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조운동은 분명 위기다.
비리사건 이전부터 위기는 지속 되여 왔고, 비리사건을 계기로 위기의 지점은 더욱 분명해졌을 뿐이다.
이전의 위기는 전택노련이 중심에 있었고, 그 일파들의 위기였다면,
지금의 위기는 전체 택시노조의 위기요, 택시노조운동의 위기다.
이런 점에서 비리사건은 위기 중에 하나이며, 전부는 아니다.
이 위기는 외적인 관계-자본과의 관계설정에 있어서 위기-의 한 단면이며 유착에 따른 자주성,
전투성의 소멸이다.
이를 계기로 택시노조운동의 내적 위기-노동조합운동의 위기-에 대해서 면밀히 짚어보아야 한다.
지난 수년간 이러한 외적인 것,
내적인 위기가 쌓여서 오늘날 전체 운동진영의 위기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연맹의 기본단위인 기업별 단위노조에서부터 이러한 위기는 잉태되어 있었기 때문에
양대노련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것이다. 택시노조운동의 위기를 비리사건에서 찾되,
그 출발점은 허약한 기업별 단위노조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럼 위기는 무엇이고 어디에서부터 출발하나.
- 민주성과 토론부재의 위기
87년 노동자대투쟁을 계기로 택시노조운동은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하나둘씩 노조결성을 시작했다.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는 억압적 노사관계를 지양하고 민주적 노사관계로의 재편시기였다.
나름대로의 민주적 절차와 토론 속에 노조를 결성하였으나 15년이 지난 오늘날
당시의 민주지향점은 점차 사라져버렸고 노조는 관료화, 권력화로 치닫기 시작했다.
어느 노조가 다 마찬가지긴 하나, 택시노조는 민주성과 토론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일방적 결정과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교섭도 위원장 혼자하고 도장도 위원장 혼자 찍는 등 모든 것을 위원장 자신이 결정하고 결론을 내린다.
(사납금 인상에 따른 직권조인이 대부분이다. 조합원들은 직권조인 후에야 사납금 인상에 대해 알 뿐이다.) 물론, 간부하길 기피하는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노조 운영위원, 대의원, 회계감사 등은 골치 아픈 자리로 여겨 서로 맡지 않으려고 한다.
간부를 구성하기 급급하다.
그렇다 보니 간부회의 또는 총회 등 노조 내부의 민주주의 원칙은 무너져 버렸다.
회의를 하더라도 회의다운 회의가 열리지 않고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는다.
단체교섭이나 단체협약은 아예 모른 채 회사와는 말도 되지 않는 노사협의회만 할 뿐이다.
단체교섭은 하지 않으면서, 지뿔도 이익될 것이 없는 노사협의회는 뻔질나게 한다.
모든 교섭은 노사협의회라 명명되기도 해, 헷갈린다.
만약, 조합원이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정을 보자고 하면 무슨 기밀문서처럼 아예 보여주지 않는다.
노조규약은 위원장 마음대로 해석하기가 일쑤다.
이는 택시노조도 여타의 제조업 노조처럼 하나의 권력으로,
조합원 위에 군림하는 노조가 되어버렸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노조 위원장을 왜 하는지 모른다?
택시조합원은 어떤 사람이 노조위원장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원칙이 서 있질 않다.
처음으로 당선된 위원장이라 할지라도 한 6개월만 되면
어느새 개혁의지나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등 완전히 딴 사람으로 돌변한다.
(6개월 내에 회사쪽인지 조합원을 위한 것인지 판가름 난다) 자신이 간부일때나 조합원일때,
그렇게도 비판하던 전임 위원장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한다.
아니 전임 위원장이 하던 나쁜 짓을 그대로 뒤따라하거나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아예 신출귀몰할 정도로 옆길로 샌다.
이것 하나는 프로선수 못지않다.
출근을 늦게 하는 것은 예사고 노조사무실에 앉아있는 시간보다 사장과 노는 시간이 더 많다.
그래도 노조 사무실 문이 열려있는 노조는 좀 나은 편이다.
위원장 얼굴보기가 하늘에 별보기보다 어렵다.
노조위원장 중에 노동가도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고,
회의방식이나 회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다만, 개인택시 타기 위한 시간 버는데 목숨을 걸 뿐이다.
노름 돈 빌려주고 사는 위원장이 있을 정도니, 왜 택시노조 위원장을 하는지 모른다?
노조위원장이 무슨 벼슬이라고 여긴다.
일수 놀이하는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고
진정으로 조합원과 함께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 위원장이 되어야 한다.
건강한 현장조직이 없다.
노조가 회사의 노무관리부서로 전락했는데, 무슨 제대로 된 현장조직이 있겠나?
고작해야 등산모임 정도고, 00교통봉사단, 모범운전자회 등이 있으면 다행이다.
00교통봉사단은 조합원이나 조직의 이익보다는 꼴에 봉사를 한답시고
설레발이만 치지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않는다.
회사 사장이나 전무도 간혹 00교통봉사단에 속해있거나 단장으로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하는 일이란, 체육행사 때 교통 정리하는 것이 고작이다.
현장조직이 없고 있더라도 노조활동과는 무관하다.
현장조직이 있다손 치더라도 학습과 교육, 실천 활동을 하기보다는
의례적 수준의 비판이 대부분이고 오랜 기간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단명해 버려,
활동의 연속성이 보장받지 못한다.
제대로 된 조직이 없는 이유는 노조위원장들이 사조직이다,
다음 선거에 불리하다면서 모조리 없애버리기 때문에 조직이 클 수가 없다.
반대세력은 싹부터 잘라야 편하다는 위원장들이 있는 한 건강한 현장조직을 기대하긴 어렵다.
00교통봉사단을 눈 여겨 보라. 정말로 골 때리는 일이 일어난다.
노조와 거의 비슷한 위치, 무게감으로 있거나 노조를 능가한다.
노조활동을 견제하거나 비판하지 않는 조직은 해체되어야 하고
노조활동을 감시하고 감독할 건강한 현장조직이 필요하다.
건강한 현장조직, 건강한 노조위원장이 있더라도, 개인택시 순번이 되어 나가버리면
투쟁의 연속성, 조직의 지속성, 훈련된 중간간부 등이 부재하게 된다.
연대성의 위기다.
택시노조, 노조위원장의 상태가 제대로 정체성이 없는 데 택시노조끼리의 연대,
타 업종, 운수조직과의 연대가 큰 힘을 발휘할리가 만무하다.
무슨 일을 도모하자고 하면 택시하곤 상관이 없다는 식이다.
보통의 경우, 택시노조 활동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연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연대할 생각이 없다.
택시노조 위원장끼리 모여 앉아봤자,
술판 아니면 조합원 험담하기고 어떻게 하면 회계부정을 저지를까,
사측과 야합할까 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연대를 찾아 볼 수가 없다.
집회 때 그나마 위원장 혼자만 나오면 다행이다.
아예 나오지 않거나 간부들에게 조차 알리지 않고 나 홀로 참가한다.
몸 부조, 상부상조하겠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연대정신은 찾을 수 없다.
간혹 연대를 하더라도, 소수나 일부에 의한 것이고
장기적 실천이 아니라 일회성 참가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다.
조합원의 정치의식, 권리의식이 예전만 못하다.
조합원들 역시, 노조를 중심으로 뭉치기보다는 회사의 눈치만 보는 처지로 돌변해버렸다.
노조활동이나 실천투쟁에 관심을 쏟기보다는 사납금 채우기에 급급하고
조금이라도 쉴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뿐 거의가 무관심하다.
물론 이 경우 잘못된 노조활동의 결과이긴 하나, 정치의식이나 권리의식,
노조관은 예전에 비해 낮아졌거나 거의 무관심에 가깝다.
노조를 믿지 않거나 노조위원장을 신뢰하지 않는다.
오로지 편하게 일하고 일당벌이나 하자는 식이다.
새 차를 요구하고 오토차량만 원하는 등 동료의식이 사라지진 오래다.
위원장에게 개인택시 나오게 해달라는 것이 고작이고 그런 위원장이 좋은 위원장으로 자리 잡았다.
야유회나 가고 체육복이나 단체로 해 입으면 억수로 좋아하고
그런 노조가 활동을 잘 하는 노조라고 믿는다. 참으로 간단하고 편리한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택시노조는 간편 주의, 행세주의가 판을 치게 되고 양보교섭과 적당주의가 득세하면서
노조활동은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된다. 이처럼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답지 못한 결과,
조합원은 노조를 원망하게 되고 조합비만 먹는 어용노조로 비치게 되는 것이다.
아군과 적군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오늘의 동지가 내일은 적이요, 어느새 친 회사파로 되어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 분간이 모호하다.
선거 때면 이리 붙고 저리 붙고 하다가 금새위원장이 된 사람 쪽에 붙어서 한 통속이 되어버리기 일쑤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금방이라도 붙어 있다가 손해가 되면 그냥 가버린다.
노조위원장이 조합비를 제멋대로 쓰더라도 한마디 말을 하지 못하고 떡고물이나 주워 먹는다.
노조나 전체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이 우선시되고 그것이 모든 행동과 결론을 유도하기 때문에
노조의 집단적 결정이 개인에게 퍼지는 데 상당한 애로가 있다.
가령, 노조활동에 적극적으로 하다가도 오토차량을 받기 위해
사납금을 몇 천 원씩 인상해주는 개별근로계약을 해버린다.
문제는 누구하나 이런 문제와 위기를 해쳐나갈 방안을 모색하지 않는데 있다.
동료간에 믿지 못하고, 같이 믿고 활동하는 동료라 하더라도
개인택시 순번이 되거나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해버리니 무슨 놈의 조직이 되겠는가?
그렇다면 이러한 노조활동이 제대로 안되고 위기를 맞이한 까닭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1)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등 열악한 노동조건
택시 하면 '긴 노동시간'에 비해 '임금이 적다'고 소문난 업종이다.
이처럼 (법인)택시는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으로 유명하여,
이젠 웬만한 사람들은 택시회사 취업을 기피한다. 일한 시간에 비해 받는 임금을 비교하면,
차라리 비정규직이 낮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지경이다.
한마디로 열악한 노동조건은 어느 업종과 비교해도 말이 안될 만큼 어렵다는 것을 대변한다.
택시운전에 대해 잘 모르거나 해 보지 못한 사람들은 택시의 노동시간이 뭐 그리 길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직접 당사자인 기사들의 입장에선 굉장히 긴 노동시간이고, 고되다(노동 강도가 세다).
가끔씩, 신문에 오르내리는 '호텔사장이 택시를 한다'. '전직 국회의원이 택시를 한다
'. '대기업 명퇴자가 택시를 한다'고 야단법석이다.
가끔, 정치인들이 민생탐방의 하나로 택시운전을 한다.
그러나 뉴스의 가십거리는 될망정, 택시노동을 하는 우리에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차라리 택시를 하지나 말던지! 이들은 택시업을 그만두더라도 자기 자리로 돌아가면 그 뿐이다.
그러나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는 진짜 택시노동자는 1차선에 목숨 걸고,
야간운행에 목숨 걸고, 장시간 노동에 시달릴 뿐이다.
잠시 잠깐 아르바이트처럼 할 일이라면 누가 뭐랄까.
교대근무가 활성화된 지역이나 월급제 사업장은 그런대로 좀 낫지만, 격일제와 복격일제,
1차제 등 여건이 어려운 지역은 하루 20시간이 넘게 일한다. 말이 20시간이지 운전을 한다는 것,
승객을 찾아다녀야 하고, 사고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하는 이 노동시간이
얼마나 고되고 어려운 것인가는 해 본 사람만이 안다.
택시 사고 중에 빗길, 눈길 등도 많지만 영업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갈 때 눈은 스멀스멀 내려오지,
페달 밟은 다리의 힘은 쭉 빠지지, 이때가 제일 위험하다.
그만큼 긴 노동시간 때문일 것이다.
노동시간이 길더라도 임금이라도 제대로 받고, 사람대접이라도 받으면 좀 위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장시간 노동에 비해 받는 임금은 고작해야 몇 십만원.
쥐꼬리만한 퇴직금, 400% 안팎의 상여금, 있으나마나한 근속 및 승무수당 등, 말이 임금이지.
특별상여금이나 김장보너스 등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최저임금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그런 업종이 무슨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겠나?
월급제 택시회사를 제외하면 보통 40~70만원 수준이다.
대도시 회사야 그래도 괜찮지만 농촌지역은 아예 임금이 없고 소도시는 40만원이 고작이다.
이것 같고 가정생활을 하는 것도 용하다.
최근 들어, 1차제가 급격히 증가되고 있다.
1차제는 전일 노동을 하며 보통 15~20시간을 1.5평정도의 택시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니,
온갖 골병에 시달린다. 1차제는 과로노동, 장시간 노동을 장려하고(?)
자기 딴에 열심히 하면 잘 살수 있고 돈벌이가 괜찮은 것처럼 선전한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택시노동자의 건강과 안전, 여객(승객)의 안전은 누구 보장하는가.
택시노조가 힘을 받기 위해서는 장시간 노동, 1차제는 폐지되고
교대운전 의무화가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그에 따른 적정임금이 주어져야 한다.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은 동전의 양면처럼 꼭 붙어 다닌다.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구조는 정액사납금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택시사납금제는 필연적으로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구조 밑에서 기생하고
이를 착취하면서 자라는 악성종양이다.
장시간 노동을 하더라도 정상적인 임금,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받는다면?
그래도 해 볼만하지 않을까.
올해, 호텔 주위에서 눈여겨 볼만한 두 가지 사건이 일어났다.
하나는 신문기자의 택시기사 폭행이고 또 다른 하나는
호텔 측 사람이 택시기사 비하발언으로 촉발된 분신사건이다.(아마도 기억할 것이다)
이런 사건이 왜 일어났나에 대해서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장시간 노동을 해도,
법인택시-개인택시간의 자리다툼,
장거리 손님 시비 등 아무리 택시끼리 경쟁을 하더라도
장시간-저임금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상황에서 일어난 것이다.
세상은 주 5일로 가는 데 택시는 여전히 거꾸로 간다.
토, 일요일이 없는 손님 기다리고 있는 데 새치기라도 하면,
장시간 노동에 눈 빨갛게 뜨고 있는 데 승객을 가로채 가 봐라, 어떤 노동자가 안 돌겠나.
근로기준법 제58조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를 보면
'운수업'은 제52조제1항의 규정에 의한 주 12시간 초과하여 연장근로하거나
제53조의 규정에 의한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 말이 주 12시간 초과근로지, 한번 해봐라.
근기법에 이 조항이 버젓이 살아있는 한 택시노동자는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에, 교대운전 의무화 및 여객운송종사자는 1일 12시간 이상 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만 한다.
2001년 운수종사자(서울)의 승무 중 가장 큰 애로사항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장시간 근로(12%)와 정신적, 육체적 피로(22%)가 차지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장시간 근로에 따른 중압감은 누구나 느끼는 부분이다.
2) 전근대적 임금체계인 정액사납금제와 지입제, 도급제
뭐니, 뭐니 해도 전근대적 임금체계인 '정액사납금제'가 모든 택시 악의 근원이요 위기의 출발이다.
정액사납금제는 일정한 기준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납부하고 나머지 수입을 개인의 '임금'으로 친다.
정해진 사납금을 납부할 경우, 거기에서 기본급을 받고
개인의 수입에 제 수당 등이 포함되어있는 것으로 한 '정액사납금제'는 필연적으로 장시간 노동,
저임금에 기반할수 밖에 없고 노사간의 대립적, 적대적 모순관계를 애매모호하게 만든다.
회사는 사납금 납부에 필요한 조건만 제공하고 나머지 임금에 필요한 것은 개인의 노동과
노력 여하에 맡겨두므로 철저한 대립관계 정립을 어렵게 만든다.
그러니 적대적 대립관계가 발생하지 않는다.
사납금 인상없는 임금인상(임금협정, 단체협약)이 가능하지 않다는 논리. 이에 포섭되다 보니,
해마다 임금협정이나 제대로 된 임투가 일어나지 않는다.
택시노조는 지난 몇 년간 월급제 투쟁이 아닌 임투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정액사납금제에서 임투가 불가능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임금인상을 하기 위해선, 사납금은 동결한 상태에서 노동시간을 굉장히 늘이거나
택시요금인상분을 고스란히 개인의 수입으로 들어갈 경우를 가정할 때 가능하다.
임금인상을 위해선 사납금 동결과 택시요금인상이 전제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반대로 노동시간을 그대로 두고 임금인상을 고집할 경우 택시요금인상이 아니고선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임금인상을 위해서, 장시간 노동을 선택하거나
사납금 동결이 되거나 요금이 인상되거나 해야 한다.
최근 주5일제와 관련해서도 그렇다.
개인수입금을 임금으로 먹고사는 택시사납금제에서 주5일이 되면
개인임금이 줄여드는 데 무슨 주5일이 가능한가?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임금이 급격히 감소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개인수입금을 다른 제 수당으로 보상받을 조건이 없는 데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2교대제, 교대운전의 의무화 등이 되더라도 주5일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완전월급제가 실현되면 모를까 현재의 정액사납금제 시행에서는 주5일제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액사납금제가 완전히 철폐되지 않는 한,
기타의 택시제도개선으로 현 위기의 구조해결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정액사납금제,
이젠 그냥 편하고 이전부터 내려온 것이니 할 수 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위기의 중심에 정액사납금제가 있고 이의 철폐나 폐지없이는
택시제도개선이 그만큼 멀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택시 정액사납금제는 전근대적인 것에 앞서 봉건적이다.
옛 지주-마름-소작의 관계를 매개하는 것이 소작료이듯이,
현실의 악질택시업자-노동자의 관계를 맺어주는 것이 사납금이기 때문이다.
소작료를 5할~7할까지 납부하듯이 우리 택시노동자도 사납금을 5~7할 정도로 납부한다.
5~7할을 제외한 나머지 수입에서 제세공과금을 소작인들이 내듯이,
택시노동자도 제세공과금을 납부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작을 떼이듯이 곧바로 징계 또는 해고다.
참으로 비슷하지 않는가.
정액사납금제가 사라지지 않는 한, 택시자체의 위기극복은 있을 수 없고,
택시노조운동의 새로운 대안마련이 쉽지 않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사납금 인하투쟁은 노조운동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승객감소 대책의 하나로 주장되는 부제축소 등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없듯이,
사납금이 존재하는 한 철폐투쟁에 나서야 하는 것이지 인하투쟁은 불필요하다.
인하폭만큼 다음번에 두배 세배 인상해버리거나 택시요금인상을 통해서 그만큼 수입을 내니 셈셈이 된다.
택시노조운동의 가장 큰 걸림돌이요,
택시산업을 위기에 빠트린 장본인이 바로 '장시간 노동-저임금에 기반 한 정액사납금제'다.
이것의 해소 과정이 바로 월급제, 완전월급제로 가는 길이다.
이를, 재차 표하자면,
정부의 택시요금인상-업자의 사납금 인상-실질임금 하락에 따른
운행시간 증가-노조활동 무관심(노조비난) 등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정액사납금제는 택시산업의 위기뿐만 아니라 노조활동에 대단히 악영향을 미치고,
민주노조를 어용노조, 황색노조로 만드는 주범이다.
정액 사납금제가 없어지지 않는 한 택시노조운동의 활성화, 택시노조운동의 미래는 없다.
무엇보다도, 택시노조운동이 가장 절실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바로 정액사납금제 철폐와 완전월급제 쟁취다.
문제는 현재의 완전월급제 투쟁을 실패로 규정하거나
택시노동자들이 완전월급제를 아주 싫어한다는 자본측의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박살,
분쇄하느냐에 있다. 완전월급제 투쟁은 끝난 것도 실패한 투쟁도 아니다.
다만 잠시 숨고르기를 할 뿐이다.
3) 무분별한 개인택시 과잉공급
개인택시제도는 도입 자체가 문제지만, 법인택시에서 일정정도 숙련된(베테랑 기사),
양성된 간부들이 개인택시로의 이전, 이동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그렇다고 택시노동자에서 자영업자로의 신분과 지위 상승을 꾀하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욕망을 그 무엇을 자제시킬까마는.
이처럼 개인택시는 법인택시의 온갖 자양분과 노란 자위를 빨아먹고 자란다는 점에서
전체 택시노조운동에 별반 도움이 안 된다.
노동조합에 조금 맛들이고 진정으로 노동조합 간부 활동을 할 때쯤이면
개인택시를 사서 가거나 받아서 나가 버린다.
법인택시에 있을 땐, 열심히 간부 활동도 하고,
실천하지만 갑자기 개인택시 대상자가 되면 몸을 사린다.
낼, 모레가 개인택시데 어떤 사람이 온몸을 던져서 노조활동을 솔선수범할 것인가.
더욱 부당해고 기간이나 쟁의행위 기간은 근속년수에 포함되지 아니하여
전투적으로 투쟁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다. 투쟁하고 싶고,
회사의 부당한 탄압에 저항하고 싶어도 혹시나 부당해고를 당하더라도,
그 기간은 개인택시로 이전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 앞에 누가 나설 것인가.
그것도 처자식이 두 눈뜨고 지켜보는 가운데!
개인택시가 있는 한 법인택시 회사는 안정적 일자리, 평생 일터로서의 구실을 하지 못한다.
(개인택시가 아니더라도,
적정노동시간과 적정생활임금이 보장되면 누가 개인택시로 무조건? 빠져 나가겠나.)
개인택시를 받기 위해 사장들이 뭐라 해도 아무런 찍소리 못하고,
무사고 경력과 근속을 잇기 위해서는 사고처리비와 차량수리비까지 운전자가 부담해야 하는 현실,
파업을 하고 싶어도 행여나 개인택시 받는 데 탈이 날까 싶어 전전긍긍하는 모습들.
개인택시에 얽힌 우리 택시노동자의 진정한 현실 아닌가.
개인택시를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과 노력을, 자본가에게 받쳐왔나.
뿐만 아니라, 개인택시의 '무분별한' 공급과 '양도양수' 허용(상속 가능)은 법인택시의 대규모화,
대형화를 가로막아 온 것이 사실이다.(회사의 대규모로 착취를 더 많이 해라는 뜻은 아님)
앞서 밝힌 것처럼 택시노동자를 투쟁보다 개량과 어용의 질곡 속으로 몰아간,
비정상적 택시정책이면서 동시에 법인택시의 적정규모화를 가로막고
이로 인해 오늘날 중소영세업체로서 비정상적 경영을 하도록 한 측면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이것 역시 노동조합 활동이 잘나갈 때 사측은 노동조합에 남아있기 보다는
개인택시 나가면 조용해질 것을 기대한 결과요 이를 조금은 소망했는지도 모른다.
단, 열성적 노조 간부를 개인택시로 내쫒는 구실도 얻고
법인택시도 약간의 증차를 맛볼 수 있는 양다리 작전을 구사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개털 되었다)
행정관청의 입장에서도 개인택시는 더 이상 규제와 활성화의 대상이 아니라
제도개선을 가로막는 적으로 느껴지고, 잘못된 택시정책의 하나로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이제 행정관청도 총량제를 의식해서 무조건 개인택시면허를 내 줄 것이 아니라
이 참에 개인택시 면허발급 중단을 고민해야 한다.
여기서 강조하고픈 것은, 개인택시는 법인택시 회사에 손해를 끼치거나
일정정도 영향을 주었다 하더라도 그 직접적 피해자는 택시노동자요, 노동조합이다.
법인택시의 증차보다 개인택시 면허가 더 많은 현실에서, 분명한 것은 과잉공급에 있다.
과잉공급과 더불어 노조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므로
개인택시는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해야 할 시기가 왔다.
이런 점에서 과잉공급 문제가 아닌,
과연 개인택시만 바라보고 법인택시업자로부터 온갖 수모와 멸시,
비인간적 대우를 받을만한 가치가 있나,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특히,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의 몇 수년간 지속한 대가로
'개인'택시가 그만큼 위력적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느껴야 할 시기다.
따라서 무분별한 개인택시공급과 양도양수 등에 대한 택시노동자의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이 절실하다.
매년 누적적으로 불어나는 개인택시를 봐라.
지금 법인택시보다 더 많은 개인택시,
이젠 법인택시 노동자가 제도개선을 말해도 정부나 행정관청은 끄떡도 안한다.
좀 시끄러우면 개인택시 몇 대 더 주어서 달래고, 뭐 좀 떠들면
개인택시업자가 반대해서 안 된다고 하는 양면적으로 활용하고 악용하기도 한다.
이런 것을 두고 믿는 도끼에 발 등 찍히는 경우라고 하나.
무분별한 개인택시 공급과 과잉 공급된 개인택시의 양도양수 금지가 이루어져야 한다.
개인택시라는 전리품이 있는 한 노조는 무능화되거나 어용화,
개인택시에 종속되어 모든 노조활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개인택시로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 한, 투쟁적인 간부와 활동가가 자랄 토양은 없다.
개인택시가 있는 데 어느 노조위원장이 목숨 걸고 투쟁할 것인가.
적당히 하다가 그냥 개인택시나 받지! 아니, 적당히 하면 개인택시 줄(?) 지도 모르는 데.
개인택시는 노조에게 적당주의, 타협주의를 강요한다.
(개인택시가 바로 이런 타협주의의 산물이다)
한땐, 개인택시도 잘만하면 괜찮다고 했다. 그러나 대중교통수단의 발달과 자가용 증가 등
승객감소로 인해 번창과 영화의 길은 옛말이 되어버렸다.
이참에 무분별한 개인택시 관례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택시총량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제도다. 신규물량을 더 공급하면 택시는 망한다.
따라서 택시총량제란 이름의 제도가 없더라도 개인택시 공급은 불가능하므로, 무슨 놈의 총량제인지?
총량제가 아니더라도 개인택시를 매년 감차해야 한다.
개인택시의 무분별한 공급과 더불어 매년 지자체별로 몇 대씩 감차해야 한다.
자연감차분(사망, 음주로 인한 취소, 상속금지)과 더불어 인위적으로 감차해야만
택시시장이 되살아날 수 있다.
따라서 총량제는 개인택시 증차가 아니라 감차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 택시노동자도 계급적 시각과 관점에서 개인택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그 옛날, 독재 권력이 택시노동자를 포섭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혜적으로 주는 개인택시를 준 것이 오늘날 오히려 택시제도개선을 가로막고 있다.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개인택시, 그것을 받기 위해 투쟁할 것이 아니라
택시조합원의 권익쟁취-운전자 부담비용 완전철폐- 등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하여 대자본 투쟁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개인택시를 둘러싼 씨잘 데 없는 논쟁을 그만두어야 한다.
개인택시는 택시노동자만 받아야 한다는 논리(버스, 화물 등은 개인택시 순위에서 제외하자는 것.
이런 논쟁은 하지 말자.
앞세워서 택시정책을 혼란시킬 것이 아니라 아예 개인택시를 매년 몇 대씩 감차토록 하여,
개인택시가 아니더라도 법인택시 노동자로서 충분히 일하고, 먹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회사의 불법경영과 노사관계의 천민성(천박함)
택시회사 경영은 경리가 한다는 말이 있다.
우스개 소리 같지만, 부장-전무-사장-'경리' 순이 바로 택시회사의 직위체계다.
수 년된 경리는 회사의 모든 입출금을 다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불법경영을 꽤 뚫고 있다.
촌 지역으로 가면 별도의 경리는 없고 사장 마누라가 경리를 보거나,
사장 자신이 바로 경리까지 겸하고 있다.
택시회사의 경리는 사장자리보다 더 막강한 권한이 있다.
"잘 둔 경리하나 열 상무 안 부럽다!"
그러니 노사관계란 것도 별 것 없다.
오로지 '사납금'으로 매개된 구조에서 정해진 금액만 받고 줄 것 주면 그만이다.
사고수리비, 차량수리비, 엘피지 등 그 까짓것 대충~~ 운전기사가 알아서 하면 되지.
정액사납금제이다 보니, 수입과 지출이 분명하고 이에 따라, 불법경영을 하기도 쉽다.
가장 대표적 불법경영이 운전자에게 제세공과금이나 차량운행에 필요한 경비를 부담시키는 것이다.
아마도 운송수입금전액관리제를 안하는 이유도 바로 불법경영을 하기 위해서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회사 소유의 택시를 구입하는 데 운전자가 일정정도 부담하는 것.
예로 소나타가 단종되어 소나타2, 소나타3, EF소나타를 뽑는 데
운전자가 일정정도의 돈을 부담하는 것. 참으로 웃지 못 할일이 아닌가.
새 차를 빨리 뽑는다고 돈을 내 놓아라, 오토를 해줄 테니 돈을 내 놓아라,
단종된 차량 대신 새 차를 뽑을 때도 돈을 내 놓아 라는 식이다.
교통사고나면 더 하다. 모든 수리비를 기사가 부담해야 한다.
사고처리비(차량수리비까지 포함) 부담이 단체협약에 명시된 회사,
노조가 있으니 말해야 뭘 할까. 그렇지 않으면 온갖 박해와 탄압이 들어온다.
귀찮아서라도 해 준다.<여기에 노조위원장까지 끼여서 뒷돈 챙기는 넘이 있으니
참 지랄 같은 택시세계 아닌가?> 요즘 근로계약서를 보면
선불 금처럼 50만원씩 20만원씩 먼저 받는 무식한 사장님도 있더군.
엘피지 보조금 유용하고, 세금 포탈하는 것이야 자기 것 자기가 하니 우리가 뭐라고 할 계제는 아니다.
다만, 지가 부담할 것은 지가 내야지, 왜 일만 하는 노동자가 그것까지 부담해야 하는지.
호출기계도 운전자 돈으로 달고 퇴직하면 회사 것 되는 세상이
바로 택시에서는 버젓이 이루어진다.
(호출기계는 대부분 부가세 경감세액을 한 경우가 많다)
어떤 미친 넘은-택시운전자가 아니라고 봐야지-
넘(사장의 것)의 차에 다가 시트카바 달아주고 오디오 새 것 달고 난리를 치더군.
이런 것들은 일종의 소모품이라 회사를 그만두면 회사 것이 된다.
아마도 택시업자는 사납금을 매개로 이런 저런 것 까지 요구할 수도 있다.
어디 이것뿐인가. 세차비, 차량수리비, 콜 운영비 등등 수없이 많다.
요즘은 이러한 불법경영이 한 술 더하다. 신불자와 채무자가 많다보니
택시 1대를 5백만원~1천만원씩 주고 (택시기사가) 자가용처럼 몰고 다니도록 한다.
도급제로 운영하는 경우다 허다하다. 이 경우 모든 경비는 운전자 부담으로 한다.
imf 이후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온갖 것의 불법경영이 판친다.
그 종류도 다양해서 뭐라 밝히기도 어렵다.
회사를 경리가 경영하고, 불법이 판을 치는 데
무슨 업종다각화와 합병을 통한 대규모에 신경을 쓰고 말고 할 것인가.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사납금이 들어오는 데
무슨 콜 밴이나 대리운전 단속에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 위기가 발생하고, 이 위기가 바로 승객감소,
운전자 부족 등으로 매력 없는 직업군, 3D 업종으로 전락하다 보니,
노조운동까지 그 더러운 손길이 뻗쳐,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사납금 넣기에 바쁜데 무슨 노조활동을 운운할 것인가.
회사의 지배구조, 기타 주변 조건들이 전근대적이고 천민적이며 봉건적이기까지 한데,
무슨 노조운동이 활성화되고 노동자-자본 간의 적대적 모순관계가 발현되겠나!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까지 위반하는 회사가 적지 않은 데! 할말이 없다.
택시회사를 경영한다면 최소한 근로기준법은 알고 지켜야지, 생짜배기로 쳐 먹으려고 하니,
요즘과 같은 세상에 그런 것이 통하나. 택시회사도 이젠, 천박한 전근대적 딱지를 떼어야 한다.
택시회사내의 천박함이 드러난 부분이 바로, 남편이 죽으면 마누라가 경영하고,
애비가 죽으면 자식이, 아무런 능력이 없음에도 마누라,
자식이란 이유만으로 사장이 된다는 것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상속을 받아서 경영하는 사람들,
무능력 사람들이 얼마나 택시회사를 잘 경영하겠나.
이 부분에서 현행 면허제에서 등록제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택시회사는 현행 면허제 유지를 통해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부와 자본을 축척했나,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이윤을 착취했나를 엄숙히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등록제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면 보다 나은 투명경영이 보장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에 등록제를 한다고 해서 택시제도개혁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오로지 사납금을 매개로 노동자를 착취하고
고혈을 짜 내면 된다고 생각하니 그들의 천박함이야 말해서 뭘 할까.
애비와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서 망하지 않기 위해 그들이 하는 짓거리란 뻔하지 않겠나.
그들에게 전액관리제, 월급제, 등록제, 운송경비 회사부담 등은 우이독경에 불과하다.
여기에, 규모가 작다는 것은 이유가 안 된다. 이러한 천박함이야 말로,
노조와 무능한 경영자가 짜고 유착할 근거를 주는 것이다.
소위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으로 노조를 흘러가다보면
조합원의 이익이나 노조활동은 온데간데없을 수밖에 없지 않는가.
택시회사 경영이 얼마나 우습고 개판이면,
노조활동 또는 위원장 하는 사람이 상무로 가고, 전무로 가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경우를 노조활동을 제대로 했다고 할 순 없으나 이런 행위 자체가
택시노조활동을 가로막고 천박한 노조운동으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리.
더 골 때리는 것은 노조활동을 잘못해서(?) 배운 기술을
그대로 노조 탄압하는 데 악용한다니 기가 막힐 노릇 아닌가.
그러니 어느 조합원이 택시노조 지도부를 믿고 따르겠나.
택시회사의 불법경영, 그에 맛들이고 물든 택시노조활동이
어떻게 불법경영을 근절시킬 것인가가 택시노조운동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다.
택시회사의 불법행위는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이의 근절이 택시노조활동의 시작이다.
5) 업무의 개인성과 집단의식의 부재
택시는 사업장 밖에서, 정해진 노선에 의한 영업이 아닌 회사의 통제나 간섭 등에서 약간 벗어난,
개인위주의 영업형태다. 주로 혼자서 하는 영업으로 숱한 승객과의 1대1일 영업행위를 하다보니
집단적 규율이나 통제가 덜 미친다. 완전히 개인적 업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집단적,
전체적인 것은 아니다. 이런 혼란이 있다보니 정체성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럼, 택시노동을 하기 위한, 택시노동자가 되는, 입사하는 사람들은 어떤 경험과 이유일까.
신규로 입사하는 경우, 대부분 다른 회사택시를 하다가 그만둔 경우이거나
버스, 화물 등 비슷한 업종에서 이직, 또는 자영업을 하다가 망하거나 다른 회사를 그만 둔 뒤
용돈이나 벌자고 택시를 잠깐 하기 위해 들어오는 예가 많다.
요즘은 경기불황에 따른 자영업을 그만두거나 회사 명퇴자들이 택시를 하기 위해 들어온다고 한다.
(운전자가 부족한 가운데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많다는 것)
이러한 개인 위주의 업무나 다양한 경험자들의 신규직원으로 채용 등이
노조활동이나 집단적 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정확한 조사나 연구는 없다.
그러나 경험상, 이런 다양한 경로들이 노조활동에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 영향을 많이 미친다.
즉, 택시를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스쳐 지나가는 직업,
뜨내기 기사로 전락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물론 택시를 평생 일터,
안정적 일자리로 여기지 않는 이유가, 이것과 더불어 정액사납금제,
장시간노동과 저임금 구조도 한몫함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예로, 1차제가 아니고 매일 회사 차고지 내에서 교대하고 동료간의 친목이 늘어날 경우
자연스럽게 노조활동도 힘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위주의 영업과 집단적 규율 부재로 인해 회사택시 노동자는
스쳐지나가는 직업, 뜨내기 기사로 전락해 버렸다.
택시노조활동이 잘 되기 위해서는 집단성을 강제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특히, 자영업을 하다가 그만두고 온 경우와
개인택시(또는 화물, 버스 등)를 그만 둔 사람이 입사한 대부분은 노동자성(?)이 별로다.
즉, 굉장히 투쟁적이거나 실천적이거나 전투적 이여야 하는 데 괜스레 이것저것 눈치보고 재고,
요리조리 피한다. 어떤 경우 반노동조합적인 경우도 더러 있어,
이들이 노동조합 활동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굉장히 기회주의적이고 투쟁 회피적이다.
아마도 오랜 경험과 왜곡된 노조 관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른다.
또한, 이들의 대부분의 사장 맛에 물들은 사람들이라,
반드시 꼭대기로 올라가려는 속성이 있고 노조관료화에 일조하는 세력이라고 봐야 한다.
관료화도 문제지만 비뚤어진 노조관은 더욱 큰 문제다.
이들은 마치, 택시노동자들이 자신의 머슴이나 사장이 조합원을 다루듯이
자신이 마침 사장처럼 행동한다.
따라서 이때의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이 아니라 회사의 일개 노무관리부서에 다름 아니다.
이들은 투쟁이 아니라 교섭과 로비활동이 노조활동의 전부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이런 사항으로 말미암아 노조위원장을 아무리 잘 뽑는다 해도 그때뿐이다.
아이엠에프 이후, 택시시장으로 신용불량자, 다중채무자가 대거 유입, 채용되었고,
이로 인해 택시내부의 사납금 경쟁이 본격화되고 월급제 투쟁이 힘을 받지 못하자
고도의 숙련된 운전자들이 개인택시로 이전하거나
(개인택시를 살 돈이 없는 장기 근속자는)
택시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옮겨갔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의 운전자 부족 등은 외부 조건에 영향도 있겠지만
택시 내부 시장의 급격한 변화와 비인간적 대우,
적정임금이 보장되지 못함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신불자, 다중채무자가 대거 유입되었다는 주장과 더불어
택시 정액사납금 자체가 오히려 적정임금을 보장하지 못함으로서 신불자,
다중채무자를 더 양산했다는 말도 설득력이 얻는 가운데,
채무해결에 온갖 노력을 집중해야 할 택시조합원들이 과연 노동조합이 어떤 활동을 하던지
관심이 없는 것은 당연하고 자신의 주변문제 해결에 집중하다보면
여타의 활동이나 역할,정치적, 사회적 관심은 멀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나.
이는 업무의 개별성을 특징으로 한 택시업무와 결합되면서
집단적 노사관계를 등한시한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6) 기업별 노조의 폐해와 산별노조로의 미전환(전환의 불충분)
87년 체제 이후 지속되어 온 기업별 노조!
택시 노조는 중소영세업체에 기반하고 열악한 노동조건 탓에
오히려 기업별노조보다 산별노조가 더 잘 운영되고 선호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 반대였다. 1명에 불과한 노조전임자,
낮은 조합비, 몇몇 되지 않는 조합원,
심한 이직률 등으로 제대로 된 기업별 노조와 산별노조가 제대로 작동,
운영하지 못했다고 보아야 한다.
(기업별이든지, 산별이든지 이 경우 노조활동이 제대로 되지 못한 것을 의미함)
기업별 노조의 장점으로 꼽히는 현장접근성과 구체성은 오히려 노조활동의 발목을 잡은 경우다.
조합원들이 보기엔, (기업별)노조, (산별)노조 던 노동조합인 것은 마찬가지다.
노동조합을 불신하고 무슨 활동을 하는지에 대한 불만이 많은 데
그것이 조합원의 입장에선 기업별, 산별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리하여, 수년간 지속된 기업별 노조는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어렵게 만들었고
현재엔 오히려 산별노조를 거슬리면서 기업별 노조를 온존하고자 하는 흐름도 생길 정도다.
기업별 노조와 산별노조의 개념도 세우지 않은 채 사납금 인상을 위해,
사측과 단체교섭을 위해, 산별노조 흐름에서 이탈하는 세력이 많다.
조합원의 입장과 처지에선, 사납금 인상을 위해 노조위원장이
기업별로 전환하는 데 이를 악용하는 것으로 비춰질 뿐이다.
산별노조로 가자고 해서 갔다가,
사납금 인상을 위해 기업별로 전환하자 하니 전환하는 데, 투표할 뿐인 것이다.
택시는 운수업종의 지역적 특성과 지역적 연대를 기반으로
일직이 '지역노조'를 건설한 경험이 있다.
지금도 몇몇 지역엔 이러한 지역노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러나 사측의 탄압공작과 개별근로의 특성, 연대의식의 약화,
지역노조 운영의 미숙 등으로 인해 지역노조는
더 이상의 산별노조로 전환을 꾀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고 있는 상태다.
오히려 지역, 지부, 지회의 형태로 있는 지역노조가 옳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
2000년 이후 산별노조가 논의되기 시작했고,
전택부터 산별노조로 전환하기 시작하여 민택도 일부 산별로 전환했다.
양 조직 다 산별노조로의 전환은 일부에 그쳤고 전환했다 하더라도
체계와 내용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전택노련의 경우,
모든 교섭과 체결권을 분회로 위임하는,
오히려 분회나 본부가 더 강력한 힘과 지도력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또, 제대로 된 산별노조를 운영하기 보다는
민택으로 상급단체를 옮겨가는 데 이를 방지할 목적으로
산별노조 위원장이 총회를 통제하는 형태의, 아주 얄팍한 운영형태를 보여 왔다.
본조위원장의 승인 없이 치루어진 분회 총회는 무효 다는 식으로
통제 아닌 통제를 하다보니 무슨 산별이 이렀나? 하는 불만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다.
그러니 조합원의 입장에서 무슨 산별노조의 의미가 있을까.
지금도, 전택이든지 민택이든지 간판만 산별노조지 거의 기업별 노조 수준이다.
아니, 명칭만 산별이지 형태나 운영, 조직상황은 기업별 노조다.
문제는 두 가지다. 기업별 노조운영이라도 잘 하던지 아니면
시대에 추세에 맞춰 산별노조로 가든지, 그도 저도 아니면 손을 놓던지.
지금은 이를 결정할 시기다. 2007년 복수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 숱한 변수가 있다.
노사관계 로드맵으로 우리의 목을 죄여오는 시점에서도 기업별 노조가 옳다는 식으로 가는 한
택시노조의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기업별 노조는 더 이상
제 역할을 하기 힘들고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기엔 너무나도 낡은 구조다.
그럼, 왜 택시산별노조 운영은 잘 되지 못하는가?
기업별 노조의 구체적 폐해는 무엇인가를 보자.
기업별 노조는 사측의 착취와 억압, 통제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감싸주고 대변하는 노릇을 한다. 때가 되면 사납금 인상을 꼬박꼬박해주지,
시간나면 교통사고처리까지 해주지,
여기에 택시운행 경비의 일부를 운전자가 부담하도록 해 주지.
사측의 입장에선 완전히 꿀이다.
쪽쪽 빨면 그대로 빨리는 것이 기업별 노조다.
최소한 파트너 노릇은 해야 하는 데 파트너가 아니라 노예요, 노비요, 머슴역할을 한다.
기업별 노조, 사장들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
사납금 인상을 위해 그 좋다는 산별노조를
'스스로' 탈퇴해서 사납금 인상에 도장 찍어 주는 데, 왜 싫겠나.
콜밴 단속하는 데 나와 주니 얼마나 고맙겠나.
아니 회사를 대신에서 단속하는 데 눈물날 정도로 고마울 것이다.
기업별노조, 사납금 인상이외엔 제대로 활동을 안 하니 있을 필요도 없고,
있어 봤자 조합원 손해만 입히는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회사에 저항하고 반항하는 조합원은 회사가 해고하기 전에 노조에서 먼저 제명해 버린다.
노조활동에 비판은 고사하고 회사와 투쟁하고자 하는 조합원을 기업별노조,
노조위원장이 먼저 알아서 처리해 주는, 기업별노조가 있는 한 택시노조운동은 전망은 없다.
또 하나의 문제는 기업별 노조에서 산별노조로의 조직형태 변경에 있다.
힘찬 투쟁, 내실 있는 교섭력 확보 등을 통한 산별노조 건설이 아니였다.
조합원들의 형식적 참여를 통한 조직'형태'만을 변경했다.
그러니 정작 바꿔어야 할 조합원의 의식이나 투쟁 등은 그대로 인 채
총회를 통해서 조직 '형태'만을 변경했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 속에서 조합원들은 위원장이 하자는 대로 한 거수기노릇만을 하고
산별노조로 전환해야 하는 진정한 의미, 계급적 탄력을 받지 못했다.
그러기에 오늘과 같은 조직위기, 산별노조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 것이다.
조직 '형태' 변경에만 급급한 나머지 실재 내용은 채우지 못한 것.
'기업(회사)이 있어야 근로자가 있다'는 생각,
'사납금 인상을 해 주어야 회사가 굴러간다'는 노예적 근성이 있는 한,
기업별 노조의 존재는 영원하고 산별노조로 전환은 불가능하다.
그것이 법으로 산별노조를 강제한다 하더라도
기업(회사)이 잘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한,
우리 사장은 참 좋다는 생각이 지배하는 한 산별노조로의 전환이 어렵다.
산별노조 건설엔 계급적 각성과 투쟁이 요구된다.
그리고 여기에 계급적 연대의식, 조직혁신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고만하게 총회에서 조직 '형태'만 변경한다고
그것을 산별노조다고 할 순 없다.
반대로, 산별노조는 제대로 굴러가고 제대로 역할하고, 위상에 걸맞게 투쟁했는가?
그렇지 못했다.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 문제와 투쟁을 계획하고
전국적 총파업도 위력적이게 벌였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대정부투쟁 이였지,
택시자본과의 투쟁, 산별적 투쟁은 아니였다.
그러한 몇몇 투쟁은 산별노조의 강화로 이어지지도 못했고,
그러한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발현되지 못했다.
이에 따른 반감과 산별노조의 기대감이 무너져버린 그래서,
오히려 기업별 노조를 더 선호하는 것은 아닌가? 반성해 볼 지점이다.
산별노조를 강제하는, 사업자단체 구성을 압박하는,
법령이 없기 하지만 산별노조 전환 후 제대로 된 산별교섭을 하지 못했다.
이러한 불충분함이 있음에도 우린 또 다시 운수산별 건설을 논의하고 있다.
운수산별 건설 논의를 유보하자는 것이 아니라
택시산별노조를 제대로 운영하고 작동되었는지,
조합원의 산별노조 이였고 산별노조의 주인 주체로 조합원을 중심에 세웠느냐.
되돌아 볼 필요는 있죠.
기업별 노조가 사라지고 산별노조로의 전면적 전환이 이루어졌다면,
계급적 노동운동의 새로운 혁신모델로서 제자리를 잡았다면
택시노조의 위기는 오늘과 같이 널리 퍼지진 않았을 것이다.
7) 결론-한때의 시장 지배에서!
한때 연탄이나 삐삐, 주산학원 등이 유행했다.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가면서 이들은 시장 지배적 우위상품에서 벗어나
어느덧 시장의 뒤안길로 사려져가고 있다.
이처럼 현재의 위기는 택시산업 그 자체의 위기요, 경영상의 위기다.
이러한 택시산업 전반의 위기는 기업의 울타리 내에서 직접적 관계를 맺는 노조,
노동조합 활동의 위기로까지 번질 수밖에 없다.
택시회사와 택시노조가 현재의 체제와 체계,
구조적 문제를 덮어두고 갈 경우 망하거나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현 시기 택시노조운동과 택시노동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그만큼 조직과 투쟁의 위기, 자주성의 위기, 연대의 위기,
재정의 위기 등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무엇보다도 현존 자본주의의 부적응하고 있는 택시천민자본의 경영위기,
무능력의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위기의 장기화와 구조화를 뼈저리게 경험할 것이다.
여기서, 자본의 위기는 일단 예외로 하고,
택시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위기 탈출의 방안을 찾아보자.
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쟁적 요구와 조직적 과제를 분명히 세워야 한다.
우선적으로 '좌월급 우산별'을 쟁취해야 한다.
“좌월급”, “우산별”이란 좌-월급제, 우-산별노조를 말한다.
즉, 왼손에는 다시 한번 완전월급제 투쟁을,
오른손엔 다시 한번 산별노조 건설투쟁을 부여잡자는 것.
(쉽게, 【좌월급】, 【우산별】의 양 날개로 위기의 현실에서
투쟁의 창공으로 힘찬 날개 짓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좌월급】, 【우산별】은 투쟁적 요구이며 조직적 과제를 동시에 틀어쥐고 나가는 것이다.
택시노조와 노동자는 투쟁적 요구로서 완전월급제 투쟁을 중심으로 하고,
이제 조직적 과제로서 산별노조로 나아가야 한다.
【좌월급】
- 정액 사납금제의 완전 철폐
-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정착
- 교대운전 의무화 ; 1일2교대
- 운행경비 운전자 부담 폐지
【우산별】
- 기업별 노조의 울타리를 넘어 전체 노동진영의 연대로(산별노조로의 전환)
-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실현 ; 완전월급제, 1차제 폐지
- 노조전임자임금지급금지와 복수노조에 대응? ; 복수노조가 아니라도 산별은 불가피 - 운수산별로의 전진
그럼, 왜 【좌월급】【우산별】인가?
기업별노조=정액사납금제=사업장 이익 우선,
산별노조=완전월급제=전체 택시노동자 이익 우선이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보자.
왜 우린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에 의한 완전월급제 투쟁이 실패 아닌 불충분으로,
사업자에겐 공공의 적으로, 택시노동자에겐 뜬구름처럼 인식되었는지. 한 마디로,
기업별 노조=사업장별 구조에서는 월급제가 불가능함이 증명된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완전월급제란 꿈도 못 꾼다.
앞의 기업별 노조의 조건이 우리 내부의 조직적 한계라면,
또 하나의 조건은 외부적 노동환경의 변화에 따라야 한다는 것.
2007년부터 복수노조와 전임자임금지급금지가 시행된다.
복수노조라면 흔히들 기업별의 복수를 생각하나,
중소영세업체인 택시에선 사업장별 복수노조는 거의가 불가능하다.
특히 전임자임금지급이 금지된 상황에선 더더욱 어렵다.
생겨봤자 노조가 아니라 사업자의 노예, 진짜로 계(?개)모임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외부적 노동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사업장별 노조는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될 것이고
여기에 교섭창구 단일화?(복수노조의 교섭창구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어떤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사항에서,
과거의 방식으로 정액사납금 인상을 고집할 수 없게 된다.
즉, 교섭창구의 다양화는 임금체계의 다양화,
노동조건의 다변화를 기정사실에 두고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액사납금 형태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듯이
정액사납금제가 아닌 다른 형태의 임금체계,
생활임금과 최저임금 쟁취, 동일가치노동과 동일임금이 활성화될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월급제는 또 하나의 대안적 임금체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상해보라. 복수노조가 되는 데 어떤 택시노동자가 정액사납금이 가장 높은 노조
(그것이 사업장별 복수노조든지 복수의 산별노조던지!)에 줄을 서겠나?
아무리 좋은 차를 주어도, 사업자와 아는 친척이라도,
사장의 동네 후배라도, 꼴리는 대로 받는 정액사납금제를 누가 하겠나.
정액사납금제는 오히려 택시회사에 빚을 지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니 사납금을 넣지 못하면 배차를 안 해주고,
아니면 임금이나 퇴직금을 잡혀서 있는 만큼 빚을 져야 하는 판국에
누가 스스로 자처해서 정액사납금제를 하고, 그것을 인상하는 노조 밑에 있겠어요.
이런 외부적 조건과 별도로, 택시노동자들은 더 이상 최저임금,
생활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고 살 수 없기 때문에,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에 의한 완전월급제와 조직발전 전망으로 산별노조로 나아갈 것이다.
물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역시 천민택시자본과 피 터지게 투쟁해야 한다.
싸워야 얻을 수 있고, 이길 수 있다.
이기기 위해서는 87년 이후 승승장구하다시피 한 기업별노조에서의 무력감과 패배감,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에 의한 택시완전월급제 투쟁에서의 좌절을 떨쳐버려야 한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