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국가와 맺은 최초의 수호통상조약인 '조미수호통상조약'과 관련한 비정이 본격화한다. 인천시 역사자료관과 시사편찬위원회가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장소는 어디인가'란 주제의 학술대회를 오는 11월 중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조미수호조약은 1882년 5월 22일(음력 4월 6일) 조선의 전권위원 신헌, 김홍집과 미국의 전권위원 로버트 윌슨 슈펠트 간에 체결됐다. 이 조약은 이후 서구 각국과 맺은 조약의 준거가 됐다. 따라서 조약의 비중이나 장소의 정체성은 인천 지역의 오랜 과제로 체결 장소의 정확성과 조약의 본질을 규명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해 왔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논의는커녕 체결장소조차 제대로 비정하지 못 해 본질에는 근접할 수도 없었다. 이는 조약 체결장소가 화도진공원, 파라다이스글로벌호텔, 그리고 제3의 장소로 의견이 분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13년 본보가 특종을 통해 자유공원 입구의 옛 세무사(세관장) 공관 자리(인천시 중구 북성동 3가 8-3 구 라파치아웨딩홀 자리)를 조약 체결장소로 밝혀내면서 정확한 장소가 알려지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약체결 장소에 대한 비정은 이뤄지지 않다가 이번에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이번 학술대회에선 '개항기 인천에서 체결된 조약들-조미수호통상조약을 중심으로-'(노영동 인천대 법학과 교수), '해관문서에 나타난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장소'(김성수 관세청 서울본부 연구원)란 주제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임학성 인하대 HK연구교수,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 박철호 문체부 보좌관 등이 토론자로 참여해 활발한 토론을 할 예정이다.
조미수호조약체결은 사실 불평등조약으로 기념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역사임에는 틀림없다. 우리가 역사를 연구하고 비정하는 이유는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되며 그 속에서 실패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에서부터 장소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고증과 연구가 필요하다. 역사자료관과 시사편찬위의 의제설정을 환영하며, 이번 학술대회가 인천의 정체성과 역사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