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월드컵 개막에 앞서 시축하는 모습 - FIFA 중계화면 캡처 제공](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age.dongascience.com%2FPhoto%2F2014%2F06%2F14026490662759.gif)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월드컵 개막에 앞서 시축하는 모습 - FIFA 중계화면 캡처
13일 오후(현지 시간)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이 열린 아레나 지 상파울루. 축구를 모티브로 한 개막식 3부 행사가 끝날 무렵 경기장의 모든 시선이 한쪽으로 쏠렸다. 각종 장치를 주렁주렁 몸에 단 젊은 남성이 오른발을 앞으로 살짝 밀어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를 툭 건드렸다. 공은 2m가량 굴러갔다. 이 남성은 오른팔을 번쩍 들어올려 기쁨의 탄성을 질렀다. 시축 성공이었다.
![①EEG : 전도성을 가진 유연한 플라스틱 집합체를 두피에 붙여 수천 개의](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age.dongascience.com%2FPhoto%2F2014%2F06%2F14026486864189.jpg)
①EEG : 전도성을 가진 유연한 플라스틱 집합체를 두피에 붙여 수천 개의
뇌세포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인다.
②헤드기어 : 전극이 부착된 헤드기어에서 뇌파를 모아 컴퓨터로 보낸다.
③컴퓨터 : 뇌파를 해석해 웨어러블 로봇에 작동 명령을 내린다.
④배터리 : 웨어러블 로봇에 전력을 공급한다. 등에 배낭처럼 맬 수 있다.
2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⑤로봇슈트 : 가벼운 재질의 합금과 고분자로 이뤄져있다. 3D프린트
기술을 이용해 만들었다. 키는 1.78m, 무게는 60~70kg.
⑥모터가 장착된 금속받침대 : 자이로스코프가 들어있어 평형 상태를
유지시켜준다.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다리를 구부리고 펼 수 있도록 도와준다.
⑦감각을 느끼는 로봇 다리 : 로봇발에 붙어있는 센서가 감촉과 압력,
움직임을 감지해 팔에 부착된 진동기로 전달한다. 환자가 발의 신호를
팔로 받아들이는 데 적응하기 시작하면 마치 진짜 다리가 있는 것처럼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사실 하반신 마비 장애인으로 혼자 힘으로는 다리를 움직일 수 없다. 그가 축구공을 찰 수 있었던 건 일명 ‘아이언맨 슈트’로 불리는 ‘웨어러블(입는) 로봇’ 덕분이다.
이 로봇은 미겔 니콜레리스 미국 듀크대 교수가 이끄는 비영리 협력 연구 프로젝트인 ‘다시 걷기 프로젝트(Walk Again Project)’를 통해 개발됐다.
당초 계획은 장애인이 휠체어에서 스스로 일어나 두 발로 뚜벅뚜벅 걸어가 공을 차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사람이 철봉 지지대를 이용해 로봇을 양쪽에서 잡아 줬다. 장애인은 한쪽 발만 살짝 움직여 브라주카를 2m가량 굴러가게 만들었다.
이 로봇의 특이한 점은 사람의 생각을 읽고 동작한다는 점이다. 시축에 나선 장애인은 머리에 뇌파를 감지하는 전극이 달린 헬멧(EEG)을 썼다. ‘공을 걷어차라’는 장애인의 생각은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에서 미세한 전기신호를 일으켰다. 컴퓨터가 이 신호를 해석해 로봇 다리를 움직인 것이다. 생각만으로 로봇을 움직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재호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원은 “뇌파만 감지해 로봇을 움직인다는 건 웨어러블 로봇 기술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며 “월드컵이라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과학기술을 통해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체마비 환자용 로봇으로는 미국이 개발한 ‘이레그스(eLEGS)’나 이스라엘에서 제작된 ‘리워크(ReWalk)’ 등이 있다. 이 로봇들은 뇌파 대신 어깨의 무게중심 변화를 측정해 로봇을 움직이는 방식이어서 복잡한 동작은 할 수 없다.
원본기사 :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