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6 버스가 부산터미널에 다다를 무렵부터 영축산(靈鷲山)만 눈에 들어왔다. 산이 다르다. 영남알프스는 1,000미터 넘는 게 7개이고 이들을 포함하여 9 산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대회도 있다.(매년 9월 하는데 올해는 취소되었다)
6/28 08:05 숙소에서 아침은 커피만 했다. 이 여직원의 불친절... 내겐 문수보살의 현시려니 했다. 나의 진언; 헌 집 줄게 새집 달라는 두꺼비 이야기와 비슷하다. 불친절하니 통통한 얼굴은 먹는 거나 밝히는 돼지로 보인다. 불친절 : 최악의 자기 노출이다. 밝은 표정 상냥한 말씨. 별 다른 노력이나 비용도 안 드는 보시바라밀이다. 이걸 깨우치라고 그랬나 보다.
08:20 남포동에서 통도사로 가려면 우선 양산역으로 가서 신평으로 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양산 도착 09:30 거기서 승차장이 헷갈리어 09:37 출발 버스를 놓치니 다음 차는 10:22 출발이다. 신평도착 11:08.(11번 버스가 하루 24번 다닌다). 나중 알고 보니 노포역으로 가서 직행버스를 타는 게 나은 거였다. 그러면 10시 전에 신평에 도착했을 것이다.
양산역을 어슬렁거리며 살펴보니... 양산도 통도사만 있는 게 아니다. 골프장도 6개 오를만한 산도 대여섯 개... 1974년도 양산에 자주 왔었다. 육군제2형무소. 지금 그 자리는 양산시립도서관이다
11:08 하여간 신평 도착. 점심을 하려다가 혼자라서 두 군데서 거절당했다. 첫 집은 초로의 곱게 생긴 여주인이, 두 번째는 젊은 처자가.."11시부터 1시까지는 1인 손님은 안 받아요". 이런!
11:30 '통도밀면'에서 점심을 했다. 물조차도 셀프고 식사 후 식기도 설프로 반납한다. 밀면 9,000원... 키오스크를 편하게 못 다루면 나돌아 다니기 불편한 세상이다. 혼자여행은 인문학적 지식뿐 아니라 기술적인 사항도 요구되니...늙어 여행이 젊게사는 방법이다.
12:00 舞風寒松 통도사 길... 여긴 언제나 좋다. 누가 작명했는지 뭔가 이름에서 '춤추는 바람'이 더 주인공 같다. 내겐 한풍무송이 더 어울린다.
12:30 극락전 벽의 "반야용선" 그림... 일꾼들이 덥게를 씌우고 있다. 뭐냐고 물으니 내일 폭풍우가 예보되어 보호막을 친단다. 이 그림의 백미는 지장보살이 인도하여 저쪽 세계로 가는데 한 사내가 저쪽이 아닌 이쪽을 돌아보는거다. 통도사에 오면 먼저 보고 싶은 게 이 벽화다. 죽을 때 뒤돌아보지 말자고 되뇌면서...나에겐 울림이 크다.
(아래는 퍼온 사진)
12:45 경내를 둘러보다 내 눈을 잡는 건... 正思와 正語... 난 아직도 어리고 어리석다.
그리고 엉터리 푯말 四天王?. 배치도 범어사와 다르다. 일부러 이랬을 리는 없고... 두 사찰중 하나는 잘못되어 있다. 명색이 둘다 총림인데... 어디가 틀린거지? 내 기억이 틀린걸까? https://naver.me/GkKLG3AB
범어사에서 보고 외운 < 동-악기. 남-칼. 서-여의주. 북-탑>...
13:00 영축산을 가볼까 생각했다. 일단 극락암. 거기서 백운암으로... 하여간 예상에 없던 안양암을 거쳐야 했다. 계곡을 따라 난 길은 중들만 다닌단다. 야들 죽어 샤카무니 만나면 경을 칠 것이다. 중 된 게 벼슬한 거냐고! 석가모니께선 누구든 특권을 없게 했는데... 하긴 타 종교도 비슷하다. 즈그들이 스스로 가르침과는 다르게 높게 오르고 있으니... 그걸 좋다고 모시는 사람들도 있고 거기에 빨대 꼽고 단물 빨아먹는 자들도 있고... "天上天下 唯我爲尊 要度衆生 生老病死” 여기에서 앞의 8자는 우리 모두에게. 뒤 8자는 하면 좋고 안 하거나 못해도 좋고...(난 그렇다)
영축산은 경외롭다. 둥글게 서쪽에서 통도사를 감싸 도리솔을 만든다.
극락암으로 가는 오르막 길을 트레일러닝 연습이라 생각하니 오히려 좋다. 이 암자엔 오래된 감나무가 있다. 언뜻 봐도 300년도 넘는... 방문 목적이 경봉도 아니고 삼소굴도 아니고.. 내가 본 가장 오래된 감나무다. 경봉선사가 60 넘어 30년간 삼소굴에 머무는 동안 그를 지켜본 나무다.
경봉선사... 1892~1982(90세). 내겐 東峰과 鏡虛를 함께 보는 듯한 분이다... 그의 마지막 삶이 멋지다. 끝이 좋다. 동봉의 흔적은 이곳 통도사엔 찾기 힘들다. 그저 경봉이 동봉이려니 해야겠다.
"「이 약수는 영축산의 산(山) 정기로 된 약수이다. 나쁜 마음을 버리고 청정한 마음으로 먹어야 모든 병이 낫는다.
물에서 배울 일이 있으니, 사람과 만물을 살려주는 것은 물이다. 갈 길을 찾아 쉬지 않고 나아가는 것은 물이다. 맑고 깨끗하며 모든 더러움을 씻어주는 것은 물이다.
넓고 짙은 바다를 이루어 많은 고기와 식물을 살리고 되돌아 이슬비가 되나니,
사람도 이 물과 같이 우주 만물에 이익을 주어야 한다.
영축산이 깊으니 구름 그림자가 차갑고 낙동강 물이 넓으니 물빛이 푸르도다.」"
약수터에 비석으로 그가 남긴 글이다.
----
1400 비로암.
여기서 반야암으로 가는 등산길은 폐쇄되어 있었다. 예쁘게 꾸민 사찰이라 비구니 도량인가 했더니 그건 아니었다. 절 앞마당 전망대 벤치옆 향나무를 도넛 모양으로 만든 게 특이했다. 불가에서 尋牛의 결과는 圓이니... 그걸 상징하려 한 건가?
16:30 보타암을 거쳐 신평터미널에 도착. 16:45 버스를 타고 울산역으로 갔다. 13번 버스.. 30분 남짓 걸린다. 오송역으로 오는 ktx.. 1시간 30분 소요. 내리면서 옆 젊은이에게 인사를 건냈다. "잘 가요!"
240630/0701
첫댓글 1.경봉(1892~1982)
https://youtu.be/NgbqTEvRd_s?si=tiXCCRQqXNtjc_bb
PLAY
https://youtu.be/w4PypI9bq2Y?si=G7LqIWiVbXuwbD2X
PLAY
경봉의 법문을 엮은 책을 샀다."부처가 계신곳"
우리 몸이다.
매년 음 5.27극락암에서 추모다례를 하는 모양이다. 내년에 한번 가볼까?
2.내가 나를 버려야...
https://youtube.com/shorts/ooArwFHncfA?si=PjXekjXDT4n8mV6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