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스테이크 굽기: 부위 고르기.

[히팅김]

많은 분들이 미국에 처음 오셔서 마트에 진열된 소고기의 말도 안 되게 저렴한 가격에 충격을 받습니다. 한국에서 한우 가격을 보다 보면 가성비 최고인 미국 소고기가 사뭇 그리워집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집에서도 스테이크 전문점처럼 드실 수 있는 스테이크를 구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 드리겠습니다. 십 년 넘는 미국 생활 동안 100번 넘게 스테이크를 구우며 많은 실패를 했지만 이제는 지인들도 제 스테이크 굽는 실력만큼은 인정합니다. 이 글을 읽고 실패 없는 스테이크 굽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어떤 고기를 골라야 맛있는지에 대해 알려드리고 다음 글에서는 어떻게 구워야 하는지알려드리겠습니다.  

소고기 등급 (USDA Grade)

미국 농무부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에서 부여하는 소고기 등급입니다. 한국에서 한우를 1++ 등급부터 3등급까지 나누고 일본에서 5등급에서 1등급으로 나누듯 미국도 마트에서 판매하는 소고기를 세가지 등급으로 나누어 구분합니다. 등급은 고기와 지방의 분포(마블링)로 결정이 됩니다. 같은 소에도 지방이 많은 부위(머리 쪽)와 근육이 많은 부위(엉덩이 쪽)이 있어서 한 마리 소에서 세 가지 등급의 고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1. USDA Prime

1등급으로 볼 수 있는 최상급 등급입니다. 살코기 사이사이에 지방이 잘 분포되어 있어 덜 질기고 육향이 진합니다. 저는 코스트코와 로컬 정육점에서만 구매를 해요. 저희 동네 월마트에서는 취급하지 않지만 크로거와 홀푸드의 정육점에서는 취급을 합니다. 

2. USDA Choice

프라임 등급 보다는 마블링이 덜 분포되어 있지만 고기를 씹는 맛을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 가격이 더 저렴하기에 프라임보다는 더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습니다. 크로거와 푸드 라이언, 월마트 등 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3. USDA Select

마블링이 제일 없지만 가격이 제일 저렴합니다. 월마트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진열된 고기 중 대부분이 셀렉트 등급입니다. 숙성시켜서 구워드시거나 얇게 썰어서 구워 드실 용으로 적합합니다.

*Angus Beef

강아지도 품종이 여럿이듯 소의 품종도 여러가지 입니다. Angus Beef는 소의 품종 중의 하나인 Aberdeen Angus에서 나온 고기입니다. 그리고 USDA에서 품질 등급을 통과한 후에야 Angus Beef라는 마크를 얻을 수 있습니다. USDA Prime과 USDA Choice의 상급 부위에게만 Angus Beef 마크를 부여하기에 대부분 맛이 좋습니다.  

스테이크 부위 (Steak Cuts)

음식점에 가면 많은 스테이크 종류가 있지만 집에서 맛있게 구워드실 수 있는 스테이크 부위로만 알려드릴게요. 소고기 부위는 미국보다 한국이 훨씬 더 다양하게 세분화되었기 때문에 한국의 두 개의 부위가 미국의 한 개의 부위에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1. Rib Eye Steak

미국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스테이크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격은 등급에 따라 $9~20/lb 정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꽃등심과 꽃갈비살 부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지방이 잘 분포되어 있어 진한 육향을 느끼실 수 있으며 가운데 살코기도 있어 육즙도 풍부합니다. 익힘 정도는 미디엄이나 미디엄 레어로 구우셔야 제일 맛있습니다. 뼈가 같이 붙어 나오는 것과 없는 것이 있는데 굽는 방법이 조금 다르나 둘 다 맛있습니다. 다음 편에서 더 자세하게 알려드릴게요. 

2. Rib Eye Cap

한국에서 '새우살'로 알려진 부위입니다. 립아이 스테이크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부위로 육향이 매우 강하고 식감도 뛰어납니다. 보통 미국에서 가격대는 등급에 따라 $16~25/lb 입니다. Filet Mignon 보다 더 비싸게 팔립니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사드리려고 찾아보니 한국은 제일 싼 곳이 100g 당 2만 원이더군요. 한우로는 대락 파운드당 10만 원 가격인 부위입니다.

코스트코에서 구매하실 수 있지만 안 파는 곳도 많습니다. 코스트코 방문 하실 때 한번 눈여겨보세요. 패키징은 오른쪽 사진처럼 끈을 이용해서 동그랗게 말아 놓은 모양입니다. 만약 있으시다면 꼭 구매하세요. 요즘 점점 취급을 안 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 가까운 곳도 이제 취급을 안 해서 이제 한 시간 이상 운전해서 사야 합니다. 

3. Tenderloin (Filet Mignon)

스테이크 종류 중 가장 부드러운 안심 스테이크 입니다. 근육질이 없고 지방이 없어 느끼하지 않게 입에서 사르르 녹습니다. 아직 웰던만 드시고 핏기가 도는 스테이크에 부담감이 있으신 분들에게 입문용으로 추천드려요. 개인적으로 웰던으로 구워도 부드럽고 맛있는 유일한 부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격은 보통 등급에 따라 $12~25/lb 정도 하며 저렴한 USDA 셀렉트 등급으로 사셔도 가장 맛있게 먹을만한 부위입니다. 다만 육향이 별로이며 씹는 맛이 없기 때문에 드시다 보면 쉽게 질릴 수도 있습니다.  

4. Sirloin

립아이보다 소의 엉덩이 방향의 등심에 위치한 부위입니다. Sirloin이라는 부위가 생각보다 길기 때문에 코스트코나 정육점에서 파는 Sirloin은 보통 Top Sirloin 부위입니다. 한국의 채끝살이 이 부위에 포함됩니다.

립아이보다는 지방이 적음에도 육향이 강하고 담백합니다. 가격은 등급에 따라 $8~16/lb 정도 하며 마트에서 세일을 많이 하는 부위입니다. 미디엄 레어 이상으로 익혀 드시면 질기실 수 있으니 미디엄 웰 이상으로는 굽지 마세요. 

5. New York Strip

Sirloin 보다 조금 앞쪽에 위치한 Short Loin에 있는 부위입니다. 채끝살 부위가 여기에도 포함이 됩니다. 뉴욕 주의 모양을 닮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해요. 스테이크 가장자리에 있는 지방이 지글지글 익혀지면서 색다른 식감을 맛보실 수 있고 고기도 보기에 비해 부드럽고 육향이 좋아서 인기가 많은 스테이크입니다. 가격은 등급에 따라 $8~17/lb 정도 하며 인기가 많은 부위여서 대부분의 매장에서 판매합니다. Sirloin과 마찬가지로 미디엄 레어로 드셔야 제일 맛있어요. 

6. T-bone

뼈가 T자로 들어가 있어 붙혀진 이름입니다. 넓은 쪽인 Loin 부위(new york strip)와 조금의 tenderloin을 둘 다 맛볼 수 있는 스테이크입니다. 가격은 등급에 따라 $10~25/lb 정도 합니다. 코스트코에선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뼈가 있어 굽기가 어렵지만 구워지며 나오는 특유의 풍미 때문에 비싼 스테이크 집에 가면 꼭 시켜야 할 부위입니다. 대부분 미디엄 웰로 시키셔도 뼈 근처의 부분은 레어처럼 보이실 거예요. 드실 때에는 안심 먼저 드신 후에 등심 부위를 드셔야 육향을 오래 즐기면서 드실 수 있습니다.   

7. Porterhouse

티본 스테이크와 많이 헷갈려하는 스테이크이죠. 티본 스테이크랑 똑같이 생겼는데? 라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 사실상 같은 부위입니다. T-bone 스테이크와 같은 부위지만 소의 엉덩이 쪽에 더 가깝기 때문에 Tenderloin(안심)이 더 많이 붙어있습니다. USDA에서는 뼈에서부터의 안심 길이가 1.25 인치 이상이 되면 porterhouse로, 1.25인치 미만이면 T-bone으로 분류합니다. 역시 굽기가 까다롭기 때문에 비싼 스테이크 전문점에 가시면 꼭 시켜보시길 바랍니다. 한국에 있는 스테이크 전문점에서는 잘 보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미국 스테이크를 상징하는 부위가 아닌가 싶어요. 

지금까지 미국에서 구매하실 수 있는 스테이크 종류와 부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보통 코스트코나 가까운 grocery 마트에서 구매하실 수 있으며 마트 내에 있는 정육코너나 동네 Butcher shop에서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고기를 고르실 때에는 최대한 많이 보시고 마블링이 제일 좋은 걸 고르세요.

고기를 고르신 후에는 스테이크를 집에서 구우시는 방법 참고하시길 바래요. 제가 알고있는 스테이크에 대한 모든 정보를 써봤습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겠지만 번외편으로는 채끝살, 치맛살 등 한국에서 먹는 로스구이를 미국에서 먹는 방법도 알려드릴게요. 

[빈마음]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