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efestival.yonhapnews.co.kr%2Fefestival%2Fimage%2Fmarket%2Fgyeonggi%2Fm_gg_as_ansung.jpg)
안성장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대구장, 전주장과 함께 조선의 3대 장으로 불릴 만큼 그 규모가 대단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목에 위치한 안성장은 "서울보다 두 세 가지가 더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품의 종류도
다양했다고 한다. 안성의 특산물인 유기(놋그릇)를 비롯, 포도.배.쌀 등이 장터에서 거래됐고 각종 야채와 과일,
소와 돼지 등 가축, 의류 등 각종 생활필수품이 이 곳에서 거래됐다. 역사의 기록에도 안성장에 대한 재미있는
대목이 나온다. 영조 23년(1747) 12월 경기어사 이규채는 임금에게 올린 글에서 "안성 장시는 규모가 서울 시전보다
커서 물화가 모여들고 도적 떼들도 모여듭니다. 안성을 도적의 소굴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本郡場市 大於都下市肆 物貨所聚 盜所集 安城之稱賊藪 蓋以此也.)"(영조실록 권66)"라고 설명했을 정도다.
그러나 세월은 장터의 모습을 크게 변화시켰다. 과거 장꾼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장터 곳곳에는 대형 할인마트가
들어서 굳이 장날이 아니어도 늘 장을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장날 장터에서 거래되는 품목 역시 값싼
공산품 위주로 바뀌었다.
하지만 요즘도 2일과 7일이면 어김없이 안성장은 선다.
비록 과거와 같은 흥겨움과 북적거림은 덜하지만 그래도 장터의 멋과 맛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장날이면 이곳 저곳에서 중간상인들이 몰려와 좌판을 깔고 시내는 물론 오지 농촌마을에서도 이날을 골라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러 장터로 나온다. 동네 아낙과 할머니들도 옛날과 같이 이날을 이용해 손수 농사지은 농산물을
가져나와 거래를 한다.
안성장이 서는 곳은 안성 버스터미널 주변과 안성고등학교 입구 금산동 로터리가 대표적이다.
버스터미널 주변에 서는 장은 통행인파도 많은 데다 안성시장과 붙어있어 장의 규모가 금산동 로터리 것보다
훨씬 크고 거래품목 역시 다양하다.
터미널을 가운데 두고 Y자 형태로 200m정도의 거리에 형성된 장은 평상시에는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지만
이날만큼은 장꾼들에게 개방된다.
장날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는 150여명의 장꾼들이 좌판을 깔고 물건을 판매한다.
금산동 로터리 장터에서는 정감 나는 옛날 장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로터리에서 안성고등학교 정문방향 양쪽으로 50∼100m거리에 들어서는 이 장터에는 농사지은 농산물을
한 보따리씩 짊어지고 이 마을 저 마을에서 나온 동네 아낙과 할머니 등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또 터미널 주변만큼은 안되지만 생선이나 과일, 공산품 등을 판매하는 일부 장꾼들이 자리를 잡는다.
안산장에서 팔리는 물건
한때 안성장은 전국 최대 유기(놋그릇) 거래시장으로 구한말까지 전국에서 보부상들이 앞다퉈 몰려오곤 했다.
그러나 요즘 안성장터에서 유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다. 최신 주방용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유기의 자리를
밀어냈기 때문이다.
보부상이 주름잡던 안성장터에는 지금 150여명의 이동 상인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들은 안중,
삼성, 백암, 입장, 성환 등 인근에서 열리는 5일장을 순회하는 상인이다. 이들은 트럭에 각종 물건을 가득
싣고 장날에 맞춰 와 장터에 좌판을 깔고 영업을 한다. 판매하는 품목도 각양각색이다. 짭짤한 반찬으로 좋을
자반고등어며 술안주에 좋은 물오징어와 문어, 된장국에 넣어 먹으면 구수하다는 보리새우 등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을 취급한다. 구두약, 칫솔, 식칼 등 오만가지 잡화를 판매하는 상인도 있고 5천∼1만원하는 초저가의
의류를 판매하는 상인도 있다. 오이, 무, 배추, 파 등 각종 농산물도 이들에 의해 거래된다.
하지만 안성장의 백미는 정해진 자리 없이 장터 옆 도로변에 쪼그리고 앉아 메주나 봄나물 등을 파는 시골
할머니들이다. 집에서 띄운 메주 몇 장, 겨우내 말린 호박 고지, 산나물 등을 소담스럽게 펼쳐 놓은 모습에서
시골장터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 요즘은 냉이며 쑥, 씀바귀 등과 같은 봄나물이 제법 많이 나온다.
매서운 꽃샘추위에도 좌판을 벌인 임계식(83)할머니는 직접 논밭에서 캔 냉이와 농사지은 고춧가루,
직접 쒔다는 5∼6개의 메줏덩어리를 들고 나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임할머니는 "날씨가 너무 춥다고 동넷사람들이 나가지 말라고 말렸지만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있으면 뭐해여.
심심하기도 하고 사람구경도 할 겸 장터에 나왔지.이거 다 팔아봐야 1만∼2만원이나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장에 나오면 좋아"라고 말했다.
* 이 일정은 주최측의 사정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