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읍에서 강을 건너 선 강가에는 넓은 모래사장이 있고, 넓은 풀밭을 지나 소나무숲이 있다. 3월 하순 이른 봄날인데 날씨가 더운 편이다. 소나무 숲에서 쉬어가지고 의자에 앉았다. 두 손녀는 솔잎을 가지고 재미있게 논다. 조금 떨어진 곳에 단종어소가 있다. 소나무 숲 사이의 초가와 기와지붕의 두 건물이 소슬하다. 또한 소나무숲 속에는 아주 큰 관음송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다. 여기에서 서남쪽은 깎아 세운 듯한 절벽으로 되었다. 관음송은 영월읍 남쪽을 흐르고 있는 남한강 상류의 강 가운데에 있는 고립된 작은 섬 같은 청령포 안에서 자라고 있다. 솔밭 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데 나이는 6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단종 유배시의 수령을 80년 정도로 보고 계산한 것이다. 높이 30m, 가슴높이 둘레 5.19m의 크기로 1.6m되는 높이에서 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져 하나는 위로 하나는 서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자라고 있다. 갈라진 줄기의 밑둘레는 3.3m와 2.95m이다. 청령포는 세조 2년(1456)에 왕위를 빼앗긴 단종이 유배되었던 곳으로 단종은 유배생활을 하면서 둘로 갈라진 이 나무의 줄기에 걸터앉아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조선의 제6대왕인 단종은 숙부인 세조로부터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 청령포로 유배를 당하게 된다. 단종은 눈물과 비애, 그리움, 외로움 속에서 처소 바로 옆에 있는 소나무에 걸터앉아 마음을 달래었다. 바로 이러한 단종의 모습과 슬픈 말소리를 보고 듣고 했다 하여 ‘관음(觀音)’이란 이름이 이 소나무에 붙여졌다는 것이다. 가지의 길이는 동서가 23.3m, 남북이 20m이며, 평균 21.7m 정도로서 지상 12.5m에서 가지가 갈라져서 학의 날개처럼 퍼졌다. 관음송(觀音松)이라는 이름은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지켜보았다고 해서 ‘볼 관(觀)’자를, 단종의 슬픈 말소리를 들었다하여 ‘소리 음(音)’자를 따서 붙인 것이라고 한다.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나무의 껍질이 검은색으로 변하여 나라의 변고를 알려 주었다하여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귀하게 여기고 있다. 이 나무는 단종과 관련된 전설을 가지고 있는 등 역사적·학술적 자료로서의 보존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1988년 4월 30일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제349호로 지정되었다. 국가의 재난을 슬퍼하는 소나무다. 단종의 영혼이 깃든 관음송은 더 이상 보통의 소나무가 아니었다. 신령스러운 나무가 된 것이다. 관음송에는 국가에 위난이 닥칠 때마다 어떤 변화가 있어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한다. 나무의 껍질이 붉으스레한 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하여 그 변고를 알려주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이 관음송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본래 관음송은 불교의 관음보살에서 유래한 관음소나무를 의미한다. 단종이 노산군이 되어 유배생활을 할 때 이 나무에 걸터앉은 비참한 모습을 보았으며(觀), 오열하는 소리(音)를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관음송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주장은 후대에 만들어낸 설화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소나무 중에서 키가 가장 큰 나무이며, 주변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는 이 나무의 종자에서 퍼져나간 나무들이라고 본다. 크고ㅜ 작은 소나무 숲은 휴식공간으로도 참 좋다. 우리가 관음송을 본 것은 전망대로 올를 때였다. 거대한 소나무가 가슴시린 모습으로 숲 사이에 오롯하게 서 있다. 단종의 아린 족적을 보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기를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