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社 규제' 소비자가 바꾼다]
- 20여개 지역서 의무휴업일 바꿔
"주말에 대형마트 문닫으니.....전통시장에도 사람 안 와…"
롯데마트·이마트 당진점,,,,,,,,, 둘째·넷째 일요일서 수요일로
- 소비자가 복합쇼핑몰 입점 관철도
지역 상인 반발에 무산위기 맞자,,,,,,,, 민원 제기해 원래대로 건립 합의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부산시 연제구청 1층 회의실.
이마트가 추진 중인 이마트타운 연산점 설립을 허용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유통업 상생 협의회'가
열리기 직전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 30여명이 몰려들었다.
1년여간 네 차례 회의가 있었지만 지역 상인들 반대로 번번이 무산되자
주민들이 "편리한 쇼핑 환경과 지역 발전을 원하는 주민 권리도 존중해달라"고 항의하러 온 것이다.
이들은 전날엔 연제구청장을 찾아가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지역 상인, 전통 시장, 소비자 단체, 구청, 대형 마트 대표 8명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이마트타운”의 설립을 허용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대형 유통업체 입점을 관철시키고
유통 업체들은 지역 상인들과 '상생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일요일 마트 쉬니 불편하다" 요구 … 의무 휴업일 공휴일에서 평일로
최근 대형 마트들이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쉬어야 하는 날을
일요일이 아닌 평일로 바꿔 달라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면서 지자체들이 잇따라
'휴업일 자율 선택제'를 택하고 있다.
- ▲ 충남 당진시에 있는 롯데마트(사진 위)와 이마트 노브랜드 전문점(사진 아래)은 최근 ‘의무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수요일)로 변경했다.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당진시 전통 시장 상인들이 “대형 마트가 쉰다고 전통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 같지 않다”며 이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이마트
지난달까지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 쉬었던
충남 당진시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노브랜드마트는 14일부터 수요일에 쉬기로 했다.
최근 열린 당진시 상생발전협의회에서 수요일로 바꾸는 데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 마트는 매달 공휴일 중 2일을
의무 휴업일로 정해야 하지만,
지자체가 이해 당사자와 합의를 거치면 평일에도 가능토록 한 규정을 활용했다.
당진시 관계자는 "그동안 휴일에 대형 마트가 문을 닫자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호소했고,
전통 시장 측 역시 일요일에 마트가 쉰다고
시장 손님이 늘지 않는다는 의견을 보였다"며 "대형 마트가
우리 지역 쌀을 판매해주는 등의 상생 방안을 내놓아 합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당진시 외에도 지난해까지 소비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의무 휴업일 원칙을 깬 지역은
경기 고양·안양·과천, 강원 원주·강릉, 울산, 제주 등 20여곳에 이른다.
◇소비자 나서 대형 유통 업체 입점 관철… 지역 상인들도 '상생 모델' 수용
2015년부터
부천시가 추진해온 신세계 복합 쇼핑몰 설립 계획은 지역 상인들의 반발로
지난해 10월 신세계백화점만 세우는 것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정치권 반발에 부딪혀 최근 무산 위기에 처했었다.
쇼핑몰 입지 바로 건너편이 인천시 부평구여서 인천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부천시에 재검토를 요구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이 같은 의견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담을 느낀 신세계 측은 대선 직후인 지난달 12일 예정됐던
부천시와의 부지 매매 계약을 돌연 연기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이 부천시 홈페이지 등에 백화점을 조속히 건립하라는
민원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어 부천시는 신세계와 오는 8월 말까지 계약을 마무리 짓기로
합의한 뒤 재추진하고 있다.
최근엔 지역 상인들과 대형 유통 업체들이
'상생 모델'을 만들어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롯데마트 오산점은 2015년부터 오산시 전통 시장인 '오산 오색시장' 상점의 매장 진열과
인테리어를 개선해주거나 신선식품 위생 관리, 원산지 검사 등을 해주고 있다.
이마트는 전통 시장 내에 소규모 마트를 입점시켜 고객 유치 효과를 높이는
'상생 스토어'를 충남 당진시에 작년 8월 처음 열었다.
1층에는 당진어시장이 영업을 하고 2층엔 노브랜드 전문점이 운영하는 형태로
품목은 최대한 겹치지 않게 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 휴무일에 주차장을 인근 지역 상인들 행사를 위해 개방하고
홍보하는 등 다양한 상생 모델을 개발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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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08/2017060803053.html#csidx92beac20c43bcc886c7ffb12a4cffc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