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 주님을 드러내는 단원들
장태섭 토마 광주 Se. 명예기자
광주대교구 진월동성당 상아탑 꼬미씨움(단장 장윤수 라우렌시오) 직속 즐거움의 원천 쁘레시디움(단장 김미숙 엘리사벳)을 찾았다. 1991년 2월26일 설립하여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는 즐거움의 원천 쁘레시디움은 단장 김미숙 엘리사벳, 부단장 김영순 로사, 서기 윤미향 젤뚜르다, 회계 정남현 글라라 간부를 포함하여 60~70대 여성 9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코로나19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9명의 단원이 한 몸이 되어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활발히 활동한다.
모든 단원은 입단 초부터 봉사활동으로 수십 년간 주님의 사랑을 전해왔다. 성요셉 요양원에서 봉사활동, 작은예수회에서의 장애자 봉사활동, 그리고 1급 장애인이 머무르고 있는 행복재활원에서 장애인 목욕 봉사 등을 하고 있는데 지금도 환경이 허락한다면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30여 년간 간부직을 수행하며 아직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는 김영순 로사 부단장은 “지금은 세상이 좋아 많은 빨랫감을 세탁기로 쉽게 처리하는데 그때는 세탁기가 없어 추운 한 겨울에도 그 많은 요양원 가족들의 빨래를 손으로 직접 다 했어요. 빨래가 끝나면 두 손에 감각마저 없을 정도”라며 “그때 고생했던 순간들도 성모님과 함께하였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3~4년 전 성요셉 요양원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에 소개된 팀의 봉사활동 사진을 보면, “비록 힘들었던 아주 작은 일이지만 주님의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에 주님의 자녀라는 게 너무 뿌듯하고 또다시 그 열정으로 봉사하고 싶다”고 모든 단원들은 한마음으로 이야기한다.
본당 다른 쁘레시디움과 순서를 정하여 코로나 이전까지 했던 봉사, 100여 명에 가까운 어르신들의 식사 봉사와 반찬 재료 손질을 했던 동명 요양원, 빨래 봉사와 주방 봉사를 했던 성요셉 요양원, 장애인 목욕 봉사를 했던 작은예수회와 행복재활원, 상자 접기와 쇼핑백 접기를 했던 소화자매원 등 모든 곳에서의 모든 시간이 팀원들에게는 너무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지금은 코로나로 어느 곳에서도 봉사활동을 할 수 없어 안타깝지만, 모든 단원은 하루빨리 봉사활동을 다시 시작할 시간만을 기다린다.
암 투병 중에도 장부를 입교, 세례받게 해
유독 조용히 앉아 다른 단원의 이야기만 듣고 있던 한 자매님의 사연을 전한다. 투병 생활 중에서도 입교 활동을 했던 정찬자 아녜스 단원의 활동을 꼭 전하고 싶다고 단원들은 말한다.
정찬자 아녜스 단원은 신앙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해서 전교를 하였지만, 신앙에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장부님이 계셨다. 몇 년 전 자매님께서는 암 진단받고 수술과 투병 생활을 계속해 왔었다. 긴 요양병원 생활을 하면서도 주일미사에 빠짐없이 참례하는 것은 물론 신·구약성경을 완독하고, 매일 묵주기도와 성무일도 등을 바치며 기도 생활을 열심히 하셨고, 단원들도 매주 방문하며 기도와 보살핌을 아끼지 않았다.
자매님은 퇴원 후 장부님을 특별활동 대상자로 정해 봉헌하고 보살피기 시작했다. 장부님이 좋아하는 일을 같이하기, 장부님께 칭찬말 건네기, 특별히 여행을 좋아하는 장부님과 함께 시간 보내기 등을 했다.
자매님의 꾸준한 보살핌과 사랑으로 드디어 2022년 5월 장부님이 입교하였다. 매주 교리공부와 주일미사참례도 함께했고 장부님이 세례를 통해 온전히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날 때까지, 함께 기도하여 주님의 새로운 자녀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도왔다. 장부님은 힘든 투병 생활 중에서도 장부님을 향한 그 정성에 감동하였고, 자매님이 병원에 누워 있을 때 단원들의 꾸준한 방문과 기도에 감동해 입교를 결심하고 세례를 받게 되었다고 전한다.
아녜스 단원은 평소에도 쓰레기 속에서 재활용 분리수거를 꾸준하게 해 왔다. 투병 생활 이전에는 여러 곳의 요양원과 재활원 등에서 빨래와 청소 등을 해왔었는데, 암 수술과 투병 생활 후에는 건강했을 때 봉사활동을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그리고 다시 건강을 되찾으면 봉사의 길을 걷고 싶다며 끝까지 봉사할 수 있도록 기도한다.
단원들에게 희수연(喜壽宴, 77세)을 받았던 자매님은 “세상에 레지오 단원들이 희수연을 해준 곳이 어디에 있습니까, 아마도 전국에서 저 혼자뿐일걸요.”라며 단원들이 잔칫상을 차려준 사연을 꺼낸다.
팀에서의 성지순례를 가던 날 자신도 모르게 모든 단원들이 잔치 음식을 직접 준비하여 깜짝 잔치를 해줬다. 과일이며 떡이며 음식까지 직접 집에서 만들어 바리바리 챙겨온 잔칫상이었다. 그 순간 레지오 단원이 아닌 진짜 가족보다 더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즐거움의 원천 쁘레시디움 단원들은 앞으로 함께 모여 봉사하던 그 시간으로 빨리 돌아가 더 아름다운 봉사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