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바다의 보양식 전복, 혈관 청소부 낫토](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dimg.donga.com%2Fegc%2FCDB%2FSHINDONGA%2FArticle%2F14%2F81%2F09%2F06%2F1481090623841.jpg)
18년째 전복으로 건강을 지키는 김임순 씨.
암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살아 돌아온 뒤, 18년째 전복을 즐겨 먹는다는 김임순(62) 씨의 전복 활용법을 들어보자.
“왼쪽 가슴에 동그란 게 만져져서 처음엔 이게 뭘까 생각했어요. 하루하루 먹고사는 데 매달리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만지면 조금 아프고 따끔한 느낌은 있었지만 큰일은 아닐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1년쯤 되자 녹두알 만하던 것이 대추알만큼 커지면서 가끔 찌르는 듯한 통증이 찾아왔다.
유방암으로 가슴 절제
“어떨 땐 갑자기 대못으로 쑤시는 것처럼 아팠어요. 그러면 팔까지 찌릿찌릿하고 통증이 온몸으로 퍼지면서 기운이 없어져요. 뭔가 이상이 있는 것 같아 병원에 갔더니 유방암이라더군요.”
일가친척 중 암 환자가 한 사람도 없었기에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던 김씨로선 진단 결과를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었다. 결과가 잘못 나온 거라며 부정하는 김씨에게 담당의사는 책을 펼쳐 보이며 차근차근 설명했다.
“김임순 씨의 유방암은 이 책에 나온 것과 똑같은 종양입니다. 당장은 잘 이해가 안 되더라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금 당장 수술 날짜부터 잡아야 합니다.”
그날은 무슨 정신으로 집에 돌아왔는지도 모를 만큼 얼떨떨했다고 한다. 남편과 상의한 뒤 당시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혹여 마음고생을 시킬까 봐 비밀에 부치기로 했다.
“나중에 남편에게 듣기론, 딸아이가 하루도 울지 않은 날이 없다더라고요. 엄마가 수술하다 잘못될 수도 있는데, 오빠를 안 보고 수술하는 게 옳으냐고…. 당장 오빠를 부르자는 걸 남편이 겨우 설득했대요. ‘당분간 알리지 말고 우리 둘이서 엄마를 돌보자’고.”
1997년 11월 11일 김씨는 차가운 수술대에 누웠다. 이미 상당히 전이된 터라 왼쪽 가슴 한쪽을 전부 절제해야 했다.
시부모가 보내준 전복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엔 음식물을 다 토해서 먹을 수조차 없었어요. 치료받고 집에 돌아오면 너무 힘드니까 속에서 천불이 나더라고요. 옷을 다 벗고 베란다로 나가 11월의 찬바람을 맞으며 타일 위에서 생선 굽듯 바로 누웠다 엎드려 누웠다 해가며 열을 식혔어요. 그렇게 화병을 삭였습니다.”
혼자 방에 들어가 울기도 많이 울었다는 김씨. 그럴 때마다 다독여준 사람은 남편이었다.
“남편을 붙잡고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나한테 왜 이런 병이 오느냐’고 서러워했죠. 남편이 ‘왜 밥을 안 먹느냐, 먹어야지’ 하면 ‘그렇게 먹고 싶으면 당신이나 많이 먹으라’고, ‘나는 먹기 싫다’고 투정을 부렸어요. 그걸 묵묵히 받아줬으니 고맙죠.”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엔 아무리 좋은 반찬도 목으로 넘기기 힘들었다. 전남 완도가 고향인 시부모는 며느리가 수술 후 식사를 못한다는 말을 듣곤 전복을 보내왔다.
“전복으로 죽을 끓여 조금씩 식사를 하기 시작했어요. 백혈구 수치가 떨어지면 항암제를 못 맞고 돌아와야 하는데, 전복을 먹은 후 병원에 가면 백혈구 수치가 올라갔어요. 항암제를 맞고 돌아오면 일주일 동안은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전복을 계속 챙겨 먹었죠.”
당시만 해도 전복은 1kg에 10만 원을 호가할 만큼 귀했다. 그런 전복을 하루에 2~3개씩 먹고, 껍데기도 아까워서 베란다의 항아리 위에 얹어놓았다.
“힘들 때마다 베란다에 나가 밖을 보는데, 어느 날 전복 껍데기도 끓여먹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든 살아야 하니까. 남편과 아이들을 두고 죽을 순 없잖아요.”
모아놓은 전복 껍데기를 끓여봤더니 쌀뜨물처럼 뽀얗게 우러났다. 그날부터 전복 껍데기 우린 물을 수시로 마시며, 그 물로 밥도 짓고 찌개도 끓이는 등 다양하게 활용했다.
“전복은 버릴 게 하나도 없어요. 껍데기, 내장까지 다 활용할 수 있어요. 아픈 후에 건강 챙기려면 힘드니까 아프기 전부터 챙겨 드시라고 모두에게 권하고 싶어요.”
김씨는 수술 후 완치 판정을 받고 나서도 꾸준히 건강을 관리한다. 지금도 밖에서 만든 음식은 일절 입에 대지 않고 손수 해먹는 음식만 고집한다.
“주변을 보면 수술한 지 16년이 지났는데도 암이 재발해 세상을 떠난 분이 있어요. 암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어서 먹는 걸 특히 조심해야 하거든요. 제가 건강 관리하는 걸 본 사람들은 다 놀라요.”
빵집을 지날 때면 먹고 싶은 마음을 꾹 참느라 힘들다는 김씨. 밀가루는 거의 입에 대지 않고 간장, 된장, 청국장, 심지어 홍삼까지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다.
“건강을 100으로 놓고 본다면 의사는 30%만 봐준다 생각하고, 70%는 내가 직접 관리해야 해요. 요즘 백세시대라는데 꾸준히 운동하면서 몸에 좋은 음식을 잘 챙겨 먹으면 120세까지도 살 수 있겠죠?”
전복의 효능
김임순 씨의 전복 건강밥상
![바다의 보양식 전복, 혈관 청소부 낫토](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dimg.donga.com%2Fegc%2FCDB%2FSHINDONGA%2FArticle%2F14%2F81%2F09%2F06%2F1481090671937.jpg)
전복 껍데기를 솔로 문질러 이물질을 없앤 뒤 물을 넉넉히 붓고 한 시간 동안 끓인다. 뽀얀 물이 우러나면 식혔다가 냉장고에 넣어두고 물 대신 수시로 마신다. 밥이나 찌개 등 각종 요리의 육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
■ 전복죽
찹쌀과 쌀을 섞어 불린 뒤 손질한 전복 내장을 넣고 주무른다. 전복 내장과 섞인 쌀을 들기름에 볶다 전복 껍데기 우린 물을 붓고 푹 끓인다. 쌀알이 퍼지면 미리 볶아놓은 전복 살을 넣고 섞어 완성한다.
■ 전복 내장 볶음
따로 손질한 전복 내장을 들기름에 볶은 후 양념간장에 버무린다. 전복 내장은 몸이 찬 사람의 경우 생것보다는 조리해서 먹는 게 좋고, 상온에 오래 두면 독소가 생기므로 되도록 빨리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