가 곧 등장할 것이다.(사물에 빛을 비추어 돌아오는 빛의 파장을 측정하는 광루미네슨스 분광기를 사용해 TNT(강력폭약)를 감지하는 새로운 신기술을 플로리다大 연구팀이 발명하였는데 이 기술은 보안 전문가들이 신속 정확하게 좀 더 먼 거리에서 폭발물을 감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하나 고려할 것은 안보위협이 시골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의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은 도시에만 국한되지 않고 시골도 목표가 될 수 있다. 미국 국토 안보부는 가장 현실성 있고 무서운 공격 방법으로 염소탱크의 폭발, 비행기, 스포츠 개최지정지, 기차역 등의 병균 유포, 가축의 병균감염, 주요도시에 원자폭탄 폭발, 사무실 등에 신경가스 유포, 경기장 폭발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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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여 년 전 까지는 인류사회의 모든 분야에 어느 정도 예측 가능성이 있었다. 모든 것은 점진적으로 발생하며 어떤 큰 사고에는 눈에 띠는 전조현상이 있었다. 과거의 전쟁에는 그것이 무르익는 기운이 있었으며 그리고 전쟁을 하더라도 선전포고가 있고, 민간인과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들은 보호하고 포로는  대우를 한다는 최소한의 신사도 같은 것이 전제가 존재하였다. 그리고 자기생명은 누구나가 소중히 생각하고 그것을 자발적으로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본 전제가 있었다.  그러므로 2차대전시 자기 생명을 버리며 적을 향해 돌진하는 가미가제특공대식의 행동들은 극히 예외적인 정신병리현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21세기로 들어서면서 새로운 환경 속에서 국제적인 갈등이 증폭되고 집단사회심리의 영향 (모바일폰, 인터넷, DMB로 무장한 현대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정보통신시대, 디지털시대, 인터넷시대에 여러 가지 새로운 사회심리적인 양태가 출현하고 나아가서 정신병리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사이버공간으로 퇴행하여 실제공간에서의 접촉과 교류를 회피하는 일본의 히키코모리류의 퇴행족도 나타나고 있으며, 인터넷중독증, 인터넷을 통한 소통강박증, 붉은 악마의 응원이나 대통령탄핵사태, 황우석교수사건 때 인터넷을 통하여 네티즌들이 보여준 상호교류와 의사결집의 폭발성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원자력안전에 대한 대중의 불신과 결합하여 원자력에서 사회적 현시성이 높은 사고가 발생하고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가 있을 때 예측 불가능하고 폭발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이 경우 원자력분야 종사자들의 통제가 불가능할 것이다.) 을 크게 받는 오늘날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과거 자국의 영토를 적대적인 국가로부터만 보호하는데 전념하면 되며 전쟁은 선전포고를 한 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기본관념이 깨어졌으며 테러가 보다 빈번해지고 폭력적으로 될 전망이다.  9.11 테러 이후 원전의 계통의 고장이나 인적실수의 영역을 벗어난 고의적인 사보타지의 우려가 등장하여 과거의 원자력안전에 대한 우리의 사고와 패러다임과 안전성확보 방법론은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재앙담론의 등장
오늘날 몇 천명, 몇 만명이 순식간에 혹은 아주 짧은 시간 내에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나서 인류를 불안하게 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마땅한 쟁점을 찾지 못하던 세계의 사상가들도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재앙(災殃) 담론(Katastrope Diskurs(독), Catastrophe Discourse(영))이 국내외 사상계에서 확산되는 추세이다. 지난 해 해도 지진해일 홍수 대지진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인류는 공포에 휩싸였다. 테러와 전쟁, 인종폭동 등이 지구촌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터짐에 따라 인류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재앙은 재난이나 자연재해를 포괄함과 동시에 그보다 훨씬 광범위한 ‘파국(破局)’과도 연결된다. 무엇보다 ‘자유 평등 박애’라는 근대사회의 구성원리와 ‘과학기술에 의한 자연지배’라는 근대인의 자신감이 무너지고 있다. 그 때문에 사상계에서는 모더니티(근대성)의 붕괴, 현실과 환상의 혼합, ‘국가’ 이데올로기의 몰락, 인간성의 파괴, 신과 종교에 대한 관심 회복, 자연에 대한 겸손 등이 새로운 주제가 되고 있다. 영화에서 해리포터 시리즈와 ‘반지의 제왕’류의 영화는 사람들의 이러한 환상으로의 도피를 그리고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볼프강 소프스키(53)는 재앙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사유하는 ‘재앙 담론’을 사유의 문제로 확대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의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도 이념은 더 이상 ‘자유 평등 박애’가 아니라 ‘안전’이라고 주장한다. 인간사회에 내포된 위험요인들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촉구하고 있는 ‘위험사회’의 저자인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 교수(뮌헨대)도 넓은 의미에서 재앙담론의 핵심 주창자이다. 그러나 탈)근대(포스트모던)의 담론이 그랬던 것처럼 재앙담론이 대안 사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아직 예단하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왜 이 지구상에 지진과 홍수와 테러들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인류를 불안하게 하는가?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역사적으로 지구상에 과거에도 대량학살이나 대형재난은 끊임없이 있어왔다. 산업화와 자연개발에 의한 숲의 소멸과 질병의 만연을 보자. 14세기에 유럽을 휩쓴 흑사병의 피해는 바퀴 달린 쟁기 등의 발명으로 알프스 이북의 숲을 대규모로 개간함에 따라 여우와 늑대를 소멸시켰고, 이에 의해 흑사병을 매개하는 들쥐가 순식간에 번식하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당시 흉년으로 인한 식량부족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퍼진 흑사병은 3년 동안 유럽인구의 삼분의 일을 절멸시켰다.
그리고 이보다 더 심한 역병이 있는데 이는 바로 독감(influenza)이다. 1918년에 발생하여 18개월간 세계를 휩쓴 독감은 5,000만명의 사망자를 내었는데 최근 그것이 조류독감이었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돼지로 그리고 인간으로 전파된 것이었다.
그 후 1957년 발생한 아시아 독감은 100만명의 사망자를 냈고 1968년의 홍콩독감은 100만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전문가들은 거의 틀림없이 가까운 장래에 이 조류독감이 인류를 습격하게 될 것이며,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간들의 왕래가 활발한 점을 고려할 때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따르더라도 20만명 내지 7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20세기에만도 두 번의 세계대전이 발생하여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이외에도 행성의 지구충돌과 이로 인한 암흑과 추위는 생물의 대량멸종을 가져올 수 있는데 이는 거의 2600만년 마다 한번씩 발생해 왔다고 한다. 이를 주제로 한 영화 아마겟돈과 딥임팩트는 이러한 재앙에 대한 인간의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극초신성의 감마선 폭발이 지구 가까이서 일어날 경우나 대규모의 지진과 거대해일도 현대인을 불안하게 하는 재앙의 하나이다.
미디어 재앙
그러나 20세기말부터 21세기 초까지 실제적인 피해는 그리 크지 않는 사건들이 불과 몇 개 발생하였는데도 오늘날 왜 사람들은 이렇듯 불안해하는가? 왜 이러한 재앙담론까지 등장하게 되었는가? 이에는 매스컴과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디지털화가 큰 기여를 하였다. 재앙의 현장에 내가 있지 않고, 그것을 내가 직접 볼 수 없으면 사람들이 받는 충격의 정도는 낮다. 그러므로 과거에는 난리의 소식을 귀로 전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적은 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사고의 경우에도 경쟁적인 매스컴의 보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거의 실시간으로 이를 보게 된다. 이 정보는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광속도로 전파되며 이를 본 개개인들의 상호작용으로 그 충격은 지수함수적으로 증폭되고 확대재생산 되는 것이다.
20년 전 체르노빌사고가 발생한 1986년의 1월에 미국의 우주선 챌린저호 폭발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는 정치적인 압력, 경제적인 압력 하에서 집단의사결정의 문제를 노정하였으며, 이런 측면에서 체르노빌사고와 함께 20세기 후반에 인류에게 과학기술의 통제 불가능성과 재앙에 대한 세계시민들의 성찰을 이끌어내었다. 아이러니칼하게도 챌린저사고의  비극성과 이로 인한 미국이라는 최고의 선진국 수준의 조사활동과 교훈과 시정조치에도 불구하고 17년 후인 2003년 우주선 콜럼비아호가 귀환과정에서 다시 폭발참사를 일으킴으로써 충격을 주었다. 사실 챌린저호 사고나 콜럼비아호 사고의 인명피해는 매년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피해자 수에 비하면 엄청나게 적은 7명 이었다. 그런데도 이 사고를 사람들이 재앙수준으로 보는 이유는 전 세계인들이 이를 TV생중계로 동시에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미디어의 발달이 단순사고를 심리학적으로 대재앙으로 만드는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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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에 의한 원자력사고
원자력시설의 사고 역시 재앙담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테러에 대한 인간의 유혹은 치명적이다. 1995년 3월 일본의 옴진리교 신도가 동경지하철에 신경가스‘사린’을 살포하여 12명의 사망자를 내었다. 1993년 뉴욕세계무역센터 폭파시도에서 6명이 사망하였고, 1993년 4월 런던금융가에서는 폭탄테러가 발생하였다. 1989년 소련의 붕괴로 러시아와 연방국들이 보유하고 있던 핵폭탄과 무기급 핵물질이 범죄집단이나 테러집단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무기인 dirty bomb도 테러리스트들이 사용가능한 무기이다. 그러나 이들 보다도 핵시설에 대한 테러공격이 사회적인 충격이 더 큰 테러행위이다. 
9.11테러 이후 곧 원자력시설에 대한 테러리스트들의 고의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는데, 이에 의하여 종래의 원자력안전이라는 개념과 그것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론에 방호(security)라는 개념이 추가되었고 IAEA는 원자력안전부를 안전방호부로 개편하였다. 9.11 직후 IAEA 대변인은 ‘탱크에 연료를 가득 실은 747점보제트기가 원전에 충돌한다면 대참사로 이어질 것이다’ 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은 항공기보다 지상공격을 통하여 원전을 파괴함으로써 피해를 입히려고 할 것인데 미국 에너지성의 자료에 의하면 미국은 이들이 소총과 폭약과 레이저 및 적외선 장치를 이용하여 발전소 내 카메라와 통신을 마비시키고 제어실에서 냉각재펌프 가동을 중단시키고 제어스위치를 파괴하여 원자로심을 용융시키는 시나리오를 설정하여 이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테러가 원전시설에 발생한다면 사람들에게 어떤 충격과 피해를 주게 될 것인가?   
이미 우리는 20년 전 체르노빌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신문과 방송을 통하여 원전사고와 방사능유출의 전 지구적인 피해와 공포에 참여하였다. 21세기에 다시 원전에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사고 진행과정의 실시간 보도와 동영상의 전파는 인명피해의 규모를 떠나서 2001년 9.11 비행기테러사건을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면서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듯이 전 지구를 극심한 정신적 혼란에 빠뜨릴 것이다. 이것은 지진이나 홍수 등과 같은 자연재해와는 다르지만, 대중들 혹은 세계인들의 인식측면에서는 이러한 재앙과 맞먹는 수준의 재난으로 인식되면서 세계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을 것이다.
원전은 종래에는 설비고장을 고려하면 되었지만 TMI 사고 이후 설비고장에 인적 실수를 고려하게 되었고 체르노빌사고 이후에는 안전문화를 추가로 고려하여야 하게 되었으며, 2003년에 들어와서는 동경전력검사부정사건 등으로 종사자의 윤리성 저하에 따른 부작용과 사고가능성도 고려하여야 하게 되었다. 사실 종사자가 윤리성이 저하되어 실험을 부정한 방법으로 행한다면 이에는 대책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2003년 9.11테러가 발생하자 이제는 테러나 악의적인 사보타지에 의한 원자력사고도 적극 고려해야 하게 되었다. 생각해 보자. 오늘날 극단주의적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자기생명을 던져가면서 선량한 다수의 무력한 인간들을 희생시킬 준비가 되어있는 소수의 행동주의자들이 원자력시설을 목표로 삼을 경우에 우리는 충분히 대비가 되어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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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압력을 물리칠 수 있나?
사실 화산폭발, 지진, 홍수 등과 같은 다양한 자연재난에 대해 우리는 이를 조기에 예측하여 사전 경고하여 대피시키는 것 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특별히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인간은 세계의 중심이 아니다. 자연은 늘 인간 앞에 존재했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자연에 대한 겸손한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원전에서의 대형사고, 한 국가의 심장부에 대한 공격이나 원전에 대한 테러 등은 인류가 노력하여 예방할 수 있는 것들이다. 발생확률이 작지만 발생시 사람들에게 큰 공포심을 유발시키고 혼란을 일으키는 이러한 재앙수준의 사고에 대해서는 공학적 계산이나 사후대책 준비가 아닌, 예방적인 면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원자력의 르네상스에 원자력분야 사람들이 기대감을 가지고 그것을 이야기하면서 자기 그룹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나갈 때, 그리고 원전운영 일정과 경제성에의 압력, 그리고 정치적인 압력이 존재할 때는 더욱 위험해진다.
콜롬비아호가 발사될 때 기체표면의 고열을 차단하는 단열조각이 떨어져 나갔고 사건 다음날 위성을 통하여 이 콜럼비아호의 표면을 사진, 촬영하여 공개하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NASA는 이를 반대하였다. 나중에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이륙 시 떨어져 나온 단열조각이 주 날개와 충돌하면서 구멍이 났고 승무원들과 NASA는 이를 알지 못하였다. 귀환하면서 재진입시 공기와의 마찰로 2400도의 고온의 공기가 이 구멍으로 유입되어 온도감지기가 차례로 고장이 났고 결국은 컬럼비아호는 공중에서 분해 폭발하였다. 이륙 시 이탈한 절연조각이 우주선을 손상시켰을 가능성을 조사하자는 의견은 묵살되었는데, 이는 의회로부터 실적을 내어놓으라는 요구와 그렇지 않을 경우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압력에 직면해있던 고위직의 결정과도 유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압력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안전성 우선의 조직문화를 구축하여야 하는데 이것이 곧 안전문화이기도 하다. 
 고의적인 사고가 중요하다
지금 인간세계의 증오와 갈등은 고도로 진화된 테러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 못 배운 머리 나쁜 과격주의자 행동주의자가 아니라 머리가 좋고 교육받은 많은 돈을 들여서 정교하고 치밀하게 계획할 줄 아는 엘리뜨들이며, 양심의 가책을 자신이 신봉하는 더 높은 목표로 정당화시킬 줄 아는 사람들이다. 항상 나쁜 짓을 고안하는 사람은 보통 사람들의 생각을 뛰어넘는다. 9.11 이후 오늘날 원전에 대한 테러로 고려하고 있는 비행기 탈취와 지상에서 원전을 향한 돌진은 순진한 생각이다. 생각해보라. 당신이 테러리스트라면 9.11에서 써먹은 방식을 원전에 다시 사용하겠는가? 그들은 다른 방법을 사용할 것이다. 운전원을 포섭하여 특정 종교를 믿게 하고 그를 사주하여 일을 저지르거나 아예 미리 포섭, 지원하여 몇 년에 걸쳐 의식화된 젊은이를 신입직원으로 들여보낸 후 일을 꾸밀 수도 있는 것이다. 적어도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상대하여야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원자력안전의 개념과 확보방법론도 진화를 계속하여야 한다. 안전의 개념에 대한 생각의 혁신이 필요하며 장기적/단기적 안전성을 구분하여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제적인 규범에 의한 간섭과 협력은 더욱 확대하여야 하나 일부 생각의 전환도 필요하다. 현재 원자력안전협약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실 사고가 나더라도 격납용기 내부에 충분히 방사성물질이 가두어져서 주변국으로 유출이 없다면 다른 나라가 다른 나라의 해당 원전의 안전성에 간섭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격납용기의 건전성에 대하여 특별히 감시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호혜적인 상호검토가 아니라 제재조치까지 가능하도록 하되, 그 외의 안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국제적인 상호감독보다는 그 나라 규제기관의 자율에 맡기는 방식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제 원자력시설의 사고는 수동적으로 자연발생적으로 어쩔 수 없이 실수에 의해 발생하는 것만을 고려할 수는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고의로 사고를 유발하는 것과 이로 인한 피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그런 면에서 원자력안전(nuclear safety)과 보안(security)은 함께 논의되어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함께 규제되어야 한다. 이미 2006년 2월 모스크바에서 고위규제자들이 모여 가진 ‘규제체제의 효과성’ 국제회의에서도 안전과 보안의 긴밀한 연계 하에 원자력시설을 규제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였다.
     
와일드카드 시나리오를 쓰자

와일드카드 시나리오는 발생확률이 극히 희박하지만 발생하였을 때 그 충격이 막대한 사건을 가정하여 구체적으로 만들어 보는 시나리오이다. 이것의 장점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을 가정하여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 그 충격을 미리 생각해 봄으로써 그에 대한 대비를 충실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고의노심용융과 격납용기 파손까지를 상정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그 결과와 충격을 미리 체험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보기로 한다.
아시아 지역 막무가네 공화국에서 막돌리네 원전의 운전 중에 SRO자격증을 갖고 있는 전직 운전원출신이 규제검사원을 가장하여 잠입, 고의 노심용융사고를 발생시킨다. 그는 주제어실 뒤로 들어가서 안전주입계통의 논리회로를 고의 차단하고 냉각재밸브를 개방한 후 격납용기결기밸브들의 작동 논리회로도 모두 절단하였다. 냉각재가 상실되어 사고가 발생하고 노심이 용융되면서 격납용기 내에 증기압력이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침입자는 중앙통제실에서 운전원들을 감금하고 이에 저항하는 운전원 2명을 살해한다.
그들은 국내외 방송사를 연결하여 자신들의 목적을 알리고 요구조건을 내건다. 이윽고 모두 개방되어 있는 격납용기 격리밸브들을 통하여 방사성물질이 보조건물을 통하여 외부로 유출된다. 방재당국은 원전지역에 비상방재경보를 내리고 주민들은 극심한 혼란 속에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간다.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많은 사람들이 도로에 차량을 세워두고 산을 통하여 걸어서 대피하면서 도로는 완전히 막혀버린다. 원전의 전화는 폭주하여 불통이 되며 인터넷도 다운되어 주민대피에 필요한 정보도 잘 전달되지 않는다. 침입자는 세계를 향하여 자신의 주장을 늘어놓으며 준비한 청산가리로 자살할 것이라고 협박한다...    
여러분이 혹은 여러분이 속한 기관이 이러한 와일드카드 시나리오(wild card scenario)에 대해서 ‘공연히 불안감을 조성한다’ 며 분개하고 이러한 것은 불필요하다고 반응한다면 그 조직의 안전문화는 위험수준이다. 의문의 제기(questioning attitude)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또 자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적인 재앙이 재앙이다

실제적인 재산, 인명피해만이 피해가 아니다. 사회심리적인 피해가 더욱 크고 그것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방대하다. 원자력시설에 일어나는 사고가 그 방사성물질이 격납용기 내에 수납되어 격납용기의 안전설계 의도가 만족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대부분이 그러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자력공학자는 사고가 예상대로 안전장치가 작동되어 공중을 보호하였다고 만족할 것인가? 대중들은 이를 인정하고 사고 발생시에도 주위로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았으니 안전한 전력생산시설이라고 칭찬해 줄 것인가? 그러므로 원자력사고를 공학적인 관점에서만 애써 해석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재앙담론과 조직, 문화적 시각에서 조명하고 이러한 지구적인 재앙차원의 원자력사고를 막기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체르노빌 20주년은 우리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IAEA의 전문가들의 보고서나 읽고 그 피해가 예상보다 경미하다는 그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보낼 것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1979년과 1986년에 이미 각각 1번씩 대형원전사고가 발생하였는데, 다음에 그런 류가 발생한다면 어디에서 발생하겠는가? 1990년대 중반부터 Monju사고, JCO사고, 동경전력검사부정사건 등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면서 문화적, 윤리적인 문제점들에 대해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일본이나,  짧은 시간에 경이로운 원전건설을 이룩한 한국이나 숨 가쁘게 발전 지향적으로 원전을 건설하지만 안전이나 규제인프라가 취약한 중국이 위치해 있는 아시아 지역이 되지 않겠는가?
그리스 신화에 카산드라는 예언을 하는 재능을 받았지만 아폴로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도록 만들어 버려서 아무도 그녀의 예언을 믿지 않았다. 그녀가 트로이사람들에게 그리스인들이 남기고 간 목마를 성안으로 들여오면 재앙이 온다고 경고했지만 트로이사람들은 믿지 않았고 그녀의 예언은 실현되었다. 줄리어스 시저가 연설을 하러 대중 앞에 나타나기 전 그의 아내는 불길한 꿈을 얘기하며 나가지 말라고 하였지만 시저는 그 장소에 예정대로 나갔고, 불세출의 영웅 시저는 카스카와 부루터스의 칼에 쓰러졌다. 재앙에 대한 경고는 유쾌하지는 않지만 무시하지 않고 적절히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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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고는 일어난다
 오늘 나는 우리가 체르노빌사고를 기억하여야 하며 노심용융과 방사성물질 유출사고가 20년 전과는 다른 양식으로 일어날 수 있음을 말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미디어의 발달로 인하여 지진과 해일 같은 거대한 자연적 재앙와 같은 정도의 충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해 보았다. 챌린저, 콜럼비아 사고에 이어 인간의 우주개발이 계속되는 한 우주선의 사고는 계속될 것이다. 오늘 체르노빌 20주년. 그 기억을 반추하며 그런 류의 다시 올 사고 혹은 재앙에 대비하자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 대신 부시대통령의 2006년 1월 연두교서가 펼치는 원자력의 미래에 대비하자는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 석유의 소비가  늘어나고 그 매장량이 점차 줄어들자 미국은 2006년 1월 부시대통령이 발표한 연두교서에서 향후 에너지부(DOE)의 청정 에너지 관련 연구개발 예산을 22% 증액하고 선진에너지구상을 추진할 것을 발표하였는데 그 중 전력생산용 에너지분야에 “깨끗하고 안전한 원자력에너지‘를 추구할 것임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동일 교서에서 부시대통령은 테러대응 등 외교문제와 재난위기관리 등 사회정책에 대해서도 발표하였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십여년전 모 대학 교수가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원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가 TMI 일 것인데 격납용기가 방사능누출을 막아줄 것이니 염려할 것이 없다고. 그러나 격납용기가 눈으로는 튼튼해 보이지만 그 튼튼하고 두꺼운 벽을 많은 배관들이 관통하고 있으며, 평상시에는 그것들이 계통에 연결되어 열려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리고 사고 시 전기신호(signal)를 받아서 그 밸브들이 닫히지 않으면 격납용기는 손상되는 것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20년의 좋은 시절 동안 크고 작은 원전사고는 있었지만 대형노심용융은 없었던 것은 지구 상에 TMI와 체르노빌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그 사고들의 무임승차자들(free riders)들이다. 미국과 러시아에게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힌 사고의 교훈(lessons learned)을 취득하여 활용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사고를 예방하였으니까 말이다.

 오늘날 그 대형사고의 기억과 교훈이 망각의 강으로 흘러들어가고 당시의 경험을 소유하였던 사람들도 사라져가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토인비의 말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콜럼비아호의 예를 보더라도 작은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며 그리고 대형사고는 언젠가는 다시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가 아니겠는가?
다음의 원전사고는 어느 나라에서 일어날 것인가? 필자는 자기 나라, 자신의 원전에서는 그런 사고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강하게 갖고 자만하는 나라, 원자력이 지속적으로 팽창하는 지역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그런 사고가 안 일어난다는 강한 확신보다는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으니 조심하자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기를 바란다.
과거사고의  교훈을 지속적으로 반추하고 준비하는 한에는 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지극히 적지만, 그러나 그것을 망각하고 교만해지면  그 사고는 다시 발생한다.  아마 우리가 생존하여 있을 때 다행스럽게도 그런 사고는 지구상에서 안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In the long run, we are all dead.’  경제학자 케인즈의 말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는 죽은 목숨이라는 이 말은, 장기적으로는 대형원전사고는 반드시 발생한다 는 말로 바꿀 수 있다.
 지식정보사회, 지식의 공유체제, 국제적인 정보공유와 상호간섭은 지구상에서 그러한 어리석은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좋은 토양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여건을 잘 활용하여 체르노빌 20주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다른 나라의 동향을 살피고 미국의 에너지정책 연두교서에 가슴 설렐 것이 아니라, 이런 사고가 다시 지구상에서, 아니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발생하지 않도록 그 교훈을 다시 확인하고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특히 체르노빌 20주년을 맞이한 오늘날 그 동안 새로 들어온 세대들은 그 경험과 교훈을 명확하게 갖고 있지 못하다. 중요한 교훈은 끊임없이 전수되고 기억되고 학습되어야 한다.).
  
당신은 사고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지만, 사고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
(본고의 내용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공식의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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