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사는이야기 대만에서 사업 이야기 6 - 대만 사람들이 바라보는 한국

[일체유심조]

일체유심조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이 좀 길다는 불평을 들었습니다. 

이번 글은 좀 짧게 짧게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미국, 일본 다음에 대만에 영향을 많이 주는 나라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프랑스 독일 등 유럽국가라고 했습니다. 사실 일리있는 이야기도 하지만 저 생각에 대만에 영향을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순서로 나라를 줄세워 보자면 아마 중국, 미국, 일본, 한국 순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을 첫번째 놓는 이유는 대만의 정치경제에서 중국의 영향이 제일 크기 때문이죠. 독립 못하는 것도 중국이요, 주요 수출국도 중국이요. 대만이 어느 나라와도 거래가 자유롭지 못한 것도 중국이 아닌가 싶습니다. 반면에 미국은 대만을 중국의 침범에서 막아주는 존재로 대만 지킴이 역할을 하죠. 일본은 모두 아시다 싶이 2차대전 무조건 항복을 하기 전까지 대만을 통치했던 나라입니다. 근대화의 근본을 대만에 옮겨놓은 나라로 많은 대만 사람들이 일본을 사랑하기까지 하죠. 일본은 대만의 큰 형님이고 모든 방면에서 닮고 싶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럼 왜 식민지배를 50년씩이나 받은 대만이 일본을 그리 사랑할까요? 

역사적으로 볼 때 대만은 원주민에 의한 독립된 국가였던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네덜란드, 에스파냐, 청나라, 프랑스, 일본 등의 통치를 짧게 짧게 받으면서 늘 식민지배를 받아왔던 것이죠. 식민지배의 마지막 주역인 일본은 최초에 대만에서 일본 본토와는 다른 정책을 펴다가 나중에는 일본에 귀속시켜 똑 같은 정책을 실시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회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교육을 실시하게 되지요. 이것 때문에 오늘 날 대만의 곳곳을 살펴보면 일본의 영향이 깊숙히 남아 있습니다. 그 중에 흡사한 것이 온천욕을 즐긴다는 거라던가. 다른 사람에게는 무관심한 부분이라던가. 소심하고 소극적인 성격이 라던가.. 때문에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을 때 대만에서 사는 사람들은 일본사람으로 생각하는 것도 일정한 도리가 있습니다. 

여기서 대만-중국 사이의 역사를 본다면 정성공을 뛰어 넘을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 가르치는 교과서를 보면 정성공은 청왕조의 명을 받고 대만으로 건너가 네덜란드인을 물리치고 대만을 청나라에 귀속시켜서 통치하였다고 나오는데요. 사실 이 부분에 상당히 큰 오류가 있습니다. 우선 정성공은 순수한 중국사람이 아닙니다. 정성공의 아버지는 명조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소위 반청복명의 지도자 중에 한 명인 정지룡의 아들입니다. 그런데 무역과 해적행위로 큰 돈을 번 정지룡이 일본에 가서 일본의 시치자에몬의 딸 즉 일본 여자랑 결혼 하여 낳은 아들이 정성공입니다. 뭐 굳이 영어로 표현하자면 Half-blood price(해리포터의 혼혈왕자)정도가 되겠네요. 

이런 반청복명의 지도자와 일본인 엄마의 아들인 정성공이 청나라 명을 받들어 대만을 수복한다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습니다. 오희려 청나라와 싸우다 보니 대만으로 오게 되었고 네덜란드인을 물리치고 정씨 왕조를 건립한 것이 훨씬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역사교과서의 주장은 사실을 많이 왜곡시킨 것이죠. 동북공정을 통하여 저희도 익숙히 아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성공의 어머니가 일본 사람이고 아버지가 반청복명의 지도자였다는 사실은 중국 역사교과서에서 죽어도 안 나오죠. 그냥 아마 아버지 이름 정도까지만 나오는 것 같더라구요. 

아무튼 상기의 이유로 대만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정권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었습니다. 아무나 힘있는 놈이 들어와서 통치하면 열심히 그 밑에서 살면되는 운명이었으니깐요. 그래서 유수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민족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우리는 5천년의 찬란한 역사를 자랑하는 민족이고 대만은 그렇다한 본토민족의 역사가 없습니다. 기록이 없는 민족이었죠. 

이놈 저놈 와서 통치하다가 그 중에서 일본이 가장 잘해주는데 아무래도 철권통치를 한 장개석 정권보다는 사회가 안정화되고 번영했던 일본 식민지시대가 더 낫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그때 장개석이 퇴각하면서 많은 군인과 관원들과 뭐 가족들을 데리고 왔는데 아무래도 집 같은 건 옮겨 오지 못하다 보니 현지 사람들 신세를 많이 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여기서 신세를 진다는 건 뭐 무력으로 많이 빼앗고 피고름을 짜냈다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피고름을 짜다가 결국 2.28운동이라고 민주화운동[대만의 광주사태]이 일어나고 탄압하여 많은 사람이 무고하게 죽게 됩니다. 이 때문에 대만 오리지날 주민들은 '옛날이여 ~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때가 좋았거든요. 어릴 적에 행복했던 향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몇년 대만이 발전을 더디 하면서 역시 옛날이 좋았어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지금도 아쉬울 때마다 잘 사는 일본에 속했으면 좋지 않았냐는 표출입니다. 

한가지만 더 소개하자면 대만은 내성인 외성인을 나눕니다. 내성인이란 장개석의 패망이전에 자연스럽게 대만으로 이주하여 살게 된 중국인을 말하고 외성인이란 장개석을 따라 내려 온 중국인을 말합니다. 예로부터 정권은 총끝에서 나온다고 했는데 장개석을 따라 온 사람들이 군인이다보니 대만의 정치경제의 대동맥을 이 사람들이 많이 차지하게 됩니다. 그렇다보니 내성인 들은 당연히 의견이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거죠. 총포는 다 타인 손에 있는데. 대만의 중심은 원래 타이난이라고 대만 남부지역이었으나 일본이 타이베이로 도소재지를 옮기면서 타이베이가 중요해 졌습니다. 장개석도 타이베이에서 살다보니 대만은 남부지역에서 내성인, 북부지역에는 외성인이 많습니다. 대만은 국민당, 민진당이 제일 큰 당인데 국민당은 청색, 민진당은 녹색입니다. 우리로 치면 국민당=한나라당, 민진당=민주당입니다. 역시 보수와 진보색갈이 조금씩 있지요. 두 당의 당략이 제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부분이 국민당은 하나의 중국(대만 위주로한 중국대륙의 통일)을 외치고 있고, 민진당은 독립(유엔가입)을 외치고 있습니다. 

아, 주제가 이것이 아닌데 또 옆으로 많이 샜네요. 

아무튼 그 다음으로 대만에 영향을 많이 주는 나라는 한국이라고 저는 꼽습니다. 왜냐구요? 교역량을 가지고 본다면 꼭 4위까지는 못 갑니다. 당연히 더 앞서 있는 나라가 있지요. 그런데 한국-대만 사이에는 단순이 무역량만 가지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주재원 시절 아침에 회사로 출근할 때 8시 뉴스 첫 스타트는 늘 한국 증시 이야기부터 나옵니다. 

우리 나라는 전혀 대만 뉴스가 없는데 왜 대만은 뉴스의 첫시작을 한국 증시 현황으로 시작할까요?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대만은 우리와 가장 치열한 경쟁국입니다. 우리 나라는 그나마 균형 발전을 이루어 석유, 철강, 반도체, 자동차, 조선, 아이티 등 다방면에서 고루고루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대만은 양조산업이라고(양쪽 할 때 양, 만, 억, 조 할 때 조 입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이 산업이 가장 큰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수출 주도형 경제체재로 국민소득 중에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습니다. 

즉 양쪽에서 오가는 무역량 외에도 해외에로 수출되는 부분까지 서로 영향을 준다는 것이죠. 그래서 대만은 한국을 늘 주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삼성이나 엘지, 하이닉스 등 대기업이 그쪽 산업을 차지하고 있고 너무 거대한 기업들이라 큰 걱정을 하지 않지만 자체브랜드가 없는 대만은 OEM 생산을 주로 하다보니 늘 약자의 입장에서 쫓아가기 바쁩니다. 이제 조금만 지나면 반도체 시장에서 치킨 게임이 끝난다고 그러죠. 한국 반도체 산업의 승리로.. 아무래도 자체 브랜드 없이 한국과 경쟁하기에는 두단계는 벅찬 것 같습니다. 

양조산업이 대만 경제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다보니 이쪽 분야가 아니더라도 대만 전체가 휘청입니다. 양조 산업이 잘되어야 돈이 돌기 때문에 그쪽에서 대량 해고사태가 나온다면 모두 지갑을 꽁꽁 닫고 소비가 줄어서 식당도 울쌍입니다. 아가씨도 울쌍입니다. 장사가 안되어 파리만 날리다 보니 정말 괴롭습니다. 

경제분야 아닌 일상생활을 본다면.. 음.. 역시 지난번 주제인 한류겠죠. 돈이 없으면 집에서 하루종일 박혀 드라마 봐야죠. 젊은 사람들은 온라인 게임을 합니다. 그런데 대만에서 드라마 1위는 한국, 온라인 게임 1위도 한국입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경제적으로도 한국영향, 집에와도 한국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자는 시간 빼고 경제활동, 여가활동 모두 한국영향을 받는다고 하면 아마도 한국 영향력이 강대국인 미국, 중국, 일본 다음으로는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처럼 한국 영향이 커지다 보니 대만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40년 전에는 '일본이 가능한데 왜 우리는 불가능하냐?' 이러다가 20년전에는 '싱가폴이 가능한데 왜 우리는 불가능하냐?'그랬습니다. 그런데 10년 전부터는 '한국이 가능한데 왜 우리는 불가능하냐?' 이러고 있습니다. 아직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체제를 바꾸지 안는한.. 

지난번 대선 때 747을 발표한 사람이 있었죠? 그것을 따라 대만 마잉쥬 총통이 636을 내놨습니다. 뭐 결론적으로 747을 따라 636도 추락했습니다. 요즘은 이런 정도로 한국이 위상이 높아졌고 따라하고 싶어합니다. 

여기서 참 모순이 되는게 대만 사람들의 눈에는 한국이 눈에 든 가시처럼 미운데 상생의 법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산업이나 생활에서 교류가 한류의 드높은 기상과는 조금 다릅니다. 연예인이나 저질 언론에 의한 반한 감정 고취가 많은 부작용을 잃으켰을 것이라 생각하고 한때 못살았던 한국이 아시아 사룡의 맏형이었던 대만을 초월한 현실을 눈부셔 직시하지 못하고 시샘하기 때문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웃이 부자되니 배아픈 건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경기를 보면 우리 나라 선수들은 참 악착스럽습니다. 대만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인상이 가장 많이 남는 것이 강인한 정신력입니다. 제가 봐도 우리 나라 사람들 악착스럽습니다. 유유한 성격이 많은 대만 사람들은 기겁을 하죠. 일반인들이 유유하니 깡패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양극이 중화되어 평균을 이루는 법칙을 따르는 것 같습니다. 

대만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밉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동경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죠. 이슈가 있으면 별로 없는 애국심에도 울컥울컥, 평소에 한국제품 보면 눈빛이 번쩍번쩍.. 드라마 보면 황홀황활하죠. 대만 남자들 한국 여자들 다 성형 한줄 압니다. 그리고 한국 여자들 다리 다 긴 줄 압니다. 다리 길이는 성형하기 쉽지 않잖아요. 

마지막으로 웃기는 이야기... 대만 사람들이 그럽니다. 한국 사람들 공동의 특징이 뭔지 아냐고.. 정답은 .. 아래를.. 

'머리가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뭐. 저도 머리 좀 큽니다. 

그리고 '눈이 작다는 것'입니다. 뭐. 저는 눈이 안 작습니다. 쌍거풀도 있습니다. 자연산이죠. 

아 ~ 쓰다 보니 또 길어 졌네요..앞으로 짧게 쓰려고 더 노력할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번에는 대만사람들과 중국사람들 차이점을 좀 적어볼 께요. 

일체유심조(k@bestmedi.net)

[유 현 석]

머리가 큰 대한민국 잘 읽었습니다! ^^

[카즈아미시마]

너무 길어서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